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스포츠에서의 리터러시란?
플레이엑스포는 게임 업계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거나, 업계 진출을 희망하는 학생 및 취업준비생을 위한 현장 강연을 매년 진행해 오고 있다. e스포츠에 대한 강연도 있는데, 올해도 글로벌 유명 e스포츠 구단 'T1'의 안웅기 COO가 현장을 찾아왔다.T1는 전신인 SKT T1을 합치면 올해로 20주년을 맞이한 구단이다.
강연을 진행한 안웅기 COO는 'e스포츠의 리터러시'를 주제로 이야기를 하는 한편, 올해 T1이 진행할 몇몇 콘텐츠에 대해 힌트를 남겼다.
안웅기 COO
가령 "브로콜리 너마저"라는 말을 예시로 들어 보자. 브로콜리 너마저는 한국의 인디 밴드 이름이다. 밴드의 이름을 지은 사람은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고 하지만, 보통 사람들은 이 말을 들으면 '배신'을 연상한다. 로마의 유명 인물 '카이사르'가 암살당할 때, 암살자의 정체가 자신의 양아들이었던 브루투스임을 확인하고 “브루투스 너마저”를 외치고 죽은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이런 것들은 문화에 대한 리터러시를 사람들이 가지고 있기에 가능하다. 리터러시는 복잡한 사회적 환경과 상황 속에서 그 본질을 이해할 수 있는 복합적인 개념이라 볼 수 있다.
리터러시를 모두가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삼국지 리터러시가 있는 세대에게 ‘읍참마속’이라는 사자성어를 말하면 어떤 의미인지 곧바로 이해한다. 그러나 삼국지를 모르는 세대에게 해당 한자성어를 말하면 어떤 의미로 말하는지 알기 어려워할 수 있다.
e스포츠에도 리터러시가 있다. 가령 'GG'라는 단어를 이야기하면, 대부분의 사람이 패자가 승자에게 건네는 ‘Good Game’의 약어로 이해한다. 어그로와 같은 단어도 게임에서 주로 쓰였지만, 예능과 같은 곳에서 ‘어그로를 끈다’라는 방식으로 사용되고 있기도 하다.
2022년을 강타했던 키워드로는 ‘중꺾마’(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가 있다. '데프트' 김혁규 선수의 인터뷰를 한 기자가 멋지게 다듬으면서 나온 말이다. T1의 패배로 인해 만들어진 단어지만, T1 역시 연속된 실패에도 끝없는 노력을 하며 2023년 롤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이런 단어와 사람들이 자연스레 받아들이는 뜻이 e스포츠 리터러시가 무엇인지 잘 표현한다고 볼 수 있다.
게임 개발자, 프로게이머, 해설가와 같은 사람은 e스포츠 리터러시가 높다고 볼 수 있다. 이들에게 위 문단에서 등장한 단어를 물어보면 대부분 알기 때문이다. 반면, 학부모나 게임을 하지 않는 사람은 e스포츠 리터러시가 낮다고 볼 수 있다. 위 단어가 어떤 뜻을 가지는지 잘 모른다.
그렇다면, e스포츠 업계의 발전을 위해서는 리터러시가 낮은 그룹이 상승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T1은 홍대에 ‘T1 베이스 캠프’라는 PC방을 운영한다. 리터러시가 낮은 그룹에게 이런 것들을 보여 주면 보통 좋은 반응이 나오지 않는다.
부모님에게 "장기나 바둑 한판 두고 올게요"와 "PC방 다녀 올게요"의 반응은 크게 다르다. 바둑을 하고 온다고 말하면 오히려 똑똑해질 수 있다고 장려할 수 있다. 하지만, 길거리에서 탁자를 두고 장기 혹은 바둑을 두는 것과, PC방에서 게임을 하는 것은 크게 다르지 않을 수 있다. 게임은 뇌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사람들에게 근거를 제시하고, "게임은 적당히만 한다면 바둑이나 장기를 두는 것과 비슷하다"와 같은 말로 설득할 수 있다면 반응은 달라질 수 있다. 이렇게 설득을 하고 지식 기반을 높이는 행위가 전체적인 e스포츠 리터러시를 높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페이커' 이상혁처럼 성공하고 타인에게 모범을 보이는 선수가 게임을 통해 만들어질 수 있음을 알림으로써 높일 수 있기도 하다.
현장에서 안웅기 대표는 “6월달에 큰 행사가 있을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e스포츠는 스포츠인가?’와 관련한 현장 질문이 나오자 안웅기 대표는 e스포츠는 게임, 스포츠, 엔터테인먼트의 요소가 복합적으로 섞여 있는 것 같다고 답했다. 그리고 6월 말에 T1이 진행할 큰 행사에서 이런 e스포츠의 복합적 요소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T1이 창단 20주년을 맞이한 만큼, 관련한 동영상 콘텐츠가 준비 중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