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올해의 인디게임은 무엇이 있을까요?
매년 독창적인 게임 콘텐츠를 소개하는 '글로벌 인디 게임제작 경진대회(이하 GIGDC)가 올해에도 진행되었습니다.
GIGDC는 한국콘텐츠협회와 게임개발자협회가 직접 주관하는 게임 공모전입니다. 수상자에는 '대상'의 수상자에게는 500 만원의 상금과 함께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이 수여됩니다. 그렇기에 이 공모전에서 입상한 게임은 '국가대표 인디게임'이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TIG에서는 올해 GIGDC에서 수상한 스무 곳의 개발팀의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오늘 소개할 개발자는 경기게임마이스터고등학교 2학년 '홍형민 학생'입니다. 이번 GIGDC에 1인 팀을 꾸려 출전한 홍형민 학생은 '탑뷰'와 '사이드뷰'를 전환하며 전투할 수 있는 <디멘사이트>를 기획하여 기획부문 중고등부 동상을 수상했습니다.
아직 게임은 개발 전이지만, GIGDC 홈페이지에 올라온 기획서에는 재기발랄한 상상력이 가득했는데요. '탑뷰' 상태에서는 피할 수 없던 앞뒤에서 동시에 날아오는 탄막을 '사이드 뷰'로 전환한 후 점프하여 파훼하는 등 기존에서 볼 수 없던 참신한 내용도 있었습니다.
◎ 게임명: <디멘사이트>
◎ 개발사: 홍형민
◎ 장르: 로그라이크 액션
◎ 플랫폼: PC
◎ 게임소개: 일반적인 2D 액션게임의 시점은 탑뷰, 사이드뷰, 쿼터뷰 등 하나의 형태로 고정되어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기획단계에 있는 <디멘사이트>에서는 그 고정관념을 버리고 '탑뷰'와 '사이트뷰' 두 가지 시점을 바꿔가겨 진행할 수 있습니다. 그에 따라 게임속 오브젝트의 형태와, 조작법이 달라집니다.
플레이어는 이 '시점 변환' 시스템을 통해 독특한 방식으로 전투를 펼칠 수 있습니다. 사이드 뷰 상태에서는 점프만으로는 올라가기 힘든 언덕 지형을 탑뷰로 전환하여 평면으로 만든다든지, 탑 뷰 상태에서는 돌파하기 힘들었던 적의 탄막을 사이드 뷰로 전환한 뒤 점프하여 피할 수 있습니다.
◎ 수상경력
- 2023 GIGDC 기획부문 중고등부 동상
Q. 자기 소개 및 수상작 소개 부탁드립니다.
A. 홍형민 기획자: 안녕하세요. 저는 경기게임마이스터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홍형민이라고 합니다. 이번 GIGDC의 기획 부문에서 동상을 수상했어요.
우선 <디멘사이트>는 모두 마왕 성이라는 배경 안에서 진행돼요. 마왕성은 총 4층으로 구성되어 있고요. 각 층에는 특정한 클리어 조건이 존재하고 그 클리어 조건을 만족하기 전까지는 무작위 맵이 반복적으로 생성되고, 게임의 플레이어는 그 맵들을 탐험하게 돼요. 클리어 조건을 달성하면 보스 스테이지로 이동하고 보스를 쓰러뜨려야만 다음 층으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전투는 기본적으로 마우스의 왼쪽 버튼을 클릭하여 공격할 수 있고요. 그리고 캐릭터의 조작 방식이 시점에 따라 결정돼요. 사이드뷰의 경우 A, D키로 좌우 이동, W로 점프, S로 하단 점프를 할 수 있고요. 탑뷰의 경우 WASD로 상하좌우 이동을 할 수 있어요. 가장 중요한 시점 변경 버튼은 Shift키랍니다.
Q. 인디게임의 개발은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어요?
A. 홍형민 기획자: 제가 지금보다 더 어릴 때 <바운스볼>이라는 모바일 게임을 즐겨 했어요. 게임에는 개인이 자신만의 맵을 만들 수 있는 '맵 메이커' 기능도 있었는데요. 시간이 날 때마다 맵을 만들고 놀았어요. 그러다 보니 '맵 대신에 진짜 내 게임을 만들어 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었고요. 그때를 기점으로 개발과 기획을 배우고 시작하게 되었던 것 같아요.
Q. 수상작 <디멘사이트>를 개발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A. 홍형민 기획자: 평소에 여러 2D 게임들을 즐겨해요. 플레이하다 보면 늘 드는 생각이 '왜 게임의 시점은 고정되어야만 하지?'였어요. 그래서 레퍼런스를 조사하다가 여러 시점을 활용하는 게임들을 몇가지 알게 되었는데, 모두 퍼즐 장르더라고요. 저는 퍼즐이 아닌 전투가 강조되는 게임을 만드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그 길로 <디멘사이트>의 기획을 시작하게 되었어요.
Q. <디멘사이트>를 개발하면서 특별히 어려웠던 점이 있나요?
A. 홍형민 기획자: 시점이 바뀌면 그에 따라서 오브젝트들도 바뀌는 게 당연하잖아요. 이 시스템 때문에 게임을 만드는 저 조차도 헷갈리더라고요. 앞서 말했듯이 시점이 여러 번 바뀌는 전투가 특징인 게임이 거의 없어서 참고할만한 자료도 찾기 힘들었고요. 최대한 플레이어들에게 잘 와닿을 수 있도록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이때, 유사한 시스템을 가진 <FEZ>라는 게임을 참고했어요. <디멘사이트>와 완전히 같은 메커니즘은 아니지만, 2D와 3D를 전환할 수 있고 그를 활용해서 퍼즐을 풀어나가는 게임이에요. 시점을 바꾸는 시스템을 기획할 때 가장 많이 참고한 게임이에요. 게임의 플레이 방식은 <던그리드>나 <더 바인딩 오브 아이작>등에서 영감을 받았고요.
Q. <디멘사이트>는 시점이 '탑뷰'와 '사이드뷰' 두 가지예요. 여러 각도 중 두 가지를 선택한 이유가 있나요?
A. 홍형민 기획자: 우선, 게임 디자인에 대해 처음 생각했을 때 3D는 시야의 전환이 상대적으로 의미가 없을 것 같았어요. 그래서 주요 그래픽이 2D로 설정하게 되었어요. 이후 전투 중심의 액션 게임에는 '탑뷰'와 '사이드뷰'가 주로 사용된다고 느껴졌고 두 시점을 섞어보기로 한 거예요. 사실 두 시점은 카메라를 위에서 두고 보는 것과, 옆에서 두고 보는 것의 차이여서 시점을 바꾸는 연출이 자연스러울 것 같았고요.
Q. 마왕과 마왕의 성을 적으로 설정한 이유는 있을까요?
A. 홍형민 기획자: 오래된 클리셰인 마왕과 마왕성을 역으로 이용해보고 싶었어요. 굉장히 유구하게 바뀌지 않은 설정 중 하나인데 미래적인 디자인을 부여하면 상당히 독특한 요소로 작용할 것 같았거든요.
Q. 수상 이후 <디멘사이트>는 어떻게 보완되고 있나요?
A. 홍형민 기획자: 사실 이번 공모전에 제출했던 기획서를 다시 살펴보니 여러모로 부족한 부분이 많아서요. 이대로 남겨두면 아쉬울 것 같아서 추가적으로 보완을 하고 있어요. 가능하면 혼자서든 팀을 꾸려서든 <디멘사이트>를 실제로 개발하고 싶어요.
초기 기획안을 다시 보니 제가 로그라이크 장르에 대해서 너무 단편적으로 생각하고 있었더라고요. 장르의 핵심 사항이라고 '무작위적인 요소'는 넣었지만 다른 특징들은 거의 찾을 수 없었어요. 그래서인지 너무 '운빨 게임'처럼 느껴지더라고요.
그래서 현재는 각 플레이마다 계속해서 계승되는 요소인 '차원 흔적'이라는 자원을 추가해보고 있어요. 이 자원은 패배한 주인공이 성에서 도망치다 남긴 흔적이라는 설정이고요. 플레이어는 이 자원을 통해서 기본적인 능력치와 새로운 능력을 추가하고 강화할 수 있어요. 자원의 개수는 전투에서 사용한 차원 변환의 횟수와 비례하고요. 이렇게 수정되면 다회차 플레이의 만족감과 차원 변환의 중요도가 동시에 올라가게 될 것 같아요.
그 외에도 상세한 장비 및 몬스터들이나 새로운 시스템도 추가할 예정이에요.
Q. 게임 공모전 혹은 전시 참여 경험이 있나요? GIGDC에 대한 참여 소감을 듣고 싶어요.
A. 홍형민 기획자: 사실 공모전에 출품한 것은 처음이에요. 기획한 내용을 세상에 공개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평가받는 경험은 흔치 않으니까요. 무엇보다도 이번 기회를 통해 제가 부족했던 점을 알게 되어서 예전보다 조금 더 성장한 것처럼 느껴져요. 그래서인지 행사측에서 참가작이 어떤 면에서 점수를 얻고 잃었는지에 대한 심사평을 알려주면 더욱 좋을 것 같아요. 그렇게되면 수상자도 탈락자도 모두 성장할 수 있게 될 것이고, 참가자들이 더욱 훌륭한 인재가 되지 않을까요?
Q. 향후 계획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A. 홍형민 기획자: 학교 공부를 열심히 해서 멋진 게임 기획자가 되고 싶어요. 만약 가능하다면 내년 GIGDC에도 참가하고 싶어요.
현재 학교에서 게임 기획에 대해 배우고 있어요. 학교에서 배운 지식이 없었다면 이번 결과물도 보지 못했을 거예요. 학교에서는 기본적인 문서 작성법이나 게임 기획의 분류, 그리고 각각을 어떻게 작성해야하는지를 배웠어요. 그리고 <디멘사이트>의 기획서도 그를 바탕으로 작성되었고요.
어른이 되면 카드를 활용한 덱빌딩 장르의 게임을 만들고 싶어요. 실물 카드 게임이나 컴퓨터 카드 게임도 좋고요. 특별한 이유가 있는 건 아니고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장르여서요. 아마도 제 인생을 갈아 넣었다고도 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이 했거든요.
Q. GIGDC 예비 참여자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A. 홍형민 기획자: 솔직히 저도 수상할 거라는 기대는 하지 않아서 얼떨떨합니다. 공모전에 도전하고자 하는 마음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시도해 볼 가치가 있다고 봅니다. 저처럼 한 단계 성장한 걸 느낄 수 있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