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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LCK] '주장의 무게'로 들여다보는 서머 시즌 1라운드

MVP 지표로 알아보는 리더와 팀원의 중압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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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영(Beliar) 2022-07-12 14:48:19
Beliar (장태영 기자) [쪽지]
[스토리텔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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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K] '주장의 무게'로 들여다보는 서머 시즌 1라운드

MVP 지표로 알아보는 리더와 팀원의 중압감

독일의 축구 영웅이자 그라운드의 카이저 ‘프란츠 베켄바워(Franz Beckenbauer)’는 이런 말을 남겼다. “압박을 이겨내지 못하면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You can’t get anything if you can’t overcome the pressure).”

축구는 90분 동안 압박과 탈압박이라는 전쟁 속에서 만들어진 스코어로 승부를 가린다. 몸으로 부딪히는 피지컬 적인 압박 못지않게, 90분이라는 시간과 상황이 일으키는 멘탈 압박은 선수를 극한까지 몬다. 베켄바워가 위대한 선수로서 ‘황제’라는 별칭을 얻게 된 계기는 경기에서 보여준 발군의 역량 못지 않게, 극한에 몰려 있는 선수단의 정신을 하나로 응집해낸 놀라운 리더쉽도 크게 자리했다.

LCK 서머 1라운드도 이번 주를 끝으로 막바지에 접어들고 있다. 플레이오프 권에 자리한 팀들은 저마다 강점을 살리고 약점을 가리는 운영으로 단단한 플레이를 보여주고 있지만, 소위 ‘가을 롤’과 제법 거리가 멀어진 팀들에겐 반대의 상황이 보이고 있다.

위기에 처할수록 강점은 가려지고, 약점은 부각되는 악몽 같은 운영이 망망대해에서 끝없이 표류하듯 반복되고 있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플레이오프권 바깥 팀들의 주장을 주목해보고자 한다. 위기 상황에서 중심을 잡을 선수는 미드 라이너도, 서포터도, 핵심 오더도 아니다. 팀원과 감독이 함께 선정한 주장이다.

그들의 영향력을 측정할 수 있는 여러 인 게임 지표들이 존재하지만, 게임 전반에 미친 영향력을 외부에서 바라본 시선인 MVP POINT를 통해 주장들의 활약상을 살피고 팀 상황을 진단해보고자 한다. /장태영(Beliar)​ 필자, 편집= 디스이즈게임 김승주 기자 

 

 

본 콘텐츠는 디스이즈게임과 오피지지의 협업으로 제작됐습니다.

# LCK에도 엄연히 존재하는 10명의 주장

 

먼저, 최근 스포츠에서는 주장(Captain)보단 라커룸 리더(Lockerroom Leader)가 더 주목받고 있다. 인위적으로 선정한 주장보다는 선수와 감독, 그리고 코칭 스태프의 선망을 두루 받을 수 있는 뚜렷한 존재가 더 팀을 일치 단결시킬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하지만 여전히 축구를 비롯한 대표적인 스포츠에서는 주장의 중요성을 떠올린다. 팀을 응집시켜, 경기력을 증진시킬 수 있는 인-게임 내 감독의 역할이 곧 주장의 몫이라는 믿음이 있어서다.

LCK 역시 이와 같은 주장을 수용한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매 시즌마다 팀 별로 주장을 선출 및 공개하고 있다. 대외적으로 주장의 역할을 강조하진 않고 있지만, 이들이 게임 내외로 미치는 영향력은 굳이 언급하지 않아도 막대하다는 걸 쉽게 알 수 있다. 이름만 들어도 이미 팀 내에서 보유한 영향력과 팀 밖에서 비춰지는 이름값은 팀의 값어치에 비견될 정도다.

팀이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을 때, 중계진들의 입을 통해 종종 거론되는 "OO가 해줘야 해요" 같은 상투적인 멘트도 주로 주장의 이름이 거론될 때가 부지기수다. 그만큼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선수들이 주장의 역할 역시 겸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 소문난 잔치에는 먹을 거리가 많다 : 주장의 부담 덜어주는 팀원들

 

 

소위 '가을 롤'에 가까이 있는 팀들 중, 5할 승률보다 높은 다섯 팀의 MVP POINT를 보면 주장이 인-게임에서 홀로 묵직한 존재감을 보이지 않는다. 되레 이런 존재감은 다른 팀원들이 충분히 분담하는 모습이다.

가령 4위인 담원 기아는 주장인 ‘쇼메이커’ 허수의 포인트보다 ‘덕담’ 서대길, 그리고 ‘캐니언’ 김건부가 기록한 포인트의 합산이 더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 잠시 이타적인 리더로 외유를 시도했던 허수가 제 몫을 되찾았다는 점도, 담원 기아의 2라운드를 기대하게 하는 대표적인 관전 포인트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데이터를 살피면 젠지는 서머 1라운드 내 두 선수의 비중이 매우 지대했다는 결과를 보인다. 2라운드에서는 이러한 부담을 덜어줘야 혹여나 찾아올 슬럼프 역시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다는 시사점을 제공하기도 한다. 

그렇기에 이들 바로 아래, 300 포인트를 기록한 ‘피넛’ 한왕호와 200 포인트의 ‘리헨즈’ 손시우의 존재는 다른 선수의 활약으로 쉬이 슬럼프를 극복할 수 있다는 이야기로 볼 수 있다.

3위 리브 샌드박스와 5위 DRX는 극한의 분담과 효율을 보이고 있다. 낮은 포인트와 달리 주장인 ‘데프트’ 김혁규와 ‘도브’ 김재연은 팀의 핵심적인 역할을 맡고 있으며, 오히려 팀원들의 활약을 위해 주연과 조연을 오가며 팀의 상승세에 기여하고 있다. 주장보다 팀원들이 더 빛나는 데에는 팀의 중심에서 벗어나 묵묵히 주장의 역할을 다하고 있는 이들의 헌신이 있기에 가능했다.

2위 T1은 문자 그대로 ‘재미있다’. 마치 ‘오너’ 문현준과 ‘제우스’ 최우제가 MVP를 얻기 위해 서로 경쟁하듯 활약을 보이는 가운데, ‘페이커’ 이상혁 역시 경쟁에 불을 지펴 3인 경쟁 체제가 과연 어디까지 이어질지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 그래도 탈출구는 있다 : 반등의 여지가 보이는 중위권

 

 

플레이오프 1라운드 문턱에서 팽팽한 막차 전쟁을 벌이고 있는 광동 프릭스와 kt 롤스터의 사정도 나쁜 편은 아니다. 가령 광동 프릭스는 시즌 개막 전부터 ‘기인’ 김기인에게 의존하는 팀 컬러를 어떻게 떨쳐낼 것인가에 관한 우려를 한껏 받았다.

그러나 ‘페이트’ 유수혁과 주장인 ‘테디’ 박진성’이 적절하게 부담을 나눠 가지며 김기인에게 쏠렸던 스포트라이트를 팀이 함께 짊어지는 모양새다. 서머 1라운드 끝무렵, 2연승으로 기분 좋은 마무리를 준비 중인 팀 분위기 역시 이러한 상황을 대변한다. 

kt 롤스터 역시 지난 스프링 시즌에서 800 포인트를 쓸어 담으며 부진한 팀의 가장 역할을 톡톡히 한 주장 ‘라스칼’ 김광희가 주춤한 가운데, 핵심 딜러인 ‘에이밍’ 김하람과 부진을 극복하고 있는 ‘아리아’ 이가을의 활약으로 플레이오프 진출의 불씨를 이어가고 있다. 6위와 한 경기 차 안팎으로 1라운드를 마무리할 수 있다면 이러한 상황은 2라운드 반등의 여지로 작용하기 충분하다.

 

 

# 저마다 다른 주장의 부담감 : 부담감을 이겨내야 반등의 길도 열린다

 

 

행복한 가정은 모두 비슷한 이유로 행복하지만 불행한 가정은 저마다의 이유로 불행하다는 유명한 문구가 있다. 8위부터 10위까지, 세 팀은 각자 사정이 다르다. 


8위 농심 레드포스의 경우, ‘고스트’ 장용준이 리그를 가로지르는 핵심 메타에 제대로 편승하지 못하고 있다. 원거리 딜러가 힘을 얻어가고 있는 메타 속에서 이렇다할 활약이 없다 보니, 주장이라는 무게감과 걸맞지 않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비디디’ 곽보성과 ‘칸나’ 김창동이 분전하고 있지만, 7위 kt 롤스터와 달리 주장의 포인트와 현저한 차이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전반적으로 팀이 주춤한 파도에서 표류하고 있을 때, 앞서나가야 할 주장의 리더쉽 역시 표류하는 형국은 4연패로 어려움에 직면한 팀의 사정을 고스란히 대변하고 있다.

9위 한화생명의 사정은 흥미롭다. 오히려 주장의 고군분투가 눈에 띈다. ‘온플릭’ 김장겸은 하체 중심의 현재 리그 메타에도 불구하고 팀내 포인트 1위를 달리며 좌초의 위기에 빠진 팀에서 선장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하지만 뱃머리에서 깃대를 흔드는 선장의 열정과 달리 팀원들이 적절한 뒷받침을 해주지 못하고 있는 모양새다. 이미 김장겸은 지난 스프링 시즌에서 기록한 포인트(300P)를 달성했지만, ‘카리스’ 김홍조의 부진(400P → 100P)은 스프링의 부진한 성적보다 더 뼈아프게 다가온다. 

10위 프레딧 브리온의 상황은 안타깝기만 하다. ‘라바’ 김태훈의 부진은 심각하다는 단어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울 만큼 힘들게 다가오고 있다(900P → 100P). 이 와중에 주장 ‘엄티’ 엄성현 역시 부진에 빠지며, 지난 스프링에서 플레이오프 막차를 탔던 투지와 열정이 사라진 배경에 한몫 했다.

결국 각 팀의 결론은 하나로 모인다. 저마다 사정은 달라도 주장이 제 몫을 해야 한다는 점이다. 한화생명은 아직 힘을 발휘하고 있는 김장겸의 의지와 노력이 허투루 돌아가지 않도록 2라운드의 절치부심이 팀 전반에 요구된다. 나머지 두 팀은 구겨진 주장과 팀의 자존심이 주장의 반등에 달렸다는 점을 절실히 인지할 필요가 있다.

 

 

#  혼자서 만들 수 없는 존재, ‘팀(Team)’ : 리더십의 중요성을 떠올리다

 

(출처 : LCK)

 

NBA의 전설적인 센터 카림 압둘 자바는 “한 사람이 팀에서 가장 중요한 일원이 될 수 있을지 몰라도, 그 사람 혼자서 팀을 만들 수는 없을 것이다”라는 말을 남겼다. 스타플레이어, 주장과 같이 팀을 대표하는 선수는 있어도, 그 선수가 곧 팀 전체는 될 수 없다. 결국 모두가 빛나기 위해선 팀을 빛내는 한 선수의 묵묵한 헌신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헌신의 방향성은 저마다 다를 수 있고, 결과 또한 천차만별로 나타난다. 천편일률적인 결과만 뒤따랐다면 현대 프로스포츠에서 끊임없이 ‘리더십’의 중요성을 제기하는 목소리는 애초부터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비록 MVP 포인트로 알아본 1라운드였지만, 왜 상위권 팀은 흔하디 흔한 좌초 한 번 없이 순항을 하며, 하위권 팀들은 숱한 좌초를 겪는가? 라는 질문에 리더의 존재감과 리더십의 부재를 통해 그 답에 어렴풋이 다가설 수 있었다. 

반등이냐, 반락이냐의 핵심에는 결국 격랑하는 파도를 읽어내는 리더, 즉 주장의 역량에 달렸다. 2라운드를 지켜볼 팬들의 관심이 협곡 속 휘황찬란한 플레이 못지않게 주장의 활약상에 쏠려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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