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콤이 45차 정기 주주총회 질의응답에서 한 주주의 질문에 "<록맨> 시리즈는 저희에게 매우 가치 있는 IP 중 하나이며, 지속적으로 <록맨> IP를 위한 게임들을 만드는 방법을 고려하고 있습니다"라고 답변했다.
이제 정말 신작을 기대해도 좋을까? 지난 2월, 캡콤은 '캡콤 타운'을 통해 일종의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후속작이나 신작을 보고 싶은 시리즈", "캐릭터 디자인 및 스토리를 포함해, 최신 기술력으로 완전히 리메이크했으면 하는 게임이 있는지?" 등을 물었고, <록맨> 시리즈 또한 당당히 선택지 중 하나로 제시됐다.
안타깝지만, 정규 신작이 나오리라 쉽사리 기대하긴 어려운 게 현실이다. 역사가 이를 증명하고 있다. 발매된 모든 타이틀을 다 해봤던 입장에서, 개별 시리즈의 최후(?)를 시간순으로 정리해봤다. 합본 및 외전, 모바일 및 PC 온라인 포팅 버전은 제외하고, 팬들이 일반적으로 정규 시리즈로 구분하는 라인업을 다뤘다.
▶ 대시 시리즈: <록맨 대시 2> / 2000년 4월 출시/ <대시 3>는 개발 논의만 되고 취소됐다.▶ X 시리즈: <록맨 X8> / 2004년 12월 출시/ 많은 팬들의 기대와 달리 <X9>은 결국 나오지 않았다.
▶ 제로 시리즈: <록맨 제로 4>/ 2005년 4월 출시/ 그나마 마무리를 잘 지었던 시리즈다.
▶ EXE 시리즈: <록맨 EXE 6> / 2005년 11월 출시/ EXE 넘버링 마지막 작품이다.
▶ ZX 시리즈: <록맨 ZX 어드벤트> / 2007년 7월 출시/ <ZXC>로 불리던 후속작은 개발 취소됐다.
▶ 유성 시리즈: <유성의 록맨 3> / 2008년 11월 출시/ 4편은 개발 중단됐다.
▶ 클래식 시리즈: <록맨 9> 2008년/ <록맨 10> 2010년/ <록맨 11> 2018년/ 현재 진행형일까?
벌써 6년 전 작품이 된 <록맨 11>은 <록맨> 시리즈 전체의 마지막 정규 게임이다. 이후 개별 시리즈의 외전, 이식, 합본 게임만 출시됐고, 정규 신작은 공식적인 언급조차 된 적이 없다. 가끔 들려온 소식은 티셔츠를 포함한 굿즈 판매 이벤트 정도였다. 이러니 <록맨> 시리즈의 팬들은 이미 "록맨은 죽었다"라고 말하던 상황이다. 과연 캡콤은 오랫동안 맥이 끊긴 시리즈에 심폐소생술을 잘 진행할 수 있을까?
작년 4월 1일, 세가는 <소닉> 시리즈가 예전만 못하다는 자조적 의미로 사용되던 팬들 사이의 밈 '고닉'을 활용해 <소닉 더 헤지혹 살인 사건>이라는 게임을 출시했다. "소닉이 죽었다"라는 상황으로 시작하는 추리 게임이었으며, 스팀 평가 21,229개 중 97%가 긍정적인 '압긍' 평가를 받은 게임이다. 만우절이라고 웃어 넘기자는 차원에서 나온 게임 퀄리티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소닉> 시리즈는 최근까지도 신작이 활발히 나오고 있다는 차이점이 있지만, 회사를 대표하는 파란 마스코트 캐릭터라는 공통점을 생각하면, <록맨> 시리즈의 부활에도, 저 정도의 위트와 임팩트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캡콤이 주주총회에서 "<록맨> 시리즈"를 입에 올렸으니, 정말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신작에 대한 기대를 해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