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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QnA] 넥슨 일가가 상속세로 '물납'한 비상장 주식, 어떻게 될까요?

엔엑스씨, 국세청에 4조 7천억가량의 비상장 주식 물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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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하(그리던) 2023-06-08 13:44:44
대한민국 정부가 범 넥슨의 2대 주주가 되는 걸까요?

NXC(엔엑스씨)는 지난 2월 정부(기획재정부)가 NXC의 지분 29.3%를 보유하게 되었다고 공시했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난 걸까요? 故 김정주 창업주의 상속세를 현금이 아닌 주식으로 '물납'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물납이란 뭘까요? NXC는 왜 물납을 선택했을까요?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무엇일까요? 자주 나오는 질문들을 정리했습니다. / 디스이즈게임 신동하 기자, 김재석 기자 

 

 


 

# NXC는 왜 물납을 했나?


Q. NXC는 뭐 하는 곳인가요?


NXC는 넥슨그룹의 지주회사입니다. NXC는 故 김정주 창업주가 2006년 지주회사 체제를 도입한 뒤, 기업의 투자 포트폴리오를 확대 관리하기 위해서 세워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주회사란, 별도로 분리된 회사들을 관리하는 회사를 말합니다. 일반적으로 기업은 다른 사업에 직접 투자하거나, 다른 회사들을 인수 합병해서 사업의 영역을 확장합니다. 그리고 기업 내에 여러 부서를 두어 사업들을 관리하고 운영합니다.

그러나 넥슨과 같은 대기업의 경우는 사업의 범위가 대단히 넓습니다. 따라서 사업부들을 별도의 회사로 분리해 자율적으로 운영하도록 합니다. 이렇게 분리된 회사를 '자회사'라고 하며, '자회사'들을 거느리는 컨트롤 타워를 '지주회사'라고 부릅니다.

이 개념을 토대로 넥슨 그룹의 구조를 살펴보면, NXC는 넥슨그룹의 본사인 일본 넥슨의 지분 46.57%를 보유하고 있고, 다시 일본 넥슨은 넥슨코리아를 100% 지배하고 있습니다. 넥슨코리아에 지분 100%가 있는 <던전앤파이터>의 네오플은 NXC의 손자회사가 되는 셈이죠. 스크롤을 좀 더 내려보시면, 그래프가 나올 겁니다. 

 


Q. NXC는 왜 물납을 했나요?

넥슨은 전형적인 자수성가형 대기업입니다. 그래서 지주회사인 NXC의 경우 오너 일가가 100%의 지분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과거에는 故 김 창업주가 지분 67.49%를, 배우자인 유정현 이사가 29.43%를, 슬하의 두 자녀가 0.689%를, 두 자녀가 대표로 있는 와이즈키즈가 나머지 1.72%를 소유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김 창업주가 세상을 떠나며 그 지분이 유족들에게 돌아가게 되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유가족들에게 천문학적인 상속세가 부과되었습니다. 현재 상속법상 최고 세율인 50%에 대기업 최대 주주 할증까지 붙었기 때문입니다. NXC는 비상장 회사이기에 유족들에게 상속되는 지분의 시장 가치를 정확히 매기기는 어렵습니다. 

그런데 2019년 NXC 지분 전량이 매물로 나왔던 적이 있었죠. 이때 인수가가 10조 원 규모로 거론된 적이 있습니다. 이를 토대로 단순 계산해 보면 상속세는 6조 원이 됩니다. 

업계에서는 NXC가 어떻게 이 금액을 마련할지 관심이 쏠렸습니다. 사람들은 대부분 이들이 계열사 중 일부를 매각하리라 예측했습니다. 그러나 예상과는 달리, 유가족은 NXC의 비상장 주식의 약 30%를 정부에 물납했습니다. 디스이즈게임이 기재부에 확인한 바에 따르면, 이 주식은 약 4조 7,000억 원 상당의 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상속세의 규모가 밝혀지지 않아 정확한 추정은 어렵지만, NXC는 물납한 지분으로 상속세 중 대부분을 해결한 것으로 평가됩니다. 나머지 재원의 경우, 유족들이 보유한 동산과 부동산 일부, 법인 일부를 팔아 추가 납부하기로 했습니다.


Q. 대기업의 상속 상황에서 물납은 일반적인 방법인가요?

사실, 이 방법은 일반적이지는 않습니다. 다른 대기업의 경우를 살펴보면 양상이 조금 다릅니다.

삼성 故 이건희 회장의 유족들은 2021년부터 12조 원이 넘는 상속세를 납부하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은 지난 2월 상속세를 납부하기 위해 삼성SDS 주식의 전량을 매도하기도 했습니다. 한미약품의 고 임성기 전 회장의 유족들은 지난 5월 사모펀드에 보유 지분을 넘겼습니다. 이를 통해 확보한 자금 3,000억 원은 상속세를 완납하는 데에 쓰였습니다.

넥슨의 경우 NXC의 지분으로 납부하는 편이 상장 주식을 현금화하여 납부했을 때보다 안정적인 지배구조를 유지할 수 있다고 본 것입니다. NXC 전체 지분의 30%에 달하는 주식을 제한다고 하더라도,  나머지 70%는 여전히 유족들이 가지고 있기에 현재의 경영권을 유지하는 데에는 변함이 없기 때문입니다.


넥슨 그룹 지배구조와 NXC의 지분율 변화 인포그래픽

 

 

# 물납이란?


Q. 잠깐, 그래서 물납이 정확히 무엇인가요?


우리 법에서는 물납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원칙적으로 모든 세금은 현금으로 걷어야 합니다. 그렇지만 그 현금을 제때 조달하기 어렵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현금이 아닌 부동산이나 유가증권으로 그 세금을 낼 수 있습니다. 물납제도는 주로 상속인에게 부과된 조세 채무를 이행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Q. 물납은 누구에게나 허용되나요?

다만, 모두에게 허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까다로운 요건을 만족해야 합니다. 상속세를 물납으로 납부하기 위해서는 상속받은 재산 중 부동산과 유가증권을 합한 금액이 전체의 절반 이상이 되어야 하고, 상속세로 내야 하는 금액이 2,000만 원을 넘어야 합니다. 또 상속받은 재산 중 금융재산이 상속세보다 적어야 합니다.


Q. 가지고 있는 재산을 임의대로 물납할 수 있나요?

이때, 물납할 수 있는 재산은 한정적입니다. 대표적으로는 국내 부동산과 유가증권이 있습니다. 다만, 유가증권의 경우 비상장 주식만을 대상으로 합니다. 상장주식은 언제든 처분하여 현금화할 수 있기 때문이죠. 마찬가지로 객관적이며 환금성이 높은 자산부터 충당되도록 우선순위가 정해져 있습니다. 더불어 설정 재산, 묘지가 있는 토지, 소유권 공유 토지의 경우 재산의 가치를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에 제외됩니다.


Q. 현금 대신 납부된 주식은 어떤 절차를 밟게 되나요?

납세자로부터 상속세로 비상장 증권을 납부받으면, 국세청은 지분의 가치를 평가한 후 매각을 진행할지에 대한 심의를 진행합니다. 이후 매각이 결정되면, 기재부는 국세청의 결정을 토대로 물납 지분을 처분합니다. 이때, 처분 과정은 기재부에서 물납 증권의 관리를 위탁받아 진행 중인 한국자산관리공사(KAMCO​)에 맡겨집니다.

이후 한국자산관리공사 내에서 가치 평가가 진행되고 가격이 결정되면 자산관리공사에서 운영 중인 입찰 시스템 '온비드'에서 경쟁입찰이 진행됩니다. 낙찰이 될 경우, 계약이 진행되고 잔대금을 수납하면 주권이 교부됩니다. 이 과정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은 세외수입으로 분류되어 국고에 넘겨집니다.

기재부에서는 4조 7,000억가량​의 국고를 충당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겠죠. 참고로 울산광역시의 2023년도 본예산이 4조 6,058억 원(추경예산 제외)​이었습니다. NXC가 물납한 주식은 광역시의 한 해 예산보다 많은 수준인 것입니다.


# 게임 업계에 어떤 영향을 줄까요?


Q. 공개 입찰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처분될 가능성이 있나요?


공개 입찰로 진행될 것으로 보입니다. 기재부는 디스이즈게임에 "국유재산법에서 물납된 비상장 주식은 전자자산처분시스템인 온비드를 통해 매각이 진행된다"고 전했습니다.


Q. 물납된 주식은 일괄로 매각되나요?

매각 방식은 아직 알 수 없습니다. 다만, 분할하여 매각될 확률도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물납된 주식의 매각 자체가 어려울 것이란 의견이 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상속세의 규모 때문입니다. 경쟁 입찰은 일괄 매각으로 원칙으로 합니다. 그러니까 4조 7,000억 상당의 주식을 한 번에 가져가야 '딜'이 이루어진다는 뜻입니다.

기재부에서는 이에 대해 "일괄 매각이 원칙이다. 그러나, 4조 7,000억의 규모를 시장에서 소화할 수 없다고 판단하여 분할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 국세청에서 심의가 마무리되면 처분의 방향성이 확정될 예정이다"라고 전했습니다.

국세청 심의 결과, 분할 매각이 허가되면 NXC의 지분을 가지게 되는 기업, 기관, 투자사가 더 많아질 수도 있습니다.


Q. 물납된 주식이 4조 7,000억보다 저렴하게 처분될 가능성이 있을까요?

가능성이 있습니다. 자산관리공사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일반경쟁입찰 유찰 시, 국유재산법에 따라 증권분과위원회에서 결정한 감액률까지 감액하여 입찰을 실시한다. 위원회에서 감액률이 20%로 결정된 경우 1회차와 2회차에서는 평가 금액의 100%로, 3회차에는 평가 금액의 90%로, 4회차에는 평가 금액의 80%로 감액되는 식이다.".

앞서 알아본 바와 같이 NXC의 주식은 비상장 주식이기 때문에 시장가액을 따지기 대단히 어렵습니다. "내가 사겠소!"라고 말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면, 입찰 때의 금액이 적어지고 NXC의 밸류에이션도 낮게 평가될 수 있는 것입니다.


Q. NXC 주식이 외국 기업이나 펀드에 넘어갈 수도 있나요?

가능성이 있습니다. 법적으로도 문제는 없습니다. 자산관리공사는 "일반입찰의 경우 외국인과 외국기업에 대한 제재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지금 NXC에 외국의 투자자가 나타날 것이라는 의견은 꽤 설득력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텐센트가 있는데요. 네오플의 <던전앤파이터>에 관심이 많습니다. 막대한 자금력을 자랑하는 텐센트는 2019년 3월 넥슨 인수전에서 적격인수후보에도 올랐죠. 당시 인수는 무산됐지만, 적격인수후보에 올랐던 다섯 기업으로는 텐센트, 카카오, MBK 파트너스, 베인캐피털, 해외 사모펀드가 있습니다. 

빈 살만 왕세자가 이끄는 사우디아라비아 국부 펀드(PIF)도 최근 게임 포트폴리오를 확충하고 있기 때문에 유력 후보로 거론됩니다. PIF는 이미 넥슨재팬 지분 9.14%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물론 PIF는 투자가 이루어질 때마다 "단순 투자 목적", 또는 "재무적 투자"​라는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나중에 어떻게 될지는 모를 일이지만요.

그러나 29.3%의 지분으로는 NXC의 현 경영권을 흔들 수 없습니다. 때문에 외국계 게임 기업이 재무적 투자 이상의 큰 그림을 그리며 입찰에 나서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있습니다. 


Q. 현시점 2대 주주인 기재부가 넥슨의 경영에 영향력을 미칠 가능성도 있나요?

낮아 보입니다. 기재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현재 기재부와 국세청은 단순히 국유재산법의 절차를 따르고 있을 뿐이지 경영권은 행사할 수 없다. 만약 경영권을 행사하고 싶다고 하더라도 상속인이 대부분의 지분을 가지고 있어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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