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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게임] '벽짓고 살아남기' 생각나게 하는 화제의 인디게임

카타클리스모

에 유통된 기사입니다.
김승주(사랑해요4) 2024-08-07 14:30:53

디스이즈게임이 새로운 연재를 시작합니다.


'방구석 게임 클럽'은 곳곳에서 활동 중인 게임 리뷰어·유튜버를 초청해 게임에 대한 여러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입니다.


게임에 대한 리뷰가 될 수도 있고, 특정 주제에 대한 칼럼이 실릴 수도 있습니다. 디스이즈게임은 이 클럽이 장기적으로 함께 대화하는 담론장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방구석 게임 클럽'의 문은 활짝 열려있습니다.


중세 버전 '벽 짓고 살아남기'


<스타크래프트>에는 유명 유즈맵 '벽 짓고 살아남기'가 있다. 방어하기 좋은 지형으로 이동해 벽을 짓고 몰려오는 적을 막으며 최후까지 생존해야 하는 유즈맵이다. '벽 짓고 살아남기' 시리즈는 이해하기 쉬운 직관적인 시스템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시간을 보내기 좋았기에 상당히 유행했다.

이런 장르의 게임은 보통 디펜스 게임이라 불린다. 다만, 게임의 구조가 단순하다는 것은 그만큼 쉽게 질릴 수 있음을 의미한다. 단순히 벽을 짓고 적을 막으며 버티기만 하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면 소위 말해 '우주 방어'가 가능해지는 순간부터 적을 하염없이 기다리며 시간을 보내는 게임이 되어 버린다. 반대로 난이도를 올리기 위해 적의 스펙을 강화하면 너무나 불합리해질 수 있다.




그래서 디펜스 게임은 재미 창출을 위해 너무 귀찮지 않은 수준에서 플레이어에게 전략 실행과 판단 등 끝없는 개입을 요구하는 것이 중요하다. 방어 진지 바깥에 생성되는 적의 둥지를 부숴야 한다거나, 고급 자원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기지를 확장하고 수비 범위를 넓혀야 한다거나, 의도적으로 플레이어가 건물을 설치할 수 있는 범위를 좁게 해 효율적으로 건물을 배치할 수 있는 계획을 잘 짜도록 요구하는 경우가 그렇다.

최근, 스팀 디펜스 게임 축제에서 주목받은 <카타클리스모>는 이런 부분에서 '압도적 긍정적' 평가를 받으며 확실한 가능성을 보인 게임이다. 인간이 알 수 없는 에너지에 노출돼 변이한 괴물과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버틸 수 없는 안개가 세상을 덮은 중세풍 세계관 속에서, 플레이어는 자신의 마을을 건설하고 몰려오는 괴물로부터 버텨야 한다. 여기에 '건축' 요소를 덧붙임으로써 나름의 차별화도 더했다.

아직은 '얼리 액세스'지만 높은 가능성을 가진 게임 <카타클리스모>를 알아본다. /김승주 기자


​게임명: 카타클리스모 (Cataclismo)

장르: 전략, 기지 건설, 시뮬레이션, 경영, 디펜스

플랫폼: PC(스팀)

개발사 / 유통사: 디지털 선 / 후디드 홀스

출시일: 2024년 7월 22일 (얼리 액세스)

스팀 이용자 평가: 매우 긍정적 (1,600 개)



# 말 그대로 벽 짓고 살아남기

<카타클리스모>의 구조 자체는 다른 디펜스 게임과 유사하다. 맵 곳곳에 위치한 나무, 광물 등의 자원에 채집 건물을 설치하고, 이를 기반으로 인구를 확장할 수 있는 집을 짓고, 병영과 방어벽을 지어 밤마다 몰려오는 괴물을 막으면 된다.


게임의 페이즈는 낮, 황혼, 밤으로 나뉜다. 비교적 안전한 낮에는 맵을 탐험하며 자원을 채취하고, 황혼이 되면 밤에 적들이 몰려오는 경로가 안내된다. 밤 동안 몰려오는 적들로부터 기지 한가운데의 성채를 지켜내면 다시 낮이 되며 기지를 확장해 나가는 식이다. 밤에는 자원 채취가 진행되지 않기에 낮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기서 다른 게임과 <카타클리스모>의 차이점이라면 <마인크래프트>가 생각나게 하는 모듈형 건설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도시를 보호할 벽은 돌과 나무로 이루어진 부품을 플레이어가 직접 설치해 건설해야 한다. 


플레이어가 직접 블록을 깔아 벽을 만들어야 한다.

밤에는 적들이 몰려온다.

벽은 높게 올릴수록 단단하며, 여기에 창문을 설치해 위치한 방어 유닛의 사거리를 늘리거나 깃발을 배치해 공격력을 증가시킬 수 있다. 유닛은 높이에 따라 대미지 보너스를 받기도 한다. 올라갈 계단도 플레이어가 직접 건설해야 한다.


인구를 늘려 주는 건물이나 자원 채집소는 반드시 중앙 성채로 향하는 경로가 있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공기'라는 자원이다. 설정상 공기가 오염된 세계관이기에 별도의 채집 건물을 지어 신선한 공기를 모아야 병력을 생산하고 건물을 건설할 수 있다. 신선한 공기를 생산하는 건물은 높은 곳에 지어야 효율이 높으며, 서로 간에 가깝게 설치할 수 없다.



따라서 플레이어에게 주어진 자원과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벽은 최대한 높게 지으며, 배치한 유닛이 최대한 보너스를 얻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벽 안의 공간에서는 높은 곳에 설치할 공기 수집 건물을 짓고 서로 겹치지 않게 성채로 향하는 경로를 배치해 줘야 하는데, 아무래도 수직적으로 쌓아 올리는 것이 공간 활용에 있어 효율적이다 보니 마치 중세 마천루와 같은 건물이 만들어지곤 한다.

이렇게 플레이어가 공간을 최대한 활용해 벽돌과 나무를 하나하나 쌓아 올리며 마을을 건설하는 것이 <카타클리스모>의 핵심이자 차별점이다. 플레이어가 설계한 건축 구조를 '청사진'으로 저장해 자원만 허용한다면 언제든지 다시 지을 수도 있으며, '스팀 워크샵'을 통해 남들이 공유한 청사진을 사용할 수도 있다.


워크샵을 통해 타인이 만든 청사진을 활용할 수 있어 편리하다.


때로는 건축을 탐험에 이용해야 한다. 
낭떠러지 사이를 다리로 잇거나, 고지대로 올라가기 위해 구불구불한 계단을 만드는 식이다.

잘만 하면 꽤 멋진 건축물을 만들어 낼 수도 잇다.


# 캠페인과 유저 창작 콘텐츠


<카타클리스모>에는 <워크래프트 3> 등의 게임이 생각나게 하는 캠페인 콘텐츠가 존재한다. 캠페인 콘텐츠는 최후의 국가 '호가든'의 '아이리스'라는 학자를 주인공으로 괴물의 근원을 밝히기 위해 이곳저곳을 탐험하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캠페인은 게임 내의 병종 활용법이나 도시 건설 등을 알려 주는 튜토리얼과 같은 역할을 맡으며, 때로는 이미 건설된 도시를 지키거나 보스를 상대해야 하는 등 색다른 방식의 플레이를 시도하기에 나름의 재미가 있다. 얼리 액세스기에 아직 완성되지는 않았지만 보통 이런 디펜스 게임이 목적이나 서사가 부족한 경우가 많다는 것을 생각하면 상당한 강점이다.

플레이어의 창의성이 중요한 게임인 만큼 유저가 직접 창작하는 콘텐츠도 준비되어 있다. 맵을 직접 만들어 공유할 수 있으며, 이를 의도한 것인지 캠페인에는 부가 임무로 '타워 디펜스'가 생각나게 하는 모드가 존재한다. 플레이어가 벽을 짓고 마을을 건설할 필요는 없지만, 일정한 경로를 따라서 오는 적을 유닛을 배치해 막아내야 한다.


타워 디펜스와 같은 서브 캠페인

강력한 보스와 맞서야 하는 경우도 있다.


전체적으로 이런 방향성을 봤을 때 <카타클리스모>는 아직 얼리 액세스지만 상당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물론 출시 초기인 만큼 병종이 그다지 많지 않고, 캠페인 콘텐츠도 적으며, <데이 아 빌리언즈> 처럼 적들이 한꺼번에 엄청난 물량으로 몰려오는 등 디펜스류 게임의 '강렬한 맛'까지는 없다.

하지만
 적절한 업데이트가 보완되면 상당히 장수할 수 있는 게임이라는 인상이다. 한글화도 되어 있으니 '벽 짓고 살아남기'나 <데이 아 빌리언즈> 같은 디펜스류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추천할 만하다.



김승주 (기자)


디스이즈게임에서 필자로 활동하다 기자까지 됐다. 남들이 다루지 못한 주제를 이야기하는 것을 제일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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