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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모도 (남혁우 기자) [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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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외주 개발사는 공장이 아니다”

중국 빌터스 게임즈 박종화 어카운트 매니저

게임이 점차 그래픽이 화려해지고 스케일이 커지면서 내부 개발자만으로는 모든 작업을 개발사 내에서 처리하기 어려워지고 있다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개발사는 그래픽 작업만 전문적으로 도와주는 외주업체를 많이 찾고 있다.

 

개발사가 많이 찾는 그래픽 외주업체의 장점은 무엇이고 어떤 식으로 일을 진행할까? 디스이즈게임은 지스타 2012 B2B관에 부스를 내고 참가한 중국의 대형 외주업체 ‘빌터스 게임즈’의 박종화 어카운트 매니저와 런구 중국 어카운트 매니저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디스이즈게임 남혁우 기자


 

런구 어카운트 매니저(왼쪽)와 박종화 어카운트 매니저.

 

 

TIG> 먼저 회사에 대해 간단한 소개를 부탁한다.

 

빌터스 게임즈는 지난 2004년에 만들어진 외주 개발사로 2000년 대 초 유비소프트 중국 스튜디오에서 일을 하던 질 랭고리우스(Gilles Langourieux) 대표가 설립했다. 질 랭고리우스 대표는 프랑스 인으로 빌터스 게임즈 역시 프랑스계 회사다.

 

현재 빌터스 게임즈에는 600여 명의 3D 그래픽 아티스트 등 1,000명이 넘는 직원이 있으며 할리우드 영화와 북미 콘솔게임 등을 위해 다양한 외주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TIG> 외주작업을 진행한 대표적인 업체를 예로 든다면?

 

게임업체로는 EA, 액티비전 블리자드, 크라이텍 등과 작업했으며 영화로는 <트랜스포머 3> <어벤져스> <아이언맨 2> 등을 작업했다.

 

조금 더 자세하게 예를 들면 <피파> 시리즈의 선수 얼굴 모델링, <위닝일레븐>의 일부 맵, <와치독>의 메인 캐릭터, <메달 오브 아너 워파이터> 캐릭터 의상, <롤리팝 체인소> 메인 캐릭터 등을 담당했다.

 

빌터스 게임즈가 외주를 담당했던 업체들.

 

 

TIG> 외주작업은 어떻게 이뤄지는가?

 

프로젝트마다 요구하는 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유기적으로 팀이 꾸며진다. 예를 들면 지난주까지 EA에서 작업하고 그 다음 주에는 다른 팀과 다른 작업을 하게 되기도 한다여러 작업이 동시에 이뤄지기도 하는 만큼 실사, 카툰, 배경, 차랑 등 각 분야에 특화된 아트디렉터(AD)가 퀄리티를 체크한다.

 

 

TIG> 빌터스 게임즈의 장점은?

 

보안이나 퀄리티 면에서 최상위권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또한 3D, 2D 그래픽, 애니메이션, 콘셉트 원화 등 외주업체마다 각자 할 수 있는 범위가 있을 텐데 우리는 규모가 큰 만큼 프로그래밍에서 QA까지 게임 개발의 거의 모든 영역을 포괄하고 있다.

 

 

TIG> 최근 외주작업의 비중이 늘어나는 것 같다.

 

실제 우리회사도 지난 1~2년 동안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작년 초에 직원이 600 명이었는데 지금은 1,000 명을 넘었다. 특히 중국, 일본, 북미, 유럽 시장이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다. 

 

외주작업이 늘어나는 데는 여러 가능성이 있다. 작은 회사가 없어지고 큰 회사만 남은 것일 수도 있고 핵심 개발인력을 남기고 외주를 주는 것일 수도 있다.

 

하나의 게임을 만들 때 많은 인력을 투입해 개발한 후 사람을 줄이기 부담스러울 수 있고 30명이 1년 걸리는 작업을 외주로 60명 이상 투입해 반년 만에 끝낼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한국에서 경력 있는 사람을 뽑으려면 많은 시간이 걸리지만 외주업체는 이미 몇 백 명의 개발자가 준비돼 있는 만큼 인력의 양적인 측면에서도 많은 장점이 있다.

 

 

TIG> 게임 개발사는 외주작업을 어떻게 맡기는가?

 

주로 역할을 분할해서 여러 업체에 외주를 맡긴다. 하나의 외주업체가 소화할 수 있는 물량은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직원이 1,000 명이고 3D 아티스트가 600 명이라고 해도 여러 작업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라면 추가적인 작업을 소화할 여력이 부족해진다.

 

또한 하나의 외주업체서 일을 진행하다가 그 일이 미뤄지면 개발사에게는 치명적이지만 여러 곳으로 외주를 분산시키면 한 곳에서 문제가 생겨도 다른 곳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안정적일 수 있다.

 

 

 

TIG> 외주개발의 속도는 어느 정도인가?

 

넷이즈의 <용검>(드래곤 소드)도 캐릭터와 배경 외주작업을 했었던 만큼 이를 예로 든다면 당시 6명이 10일 동안 5종족의 모든 캐릭터 모델링을 만들었다. 애니메이션도 우리가 만들었는데 어떤 액션이냐에 따라 사람의 수와 시간이 달라지지만 간단히 권투를 하는 정도의 액션은 혼자서 하루에 작업할 수 있다.

 

빌터스 게임즈에는 그런 3D 아티스트가 600여 명이 있으며 애니메이션 아티스트도 50여 명이 있다. 이런 인원이 하나의 콘솔게임을 만들 때는 수백 명이 동시에 참가한다.

 

 

TIG> 개발자 양성 학원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규모가 커지면서 개발자를 구하기가 어려워지기 시작해 학원을 설립했다. 포트폴리오를 받아서 어느 정도 실력이 되면 입사시키고 있다. 중국업체가 양성학교를 세우면 정부 지원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우리는 프랑스계 회사라 지원을 받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TIG> 직접 게임을 개발할 계획은 없는가?

 

없다. 우리가 자체 개발을 하는 순간 파트너사들이 우리를 경쟁자라고 생각할 수 있다. 우리는 함께하는 개발사들의 노하우나 추후 공개할 게임 등 보안사항을 일부 공유하게 되는 만큼 우리가 게임을 개발하기 시작하면 더 이상 우리와 작업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되도록 개발이 완료되기 전까지는 어디와 작업하는지 공개하지 않으며 이후에도 그런 노하우는 다른 업체에 제공하지 않는다.

 

 

TIG> 외주작업의 퀄리티를 생각하면 그래픽 기술력이 높은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게임 그래픽이 확 좋아지지 않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지금까지 중국은 높은 퀄리티의 그래픽을 가진 게임을 그다지 원하지 않았기 때문에 발전속도가 더뎠다. 하지만 유저의 눈이 높아지면서 점차 그래픽 퀄리티가 높은 게임을 원하는 만큼 서서히 그런 게임들이 나오고 있다. 아마 내년이나 내후년이면 정말 좋은 퀄리티의 게임이 나올 것이다.

 

 

 

TIG> 외주작업을 하면서 그래픽 퀄리티와 함께 중요한 것이 있다면?

 

보안 이슈가 크다. 만약 액티비전 블리자드가 어떤 게임을 만들기 위해 우리에게 외주작업을 요청하면 자연스럽게 우리에게 개발 노하우가 쌓이게 된다. 그런데 누군가 우리가 그 게임을 만들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 다른 개발사가 액티비전 블리자드가 만든 것과 비슷한 것을 요청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TIG> 그렇다면 빌터스 게임즈의 보안은 어떤가?

 

우리는 지금 할리우드와 작업하고 있다. 할리우드는 보안이 철저한 업체와 계약하는 만큼 우리의 보안이 최고 수준이라는 것을 방증하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어떤 업체인가에 따라 다르겠지만 개발사들로부터 인정받은 대규모 업체들은 보안이 철저한 것 같다. 개발자 PC는 인터넷이 접속이 안 되고 USB 포트는 만약을 대비해 하나를 빼고 모두 실리콘으로 막아 놓는다. 하나 남은 USB 포트에 인가 없이 외장 메모리를 꽂으면 PC가 다운된다.

 

또, 팀원들 사이의 데이터 전송은 사내 네트워크로만 가능하고 고객에게 제공할 때는 직접 만나는 프로듀서가 모두 전달한다. 그렇기 때문에 (유출될 경우) 누가 유출했는지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다.

 

 

 

TIG> 일부 개발사들은 외주 개발사와의 커뮤니케이션에서 불만을 나타내기도 한다.

 

언어가 다른 만큼 번역 오류로 인한 커뮤니케이션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특히 한국어는 모호하고 포괄적인 단어가 많아서 번역하기 어려울 때가 많다예를 들어 내가 제일 싫어하는 단어는 푸르게. 푸른 하늘은 파란색이고 푸른 숲은 녹색이다. 개발사가 번역해서 보내거나 우리 내부에서 번역하다 보면 100% 뜻을 전하지 못할 때가 많다.

 

게다가 그런 번역의 문제가 부각되지 않다 보니 피드백을 보냈는데 ‘왜 반영이 안 되냐’며 외주업체를 원망하는 경우도 있다. 반면 우리가 주로 함께 작업하는 북미나 유럽은 기본적으로 영어를 쓰는 만큼 커뮤니케이션에서 문제가 적다.

 

 

TIG> 콘솔게임과 영화 외주를 주로 해왔다. 온라인게임의 외주와 차이점이 있는가?

 

콘솔게임은 개발에 대한 계획이 연 단위로 나오기 때문에 업체의 상황에 따라 일정을 미루거나 바꾸는 것이 가능하다. 하지만 온라인게임은 정해진 기간에 그 상황에 맞는 업데이트가 이뤄져야 하는 만큼 시간도 짧고 변화가 심하다.

 

지금도 600여 명의 개발자가 모두 작업하고 있는데 그럴 때 콘솔게임의 요청이 들어오면 2달 정도 미뤄서 작업할 수 있다. 하지만 온라인게임은 그렇지 못하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중국 외주개발이 시간을 못 맞춘다는 이미지가 생기기도 하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온라인게임 개발은 만들어야 할 콘텐츠 중에 실시간으로 상황을 보고 판단해야 할 것이 너무 많다. 그러다 보니 외주를 쓰기에는 부적합할 수도 있는 것 같다.

 

 

 

TIG> B2B 부스를 내고 지스타 2012에 참가한 이유는 무엇인가?

 

한국에 온 이유는 어떤 계약을 하기 위함이라기보다 많은 업체와 인연을 맺기 위해서다. 우리가 실제로 만나야 할 사람들은 개발자들이지만, 지스타에 오는 분들은 대부분 사업 담당자다. 대신 그런 사업 담당자와 이야기하고 우리의 포트폴리오를 전달했다. 나중에 외주업체를 찾을 때 우리 이름이 거론되길 바라기 때문이다.

 

 

TIG> 끝으로 아웃소싱을 준비 중인 개발사에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가격은 싸고, 퀄리티는 좋고, 커뮤니케이션이 잘되고 보안이 철저한, 그 외에도 모든 것이 입맛에 맞는 외주업체를 찾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것 같다. 개발 스타일에 맞게 중점을 둬야 할 부분에 맞춰 외주업체를 선정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중국 외주업체도 공장이 아닌 사람인 만큼 변수도 있고 커뮤니케이션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 함께 작업한다면 관리에 있어서 생각하는 것보다 많은 노력과 관심이 필요할 것이다.

 

한국업체 중에 중국외주를 써서 성공한 경우는 아직까지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공개를 안 한 것일 수도 있지만 아직은 외주업체를 사용하는 경험이 적어서일 것이다. 유럽은 중국 외주를 쓴지 10년이 넘었으며 이미 많은 경험과 노하우를 쌓았다. 앞으로 함께 발전하면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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