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기획자가 되려면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게임을 만들고 싶어 기획자로 취직하고 싶지만, 무엇부터 준비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다. 인터넷에 ‘게임 기획자 되는 방법’을 검색해 봐도 답변은 제각각이다. 이렇게 기획자가 되고 싶은 학생들을 위한 강연이 넥슨 개발자 컨퍼런스(NDC)에서 열렸다.
<마비노기 영웅전> 라이브팀의 오동석 선임연구원은 ‘게임 기획자가 되고 싶어요’라는 제목으로 강연했다. 이 강연에는 게임 기획자의 꿈을 품은 학생들이 자리를 가득 메웠다. 오동석 연구원은 게임 기획자가 되기 위해서는 기획자 구인 광고를 눈여겨보라며 강연을 시작했다. /디스이즈게임 김진수 기자
넥슨 라이브2본부 라이브7실 영웅전라이브1팀 오동석 선임연구원.
■ 기획자 구인 광고의 공통점을 찾아라!
오동석 연구원은 “인터넷에 떠도는 낭설에 현혹되지 마라”고 당부했다. 그는 터무니없이 좋은 대학을 가야 게임 기획자가 될 수 있는 것도 아니며, 심지어 자신도 고졸 학력이 전부라고 말했다. 게임 개발사의 기획 팀장은 신입 기획자에게 많은 것을 기대하지 않으니, 너무 많은 것을 준비할 필요는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가장 참고하기 좋은 내용은 기업이 내놓는 구인광고라고 강조했다.
그는 게임업체 기획자 구인광고의 공통적인 포인트를 MS 오피스 활용, 의사소통 능력, 게임 기획 능력, 임하는 자세로 정리했다. 그리고 이 능력을 준비하기 위한 방법을 설명했다.
MS 오피스는 책을 보고 공부하면 된다. 다른 방법으로는 자격증을 따기 위해 배우다 보면 자연스럽게 익히게 된다. 그는 VBA를 배우면 단순한 통계작업 등을 쉽게 처리할 수 있어 굉장히 도움이 된다며 적극적으로 추천했다.
신입 기획자에게 필요한 의사소통 능력은 두 가지다. 첫째, 게임에 대해 대화할 수 있도록 게임 지식과 경험이 풍부해야 한다. 둘째, 논리적으로 생각하고 다른 사람을 이해시킬 수 있어야 한다. 논리력은 신문기사 등을 많이 보고 생각하면 길러진다. 오동석 연구원은 “고등학교 교육을 받았으면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며 걱정하지 말라고 덧붙였다.
그는 게임 기획자에게 요구하는 창의성은 거창한 것이 아니며, 관점을 바꿔서 생각해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글 솜씨 또한 시나리오 작가가 될 것이 아니기 때문에, 맞춤법과 문법 정도만 틀리지 않으면 된다고 했다.
반면, 기획 능력은 독학으로 접할 수 있는 정보가 제한적이라 힘들 수 있다며, 게임 관련 학과에서 전공하거나 학원을 다니는 방법 외에는 운영이나 QA(퀄리티 검수)업무 분야에 취직하는 것을 추천했다.
오동석 연구원은 “나도 QA 출신이다. 운영자나 QA파트에서는 기획서를 볼 수 있는 기회가 있고, 사교성만 좋다면 기획자에게 물어보며 배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단, 퍼블리싱만 하고 내부에 개발팀이 없는 회사에서는 개발자를 만날 수 없으니 미리 알아보고 취업하라는 조언을 곁들였다.
■ 신입 기획자로서 준비해야 할 것은 포트폴리오
오동석 연구원은 지원하고 싶은 회사와 그 회사의 게임에 대해 관심을 가지라고 말했다. 회사는 당연히 자사가 서비스하고 있는 게임을 알고 있는 사람을 원한다. 채용한 사람을 업무에 빨리 투입하려면 게임을 잘 알고 있는 사람을 뽑는 게 유리하기 때문이다.
그는 신입 기획자로서 준비해야 할 포트폴리오는 거창하기보다 간단한 것이 좋다고 말했다. 신입 기획자에게 기대하는 수준은 거창하지 않고, 시스템 역기획서나 게임 분석을 통한 신규 콘텐츠 제안서 같은 것을 원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꼭 필요한 내용으로 개요, 순서도, 테이블 구조, 의견을 꼽았다.
또 면접 단계에서 팀장이 “불사조와 용이 싸우면 누가 이길까?” 같은 질문을 한다며, 정답을 말하려고 노력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질문의 의도는 ‘왜’ 누가 이길 것 같은지에 대한 논리적인 생각을 원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오동석 연구원은 최대한 조리 있게 대답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이어서 면접에선 이견을 인정할 줄 모르고 반박만 하는 언사나 프리서버, 해킹 같은 비도덕적인 언행을 하는 실수를 저지르지 말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