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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OTP 22', 야구계의 풋볼매니저 되기 충분하다

한국어 업데이트 앞둔 야구 시뮬레이션 게임 'OOTP 22' 핸즈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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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철(텐더) 2021-03-31 14:23:46
텐더 (이형철 기자) [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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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OTP 22', 야구계의 풋볼매니저 되기 충분하다

한국어 업데이트 앞둔 야구 시뮬레이션 게임 'OOTP 22' 핸즈온

지난 26일, 독일 개발사 '아웃 오브 더 베이스볼파크'가 개발한 야구 시뮬레이션 게임 <OOTP 22>가 출시됐습니다. 겉으론 평범해 보이는 이 게임에는 한 가지 특별한 포인트가 있는데요. 지난해 컴투스가 이 회사를 인수함에 따라 <OOTP> 시리즈의 한글화가 결정되면서 많은 한국 팬의 이목을 집중시켰습니다. 5년 넘게 시리즈를 플레이하고 있는 기자 역시 들뜬 마음에 <OOTP 22> 출시일만을 기다렸죠.

 

그렇게 <OOTP 22>를 만났습니다. 롯데 자이언츠를 응원한 지도 17년째, 현실에서 이룰 수 없는 꿈을 가상에서나마 이루고자 하는 기자의 처절한 클릭이 다시 한번 시작됐습니다. 컴투스와 손잡고 한 걸음 더 전진한 <OOTP> 시리즈 최신작, <OOTP 22>를 플레이해봤습니다. / 디스이즈게임 이형철 기자

  


  

# OOTP가 낯선 분들을 위한 '제품 소개서'

 

먼저 <OOTP> 시리즈가 낯선 분들을 위해 게임 소개부터 해야 할 듯합니다. <OOTP 22>는 수많은 팀과 선수들이 등장하는 야구 시뮬레이션 게임입니다. 여기서 잠시, '야구 시뮬레이션'이 생소한 분도 계실 텐데요. <OOTP> 시리즈는 <MLB 더 쇼>나 <프로야구 스피릿츠>처럼 선수를 직접 컨트롤할 수 없는 대신, 관리와 운영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풋볼 매니저> 시리즈에 가까운 느낌이죠.

 

하지만 <OOTP> 시리즈는 <풋볼 매니저> 시리즈에 비해 할 수 있는 게 많은 편입니다. 

 

선수 영입이나 전술을 설정하는 기본적인 요소는 물론, 티켓 가격을 조정해 재정을 관리하고 신인 드래프트에 참여해 구단의 미래를 만들 수도 있죠. 이처럼 <OOTP 22>는 취향과 신념에 따라 나만의 야구팀을 만들 수 있는 게임입니다. 만년 하위권이었던 오클랜드 애슬레틱스를 '갸을야구 컨텐더'로 바꾼 <머니볼>의 빌리빈 단장처럼요.

 

티켓 가격을 조정해 재정을 관리하거나

신인 드래프트에서 '로또'를 노릴 수도 있다

 

 

이제 게임 내부를 살펴봅시다. 먼저 유저는 게임에서 플레이할 리그를 고를 수 있는데요. MLB와 KBO, 일본(NPB)은 물론 호주와 스페인 등 세계에 존재하는 거의 모든 야구 리그가 제공됩니다. 특히 KBO는 이번 타이틀부터 공식 라이선스를 획득한 만큼, 로고와 유니폼이 실제와 같은 형태로 등장합니다. 한국 팬들에겐 몹시 반가운 부분이죠. 

 

리그와 팀을 골랐다면 이제 '역할'을 선택할 시간입니다. 라인업과 경기 운영에만 집중하면 되는 감독과 팀의 전반적인 방향성을 결정할 단장 중 하나를 골라야 하죠. 

 

여기서 잠시 KBO에 관한 이야길 해봅시다. 최근 KBO의 가장 큰 이슈 중 하나는 바로 '단장과 감독의 야구'였습니다. 실제로 KBO에서는 조금씩 단장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고 있고, 가시적인 성과를 올린 팀도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이를 두 포지션의 힘 싸움으로 해석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어쨌든 두 포지션의 역할은 시간이 갈수록 더 분명히 구분되는 느낌입니다.

 

<OOTP 22>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감독과 단장의 역할은 게임에서도 확실히 구분됩니다.

 

감독을 골라 게임을 진행할 경우, 예상치 못했던 트레이드나 자신의 취향에 맞지 않는 신인을 픽하는 단장을 바라보기만 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원하는 트레이드를 거절당하는 경우도 적지 않죠. 반대로 단장직을 수행하면 감독의 답답한 게임 운영을 손 놓고 지켜봐야 합니다. 어떤 역할을 고르냐에 따라 게임에서 펼쳐지는 그림도 크게 달라지는 셈입니다.

 

물론 옵션을 통해 권한을 조정하거나, 감독/단장을 동시에 수행할 수도 있다.

 

  

# OOTP 22를 통해 '진짜 야구'를 경험하세요

 

역할을 골랐다면 이제 실전에 나설 차례입니다. 

 

아시다시피 야구 경기는 크게 공격과 수비로 나뉘는데요. 유저는 <OOTP 22>를 통해 선수들에게 상황에 맞는 지시를 내려야 합니다. 경기 내내 타자에게 믿음의 야구를 시전하다가도 득점권 상황에서는 번트를 지시할 수도 있고, 무사 만루에서는 전진 수비로 승부수를 던질 수도 있죠. 또한, 불펜 투수의 몸 푸는 시간을 벌고자 마운드에 방문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물론 이 모든 과정을 생략한 채 경기 결과만 확인할 수도 있습니다. 특히 단장직을 수행할 경우, 일일이 경기를 지켜보기보다 팀의 방향성만 설정한 뒤 시뮬레이션을 돌리는 유저도 적지 않습니다. 경기는 감독과 선수가 풀어가는 만큼, 결과만 두고 자신의 방향성을 점검하는 거죠. 

  

타자에게 '믿음의 야구'를 시전할 수도 있지만

흔들리는 투수를 진정시키기 위해 마운드 올라가는 것도 가능하다

  

 

<OOTP 22>의 또 다른 매력은 '방대한 데이터'인데요. <OOTP 22>는 타율, 출루율, 장타율, 방어율과 같은 기본적인 데이터부터 승리기여도(WAR)나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 등 세부적인 지표도 제공합니다.

 

이는 앞서 말씀드린 경기 운영과도 연결됩니다. 

 

예를 들어 경기 중 9회 말 무사 만루 위기에 좌타자를 상대해야 한다고 가정해봅시다. 여기서 유저는 어떤 투수를 꺼낼지 고민하게 되죠. <OOTP 22>의 방대한 데이터는 유저들에게 날개를 달아줍니다. 투수의 세부 스탯을 확인해 좌타자에 강하거나 만루 상황을 잘 막는 투수를 등판시킬 수 있기 때문이죠. 심지어 좌투수보다 더 좌타자를 잘 잡는 우투수를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타자도 마찬가지입니다. 유독 대타 타율이 높은 선수가 존재하는 현실 속 야구처럼, <OOTP 22>에도 속칭 '대타 스페셜리스트'들이 존재합니다. 이 경우 승부처에서 요긴하게 써먹을 수 있죠. 또한 주자 1루 상황에서 타격은 좋지 않지만, 발이 빠른 선수를 대타로 활용해 병살타 위험을 줄일 수도 있습니다. 야구팬이라면 혹할 만한 요소가 게임 곳곳에 가득한 셈입니다.

  

스크린샷에 포함된 것 외에도 다양한 데이터가 제공된다. 이를 통해 조금 더 현실적인 플레이가 가능하다

 

# 현실에서 불가능하다면, 게임에서나마 '함 해 볼 수 있는' 팀을 만들어보자

 

물론 <OOTP 22>에도 아쉬운 부분이 없진 않습니다. 많은 분의 관심을 받았던 한글화의 경우 약 한 달 정도 시간이 더 필요할 전망입니다. 아무래도 경기에 활용되는 자막은 물론, 게임에 등장하는 뉴스까지 번역하다 보니 출시와 동시에 제공되는 건 어려워진 분위기입니다. 

 

이에 더해, KBO 역시 아직 불안정한 부분이 많습니다. 게임 중 타 팀의 AI가 뜬금없이 프랜차이즈 스타 또는 외국인 선수를 트레이드 명단에 올리는가 하면, 보상 선수 시스템도 존재하지 않죠. 게다가 팀별 재정이 제대로 잡혀있지 않아 정상적인 구단 운영이 어려운 상황이 종종 펼쳐지곤 합니다.

  

기자의 게임 속 AI는 다수의 외국인 용병을 트레이드 명단에 올렸다

 

 

그럼에도 <OOTP 22>는 오랜 시간 시리즈를 플레이해온 팬들과 새롭게 입문할 유저들에겐 단비 같은 게임입니다. 

 

이번 타이틀에는 KBO 라이선스 획득은 물론 국내 10개 구장 3D화 등 전작에 비해 KBO 개선 작업이 확실히 이뤄졌고, 외국인 선수 운영에 관한 AI도 조정됐습니다. 컴투스가 <OOTP>에 힘을 보탠 만큼, KBO에 관한 부분은 시간이 흐를수록 더 큰 폭으로 개선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MLB가 어려워 <OOTP>에 다가오지 못했던 유저들에겐 확실히 매력적인 부분입니다.

 

한국 팬들은 <OOTP 22>에 대해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 26일, <OOTP 22>는 출시 당일 한국과 북미 스팀 판매량 1위(Top seller)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실제로 지난 몇 주간 몇몇 커뮤니티에서는 KBO를 좋아하면 <OOTP 22>를 구매해도 괜찮겠냐는 질문이 쏟아지기도 했습니다. 컴투스와 손잡은 <OOTP 22>에 대한 한국 유저들의 관심이 실제로 증가했음을 알 수 있는 지표입니다. 

 

관련 기사: 정식 출시 앞둔 OOTP 22의 KBO, 이렇게 바뀐다

 

  

영화 <머니볼>의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부단장 피터는 핵심 선수였던 페냐의 트레이드를 두고 고민에 빠집니다. 이를 본 빌리빈 단장은 다음과 같은 명대사를 날리죠. "우리의 방식을 굳이 남에게 설명하려 하지 말고, 고민도 하지 마. 일단 밀어붙여." 

 

<OOTP 22>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당신이 어떤 역할을 선택하고, 어떤 철학으로 팀을 운영하건 망설일 필요 없습니다. 게다가 <OOTP 22>는 '게임'입니다. 현실처럼 나의 직업 생명을 걸고 선택을 하지 않아도 될뿐더러, 내 결정 하나에 누군가의 밥줄이 끊기는 경우도 없습니다. 그저 즐겁게, 내가 사랑하는 야구와 팀의 미래를 설정하고 지켜보면 그만이죠. <OOTP 22>가 가진 가장 큰 매력입니다.

 

야구를 좋아하지만, 직접 선수를 플레이하는 건 관심 없으신가요? 아니면 현실 속 응원팀의 '비밀번호 행렬'에 지치셨나요? 그렇다면 <OOTP 22>는 당신의 게임 인생에 좋은 파트너가 되어줄 겁니다. 기자도 당분간은 마우스가 닳도록 게임을 <OOTP 22>를 플레이할 예정입니다. 저의 자이언츠를 가상에서나마 행복한 팀으로 만들어야 하니까요.

  

현실에서 불가능하다면, 게임에서라도 '함 해 볼 수 있는' 자이언츠를 만들어보자 (출처: 자이언츠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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