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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이게 이렇게 되네" 다시 보는 게임 칼럼 3선

2년 만에 생긴 변화들

김승주(사랑해요4) 2023-10-03 13:27:38
"와 이게 이렇게 되네"

종종 게임 칼럼을 썼습니다. 소름 돋을 통찰력은 보여드릴 수 없었지만, 나름 아는 정보를 최대한 모아 게임과 관련해 재미있는 동향이나 이야기를 알려드리고 싶었습니다. 나름 미래에 대해 생각해 본 칼럼도 있었죠. 1~2년 전 작성한 칼럼과 현재의 모습을 비교하면 어떨까요? 이전에 썼던 칼럼 중 다시 볼 만한 것 몇 가지를 모아봤습니다. 부족한 글이지만 잘 부탁드립니다.



# '모드판'에 영향 늘리고 있는 AI, <스타필드>에서는 어떨까?


관련 기사: "이것이 RPG의 미래" 게임 모드에도 'AI 혁명' 올까?


관련 기사 : 모드 하나에만 20년을...? 아직도 만드는 '엘더 스크롤' 대형 모드


저는 게임 모드(MOD)를 좋아합니다. 비슷하게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으리라 생각합니다. 게이머가 직접 2차 창작한 게임 모드에서는 기성 게임에서는 보기 어려운 기발한 창의력과 재미를 만날 수 있기 때문인데요. <하프 라이프 2>를 통해 만들어진 수많은 스탠드얼론 모드나 <스카이림>의 게임을 뒤바꾸는 다양한 모드가 대표적인 예시죠.

이전에 챗GPT 열풍이 불 때 게임 모드에도 AI를 활용한 변화가 올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혁신까지는 아니더라도, AI를 활용해 모드 커뮤니티에 조금 더 재미있는 그림이 올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죠. 실제로 조금 발품을 팔아 보니 AI 음성을 활용해 NPC 모드를 만드는 등의 시도가 있었습니다.

이미 확실하게 영향이 드러난 곳도 있죠. 바로 한글 패치 분야입니다. 베데스다의 <스타필드>나 라리안 스튜디오의 <발더스 게이트 3>는 한글화가 되지 않아 아쉬움을 샀지만, 몇몇 능력자와 자원 봉사자가 나서 AI를 통해 빠르게 한글 패치를 만들어 배포했죠. 

<스타필드>의 경우에는 일본어 버전을 활용해 비교적 높은 퀄리티의 AI 한글 패치가 빠르게 만들어졌고, <발더스 게이트 3>는 직접 코드나 고유명사 등을 수정해 가며 AI를 통해 양질의 한글 패치를 제공하기 위해 지속적인 개선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AI의 활용 덕분에 '손번역 한글 패치'가 만들어지기 전부터 한글로 게임을 할 수 있게 된 것이죠.

그리고 베데스다의 <스타필드>는 2024년 초 모딩 툴을 배포할 것이라 밝힌 만큼, 새롭게 생겨날 모딩 커뮤니티가 어떻게 흘러갈지가 기대되는 부분입니다. 베데스다의 전작 <오블리비언>이나 <스카이림>이 모딩 커뮤니티의 발전을 통해 정말로 많은 변화와 새로운 재미를 게이머들에게 선보였으니까요. 2~3년 후 모더들이 <스타필드>를 통해 어떤 모습을 선보일지 그리고 AI가 어떻게 활용될지 기대가 됩니다.


<스타필드>


# 아직도 재평가받는 <노 맨즈 스카이>


<노 맨즈 스카이>


관련 기사: 과대광고 논란 '노 맨즈 스카이'가 우수 서비스상을 받기까지

플레이어가 우주를 탐험하며 다양한 일을 경험하는 샌드박스 게임 <노 맨즈 스카이>는 한 때 '과장 광고'의 대표 주자로 여겨진 게임이었습니다. '절차적 생성 시스템'을 통해 구현된 대규모의 우주를 탐사하며 외계인과 교류하는 콘셉트로 많은 주목을 모았지만, 실제 게임은 비슷비슷한 행성에서 반복적인 일만 수행하는 게임이었기 때문이죠.

여론이 최악으로 흘러가는 상황 속에서 개발사 '헬로 게임즈'의 대표 '숀 머레이'는 쉽지 않은 길에 도전했습니다. 비판을 수용하고, 극도로 부정적인 여론 속에서 개선점을 골라내 정리하고, 조용히 개발에 집중하며 <노 맨즈 스카이>를 꾸준하게 업데이트했죠. 어느 순간 여론은 바뀌었습니다. 게이머들은 <노 맨즈 스카이>를 다시 플레이하며 "게임이 정말 달라졌다"라는 입소문을 퍼트리기 시작했고, 권위 있는 시상식에서 '최고의 라이브 서비스 상'을 수상하거나 개발진에게 감사한다는 광고가 자발적으로 길거리에 게시되기도 했습니다.

재미있게도 해당 칼럼이 출고된 2년 뒤 <노 맨즈 스카이>는 다시금 재평가를 받았습니다. '우주 탐사'라는 비슷한 콘셉트를 내세운 <스타필드>가 '기대 이하'라는 평가를 받으면서 사람들의 관심이 다시 <노 맨즈 스카이>로 쏠렸기 때문이죠. 게임 전문가와 유튜버들은 <스타필드>와 <노 맨즈 스카이>를 비교하기 시작했고, 스팀에서 판매량이 급상승하기도 했습니다.

<노 맨즈 스카이>를 무조건적으로 칭찬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출시 당시의 반응을 생각하면 분명 격세지감입니다. 인생은 역시 알 수 없네요.



# 스타브리즈의 '팬들의 마음 되찾기'는 성공할 수 있을까?


<페이데이 3>


관련 기사: DLC를 신나게 팔고도 회사가 파산 직전까지 가는 방법


스타브리즈 스튜디오와 이들의 대표작 <페이데이> 시리즈는 한때 '정말 잘 나갔'습니다. 아니, <페이데이> 시리즈는 '지금도 잘 나가고 있다'라고 해야 정확할지 모르겠네요. 2013년 출시된 <페이데이 2>는 스팀에서 현재 최대 4만 명 정도의 동시 접속자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페이데이> 시리즈는 범죄를 소재로 한 협동 FPS 장르를 표방하고 있는데, <페이데이> 만큼의 재미를 주는 비슷한 게임이 거의 없기 때문이죠.


그러나 <페이데이> 시리즈의 놀라운 상업적 성과에도 불구하고 스타브리즈는 계속된 실책으로 자신들이 쌓아낸 탑을 스스로 무너트렸습니다. 번 돈은 대부분 엉뚱한 곳에 사용됐고, 나름 열심히 개발해 출시한 게임은 대부분 실패했습니다. 캐쉬 카우인 <페이데이 2>도 지나친 DLC 남발 논란에 빠지며 팬층이 이탈했죠. 결국 극심한 '유동성 문제'를 겪고 난 후 스타브리즈는 팬들에게 사과하며 다시 <페이데이> 시리즈에 집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후 스타브리즈는 유럽의 '엠브레이서 그룹' 산하에 있는 퍼블리싱 회사 '플레이온'(PLAION)에 자금을 지원받아 재기하기 <페이데이 3>를 9월 21일 출시했습니다. 2년 전 이 칼럼을 쓸 때만 해도 '<페이데이 3>가 출시되려면 한참 멀었구나'라고 생각했었는데, 어느새 게임이 출시된 것을 보니 시간이 참 빠르다고 느껴집니다.


문제는, <페이데이 3>는 출시 직후 게임을 도저히 플레이할 수 없을 정도의 서버 문제를 겪으면서 역대급으로 부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는 것입니다. 만약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흥행에 실패한다면... 스타브리즈는 다시 한 번 악몽 속으로 빠지게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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