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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미롱 (김승현 기자) [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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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회사에서 일하고 싶어요~’ 어떻게 해야 할까?

NDC 2012: 영웅전 디렉터가 말하는 게임 커리어

게임회사에 들어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세상에 대기업에 들어가기 위한 노하우는 많아도, 게임회사에 대한 정보는 드물다. 어찌할 바를 모르는 지망생들을 위해 <마비노기 영웅전>을 개발한 이은석 팀장이 마이크를 잡았다.

 

넥슨 신규개발3본부 이은석 팀장은 25일 넥슨 개발자 컨퍼런스(NDC)에서 심사자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서류 작성 노하우와 실무에 필요한 요소를 공유했다. 그는 본격적인 강연에 앞서 게임산업은 흥행산업이며, 그렇기 때문에 빛과 그림자가 극명하다며, 청중에게 프로로서의 각오를 강조했다.

 

 

■ 자기소개서보다는 포트폴리오

 

“저는 1 2녀의 막내로 태어나 엄격하신 아버지와 자애로운 어머니 밑에서 행복한 유년시절을 보냈으며….”

 

이은석 팀장은 널리 알려진 자기소개서의 안 좋은 예를 소개하며 서류전형 노하우를 설명했다. 그는 게임사 서류전형에서 이력서나 자기소개서의 비중은 높지 않다고 밝히며, 구직자의 능력과 경력을 보여주는 포트폴리오의 중요성을 힘주어 말했다. 포트폴리오는 그 사람이 무엇을 했고,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가장 잘 나타내는 척도이기 때문이다.

 

그가 중요하게 여기는 포트폴리오는 실무자가 한눈에 알아볼 수 있게끔 정돈된 구성과, 구직자가 어떤 작업을 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였다. 이은석 팀장은 그러면서 자신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포트폴리오가 어떤 것인지 말했다.

 

 

포트폴리오는 구직자의 능력을 다른 매개보다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만약 구직자가 프로그래머라면 포트폴리오에 자신이 작성한 코드를 첨부하는 것이 좋다. 코딩이 프로그래머의 모든 것은 아니지만, 고참 프로그래머들은 그것만으로도 구직자의 여러 면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프로그래머에겐 자기소개서의 논리나 문법도 중요한 체크사항이다. 프로그래밍은 논리와 규칙의 싸움이기 때문에, 자기소개서에 쓰인 잘못된 논리나 어긋난 문법은 다른 직무에 비해 서류전형에서 큰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게임아트 분야를 지망하는 구직자라면 단순히 이미지 몇 장보단 그 최고의 장면이 나오기 위한 구조(툴에서의 모습, 와이어 프레임의 구성 등)을 첨부하는 것이 좋다. 작품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작품의 설명을 넣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은석 팀장은 기획자 지망생이 포트폴리오에서 흔히 하는 실수로 왕국 전란 연표로 시작하는 100쪽이 넘어가는 문서종족 밸런스 작업 데이터라는 빽빽한 차트를 꼽았다. 그는 이런 지루한 작업물보다 창의력과 커뮤니케이션 능력, 통찰력 등을 내세우라고 조언했다. 만약 기획자가 제작한 게임이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훌륭한 포트폴리오가 된다용량 문제로 서류에 첨부할 수 없다면 간단한 플레이 영상과 다운로드 주소(URL)를 첨부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만약 구직자가 실무자라면 100 페이지짜리 워드문서‘들’을 다 읽을 수 있을까?

 

 

커뮤니케이션 능력변치 않는 스킬을 확보하라

 

커뮤니케이션 능력과 변하지 않는 스킬을 확보해라.” 이은석 팀장은 현업 개발자들에게 가장 필요한 요소를 이렇게 꼽았다.

 

 

‘왜’ 만들어야 되는지를 전달하라.

 

커뮤니케이션 능력이란 의도를 바르게 전달하고 파악하는 능력이다. 한 집단 속에서 게임을 만든다는 것은 다른 사람과 끊임없이 소통해야 되는 일이기에 이러한 커뮤니케이션 능력의 중요성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이은석 팀장은 미군 작전계획서를 예로 들었다. 과거 미군의 작전계획서는 몇 분에 어디에 가서 포격이 시작되면 어떻게 하라는 식으로 세세한 명령이 적혀 있었다. 하지만 실제로 전투가 시작되면 10분이 지나기도 전에 전황은 예측불가 상태에 빠지기 마련이다. 결국 미군은 이후 작전계획서 최상단에 지휘관 의도를 첨부해 돌발상황이 발생해도 일선에서 이를 바탕으로 임무를 수행할 수 있게 했다.

 

개발 또한 이와 같다. 개발 상황은 늘 변화무쌍하기 때문에 기획서에 모든 것을 담을 수는 없다. 그렇기에 기획자의 의도를 명확히 전달해 그 의도에 맞게 개발이 진척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은석 팀장은 수식 하나를 전달해도 수식만 전달하는 것과 수식의 목적 및 의도를 같이 전달하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며 의도 전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거쳐 가는 스킬을 올리지 말고 평생 스킬을 연마해라.

 

변하지 않는 스킬이란 다른 스킬의 아버지뻘 되는 스킬을 말한다. 이은석 팀장은 세상에는 변하는 스킬과 변하지 않는 스킬이 있다고 말했다. 포토샵이나 엑셀을 다루는 능력은 새로운 프로그램의 등장으로 도태될 수 있기에 변하는 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직접 손으로 그림을 그리는 능력이나 머릿속에 든 논리적 사고는 다른 도구가 생긴다고 해도 그 가치가 변치 않는다. 그는 전자의 스킬이 배우기도 쉽고, 당장 써먹기도 쉽지만, 개발자에게 평생재산이 되는 것은 익히기 어려운 변하지 않는 스킬’이라고 말했다.

 

이은석 팀장은 이에 대한 예로 <마비노기 영웅전>의 개발 사례를 언급했다. 개발 당시 구직을 희망한 일러스트레이터 중 포토샵의 기능을 거의 모르는 사람이 있었다. 하지만 뛰어난 손그림 실력을 갖고 있어 이은석 팀장은 그를 채용했고, 결국 그 실력으로 개발에 많은 부분 이바지했다. 문제가 되던 포토샵 실력도 시간이 지나니 아쉬움이 없을 정도로 익히게 되었다.

 

이은석 팀장은 강연 말미에 게임회사을 밴드에 비유하며 청중에게 당부의 말을 건넸다. 밴드에서 가장 선망받는 포지션은 보컬이지만, 보컬로만 구성된 밴드는 존재할 수 없다. 그는 게임회사 역시 디렉터와 캐릭터 일러트스레이터로만 이뤄질 수 없다며 청중에게 아직 조명받지 못한 다른 직무에 대한 관심을 가져달라고 부탁했다.

 

무작정 유명 직무를 희망하다가는 개발자로의 전직은 아득하게 멀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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