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 오브 레전드>의 브라질 지역 홍보·결제 업무를 맡고 있는 보아콤프라(Boa Compra)가 지스타 2012에 참가했다. 브라질 최대 인터넷 기업 UOL의 자회사인 보아콤프라는 막강한 유저풀을 바탕으로 결제 전문 업체에서 온라인게임 퍼블리셔로 변신하는 중이기 때문이다.
사업 개발 총괄 책임자 줄리엔 미구라(Julian Migura)는 브라질 온라인게임 시장은 이제 시작이며, 많은 잠재력을 가졌다고 소개했다. 아울러 “한국의 최신 온라인게임을 브라질 게이머에게 선보이고 싶다”며 국내업체들에 보내는 러브콜도 잊지 않았다. /디스이즈게임 해외팀 홍민 기자
■ 브라질 최대 인터넷 기업의 자회사
보아콤프라의 모회사는 브라질 제1의 인터넷 업체인 UOL이다. UOL은 1996년 설립된 브라질 인터넷 산업의 개척자로 현지 인터넷 유저의 70%가 포털, ISP 등 다양한 UOL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 중이며, 350만 명의 현지 유저가 UOL의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다.
보아콤프라 사업 개발 총괄 줄리엔 미구라(Julian Migura).
보아콤프라는 2004년 설립되어 신용카드 사용이 어려운 브라질 지역에서 손쉽게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결제 업체로 성장했으며 2011년 UOL에 인수됐다. 현재는 온라인게임 관련 결제와 홍보, 마케팅, 현지화 등 다양한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UOL 그룹은 최근 게임사업 부분을 재정비하여 전문성을 높였다. 보아콤프라는 기존업무를 계속하고, 퍼블리싱 사업 브랜드로 게이머리카(Gamerica)를 론칭했으며, 데이터센터인 UOL DIVEO와 e-스포츠는 ESL과 협력하게 됐다.
보아콤프라의 모기업 UOL의 게임사업 조직.
■ 브라질은 ‘Xbox360이 100만 원’
세계 5위 수준의 인구(약 2억 명)가 살고 있는 브라질은 정부의 강력한 보호무역 정책과 느린 인터넷 인프라 보급 속도 때문에 게임업체에게 오랫동안 블루오션으로만 남아 있었다.
브라질 게임시장은 북미와 마찬가지로 콘솔게임 유저가 대다수지만, 공식적인 콘솔게임 시장도 크게 성장하지 못했다. 원인은 수입상품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는 브라질 정부의 강력한 보호무역 정책 때문이다. 관세를 포함하면 Xbox360이나 PS3와 같은 콘솔 하드웨어는 100만 원, 게임 타이틀은 17만 원 가량 하다 보니 음성적인 시장 크기만 키우는 결과를 낳았다.
PC게임은 한국의 온라인게임 <그랜드체이스>와 <카발> 등이 주목할 만한 성적을 올렸으나, 결제수단의 불편함과 부분 유료 방식 온라인게임에 대한 부족한 인식으로 인구 규모에 비해 시장이 크게 확대되지 못한 상태였다.
■ 변화하는 브라질 온라인게임 시장
하지만 최근 경제와 고용이 안정되면서 중산층이 크게 성장하고, 인터넷 인프라가 확대됨에 따라 이용요금이 내려가면서 브라질 온라인게임 시장이 꿈틀대기 시작했다.
브라질의 온라인 게임시장은 이제 시작이다.
브라질 시장은 아직 규모 면에서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독일에 3,600만 명의 게이머가 있다면, 브라질은 4,400만 명의 게이머가 있으며 이는 전체 인구의 1/4 정도기 때문이다. 하지만 2012년 상반기에만 780만 대의 PC가 팔렸고, 2013년에는 540만 대의 태블릿PC 판매가 예상될 정도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시장이다.
보아콤프라의 줄리엔은 “브라질의 ARPU(게이머당 평균 매출액)는 60 달러 정도로 유럽 못지않다. 그리고 점점 늘어 가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아직 100 달러 이상인 북미에는 못 미치고 있다.
■ 은행을 못 믿는 독특한 결제 시장
브라질 사람들은 은행 계좌가 없는 경우가 많다. 은행을 믿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국제 신용카드를 발급받기 위해서는 은행 계좌에 5,000만 원이 있어야 한다. 거기다 해외업체가 신용카드 결제 처리를 한다면, 수입품으로 여겨진다. 이런 이유로 브라질에서 국제 신용카드를 갖고 있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보아콤프라의 설명에 따르면, 브라질의 온라인 결제 수단별 점유율은 ‘볼레토(Boleto)’가 33%로 가장 널리 쓰이며, 현금을 입금하고 가상결제를 이용하는 경우가 26%, 온라인뱅킹이 12%, 지역 신용카드가 10%, 국제 신용카드가 2%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신용카드의 결제 비율이 극도로 낮은 브라질.
‘볼레토’는 브라질 사람 대부분이 사용하며 전기, 수도, 휴대폰 비용 등 다양한 결제에 이용된다. 보아콤프라는 볼레토 시스템을 응용해 자체적으로 결제 시스템을 개발했다. 줄리엔은 “은행계좌가 없는 사람들도 현금을 ATM에 입금하면, 우리 온라인 결제 시스템에 연결되어 쉽게 결제할 수 있다”고 밝혔다.
보아콤프라는 브라질에서의 경험을 확장하여 현재 멕시코, 아르헨티나, 칠레, 페루, 도미니카 공화국, 에콰도르, 파나마와 같은 남미 국가와 같은 언어권인 포르투갈, 스페인에서 200개 이상의 게임에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보아콤프라는 남미 국가 대부분과 스페인, 포르투갈에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 “브라질 게이머들, 최신 게임에 관심 많습니다”
보아콤프라는 모기업 UOL이 보유한 막강한 유저풀을 바탕으로 결제업체에서 퍼블리싱 사업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현재 퍼블리싱 중인 게임은 웹게임 <오더 오브 매직>, MMO <스칼렛 레거시> <레드 크루서블 2> <스타 슈프리머시> <매직 캠퍼스>, 카드게임 <에르단> 등 6가지다.
줄리엔은 “퍼블리싱할 게임을 선택할 때 새롭고 혁신적인 게임을 선호하고, 그래픽 등 퀄리티도 높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브라질 게이머들은 서비스된 지 오래된 게임보다 새로운 게임에 대한 욕구가 강하기 때문이다. 또한, 브라질 유저를 위한 콘텐츠를 적극 제안해주는 파트너였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덧붙였다.
수익 배분은 업체마다 조금씩 다른데 일반적으로 20~25% 정도를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5~17%의 세금을 내고, 홍보와 마케팅, 현지화 작업, 커뮤니티 운영 등에 들어가는 비용을 모두 포함하면 실제로는 50:50 정도가 된다.
지스타 2012 B2B관에 참가한 보라콤프라 직원들.
유저 취향은 같은 언어권이라도 남미 국가들과 포르투갈, 스페인은 큰 차이가 있다고 한다. 줄리엔은 “남미 유저는 액션과 PvP에 관심이 많고, 남부 유럽에서는 전략과 운영 장르가 인기다. 또한, 판타지 세계에 악마를 상대로 하는 에픽 스토리가 남미에서 인기라면, 남부 유럽은 공상과학을 좋아한다”고 설명했다.
추가로 브라질은 오래 전부터 일본 만화와 애니메이션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에, 만화 스타일의 게임도 인기가 좋다고 전했다. 브라질은 1950년대 많은 일본인이 이민을 한 곳으로, 일본인이 많이 사는 마링가 시는 주민의 30% 정도가 일본계라고 한다.
줄리엔은 최근 남미의 인기 게임으로 <리그 오브 레전드>를 꼽았다. 스페인어 사용국가에서의 인기게임은 <울프팀> <히어로즈 오브 뉴어스> <카로스> <그랜드체이스>인데, <리그 오브 레전드>가 빠진 이유는 아직 스페인어 버전이 없기 때문이다. 포르투갈어 사용 국가에서는 <리그 오브 레전드>가 최고의 게임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