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X 티어인데, 티어 올리려면 어떤 챔피언을 해야 하나요?’
개인 방송을 즐겨보는 시청자들이나 진행자에겐 귀에 익을 정도로 들리는 질문일 겁니다. 어떤 방송을 찾아보더라도 이 질문이 없었던 곳을 찾기가 힘들 정도였으니까요. 그만큼 티어를 올리고 싶은 마음이 간절한 유저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진행자가 알려주기 어렵습니다. 각자가 가진 개성과 취향이 다르기 때문이죠. 즉 성격, 취향등이 다르고 애정이 가는 챔피언도 다른데 특정 챔피언을 추천받았다고 해서 골드나 플레티넘 혹은 그 이상의 티어를 달성하는 것이 쉬워질 것이라는 믿음은 이루어지기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티어를 올리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주보국 필자(Amitis), 편집= 디스이즈게임 김승주 기자
# 멘탈이 무너지지 않는 것이 승리의 0번째 조건
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멘탈입니다. 단언할 수 있을 정도로 중요하죠. 멘탈은 솔로 랭크 뿐 아니라 최상위 실력대부터 프로 레벨의 경기에서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실제로 멘탈이 무너지는 순간부터는 알고 있던 지식이나 잡기술을 제대로 쓸 수 없는 상태가 되기 때문에 승리하기 위해선 멘탈이 무너지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하지만 다양한 개인방송을 통해서 보거나 랭크게임에 참여해 보면 금방 알 수 있듯이 멘탈은 미니언이 나오기도 전에 깨지는 경우도 허다했습니다. 밴픽단계에서 혼자 멘탈이 무너지는 장면도 있을 정도였으니까요. 이미 게임을 지고 시작한 경험은 결말 또한 유쾌한 적이 없을 겁니다.
필자의 랭크 게임에서 등장한 실제 상황. 게임은 당연히 졌다.
멘탈이 무너지는 이유는 정말 다양하겠지만, 모든 사건 사고에 존재하는 원인도 존재합니다. 바로 채팅입니다.
일반적으로 멘탈이 부서지는 장면은 채팅으로 시작하는 경우가 열에 아홉이었죠. 이유도 다양했습니다. 후순위 픽으로 하고 싶은데 아군이 안 바꿔준 경우, 전판에 피오라가 9데스로 게임을 망쳤는데 다음 판에 또 아군 피오라를 보고 닉네임을 물어보거나 혹은 추리해 보니 같은 유저일 것 같은 기분에 혼자 멘탈이 무너지는 경우 등 셀 수 없이 나열할 수 있습니다.
가만히 게임을 잡고 픽 순서를 기다렸던 다른 유저들은 이 상황에서 두 손을 모으고 평소 다니지 않던 교회나 절의 수장들에게 기대어 볼 수밖에 없는 웃픈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죠.
최근 13.4 패치로 등장한 '채팅 끄기' 기능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면 멘탈을 건강하게 유지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차라리 채팅을 안보는 것이 더 도움이 될 수 있으니까요.
스스로 채팅을 자제하기 어렵다면 이 기능을 적극적으로 활용해보자 (출처: 라이엇)
또한 심리학적으로 멘탈이 무너졌음을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을 통해 자신을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멘탈이 무너진 다른 아군은 우리 손으로 다스릴 수 없으니 우리의 멘탈이 무너졌는지 파악하고, 혹 흔들리고 있다면 과감하게 닷지를 활용하거나 랭크를 멈춰야 합니다. 아래의 표를 통해 질문에 부정적인 답변이 많은지 파악해 승률을 관리하면 높은 티어에 보다 빠르게 도달할 수 있을 겁니다.
멘탈이 무너졌는지 판단해보는 질문
- 사소한 일에 금방 짜증이 올라온다. (ex. 픽을 왜 이렇게 늦게 해, 게임이 왜 이렇게 안 잡혀 등)
- 모든 행동이 귀찮아진다. (ex. 물 뜨러 가는 것도 귀찮아질 때)
- 부정적인 코난이 된 것 같다. (ex. 니달리 정글이네? 게임 졌다 등)
# 멘탈이 잡혔다면, 이제는 자기 객관화에 집중하자
지난 25일 LCK 경기인 T1과 KT의 경기에서 승리한 T1의 서포터 ‘케리아' 류민석 선수가 했던 경기 후 인터뷰는 많은 랭크 게임 유저들의 심금을 울렸습니다.
"당신은 케리아가 아니고 당신의 팀은 T1이 아니다" (출처: LCK)
이 멘트는 솔로 랭크를 관통하는 말이었습니다. 이들의 대부분은 LCK나 다른 대회를 보고 난 후 솔로 랭크에 들어가 영감을 받았던 챔피언을 선택하고 게임에 들어가서 'LCK라서 가능했구나'를 패배를 통해 깨닫게 됩니다. 점수는 자연스럽게 떨어지게 되죠.
‘케리아' 류민석의 서포터 케이틀린으로 시작된 데이터를 잠깐 살펴봅시다. 몇 달 전만 하더라도 케이틀린은 원거리 딜러로만 쓰이던 상황이었지만 케이틀린 서포터를 대회에서 선보인 후로 꽤 많은 유저들이 이를 따라 쓰기 시작했습니다. 결과는 OPGG에 기록된 데이터처럼 매우 처참했죠.
서포터 케이틀린 티어별 승률은 40% 초반에 머무르고 있다.
영감을 받고 곧장 협곡으로 달려가는 유저들은 객관적으로 프로만큼 재능이 있고 그들만큼 새로운 픽에 대해 얼마나 철저한 연구를 진행했는지 반문할 필요가 있습니다. 알 것 같은 기분과 좋아보인다는 느낌만으로는 한 단계 위 티어의 유저를 따라잡는 것도 힘든 상황이라는 이야기입니다.
또 협곡에서 티어를 올리는데 반드시 챔피언 풀이 넓을 필요가 없다는 점도 중요합니다.
롤은 지금도 수많은 챔피언이 존재하고 앞으로도 계속 새로운 챔피언이 등장할 겁니다. 하지만 출시될 챔피언을 “꺼내야 할 수 있어야 한다"에 대해서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죠. 새로운 챔피언이 나와 맞는 챔피언이라면 사용하는 것이 좋겠지만 나와 맞지 않는다면 과감하게 상대하거나 아군에 있는 경험만으로 충분합니다. 랭크 게임은 팀에 맞추는 전략이 효과적이지 않은 환경이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처음 본 사람의 특성을 밴픽 단계에서 파악하고 그 플레이어에 맞춘다는 것이 더 이상하죠.
티어를 올리기 위해서는 챔피언 하나만 잘 다룰 수 있더라도 충분합니다. 아이러니하게도 넓은 챔피언 풀이 티어를 올리는데 방해가 되죠.
특정 챔피언을 플레이하면서 쌓이는 경험은 사용했던 그 챔피언이 있기 때문에 얻어지는 경험입니다. 그 챔피언이 없다면 다른 상황이 있었을 거란 얘기로 해석할 수 있죠. 실제로 챔피언 장인 랭킹을 살펴보면 대다수 유저가 좋은 평가를 내리지 않는 챔피언임에도 불구하고 높은 실력대에 있는 것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점도 이를 뒷받침합니다.
OPGG 티모 장인랭킹 1위 유저의 챔피언 풀
또한 롤의 특성상 이전 경기에서 얻은 교훈을 바로 다음 게임에 적용하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똑같은 상황이 연달아서 나올만큼 협곡이 단순하지 않으니까요. 따라서 여러 챔피언으로 경험을 쌓는 행동은 티어를 올리는 목적에는 그다지 효과적이지 않습니다.
이처럼 자기 객관화를 통해 나와 잘 맞는 챔피언을 찾고 적절한 노력을 뒷받침할 수 있다면 원하는 티어까지 성장하는데 가장 적은 시간을 할애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