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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후론_06] 덕후의 피에도 흐르는 생물학적 DNA와 사회적 DNA

에 유통된 기사입니다.
스카알렛 오하라(scarletOhara) 2022-07-11 16:27:31
<원신>과 <우마무스메>가 세계적인 인기입니다. 입덕, 탈덕 성덕, 덕업일치, 덕통사고 등 우리는 이미 서브컬처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덕후와 덕질에 대한 편견에서 벗어나 좀 더 다양한 이야기가 보다 많은 사람들 사이에 소통되기를 희망합니다. 저희가 이 연재를 진행하는 이유입니다. /스카알렛 오하라&디스이즈게임

 



덕후는 어느날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진 존재는 아니에요. 수만 년 이상 이어온 인간의 생물학적 DNA와 특정 지역이나 민족에 속한 이들이 대대로 이어온 사회적 DNA의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죠. 

 

이번 꼭지에서는 우리에게 계승된 생물학과 DNA와 사회적 DNA에 대해 알아보도록 할 거예요.

 



 

#쉽게 풀어본 생물학적 DNA 이야기

 

생명체는 환경에서 살아남고 후대에도 존재하기 위해 크게 세 가지 전략을 가져왔어요.

 

첫째는 신체의 발달이에요. 생명체는 생존과 번식을 위해 몸집을 키우거나 작게 하기도 해요. 보호색을 발달시켜 숨기도 하고, 빨리 달릴 수 있게 되기도 해요. 적을 놓치지 않기 위해 양 눈이 앞으로 오기도 하고, 적을 경계하기 위해 눈이 양 옆으로 달리기도 하죠.

 

둘째는 정보 처리의 발달이에요. 시작은 센싱(Sensing)이죠. 무언가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주변의 정보를 캐치해야 하기 때문에, 우선 센싱이 발달해야죠. 센싱이 충분히 발달한 후에는 기하급수적으로 많아지는 정보를 효과적으로 처리하는 기관이 필요했고 이 기관이 뇌예요.

 

물론, 시각에서 기본 정보를 처리해주느라 다양한 착시를 일으키는 망막과 신경절의 세포들이 있죠. 그리고, 말초신경계에서 기본적인 분석과 리액션의 역할을 수행하는 척수 등도 있고요. 그러나 다양한 정보들을 서로 연계하여 고등생물 특유의 의사결정을 만들어 내는 것은 뇌의 발달로 가능해졌죠.

 

신체 발달에 따른 정보처리의 효율성은 뇌의 발달과 큰 관계를 가집니다

 

셋째는 집단 생활이에요. 어떤 생명체들은 혼자 살아남기 위한 발달을 이루어냈지만, 어떤 생명체들은 집단을 구성함으로써 생존을 해내게 되었어요. 집단생활은 신체에서의 열세를 보완하기도 하고, 정보 처리를 강화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되었어요.

 

[정보] 수집 영역을 넓혀 생존가능 개체수를 키우기도 하고(개미, 벌 등) 경쟁자와의 전투에서 승리하기도 하며 포식자의 공격에 일부 개체들이 제거되어도 남은 개체들이 세대를 잇기도 했죠.

 

그리고 정보 처리와 집단생활의 발달은 커뮤니케이션 도구와 역할분담을 강화하여 사회체제가 만들어지게 되었어요.

 

대부분의 생명체에서는 위와 같은 생존전략으로 강화된 독특한 특성이나 개성을 선대에서 후대로 유전 시스템을 통해 전달해 나가요. 세대 간에는 돌연변이가 생기기도 하고, 여러가지 특성들이 발현되기도 하는데, 그 전달을 맡은 것이 염색체 혹은 미토콘드리아의 DNA와 신체 내 화학적 네트워크였어요.

 

그러나, 정보처리가 극도로 발달한 인간사회에는 후세로 전달되어 개체의 특성이나 개성을 만들어주는 시스템이 또 하나 있어요. 그것은 문화예요.

 



 

 

#사회적 DNA로서 문화

 

문화는 태어나 부모 혹은 집단 내에서 양육되며 교육받고 경험을 하며 축적되는 일종의 성장환경이 되었어요. 집단 내의 사람들이 겪고 자란 이러한 환경은 해당 집단이 전쟁이나 민족 이동 같은 큰 변혁을 겪지 않는 한 대부분 그 후손에게도 유사하게 전달되죠.

 

때문에 하나의 집단에서 자리잡은 문화는 오랫동안 그 집단에서 대대로 유지돼요. 개체의 특성이 후세에 전달된다는 점에서 일종의 사회적 DNA라고 할 수 있겠어요.

 

일반적으로 현대인의 DNA는 약 10만~1만 년 전에 형성되었다고 해요. 이 시기는 구석기시대 말로부터 신석기로 전환되던 때이고, 수렵과 채집만 하던 인류의 일부가 농경과 건축을 시작하던 때예요. 이 시기 각 지역별 환경에 적응한 DNA가 현시대 인류에게 영향을 주고 민족적 국가적 개성에도 자국을 남기고 있어요.

 

1만 년은 인류가 400~500세대는 지나야 하는 시간이에요. 그 정도의 세대교체가 진행되어야 DNA에 특성이 안정화되고 변화가 온다고 볼 수 있죠. 또한 화학적 네트워크는 DNA에 비해 비교적 변화가 빠르다고 알려져 있어요. 섭취하는 음식이나 생존 환경이 화학적 네트워크 내 존재하는 단백질 및 효소, 그리고 DNA 형질 발현 등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사회적 DNA는 생물학적 DNA나 화학적 네트워크에 비해 훨씬 빠르게 변화할 수 있어요. 한 세대를 지나면서도, 사회적 변화나 교육 환경의 변화가 사회적 DNA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죠.

 

사회적 구성이나 요소는 집단 형성에서 시작합니다(출처:EBS 수능 강의)

 

기독교 기반의 사회적 DNA를 가지고 있던 동로마제국의 콘스탄티노플 사람들만 해도 그래요. 이슬람 제국 오스만 투르크의 도시가 되며 달라진 환경의 영향으로 사회적 DNA에 변화를 겪게 되었어요. 북아프리카의 지중해안 주민들은 해양 상업문명 페니키아로부터 로마시대, 이슬람시대, 프랑스령을 거쳐 지금의 민주국가 튀니지에 이르기까지 수없이 많은 변화를 겪기도 했죠.

 

생물학적 DNA에 비해 그 변화가 빠른 사회적 DNA는 지구촌 각 국가의 지역 혹은 민족 별로 독특한 성향이나 패턴을 야기하게 되죠. 거주하게 된 자연환경, 농경의 도입, 농경의 형태, 주변 타 집단과 투쟁 혹은 협력 관계, 집단 간의 병합 등이 사회적 DNA의 차이를 유발해요.

 

대규모 농경사회나 고대국가 탄생 등은 대부분의 인류에게 1만 년 전보다는 한참 이후에 벌어진 일이에요. 이러한 사건 등도 인간의 DNA 변화에 기여했을 거예요. 그런데, 사회적 DNA는 이러한 사건들에 매우 강력한 영향을 받았고 상대적으로 빠른 변화가 진행되었어요. 이는 지구촌 각 지역 별 거주민들이 서로 다른 사회적 DNA가 형성되도록 만들었어요.

 

수렵과 농경 사회의 차이는 어떤 결과값을 만들었을까요?

 

약 2,000년 전, 한반도 남부에는 진이라고도 불린 삼한의 세력이 있었어요. 그 중에서도 백제국, 목지국, 건마국 등은 마한의 핵심 국가들이었지요. 이 국가들은 농촌사회의 백성들과 그들을 지배하는 북방 고조선과 고구려 유민 지도자들로 이루어졌어요.

 

오랜 옛날부터 먼저 자리잡고 살던 농촌사회의 평민들과 북쪽의 거친 경쟁 속에 살아남은 지도계급이 하나의 집단을 이루어 강력한 권력국가를 이루었고, 그 결과 농촌 부족 세력으로만 구성되었던 주변 세력들을 압도하고 마한의 중심세력으로 발전해 나갔어요. 진한의 사로국 역시 비슷한 역사를 가지고 있고요.

 

이는 중국대륙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형태였어요. 소수의 북방 이민족 지배계급과 다수의 남방 농촌사회가 오랫동안 한 국가를 이루고 살아갔어요. 중국의 첫 고대국가였던 상나라조차도 상업 중심의 이동형 부족이 농경 중심의 정착형 부족들을 지배하는 권력구조로 보여요.

 

부족이나 국가 단위에서 발생하는 사회적 DNA의 차이는 지구촌 각 지역에서 발생하는 문화에 다양성을 만들어 주게 돼요. 그리고, 결과적으로 그 지역들마다의 [덕후] 세계에 크나큰 차이를 남기게 되지요.

 

그런데, 같은 집단 안에서도 구성원 간에 이러한 차이가 발생하고, 이 차이가 사람의 성향에 영향을 주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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