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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 개미들의 반격! 게임스탑 주가 폭등 다룬 영화 '덤 머니'

1월 17일 개봉 전, 실화를 알고 보면 더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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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준(음주도치) 2024-01-08 17:59:40
음주도치 (김승준 기자) [쪽지]
[흥미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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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 개미들의 반격! 게임스탑 주가 폭등 다룬 영화 '덤 머니'

1월 17일 개봉 전, 실화를 알고 보면 더 재밌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지갑이 얇은 개인들의 목소리는 미약한 경우가 많습니다. 주식 시장에서는 특히 그 영향력이 다르죠. 그런데 개미들이 월스트리트를 상대로 강력한 카운터 펀치를 먹였던 일명 '다윗 대 골리앗'이라 불리는 사례가 있습니다.


2021년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게임스탑' 주가 폭등 사태를 다룬 실화 기반 영화 <덤 머니>의 국내 개봉이 코앞입니다. 기관과 개미의 치열한 싸움 끝에,게임스탑 주가는 2020년 최저가 대비 2021년 1월에는 120배 이상 오른 최고가를 기록했고, 최고조였던 2021년 1월 한 달 사이에만 1,700% 이상 급등하기도 했죠.


하향세였던 오프라인 게임 판매 시장에 왜 이런 바람이 불었던 것일까요? 레딧에서 '밈'처럼 시작된 투자가 어떻게 개미와 월스트리트의 싸움으로 규모가 커졌을까요? 맥락과 배경을 알수록 흥미진진한 실화가 로튼 토마토 지수 84%의 호평을 받은 영화로 재탄생했습니다. 영화 <크루엘라>로 유명한 크레이그 길레스피 감독에, 폴 다노, 세스 로건 등 믿고 보는 배우진까지 기본기도 탄탄한 영화입니다.


1월 17일 <덤 머니> 영화 감상 전 알고 보면 더 좋을 '게임스탑' 주가 폭등 사태에 대한 이야기와 영화에선 이를 어떻게 표현했는지 정리해봤습니다. /디스이즈게임 김승준 기자 


미국에선 2023년에 개봉된 <덤 머니>가 오는 1월 17일 대한민국 극장에 찾아옵니다.
게임과 경제에 대한 배경 지식이 있으면 이 영화를 더욱 재밌게 감상할 수 있습니다.


# 왜 하필 게임스탑? 기관의 공매도와 숏 스퀴즈

오프라인 유통망을 중심으로 미국 전역에서 게임 판매를 해왔던 '게임스탑'은, 온라인 쇼핑이 대세가 되며 2015년 이후 쭉 주가 하락세를 겪어 왔습니다. 대작들이 등장해도 게임 판매 대부분이 온라인으로 이뤄지면서, 게임스탑 관련 리포트에는 항상 "판매량은 늘었지만 실적이 줄었다, 매장 수를 줄이고 온라인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비슷한 내용이 등장했죠.


게임스탑 위기론에 일반 투자자들의 마음은 서서히 떠났지만, 공매도를 노린 기관의 시선은 달랐습니다. 없는 주식을 미리 빌려서 판매한 뒤, 차후 만기일에 주식을 구매해 다시 갚는 방식인 '공매도'는 주가가 폭락할 수록 이득을 취하는 구조이기 때문이죠. 공매도 투자사는 주가가 내려가면 이득을 보고, 반대라면 차액을 지급해야 합니다.


이때 등장해 게임스탑 공매도를 주도한 기관 중 하나가 헤지펀드사 '멜빈 캐피털'이었습니다. 그런데, 상황은 기관의 예상과 전혀 다르게 흘러갔죠. 개미들의 주도 하에 주가가 끝없이 올랐던 것입니다. 결국 공매도 세력은 울며 겨자 먹기로 비싼 가격에 주식을 사야 하는 '숏 스퀴즈'를 겪게 됐죠. 공매도 세력은 약 33조 원의 처참한 손실을 맛봤고, 이 중에서 멜빈 캐피털은 8조 원 이상의 피해를 본 최대 피해자라는 오명을 얻었습니다.


영화 <덤 머니>에서는 배우 '세스 로건'이 멜빈 캐피털 창립자 겸 최고 투자 책임자(CIO) '게이브 플롯킨' 역을 맡아 연기했습니다. 참고로, <덤 머니>라는 영화 제목은 월스트리트의 헤지펀드들이 개미 투자자를 '바보 같다'고 낮춰 부르던 용어에서 따온 것입니다. 


온라인 쇼핑 강세에 '게임스탑' 주가는 하락세를 면치 못했고, 공매도 세력의 눈에 들었습니다. (사진 출처: <덤 머니> 예고편)


이미 알려져 있듯 게임스탑 공매도를 주도한 '멜빈 캐피털'의 말로는 좋지 못했습니다. (사진 출처: 구글)


영화 <덤 머니>에서 멜빈 캐피털 창립자 '게이브 플롯킨' 역은 세스 로건이 연기했고

멜빈 캐피털에 큰 금액을 투자한 '스티브 코헨' 역은 빈센트 도노프리오가 연기했습니다.


시타델의 창업자 '켄 그리핀' 역은 닉 오퍼먼이 연기했습니다. 
멜빈 캐피탈에 20억 달러를 투자해 큰 손해를 보며 투자금을 잃었고, 개인투자자들에게 지탄을 받았던 이력이 있죠.


# 레딧 때문에 오른 게임스탑 주가? 그리고 로빈후드

게이머들에게 미국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은 너무나도 익숙합니다. 하위 주제를 다루는 서브레딧 중 하나인 '월스트리트베츠'(r/WallStreetBets)는 2021년 1월 게임스탑 주가가 폭등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죠.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 중 하나가 '포호하는냥'(Roaring Cat)이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한 유튜버 '키스 길'(Keith Gill)이었습니다. 영화 <덤 머니>의 주인공으로 극 중에서는 폴 다노가 연기했죠.


2019년부터 키스 길은 기업의 가치를 보고 장기 투자를 하는 '가치 투자'를 하면서 게임스탑 주식을 구매했고, 레딧과 유튜브를 통해 게임스탑 주식을 사는 것을 다른 사람들에게 추천했습니다. 시장을 모르는 헛소리 취급을 받았던 그의 발언들은 지나치게 과소평가되어 있던 게임스탑 주가가 서서히 오르며 주목 받기 시작했고, 몇 번의 호재가 이어지며 그의 말을 믿고 따르는 추종자까지 생기기 시작합니다.


2020년 7월, 키스 길은 게임스탑과 헤지펀드 사이의 관계를 분석하며, 높은 공매도 비율로 인해 공매도 기관이 '숏 스퀴즈'로 괴멸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키스 길은 게임스탑 주식 '콜 옵션'(미리 정한 가격으로 살 수 있는 권리)에 과감한 투자를 감행했죠. 


2020년 10월 게임스탑 주가는 9.36달러(약 10,600원)에서 13.49달러(약 15,300원)으로 오르면서, 투자회사들의 공매도를 역으로 이용하면 큰 이득을 얻을 수 있다는 주장이 힘을 서서히 얻기 시작했습니다.


영화 <덤 머니>의 주인공 '키스 길' 역할은 폴 다노 배우가 연기했습니다.
국내 영화 팬들에겐 <옥자>의 동물 해방 전선 리더 역할과 <더 배트맨>의 빌런 '리들러' 역할로 익숙하죠.


▲ 유튜브 '포효하는냥' 채널에서 2020년 7월 게임스탑 주식에 대해 분석했던 '키스 길'의 실제 영상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비롯한 월스트리트발 금융 위기를 겪은 중산층 개미 투자자 사이에서는 기관 투자에 대한 저항심이 있었습니다. 또한 게이머들에게 오랜 시간 사랑 받아 온 게임 유통 업체 게임스탑이 월스트리트로부터 '사양 산업'으로 지목되며 공매도 대상이 되자, 공매도 세력에 대한 분노의 응징 차원에서 투자에 결집한 인원들도 있었죠.


평소 공매도에 비판적이었던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까지 참전하면서 분위기가 고조됐습니다. 과거 투자기관의 공매도로 테슬라가 공격 받은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일론 머스크는 트위터에서 "Gamestonk!" 즉 "게임스탑 떡상"을 외치며 개인투자자들을 응원했습니다. 2021년 1월 23일 76.35달러(약 87,400원)였던 게임스탑 주가는 일론 머스크의 응원에 힘입어 1월 27일 360달러(약 412,200원)로 급등했죠.


개미들이 쉽게 유입된 경로 중 하나는 수수료가 없는 거래 플랫폼 '로빈후드'였습니다. 하지만 개미들의 친구로 불렸던 로빈후드가 게임스탑 주가 폭등 중, 게임스탑 주식 매수 버튼을 비활성화하는 사태가 벌어졌죠. 이후 2021년 7월 미국 금융산업규제국은 공분을 샀던 로빈후드에 5,700만 달러(약 653억 원)의 벌금과 고객에 대한 1,300만 달러(약 149억 원)의 손해배상 금액을 부과했습니다. 


로빈후드의 공동 창업자 겸 CEO '블라드 테네프' 역할은 세바스찬 스탠이 연기했습니다. 마블 MCU의 '윈터 솔져'로 익숙한 배우죠. 


사진에서 우측의 인물이 세바스찬 스탠이 연기한 로빈후드 CEO '블라드 테네프'입니다.(출처: <덤 머니> 영화 스틸컷)


2021년 1월 게임스탑 주가 폭등 당시 디스이즈게임 보도에 사용된 그래프입니다.

# <크루엘라> 감독, <소셜 네트워크> 제작진의 '코미디' 영화


영화 <덤 머니>는 오는 1월 17일 국내에서 개봉됩니다. <크루엘라>로 호평을 들었던 '크레이그 길레스피' 감독과 <소셜 네트워크> 제작진이 힘을 합쳤습니다. <덤 머니>의 프로듀서 중 한 명인 아론 라이더는 게임스탑 주가 폭등 당시 실화 자체가 영화 같다고 생각해 빠르게 영화 제작에 착수했다고 합니다. 


<소셜 네트워크>의 원작 도서 저자 벤 메즈리치가 게임스탑 사태를 재구성해 발표한 책 <안티소셜 네트워크>(2021)가 영화 <덤 머니>의 원작입니다. 책 <안티소셜 네트워크>는 미국에서 영화 <덤 머니>가 개봉된 이후 <덤 머니>라는 이름으로 재출간되기도 했습니다.


영화 <덤 머니>의 장르는 '코미디/드라마'입니다. 결말을 알 수밖에 없는 실화 기반의 영화지만, 기관과 개미의 팽팽한 싸움에서 오는 긴장감을 빠른 편집으로 전달했고, 유쾌한 분위기를 밑바탕에 깔고 있습니다. 


다만, 영화는 영화고, 이후 이어진 현실은 현실입니다. 2021년 1월 28일, 483달러(약 53만 원)까지 치솟았던 게임스탑 주가는 2024년 1월 8일 현재 15.96달러(약 21,000원)로 내려와 있습니다. '금융 봉기', '개미들의 반란'이라고 불릴 정도로 기관 공매도 세력에게 개미가 크게 한 방 먹인 사건은 맞지만, 폭등 사태 이후 다시 적정 가격을 향해 내려가는 주가 흐름 속에서, 손을 빼지 못한 투자자들은 낙차만큼 막대한 손해를 봤습니다.


멜빈 캐피털과 같은 헤지펀드는 개미들의 '존버' 앞에 백기 투항하며 막대한 손실을 봤으며, 로빈후드 같은 거래소도 손실과 함께 벌금이 부과됐지만, 투자 집단 내 개인들의 입장을 기관과 개미 두 편으로 양분할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도 해보아야 합니다. 또한 영화 제작 소식이 전해진 초창기에는 "개인 투자자 전체가 이룬 성과를 특정 집단(서브레딧 월스트리트베츠 내 일부 인원)이 독식한다"는 이의가 제기되기도 했었습니다.


2021년 1월 당시 483달러까지 폭등했던 주가와 2024년 1월 현재 15.96달러 주가의 차이는 극명합니다.
몇 안 되는 성공한 '금융 봉기', '개미들의 반란'이라는 측면에서는 분명 유의미하지만 
현실은 코미디도 아니고 해피 엔딩도 아닙니다.(출처: 네이버 주식 차트)


<덤 머니>는 2023년 9월 미국에서 먼저 개봉된 이후 "<빅쇼트>의 2023년 버전", "흥미로운 스토리와 전개", "배우들의 연기가 훌륭했다"는 호평을 들었습니다. 반면, "(영어 대사를 기준으로​) F-word(욕)가 너무 많았다", "시끄럽고 저속한 가사의 음악이 어울리지 않았다", "사전 지식이 없으면 영화의 재미를 온전히 느끼기 어려울 수 있다"는 아쉬운 목소리도 존재했습니다.  


<덤 머니>는 IMDb에서 10점 만점에 6.9점의 평점을, 로튼 토마토에서 관객 스코어 85%의 평가를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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