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의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 팀을 가리는 PGC 2021 그랜드 파이널 1일 차 주인공은 유럽의 HERO였다. HERO는 매치 5 치킨을 포함, 47킬을 올리며 하루 만에 69점을 기록하는 괴력을 과시했다. 2위 NH, 3위 TL의 점수가 40점 대인 걸 감안하면 굉장히 높은 점수에 해당한다.
오늘(17일) 시작된 PGC 2021 그랜드 파이널에는 한국의 DNW, GEN, GBL 등 열여섯 개 팀이 참가해 우승을 차지하기 위한 치열한 혈투를 펼쳤다. 폭주하는 HERO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이어진 한국 팀들의 분전 등 여러 명장면이 교차한 그랜드 파이널 1일 차 주요 장면을 정리했다. / 디스이즈게임 이형철 기자
첫 번째 매치는 <배틀그라운드>를 대표하는 에란겔에서 진행됐으며 비행기는 포칭키를 향하는 동선으로 설정됐다. 자기장이 돌산을 중심으로 형성된 만큼, 참가팀들은 그 중심을 찌르는 전략을 택했다.
경기 초반 기세를 올린 건 한국의 DNW다. DNW는 지붕에서 이동 중인 TSM 선수 한 명을 커트하며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 유령도시 루트를 선점한 것이 좋은 성과로 연결된 셈. 반면, GEN은 Asura를 돌산에 배치해 9분 30초대까지 타 팀의 정보를 획득하는 전략을 취하며 신중한 움직임을 가져갔다.
이후 자기장이 다시 한번 돌산쪽으로 형성됨에 따라 GBL, ENCE, NAVI 등이 돌산을 두고 격돌했다. 여기서 NAVI는 16분대에 ENCE를 싸 먹고 3킬을 올렸지만, 이를 바라보던 HERO가 상황을 정리하면서 순식간에 주도권을 잃었다. 다수 해외팀이 기세를 올린 반면, 한국 팀은 21분대에 아웃된 GEN을 마지막으로 매치 1에서 전원 탈락했다.
MATCH 1 중계진 코멘트
▲ PeRo가 정말 노련했다. 돌산으로 빨리 이동하기보다는 포인트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아시아 무대의 주인공이 절묘하게 구도를 활용했다. / 신정민 해설
▲ 본인들이 처한 상황을 정확히 인식했음은 물론, 정확한 예상을 통해 경기를 풀어갔다. PeRo는 힘들이지 않고 가볍게 치킨을 가져갔다. / 김지수 해설
매치 2 비행기 동선은 사격장에서 밀타 발전소로 향했으며, 자기장은 밀타 쪽으로 형성됐다. 상대적으로 우측에 쏠린 자기장이 등장한 것. NAVI의 xmpl은 경기가 시작되자마자 KPI의 한 선수를 커트하며 기분 좋게 매치를 시작했고, KPI 역시 6분 27초에 다소 무리하게 이동하는 SSG를 잡아내며 잃어버렸던 점수를 빠르게 만회하는 데 성공했다. 이후 경기는 9분 후반까지 소강상태로 전개됐다.
13분 후반, 자기장이 육지 쪽으로 형성됨에 따라 경기가 조금씩 꿈틀대기 시작했다. 쓰러진 GEN의 Pio를 마무리하기 위해 접근하던 ENCE의 차량이 서로 충돌하는 전복 사고가 발생한 것. GEN은 Pio가 아웃된 가운데 Inonix가 ENCE를 저지하며 최악의 상황을 면했고, Asura가 상황을 정리하며 ENCE를 완전히 아웃시키는 데 성공한다. 자칫 위험할 수 있었던 상황을 기회로 전환한 셈이다.
이후 DNW의 Salute가 TL을 쓸어 담고 순식간에 다수의 킬을 확보하는 등 모처럼 한국팀이 기세를 올리는 듯했지만, 이내 GEN의 Asura가 사망함에 따라 매치 2 최후의 한국팀은 DNW가 됐다.
MATCH 2 중계진 코멘트
▲ NH의 시간이 이어지고 있다. / 박상현 캐스터
▲ 꼼꼼함만 가미된다면 성난 황소를 막을 수 없을 것 같다. / 김지수 해설
세 번째 매치, 비행기 동선은 에란겔 북쪽으로 형성됐다. 중계진으로부터 "밀리터리 베이스를 완전히 배제하는 그림이 나오지 않겠냐"라는 예상이 나올 정도로 다소 치우친 구도였다. 자기장 역시 북서쪽에 위치한 돌산 근처로 잡혔다.
경기 초반은 다소 혼란스럽게 흘러갔다. SSG가 초반 차량 탈취 경쟁을 하다 두 명의 선수를 잃는가 하면 GBL이 돌산을 두고 KPI와 대치하는 구도가 나오기도 했다. 또한, GEN는 다리 쪽으로 먼저 진입하는 승부수를 던지는 등 앞선 매치에 비해 훨씬 다이나믹한 상황이 경기 초반부터 펼쳐졌다.
여기서 GEN은 사이드 자기장을 타고 들어오려는 GEX를 막고 킬 포인트를 얻으려는 승부수를 던졌지만, 결과는 썩 좋지 않았다. 인원을 나눈 탓에 전력이 분산됐고, 급기야 인원 손실까지 발생한 탓이다. 결국 GEN은 22분대에 전멸했고, 비슷한 시간대에 DNW도 전원 아웃됐다.
매치 3 최후의 생존자는 VP, ENCE, GBL였다. 다만, GBL은 수류탄 부족으로 어려운 싸움을 해야 했고 결국 VP에 요격당하며 전멸했다. 라인 싸움을 통해 GBL을 압박한 VP의 전략을 버텨내지 못한 것. 이후 VP는 ENCE까지 마무리하며 세 번째 매치의 치킨을 차지했다.
MATCH 3 중계진 코멘트
▲ VP가 긴 겨울잠을 깨고 그랜드파이널에서 치킨을 따냅니다. / 박성현캐스터
▲ 농사를 너무 잘 지었어요. / 신정민 해설
한국 팀들이 부진한 가운데 매치 4부터는 미란마에서 경기가 진행됐다.
경기 초반 GEN과 HERO가 초근접거리에서 파밍하던 중, HERO가 GEN의 Pio를 발견하지만 못 본 척 연기를 하는 전략을 펼쳤다. 결국 Pio는 다소 허무하게 아웃됐다. 이에 김지수 해설은 "Pio가 부담을 갖고 있는 듯한데 조금만 내려놓으면 좋을 것 같다"라는 코멘트를 전하기도 했다. GEN은 KX의 매복에 Inonix까지 당하면서 경기 시작 8분 만에 단 두 명만 살아남는 위기에 빠졌다.
DNW 역시 GEN과 비슷한 상황에 놓였다. 자기장이 북쪽으로 붙는 가운데 NH의 습격을 받아 두 명의 인원 손실이 생겼기 때문. 결국 경기는 HERO가 외곽을 장악한 가운데 인원을 고스란히 유지한 NH와 VP가 주도권을 잡는 분위기로 흘러갔다.
MATCH 4 중계진 코멘트
▲ 너는 안 보이지만, 나는 보인다! ENCE가 마지막 순간 정말 침착했다. / 신정민 해설
▲ 오늘 펼쳐진 경기 중 가장 숨 막히는 상황이었다. / 김지수 해설
MATCH 5 중계진 코멘트
▲ 유럽의 강호 HERO가 그랜드 파이널의 진정한 히어로가 됐다. / 박상현 캐스터
▲ HERO는 특유의 외곽 교전과 빌드업을 통해 치킨을 완성했다. / 신정민 해설
아래는 이현경 아나운서와 그랜드 파이널 1일 차 종합 순위 1위에 오른 HERO 선수들의 인터뷰.
Q. 그랜드 파이널 1일 차를 압도적 1위로 마쳤다. 소감은?
A. 'Curexi' 티미 텐훌라: 이틀 남았는데, 앞으로도 좋은 성적 보여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Q. 다수의 킬을 거둔 매치가 많았다. 특히 외곽 지역에서 킬을 많이 올렸는데, 그랜드 파이널에 대한 특별한 준비 과정이 있었나?
A. 'PaG3' 파보 보우틸라이넨: <배틀그라운드>는 멘탈 게임이다. 따라서 우리는 굉장히 오랫동안 서로의 멘탈을 잡아줄 방법에 대해 이야기해왔다. 그래서 위클리 파이널보다 그랜드 파이널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는 것 같다. 정말 기쁘다.
Q. 다섯 번째 매치에서 결국 치킨을 가져갔다. 하지만 마지막에는 DNW의 Salute에게 고전하기도 했는데, 상황이 어땠는지 궁금하다.
A. 'TeaBone' 루크 크레이퍼: 사실 상대가 누구인지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중요한 건 거기에 치킨이 있으며, 외곽을 잘 지키면서 서클 안에 들어가는 것이다. 경기를 하는 과정에서는 상대가 어떤 팀이고 누구인지는 크게 신경 쓰이지 않았다.
Q. 유럽 팬분들은 픽뎀 챌린지를 통해 HERO에게 많은 표를 주셨을 듯한데, 팬분들께 한 마디 부탁한다.
A. 'Beami' 벤야민 스테펜센: 응원해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 아직 저희에게 표를 주지 않았다면 매우 큰 실수를 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만약 그렇다면 정정해주시길 바란다. (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