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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블리자드는 왜 오타쿠 영상 플랫폼 빌리빌리 손을 잡았을까?

액티비전 블리자드가 빌리빌리와 손잡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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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주(4랑해요) 2021-04-16 17:17:05

블리자드가 중국 스트리밍 사이트 ‘빌리빌리’와 손을 잡았다.

 

빌리빌리는 4월 17일부터 시작되는 <오버워치> 리그(OWL)의 중국 내 전반적인 제작 및 송출을 담당한다. 독점 라이브 방송 및 저작권, 콘텐츠 배포 권한도 획득했다. 빌리빌리는 블리자드와 함께 <오버워치> 리그 콘텐츠 개발에 공동 투자할 것임을 밝혔다. 자세한 비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중국 동영상 플랫폼은 많다. 그중에서도 양강은 텐센트와 바이트댄스(틱톡)다. 그들을 놔두고 블리자드는 빌리빌리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택했다. 이유는 무엇일까? / ​디스이즈게임 김승주 기자

 


 

# 중국 시장에서 먹히는 <오버워치>

 

<오버워치>는 출시 첫해 중국에서 괄목할 성과를 냈다. <오버워치> 중국 서비스를 맡은 ‘넷이즈’에 따르면 2016년 한 해 동안 500만 장을 팔았다. 중국 본토에서 ‘패키지’ 게임이 이 정도의 성과를 기록한 것은 <오버워치>가 처음이다.

 

<오버워치> e스포츠의 초기 흥행에도 중국이 많은 영향을 끼쳤다. 2018년 ‘빌리빌리’, ‘후야’, 넷이즈의 동영상 플랫폼에서 방영을 시작한 <오버워치> 리그는 시청률 최고 기록을 세웠다.

 

2020년 들어 <오버워치> 리그는 계속해서 시청자가 감소하고 있지만, 중국 내 흥행은 굳건하다. ‘더 이스포츠 옵저버’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0 오버워치 리그 그랜드 파이널’에서 중국 총 분당 시청자 수는 2019년 대비 260%(139만 명) 증가했다.


<오버워차> 리그 2020 그랜드 파이널 뷰어십. AMA는 분당 시청자수를 말한다 (출처 : 더 이스포츠 옵저버)

 

이 영향인지 블리자드는 새로운 시즌을 시작하는 오버워치 리그 일부 경기를 중국에서 오프라인으로 진행하겠다고 4월 14일 발표했다. <오버워치> 리그 측에 따르면 중국에 기반을 둔 5개 팀이 특정 주차마다 홈구장에서 오프라인 경기를 치를 예정이다.

 

 

#게임 영상으로 사업 다각화 열성인 '빌리빌리'

 

빌리빌리는 간단히 말해 ‘중국 유튜브’다. 오타쿠 문화를 기반으로 성장한 빌리빌리는 Z세대(1990년 이후 출생)가 가장 선호하는 동영상 커뮤니티 사이트가 됐다. 100개 문제를 풀어 60점을 넘겨야 하는 까다로운 가입 절차에도 불구하고 2019년 4분기 기준 정식 회원 수만 6,800만 명을 넘겼다.

 

빌리빌리는 오타쿠 문화를 기반으로 성장했다. 공식 마스코트 캐릭터만 보아도 알 수 있는 사실. 사진에서 알 수 있듯이, 나스닥에 상장될 정도로 규모도 크다 (출처 : 빌리빌리)

 

빌리빌리는 e스포츠 사업에도 적극 참여 중이다. 김정수 전 T1 감독과 ‘에이밍’ 김하람 선수가 소속되어 있는 ‘비리비리 게이밍’(BLG)을 운영하고 있으며, <오버워치> 리그에서 활동하는 ‘항저우 스파크’의 모기업이기도 하다.

 

e스포츠 방송도 사업 확장 대상이다. 빌리빌리는 2020년 8월 중국 내 <리그 오브 레전드> e스포츠 콘텐츠 중계에 대한 3년 독점 계약을 체결했다. 국제 대회 중계 외에도 <롤> e스포츠 다큐멘터리나, 오프라인 행사를 제작하고 진행할 수 있는 권리를 가졌다. 계약 비용만 1억 1,100만 달러(약 1,346억)로 알려졌다.

 

지난 2~3년 자본력과 AI를 앞세운 텐센트와 바이트댄스는 영상 분야에서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이는 빌리빌리에게는 반가운 일이 아니다. 빌리빌리가 게임 영상을 통해 기존 유저층을 확실히 잡으려는 이유다.

 

 

# 넷이즈와 텐센트의 관계

 

블리자드가 처한 상황도 고려해야 한다. 블리자드는 2008년 넷이즈와 중국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WOW> 등 다른 게임처럼 <오버워치>도 넷이즈가 중국 퍼블리싱을 맡고 있다. 

 

중국 게임 양강은 텐센트와 넷이즈다. 두 회사는 경쟁사다. 따라서 블리자드는 ‘텐센트 비디오’ 등 텐센트 계열 비디오 플랫폼과 제휴를 맺는 게 껄끄럽다. 바이트댄스도 게임 사업에 뛰어들어 껄끄러운 면은 있다. 하지만 바이트댄스의 ‘틱톡’은 1~3분의 ‘숏폼’(짧은 동영상)이 주된 콘텐츠다. 리그 송출에는 적절하지 않다. (틱톡도 2020년부터 e스포츠 라이브 중계 사업을 시작했다.)

 

관련 기사 : 틱톡의 e스포츠 진출 선언, 롱폼과 숏폼의 조화

틱톡도 e스포츠 사업에 적극적이다. 최근 LCK와도 제휴를 추진한 바 있다 (출처 : 라이엇 게임즈)

 

즉, 이번 협력은 빌리빌리와의 제휴를 통해 중국 시청자를 공략하고, 다큐멘터리 등을 통한 공식 영상 콘텐츠와 유저가 자체적으로 만들어내는 영상물을 통해 중국 <오버워치> 리그 흥행을 한층 더 끌어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액티비전 블리자드 e스포츠 수석 부사장 브랜든 스노우는 "<오버워치> 리그는 중국에서 훌륭한 팬층을 보유하고 있으며 또한 빌리빌리 e스포츠와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 이번 협력을 통해 미래 콘텐츠, 방송 운영, 이벤트 등에서 새롭고 창의적인 방식으로 팬들에게 다가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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