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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DC 2024] AR 게임 시장에서 '포켓몬 GO' 대항마가 없는 이유는?

심플 이즈 더 베스트? "IP가 아닌 아이덴티티로 승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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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준(음주도치) 2024-03-19 14:25:35
음주도치 (김승준 기자) [쪽지]
[분석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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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DC 2024] AR 게임 시장에서 '포켓몬 GO' 대항마가 없는 이유는?

심플 이즈 더 베스트? "IP가 아닌 아이덴티티로 승부해야"

증강현실(AR) 게임이라는 분류를 모르더라도 <포켓몬 GO>는 아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역으로 <포켓몬 GO>를 제외하고 증강현실 게임 타이틀을 3가지 이상 언급해보라고 하면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은 게 현실이다. 국내에선 태초마을(속초)에 몰렸던 인파처럼, <포켓몬 GO>의 초기 흥행은 신드롬에 가까웠고, 지금도 여전히 모바일게임 시장 전체에서 중요한 위상을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이런 질문을 해볼 수 있다. <포켓몬 GO>와 다른 수많은 AR 게임들은 어떤 이유로 운명을 달리한 것일까? 단순히 <포켓몬스터>가 전 세계에서 제일 잘 나가는 IP라서 그럴까? GDC 2024 강연 중 제일 첫 번째 시간대였던 월요일 아침, 게임 커뮤니티 연구를 진행한 매튜 리(Matthew Lee)는 흥미로운 연구를 소개했다. 


그는 다수의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이들이 증강현실 게임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조사했고, 그 결과는 꽤나 흥미롭다. 연구는 나이언틱의 두 게임 <포켓몬 GO>와 <해리 포터: 마법사 연합>을 중심으로 진행됐고, 출시 직후의 반응이 아닌 팬데믹 기간을 포함한 긴 기간의 조사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어떤 특징들이 희비를 갈랐을까? /미국 샌프란시스코=디스이즈게임 김승준 기자


연구에서는 <해리 포터: 마법사 연합>이 대표로 제시됐지만, 강연 내내 다수의 AR 게임이 언급됐다. 
사실상 <포켓몬 GO>와 그 외 게임의 구도였던 셈이다.

# 증강현실 게임의 경계와 팬데믹의 영향

<포켓몬 GO>로 대표되는 증강현실 게임은 카메라 활용에 한정 짓지 않더라도, GPS 등 센서를 활용해 플레이어의 '행동'을 게임 내 변수로 직접 반영하는 게임을 일컫는다. <포켓몬 GO>와 <해리 포터: 마법사 연합>을 출시한 나이언틱의 <인그레스>, <피크민 블룸>, <페리도트> 등의 게임은 모두 GPS 또는 카메라 활용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좀비스 런>은 GPS 기반으로 달리기를 유도하는 피트니스 게임의 형태를 띄고 있었고, 작년에는 넥슨이 <빌딩앤파이터>라는 AR게임을 선보이기도 했다. 매년 적잖은 AR 게임들이 시장에 등장하고 있으나, 긴 시간 사람들에게 기억되고 있는 게임은 <포켓몬 GO>를 포함한 나이언틱의 일부 게임들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흥행 그래프가 급격히 꺾인 케이스가 많았다.


강연자 '매튜 리'는 <포켓몬 GO>가 출시 초기 전 세계적인 흥행 돌풍을 일으켰을 때는, 본인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AR 게임과 건강 증진, 이용자 특성과 AR 게임의 흥행 등에 대한 연구를 활발히 진행했으나, 최근 몇 년 사이 이런 연구가 줄어들었다고 지적했다. 특히 팬데믹은 AR 게임 시장에 있어 굉장히 큰 변수였다고 그는 강조했다. 그렇다면 과연 팬데믹 전후로 AR 게임 이용률은 크게 줄어들었을까?


그 결과는 의외였다. 2,165명의 이용자를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한 결과, 주간 평균​ AR 게임 이용 시간이 팬데믹 이전의 16.38시간에서, 팬데믹 기간 중 20.82시간으로 늘었다고 한다. 같은 대상자들의 주간 평균 운동 시간은 팬데믹 이전의 7.5시간에서, 팬데믹 기간 중 6.5시간으로 소폭 하락했다. 그는 다른 야외, 친목 활동이 제한되면서 AR 게임에 소비량이 오히려 늘었다고 분석했다.


팬데믹 기간 중 AR 게임 이용 시간이 늘었다니 의외이지 않은가?

# 게임만 하는 사람들 아니야? 아니었다

연구 조사에서는 이용자들을 캐주얼, 미드코어, 하드코어 게이머 등의 층위로 분류했고, 각각 46.6%, 33.2%, 20.2%에 해당했다. 즉, 하드코어 게이머가 대상자 그룹 안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그리 크지 않았다. 여담이지만, 경쟁과 협동을 통한 참여 유도라는 측면에서 MMORPG와 비교되는 순간도 있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포켓몬 GO>의 어떤 점이 이런 다양한 층위의 유저들을 꾸준히 공략할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했을까? 강연자 '매튜 리'는 크게 3가지 특징을 제시했다.


▶ <포켓몬스터>라는 IP의 강력한 힘

▶ 플레이어의 활동(거리)에 대한 보상

▶ 몬스터볼을 던지는 단순한 조작 방법


일단, 조작 방법 측면에서 비교 대상이 된 <해리 포터: 마법사 연합>은 화면 위에 표시되는 지팡이를 휘두를 궤적을 따라 그리는 등의 방식이며, 숙달된 플레이어라면 눈을 감고도 플레이 할 수 있는 <포켓몬 GO>에 비해 복잡한 편이다. 그러나 다른 두 요소에 대해서는 "<해리 포터>도 만만치 않은 IP다!", "같은 나이언틱 게임인데 보상에 대한 이해가 다르다고?"​ 이렇게 반박할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일단 '매튜 리'는 IP와 아이덴티티가 다르다고 언급했다. 포켓몬 트레이너가 된다는 상상은 특정 캐릭터에 국한하지 않아도 보편적이지만, 마법 학교의 일원이 된다는 상상은 그에 비해 느슨하다는 주장이다. 또한 활동에 대한 보상 측면에서는, <포켓몬 GO>는 몬스터볼이 있으면 계속 도전할 수 있는 반면, <해리 포터: 마법사 연합>은 주문할 때마다 소모되는 에너지가 있어, 플레이어의 도전이 제한된다고 말했다.


같은 회사가 내놓은, 하지만 다른 운명을 맞이 한 두 게임
 

# AR 게임의 트렌드가 변하는 과도기 아닐까?

거리에서 화면을 보지 않고도 플레이할 수 있는 수준의 단순한 조작은 <포켓몬 GO>의 최대 장점 중 하나다. 하지만, 강연을 듣는 내내 다른 게임들이 생각날 수밖에 없었다. 같은 나이언틱의 <몬스터 헌터 나우>만 봐도 어떠한가? 무기마다 조작 방식이 완전히 다르고, 차징 공격, 타이밍에 맞춘 회피 등 높은 집중력을 요구하는 게임이다. 결정적으로 <몬헌 나우>는 흥행에 어느 정도 성공한 게임이다.


기자의 최애 시리즈 중 하나인 <킹덤 하츠> 쪽에서도 <킹덤 하츠 미싱 링크>라는 이름의 AR 게임이 개발되고 있다. 해당 게임 또한 시리즈의 특징을 반영해 액션이 강조될 것으로 보이며, <포켓몬 GO>보다는 더 복잡한 게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면서도 강연자 '매튜 리'의 의견에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는 영역도 있다. 이미 출시된 <몬헌 나우>도, 일본과 영미권에서 엄청난 인기를 가진 <킹덤 하츠> 시리즈의 AR 신작도 <포켓몬 GO>의 아성을 넘기엔 그 힘(보편성)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매튜 리'는 심플한 조작, IP를 넘어서는 아이덴티티의 강조, 확실한 참여 보상 체계 등이 좋은 게임 디자인의 요소라고 소개했지만, 이런 틀에 명확한 선을 긋지 않았다. <포켓몬 GO>의 특징이 장르의 현재를 대변할 수는 있어도, 미래를 보장한다고 보진 않았던 것이다. 과연 <포켓몬 GO>의 아성을 뛰어넘는 성과, 특히 나이언틱이 아닌 개발사의 AR 게임이 이런 흥행을 보여줄 날이 빠른 시일 안에 올 수 있을까?


IGDA 시어리어스 게임즈 SIG 의장 '매튜 리'의 강연은 AR 게임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많은 생각을 해보게 만드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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