힌덴버그 리서치는 미국의 유명 행동주의 투자 기업이다. 이들은 수개월에 걸친 조사를 바탕으로 공격할 기업을 선정하고 이들의 주식을 공매도한 뒤, 이들에게 불리한 내용의 보고서를 공개해 발생한 차익으로 수익을 낸다. 니콜라와 아다니 그룹 등 유명 기업들의 비밀을 폭로해 무너뜨리는 모습 덕분에 ‘월가의 저승사자’라는 별명이 붙었다.
이들이 고발한 내용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로블록스 코퍼레이션이 <로블록스>의 일일 이용자 수(DAU)를 조작했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로블록스>가 아동들에게 부적절한 콘텐츠를 노출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힌덴버그는 로블록스 측이 플랫폼 이용에 대한 주요 지표를 25%에서 42% 이상 부풀려 투자자들을 속이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들의 주장에 따르면 로블록스는 의도적으로 봇이나 복수의 계정을 가진 이용자의 접속 내역을 별도로 집계했다. 내부 비즈니스 결정 과정에서는 해당 내역이 포함되지 않은 정확한 지표를 사용하고, 투자자들에게 발표하는 자료에선 해당 내역을 포함해 관련 지표를 크게 부풀렸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로블록스 측이 발표한 DAU 자료
또한 힌덴버그는 <로블록스> 플랫폼의 접속 시간 역시 크게 부풀려져 있다고 보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이용자별 일일 평균 이용 시간이 2.4시간에 달했다는 로블록스 측의 발표와 달리, 직접 조사 결과 <로블록스>의 일일 평균 이용 시간은 약 22분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힌덴버그는 로블록스가 24시간 게임에 접속해 있는 ‘좀비’ 계정의 접속 시간을 집계에 포함했으며, 더 나아가 게임 참여도와 플랫폼 내 게임 개발자들의 수익을 연동시켜 개발자들이 방치형 게임을 만들도록 장려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힌덴버그는 "최대 40개의 <로블록스>계정에 동시에 접속할 수 있음을 광고하는 게시글을 쉽게 찾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힌덴버그는 앞서 수차례 논란이 됐던 <로블록스> 내 선정적 콘텐츠 노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부분에서 힌덴버그는 <로블록스>를 “미성년자를 유인하고, 포르노, 폭력적인 콘텐츠 및 극도로 모욕적인 언어에 노출시키는 X등급의 아동 성범죄 지옥”이라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이들이 직접 플랫폼에 접속해 조사한 결과, <로블록스> 내에는 성범죄자가 플랫폼에 가입하는 것을 막는 사전 검사 시스템이 없으며, 13세 이하 이용자로 등록한 계정에서도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성적 행위를 요구하는 사례를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심지어 접근 가능한 게임 중에는 노숙자와 임산부를 이유 없이 공격하거나, 병원에서 총기를 난사하는 부적절한 내용의 게임도 있었다.
힌덴버그 측은 로블록스가 “세계 최고 수준”이라 강조한 콘텐츠 모더레이션은 대부분 아시아 지역에서 아웃소싱을 통해 이뤄지고 있고, 이들은 수 많은 아동 그루밍 및 괴롭힘 사례를 검토하지만 가해자를 플랫폼에서 영구적으로 차단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당장 우리나라에서도 비슷한 콘텐츠가 발견되어 문제가 된 적이 있었다.
이 같은 주장에 대해 로블록스도 투자자들에게 보내는 서한을 통해 입장을 밝혔다.
로블록스는 회사가 관련 지표를 의도적으로 부풀렸다는 주장에 대해 명백한 ‘오도(misleading)’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우리는 DAU를 특정 하루 동안 고유한 등록 계정을 통해 웹사이트 또는 애플리케이션에 로그인하고 로블록스를 방문한 이용자로 정의한다. 등록된 이용자가 24시간 동안 여러 번 로블록스를 방문하는 경우, 첫 번째 하루에만 DAU로 집계한다”고 반박했다.
이어 <로블록스> 내 선정적 콘텐츠 노출에 대해서는 “안전과 시민성은 회사 설립 이후 거의 20년 동안 로블록스의 기본 가치였으며, 회사는 역사적으로 신뢰와 안전에 많은 투자를 해왔다”며, “표준을 준수하지 않는 콘텐츠나 행동에 대해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며, 악의적이거나 유해한 활동을 탐지하고 방지하기 위해 설계된 강력한 사전 예방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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