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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그래서 살까 말까? '젤다의 전설: 왕국의 눈물' 삼인삼색 토크

강력한 GOTY 후보 나한테도 '갓겜'일까?

에 유통된 기사입니다.
안규현(춘삼) 2023-05-22 13:45:27

<젤다의 전설: 왕국의 눈물>, 꼭 해봐야 할까요?

 

<젤다의 전설: 왕국의 눈물>의 훌륭한 게임성에 대해 설명하는 콘텐츠가 많습니다. 그런데 '갓겜'으로 추천받아 샀지만 정작 나에겐 맞지 않았던 경험, 한 번쯤은 있으셨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각자 다른 취향을 가진 세 명의 TIG 기자가 이야기하는 "그래서 살까 말까?" 콘텐츠입니다.

 

전작 <야숨>을 재미있게 즐겼던 비홀더, <야숨>이 맞지 않아 도중에 하차했던 춘삼, 생애 첫 스위치 게임으로 <왕눈>을 선택한 그리던. 이렇게 세 명이 10일 동안 해 본 <왕눈>에 대한 소감과 추천 여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디스이즈게임 안규현, 송영준, 신동하 기자

 


 

"그래서 살까 말까?"


▲ 닌텐도 스위치가 처음인 분: 3D와 창의적인 퍼즐을 즐긴다면, '조건부 추천'

▲ <야숨>이 별로였던 분: '추천'

▲ <야숨>이 재밌었던 분: 이미 사셨겠지만, '추천'


 

# 세 기자에 대한 소개

 

Q. 평소에 어떤 게임을 즐겨 하시나요?

 

비홀더(송영준): 플랫폼이나 장르를 가리지 않고 패키지 게임을 다양하게 하는 편입니다. 고전 게임도 좋아하고. 전작인 <젤다의 모험: 야생의 숨결>(이하 야숨)을 재밌게 했습니다. '퍼펙트 클리어'까진 아니더라도, 엔딩 보고 나서도 사당은 거의 다 클리어했어요.

 

<야숨>의 '혼자 던져진 채 알아서 하는' 진행 방식을 좋아했습니다. 플레이어의 자율성을 존중해 준다고 할까요. <GTA> 같은 경우를 보면, 미션을 하다가 잠깐 다른 길로 새면 바로 미션 실패가 떠 버립니다. <야숨>에서는 이런 경우가 거의 없어요. 그냥 알아서 하고 싶은 일 하다가 충분히 다 즐겼다 싶으면 최종 보스 때려잡고 엔딩 보면 되잖아요. 이런 진행 방식 덕분에 <야숨>을 즐긴 것 같아요.



춘삼(안규현): 저도 다양한 게임을 즐기는 편이에요. 진행 방식은 선형적인, 목표 지향적 구조를 좋아하는 것 같아요. <엘든 링>은 별로였는데 <다크 소울 3>는 재밌게 했거든요. 또 <야숨>을 도중에 하차했는데 <원신>은 꽤 오래 했다든지. "네가 알아서 해봐" 하고 던져 놔 버리면 진행에 대한 동기부여가 잘 안되는 느낌?

 

<야숨>은 퍼즐을 풀 때 어느 정도 가짓수는 있지만 정답이 정해져 있다는 인상을 받았어요. 스킬을 활용하는 방식도 직관적으로 떠올리기 어려웠고요. 그래서 막히면 공략을 찾아가면서 진행하다 엔딩을 보지 않고 내려놓게 되었습니다.



그리던(신동하): 저는 예술을 종류 가리지 않고 좋아합니다. 게임을 할 때에는 전투나 퍼즐보다는 서사와 연출, 음악 등을 보는 편이에요. 그래서 보통 오픈월드 게임을 하면 가장 쉬운 모드로 설정해 두고 스토리를 즐기거나 장소를 탐험하는 데 집중해요. 한편으로는 인터랙티브 무비나 슈팅게임도 즐겨서 <레드 데드 리뎀션 2>가 인생 게임이에요.

 

 

# “아, 거꾸로 왔구나”. <왕눈>의 자유도에 대한 이야기

 

Q. <왕눈>의 높은 인기에서 '자유도'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왕눈의 자유도는 어땠는지?


춘삼: 사실 '자유도'라는 게 애매한 개념이라고 생각해요. 우선 게임이 뭔지 얘기하고 싶은데, 게임은 합의된 룰을 바탕으로 이루어진 하나의 체계 안에서 재미를 얻는 거라고 생각해요. 정확히는 그 즐기는 행위를 위한 수단이랄까. 

 

“그래서 자유도가 뭔데?”라고 하면, 유저가 게임의 룰 안에서 본인이 떠올린 방식으로 어떤 행위를 해서 그게 의도한 결과로 이어질 때 ‘이 게임은 자유도가 높다’라고 얘기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 점에서 <왕눈>은 자유도가 높죠. 결국에는 개발진이 제시한 틀 안에서의 행동이지만, “이것까지 생각해서 배치했다고?” 싶을 만큼 내 창의력으로 문제를 해결했다는 성취감을 느끼게 만드니까요.



비홀더: 정확히 동일한 뜻은 아니지만, ‘비선형성(Nonlinearity)' 이라는 개념이 있더라고요. 크게 이야기 진행의 자유와 목표 도달 방법의 자유로 정리되는. 그런 개념을 통해서 보면, 춘삼이 얘기한 점은 후자 측면에서의 자유도인 것 같아요. <야숨>과 <왕눈>이 모두 잘한 것이기도 하고요. 특히 <왕눈>은 <야숨>의 완성형이라고 느껴질 만큼 완성도가 높았어요.

 

 

그리던: 근데 그 자유도라는 게 사실 사람마다 생각할 수 있는 수준이 다르잖아요? 그래서 유저한테 너무 높은 수준의 자유를 줘버리니까, 저는 게임 조작 자체가 미숙한 완전 초보라서 통나무 이어 붙이기 같은 수준밖에 떠오르지 않았어요. 너무 어렵더라고요.

 

'울트라핸드' 스킬을 사용한 붙이기는 이번 <왕눈> 플레이의 핵심이다.
단순 소재 외에도 다양한 기능을 가진 '조나우 기어'를 활용할 수 있다.

 

Q. 자유도가 높더라도 기능을 활용할 수 있는 사람이 한정적이다? 

 

춘삼: 그래서 저는 만약 <왕눈>이 예전에 나왔더라도 지금처럼 많은 사람이 재밌게 즐기진 못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실시간 방송도 가능하고 이미지와 영상을 공유하기 쉬운 시대라서 이 정도의 자유도를 즐길 수 있는 것 같아요.



그리던: 당장 튜토리얼 구간에서 사당 4개를 도는 게 목표인데, 진행하면서 보니까 제가 의도된 방향이랑 반대로 돌고 있었더라고요. 그래서 그런지 안 그래도 초보인 전 거기가 너무 어려웠어요.

 

봄-여름-가을-겨울 순서로 구성이 되어 있는데 전 겨울 콘셉트의 설산으로 먼저 진입했거든요. 얼음이라 그냥 올라가려면 미끄러지는데 통나무를 놓고 그 위로 등반해서 올라갔어요. 그랬더니 춥다고 계속 체력이 틱틱 떨어지고… 어떻게 어떻게 해결하면서 거의 다 진행하니까 방한복을 주더라고요. 그때 알았죠. “아, 거꾸로 왔구나”.

 

 

비홀더: 양날의 검 같은 느낌이 있죠. 왜냐하면 이게 의도하지 않은 길목으로 감으로써 할 수 있는 경험도 있는 거고, 그걸 극복했을 때의 쾌감도 있으니까요. 반대로 생각해 보면 초보 유저가 힘든 길로 가더라도 진행이 되고 거기서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레벨 디자인이 잘 된 거라고 생각할 수도 있고요.

 

튜토리얼 구간인 '시작의 하늘섬' 전경. 설산부터 진입하면 고생을 하게 된다.


Q. 다양한 사물을 조합하는 크래프팅 시스템은 어땠는지? 

 

비홀더: 크래프팅을 할 때 대충 끼워 맞춘다고 잘 작동이 되지 않더라고요. 너비도 생각해야 하고 위치 각도도 생각해야 하고. 그런 부분까지 고려해서 만든 디테일이 정말 대단하다고 느꼈어요. 글라이더를 타고 활공하는데 무게중심에 따라서 방향이 바뀌거나 하는 부분에서요.

 

 

춘삼: 어쨌든 현실을 반영하되, 그걸 의도에 따라 임의로 단순화시켜서 반영해야 하잖아요. 극사실주의 그림도 있지만 데포르메 한 SD 캐릭터도 있듯이. 그런데 결과물을 보니 상식선에서 한눈에 이해 가능한 직관적인 체계를 잘 만들어 낸 것 같아요. “이거 되나?”에서 “어 진짜 되네?”로 이어지는 경험이 몰입감을 주기도 하고요.



그리던: 그런데 저한테는 좀 과하다고 느껴졌어요. 저는 공간지각 능력이 조금 부족해요. 아까도 말했지만, 저는 통나무 이어 붙이기 같은 것 밖에 못 했는데 거기다가 통나무도 엉망진창으로 붙이니까 뗏목도 못 만들고… 손으로 직접 하라면 하겠는데 컨트롤러 조작의 한계 같기도 하고. 너무 복잡했어요.

 

 

물론 '이어 붙이기'는 쉽고 빠른 해결책이다.

'조나우 기어'를 활용하기 위해 고민하는 재미도 있다.

 

 

# "모험의 두근거림이 있다", <왕눈>의 재미


Q. <왕눈>의 스토리는 어땠나?

 

그리던: <왕눈>의 스토리는 간결해요. '사라진 공주를 구해라'가 끝이에요. 그런데 그 간결함이 매력이에요. 구조적으로 봤을 때 시작과 끝만 있고, 나머지 가운데 서사를 다 플레이어가 채운다는 점이 재밌는 것 같아요.

 

 

비홀더: 소설이나 영화처럼 기승전결이 딱 정해져 있는 구조가 아니라는 거죠. 전작 <야숨>처럼 4개 마을을 유저가 선택한 순서로 클리어하고 최종장에 돌입하는 구조인데 실력에 자신이 있는 사람이면 4신수 전부 스킵하고 바로 최종 보스로 직행해도 되고요.

 

 

춘삼: 그런데​ <야숨>에 이어서 <왕눈>도 서사가 빈약함에도 불구하고 링크라는 용사에 대한 몰입이 굉장히 강한 게 신기해요. 유저한테 주어진 정보는 ‘넌 인간계 최강 소드마스터 링크야. 젤다 공주를 구하렴’ 이것밖에 없는데, 게임을 하다 보면 묘한 사명감이 들거든요. 

 

그리고 중간중간 여러 이유로 젤다가 나타났다가 사라지고 하는 것도 있잖아요? 뭔지는 모르겠는데 얘가 자꾸 나와. 근데 원래 얘가 하던 행동이 아니야. 슬쩍 보여주면서 유저가 무슨 일이 생긴 건지 궁금하게 만드는데… 개인적으로 이런 맥거핀 같은 요소 별로 안 좋아하는데도 <왕눈>에선 되게 몰입이 되게 만들어요. 그래서 계속 쫓아가게 되고. 

 

 

그리던: 저도 스토리가 흔히 말하는 '왕도물', 그러니까 클리셰가 많은 구조임에도 몰입이 잘 되는 게 신기했어요. 제 생각에는 카툰 렌더링으로 표현한 귀여운 캐릭터들과 통통 튀는 느낌의 음악이 어우러져서 <왕눈>이 흔하지 않은 고유한 하나의 세계라는 인상을 주는 것 같아요. 

 

 

젤다가 있었는데요, 없었습니다.

 

Q. <왕눈>을 플레이하면서 어떤 부분에서 재미를 느꼈나?

 

춘삼: 저는 주로 게임을 목표 지향적으로 해요. 그래서 <야숨>을 지루하다고 느껴 중도 하차하기도 했고… 그런데 <왕눈>은 비슷한 패턴으로 플레이해도 그 과정의 재미와 결과의 성취감이 더 크다고 느꼈어요. 내가 사용할 수 있는 도구가 많달까? 아까 얘기한 것처럼, 똑같이 퍼즐을 클리어해도 <야숨>의 경험보다 “만든 사람도 이건 몰랐을걸?” 하는 착각(?)이 들게 만든 덕분인 것 같아요.



그리던: 저는 계속 ‘오늘은 저기까지 가야지’라고 목표를 세우고 도중에 딴 길로 새서 사당 깨고 하다가 ‘아, 내일 해야겠다’로 이어지는 날이 많았어요. 개중에는 <왕눈>의 세계관을 보여주는 서브 퀘스트도 있고, 스펙업에 도움이 되는 반복 퀘스트와 사당도 있고요. 그리고 그 과정에서 보상이랑 더불어 진행에 대한 힌트를 얻으니까 "이거 괜히 해서 손해 봤네" 하는 경험이 없거든요. 이런 플레이 패턴이 재밌는 것 같아요.

 

 

비홀더: <야숨>부터 이어진 ‘삼각형의 법칙’이 그런 걸 유도했다고 하죠. 유저가 제시된 장애물을 우회할지 돌파할지 고민하게 만들고, 길을 가다 보면 그전에는 안 보였던 새로운 구조물이 눈에 띄도록 만들고… 그래서 <야숨>이랑 <왕눈>에는 “이다음엔 뭐가 나올까?” 싶은, 모험의 두근거림이 있어요.

 

 

길을 따라가다 보면 새로운 탐험 목표가 눈에 들어온다.
NPC를 통해 힌트를 주기도.

 

# 전작 <야숨>과의 차이점

Q. 동일한 맵을 배경으로 해서 ‘재탕’이 아니냐는 의견도 존재한다. 전작 <야숨>과 비교했을 때, <왕눈>이 가지는 차이점은?

 

비홀더: 기본적으로 하늘, 지상, 지저로 맵의 수직 구조를 확장했다는 점이 일단 큰 것 같아요. 트레일러에서 열심히 홍보하던 하늘 쪽은 조금 아쉬웠지만 지저 탐험이 굉장히 독특했어요. 

 

어두운 공간에 몬스터를 배치해서 깜짝 놀라게 하는 점프 스케어 요소도 있고, <다크 소울> 시리즈의 독 늪 같은 검붉은 독기도 있고요. 광원 역할을 하는 조명꽃, 해품이꽃을 이용해서 중독을 정화하는 정화 요리들도 챙겨가야 해서 지저 세계 자체가 거대한 던전으로 기능한다는 인상을 받았어요. 조나우 기어의 배터리를 늘리는 에너지 결정을 주기 때문에 탐험의 동기도 충분하고요.

 

 

춘삼: <야숨>에서는 수직적 구조가 레벨 디자인 요소였죠. 시커 타워같이 ‘등반’의 대상이 있고, 내가 성장을 해서 원래는 못 올라가던 곳을 갈 수 있게 되고. 이런 요소를 통해 유저는 성장을 체감하고 또 넓어진 시야로 새로운 목적을 설정하고 진행하는 방식으로. 

 

반면에 <왕눈>에선 많이 바뀌었죠. 당장 ‘트레루프’라는 벽을 뚫고 올라가는 기술도 있고, 전작의 시커 타워 역할을 하는 ‘조망대’는 아예 링크를 하늘로 날려 버리니까요. 나를 하늘로 펑~ 쏴 버리니까, 떨어져 버리기 전에 주변을 빨리 보고 목표를 정해 놔야 하잖아요. 그래서 이런 부분에서 <야숨>에 비해 게임의 템포가 빨라졌다는 느낌도 받았어요. 



그리던: 이게 빨라진 거예요?

 

 

비홀더: 놀랍게도 이게 빨라진 거예요. 리토의 마을에 ‘튤리’라는 캐릭터가 있어요. 튤리의 능력으로 수평으로 바람을 일으키고 패러세일로 빠르게 날아갈 수 있어서 진행에 도움이 됐어요. 이런 요소도 <왕눈>이 <야숨>보다 ‘빨라졌다’고 느끼는 이유가 될 것 같아요.

 

 

그리던: 저는 적들 보면 다 숨어서 피해 다니면서 했어요. 근데 그런 식으로도 진행이 되더라고요. 그래서 지도에 스탬프로 적이 나오는 위치를 다 표시해 놨어요. 그 근처를 피해서 지나가려고. 진행 중에 지도 기능을 하는 '프루아 패드'가 망가지는 구간이 있는데 정말 많이 힘들었습니다.



춘삼: 그래도 전투는 좀 해야 해요. 왜냐하면 재료를 줘요. 그런 재료들이 <야숨>에서는 필요가 적었는데, <왕눈>에선 무기에 붙일 수가 있어서 초반에 아무 아이템에나 붙여도 성능이 좋아지기도 하고요. 

 

이 얘기도 꼭 하고 싶었는데, <야숨>에선 무기 때문에 전투를 피했었거든요. 무기가 깨지면 너무 마음이 아파서. 손해 보는 느낌도 들고.



비홀더: 맞죠.



춘삼: 그런데 <왕눈>에선 전투를 한다고 무기를 써버리는 게 아니라, 또 새로운 무기를 만드는 재료를 주니까 전투에 대한 부담감이 줄어서 더 활발하게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화살을 얻기 쉬운 것도 <야숨>에 비해 좋았어요.



Q. <왕눈>에서 새로 추가된 요소들이 많은데 <젤다의 모험> 시리즈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인 퍼즐은 어땠는지?

 

비홀더: 우선 결론부터 말하면, 사당과 4 신전 모두 쉬워졌다고 느꼈습니다. 처음 게임에 익숙하지 않았을 때는 어려워졌다고 느꼈는데, 플레이 시간이 늘어나고 링크가 가진 능력에 익숙해질수록 난이도가 내려갔어요.

 

특히 '울트라핸드'-'리버레코' 조합이 너무 좋더라고요. 위치가 너무 높아서 갈 수 없는 지형이 있다고 치면, 염력 같은 느낌의 울트라핸드로 오브젝트를 위로 끌어올렸다가 떨어진 오브젝트에 리버레코(시간역행) 스킬을 쓰면 엘리베이터가 되어서 바로 올라갈 수 있어요.

 

이런 방식으로 오직 기본 스킬만 사용해도 퍼즐 스킵이 많이 가능해져서 난이도가 <야숨>에 비해 확실히 쉬워진 것 같아요.



춘삼: 저는 신전이 사당에 비해 훨씬 어려웠어요. 신전은 메인 스토리 콘텐츠라 커다란 맵 하나가 통째로 퍼즐로 이루어져 있잖아요. 공간지각 능력이 떨어지는 편이라 '길 찾기'가 포함된 퍼즐 해결이 힘들더라고요. 그래서 정석적으로 진행하기 보다 벽을 타고 돌아서 가거나 '조나우 기어'를 활용해 진입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이렇게 방식의 자유도가 더 있다 보니 <왕눈>을 하면서는 공략을 찾아보지 않았어요. <야숨> 때는 막히면 공략부터 찾아봤거든요. 제가 <왕눈>을 재밌게 할 수 있었던 게 이런 지점인 것 같아요. 아, 첨언하자면 좀 복잡하다 싶은 사당에서는 부제가 힌트가 되더라고요. '떨어질 용기', '천지의 원' 같은 사당이 기억에 남네요.

 

 

그리던: 두 분 말씀은 숙련자 기준인 것 같고... 저는 3D 퍼즐게임이 처음이라 몇몇 튜토리얼 사당 빼고 다 어려웠어요. 경험이 쌓일수록 기출문제 유형을 파악한다는 느낌으로 점점 이 퍼즐이 어떤 해결 방식을 의도한 건지 보이기는 했지만 그래도 턱턱 막혔어요. 그럴 때는 공략을 참고했습니다...

 

 

광차에 로켓을 붙여 퍼즐을 풀지 않고 화염의 신전 최고층에 도착할 수 있었다.

 

# "아, 이건 약간..."

 

Q. <왕눈>을 하면서 아쉬웠던 부분이 있다면?

 

그리던: 전투 자체가 재밌진 않은 것 같아요. 반복적인 느낌도 강하고.

 

 

비홀더: 보스전도… <야숨>도 그렇고 일부 컨트롤이 필요한 보스도 있지만, 대부분 기믹형 보스긴 해요.

 

 

춘삼: 액션 게임보다 퍼즐게임의 정체성에 집중한 결과 같아요. 만약 신전에서 퍼즐을 다섯 개나 해결하고 진행하는데, 보스가 <다크 소울> 같으면... 어우. 



그리던: 무기에 소재를 붙이는 '스크래빌드'를 사용할 때도 처음에 소재를 어떻게 붙이는지 몰라서 계속 헤맸어요. 계속 손에 들고 있는데 안 되더라고요. 그래서 가방만 점점 공간이 부족해지고, 쓸 만한 무기는 없고. 그 외에도 말 조작 방법 안내라든지, 여러 부분에서 “이미 알고 있지? <야숨> 해 봤지?”를 깔고 들어가는 느낌이 있었어요. 

 

 

비홀더: 크래프팅할 때 처음에는 동기부여가 조금 약하다고 생각했어요. 비행기나 자동차 만드는 게 한두번은 재밌지만 게임 진행에 있어 필수적인 건 아니니까요. 하다 보면 조금 귀찮아지기도 하더라고요. 물론 진행하다 보면 '블루프린트' 기능이 생겨 기존에 만들었던 걸 손쉽게 재현해서 쓸 수 있기는 해요. 그때부터는 크래프팅의 번거로움이 많이 완화가 되긴 하지만 이걸 처음부터 알려주는 것도 아니고 제법 진행을 해야 얻는 능력이니까.



춘삼: 초 중반부에 한정하더라도 어찌 됐든 아쉬운 부분인 것 같아요. 유용하지 않은 게 많다는 느낌? 흥미 위주 조합은 재밌긴 하지만 “재밌네. 근데 어쩌라고?” 하고 안 쓰게 되잖아요. 조나우 기어도 새로운 게 생기면 여기도 붙여보고 저기도 붙여보고 하지만 결국엔 쓰던 조합만 쓰더라고요. 그리고 소재가 많은데 즐겨찾기 안 되는 것도 아쉬워요. 시간을 너무 오래 잡아먹더라고요.



그리던: 처음에 캐릭터 이름들이 너무 많아서 헷갈렸어요. 누구한테 가라고 하는데 찾기도 어렵고 어떻게 생긴 애인지 기억도 안 나고. <야숨>을 안 해본 입장이라서 더 그런 것 같기도 해요. 물론 플레이에 지장이 갈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인물 사전' 기능이 있기는 하지만, 전반적으로 전작 <야숨>을 해봤다는 가정하에 만들어졌다는 느낌이 강하다.

 

# <젤다의 전설: 왕국의 눈물>, “그래서 살까 말까?”

 

그리던: 초보의 입장에서 저에게 <왕국의 눈물>은 다소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3D 퍼즐게임을 즐기는 분이라면 첫 닌텐도 스위치 게임으로 <왕국의 눈물>을 선택하시더라도 후회하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구매를 조건부 추천합니다.

 

춘삼: 3D 어드벤처가 아니면 <왕국의 눈물>이 주는 경험을 재현할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신선하고 재밌는 플레이 경험을 제공합니다. <야생의 숨결>에서 재미를 느끼지 못했던 분들께도 구매를 추천합니다. 

 

비홀더: <야생의 숨결>이 재미있었다면 <왕국의 눈물>도 구매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사실 그런 분들은 이미 <왕국의 눈물>도 즐기고 계실 것 같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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