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PS3와 Xbox360용으로 발매된 <스트리트 파이터 4>로 인해 국내 조이스틱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특정 제품은 품귀 현상까지 빚어지고 있으며, 게이머들이 직접 조이스틱를 제작하는 단계까지 이르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는 <스트리트 파이터 4>용 수입 조이스틱은 PS3용이 14만 원, Xbox360용이 12만 원이다. 해외 가격은 보통 7,300 엔, 80 달러 수준이지만 환율 급등으로 인해 국내 가격이 급상승한 것이다. 일부 유저들은 폭리를 취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실제로 최근 환율을 적용시켜 보면 10만 원을 훌쩍 넘는다.
조이스틱 유통 업체의 한 관계자는 "정식 수입품은 당일에 이미 매진됐고 조만간 재입고될 예정이다. 제품 가격은 올라갔지만 사실 우리는 남는 것도 없다"고 밝히고 있다.
고수가 아닌 일반 게이머들은 콘솔용 패드로 완벽한 기술 구사에는 부담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특히 아케이드 버전이 있는 <스트리트 파이터 4>의 경우 오락실에서 플레이하는 느낌을 그대로 살리기 위해 많은 유저들이 조이스틱을 찾는 추세다.
PS3용 조이스틱은 국내 여러 제작업체들의 제품이 출시되고 있고 가격도 3~4만원 대를 유지하고 있어서 공급에 큰 문제가 없다. 듀얼쇼크나 SIXAXIS 등 특별한 특허가 포함된 것이 아닌, PS3와 호환되는 일반적인 버튼 신호를 USB를 통해 보내는 제품을 개발·판매하는 것은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문제는 Xbox360용에서 발생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는 Xbox360용 조이스틱은 정식 라이선스를 받아 제작한 일본 호리(HORI)의 제품 뿐이다. 미국의 매드캣츠(Madcats)에서도 제작되고 있지만 정식 수입은 되고 있지 않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주변기기 인증 제한 정책에 따라 오직 두 업체만이 생산하고 있기 때문에 공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것이다. 일본과 미국, 두 지역을 제외한 기타 지역은 시장성의 부족으로 인증 승인이 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Xbox360용 조이스틱을 이용하려면 기존에 유통되던 제품이나 호리의 정식 수입품, 혹은 중고 제품을 구해야 한다. 하지만 <스트리트 파이터 4>의 국내출시가 임박하면서 기존에 유통되던 콘솔용 정식 수입품들이 시장에서 자취를 감췄고, 유저들은 <스트리트 파이터 4>용 정식 수입품만을 선택해야 한다.
각종 포털 사이트에서도 개조 방법을 쉽게 검색할 수 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Xbox360용 유무선 패드를 분해, 조이스틱으로 직접 개조하는 유저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이미 갖고 있거나, 저렴한 중고 패드를 구입, PC용이나 PS2용 조이스틱을 활용해 Xbox360용으로 개조하는 것이다. 현재 각종 콘솔 게임 커뮤니티나 블로그에서는 개조 방법이나 노하우를 공유하는 모습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심지어 만들 시간이나 기술이 부족한 유저들을 위해 조이스틱 개조 대행까지 등장했다. 이런 개조 대행은 커뮤니티에서 개인적으로 신청받는 것은 물론 오픈마켓을 통해서도 버젓이 이뤄지고 있다. 이마저도 원하는 유저는 많지만 공급이 적어 가격이 하루 단위로 뛰기도 하고 품절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시중 제품을 Xbox360용으로 개조해 판매하는 업자가 오픈마켓에도 등장했다.
과거 <데드 오어 얼라이브 4> <버추어 파이터 5> <소울 칼리버 4>가 등장했을 때도 이와 비슷한 이슈가 있었지만 환율 안정으로 정품 가격이 7만 원 수준을 형성해 스틱 개조는 큰 이슈가 되지 못했다.
하지만 <스트리트 파이터 4>의 폭발적 인기와 환율 폭등으로 인한 제품 가격 상승 이슈가 합쳐지면서 조이스틱 대란에 빠진 것이다. 여기에 조이스틱 물량 부족까지 겹치면서 이러한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