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넓고 게임은 많습니다.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 16년 역사의 게임 전문지 디스이즈게임에서 어떤 게임이 맛있는지, 맛없는지 대신 찍어먹어드립니다. 밥먹고 게임만 하는 TIG 기자들이 짧고 굵고 쉽게 여러분께 전해드립니다. TIG 퍼스트룩!
디스이즈게임이 이번에 소개해드릴 게임은 스페인 개발사 ‘아웃 오브 더 블루 게임즈’가 만든 1인칭 어드벤처, <콜 오브 더 씨>입니다. 소설같은 탄탄한 전개, 궁금증을 자아내는 미스터리, 업계 베테랑 성우 ‘시시 존스’의 목소리 연기를 특징으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본격적 소개에 앞서, 특별히 메인 아트를 한 번 보겠습니다. 커버아트와 게임 내용이 따로 노는 경우도 더러 있지만 <콜 오브 더 씨>는 다릅니다. ▲20세기 초반 열대 섬 배경 ▲백인 여성 주인공 ▲어드벤처 장르 ▲미려한 아트 ▲묘하게 음산하고 미스터리한 분위기 등, 커버 아트에 드러난 요소들이 게임의 기본 설정과 일치합니다.
주인공 ‘노라’는 가문의 모계 혈통을 따라 대물림되는 미지의 질병으로 죽어가고 있는 미술교사입니다. 재력가 남편 ‘해리’는 그런 아내의 질병을 낫게 할 단서를 포착, 팀을 꾸려 남태평양의 섬으로 모험을 떠났죠. 그런데 어느 시점에 남편의 행방은 묘연해졌고, 뒤이어 노라에게는 남편이 보낸 이상한 소포가 도착합니다.
소포 안에는 정체모를 유물과 함께 ‘오따헤이테(타히티) 동쪽 74해리’라는 메모가 남겨져 있습니다. 남편이 무언가 불가사의한 사고에 휘말렸다는 사실을 직감한 노라는 단신으로 추적에 나섭니다. 메모에 적힌 섬으로 향하는 배 안에서 게임은 시작됩니다.
압축적이면서도 자연스러운 도입부 전개가 인상 깊습니다. 주인공 부부가 처한 상황, 그리고 그 뒤에 도사린 초자연 현상에 대한 의혹 등이 배 안의 짧은 구간 동안 모두 전달됩니다. 덕분에 이야기에 바로 빠져들 수 있습니다.
‘소품’ 연출에도 신경을 썼습니다. 게임 내내 30년대에 어울리는 여러 오브젝트와 아트가 눈을 즐겁게 하고, 시대극의 분위기를 한껏 연출합니다. 정확히 고증되었는지 여부를 전부 알기는 물론 힘들지만, 몰입을 돕기엔 충분해 보입니다.
해리의 메모와 노라의 독백을 통해 보니, 부부는 서로 아주 각별합니다. 남편은 목숨건 여정 가운데서도 아내에 편지를 남깁니다. 노라 역시 해리의 안위를 끊임없이 걱정하면서도 그를 구하기 위한 결의에 차있습니다.
이러한 두 사람의 관계는 게임의 주제의식에 닿아있습니다. ‘러브크래프트스러움’은 차라리 연출의 묘일 뿐입니다. 다만, 스토리 게임인만큼 더 이상의 ‘스포’는 자제하겠습니다.
게임플레이의 핵심은 퍼즐입니다. 노라가 수집한 여러 정보를 토대로 신비한 건축물들의 비밀을 풀면 새로운 장소가 ‘언락’되는 형식입니다.
<콜 오브 더 씨>의 퍼즐은 장단이 뚜렷합니다. 장점은 퍼즐의 연출이 배경설정과 스토리에 잘 녹아들어 있다는 점입니다. 처음엔 소소한 퍼즐로 시작하지만, 중반부터는 설정에 맞게 미스터리하고, 음산하고, 스케일이 커집니다. 스토리와의 직간접적 연결고리도 확실합니다.
단점은 차지하는 비중에 비해 난이도가 쉬운 편입니다. 게임의 ‘다이어리’ 시스템이 여기에 한몫 합니다. 다이어리는 스토리가 자동 정리되는 ‘로그’와 퍼즐풀이 단서가 정리되는 ‘노트’ 부분으로 나뉩니다. 그런데 단서는 실제 수집된 순서와 상관없이 ‘정해진 배치’대로 기록됩니다. 따라서 중간에 빠뜨린 단서가 있다면 금방 눈치챌 수 있어 헤맬 일이 거의 없습니다. 게다가 다이어리를 순서대로 살펴만 봐도 퍼즐풀이의 가닥이 잡혀버립니다.
마지막으로, 사소한 오역과 오타가 종종 눈에 띕니다. 그리고 영어로 된 원래 메모를 보면 밑줄로 강조된 단어가 많은데, 이것이 한글 자막에는 반영되어있지 않은 점도 아쉽게 느껴집니다.
<콜 오브 더 씨>는 스토리에 무게중심을 둔 어드벤처 게임입니다. 러브크래프트의 영향을 받은 으스스한 분위기가 긴장감을 부여하지만, 본격적인 공포물은 아닙니다. 핵심 게임플레이 요소인 퍼즐풀이는 그 자체로 흥미롭기보다는 스토리와 연출의 한 축을 맡고 있습니다. 완성도 높은 스토리텔링을 선호하는 게이머에게 추천합니다.
▶ 추천 포인트
1. 궁금증, 긴장감 유발하는 흥미로운 줄거리
2. 탄탄하고 완성도 높은 연출
3. 자연스러운 성우 연기
▶ 비추 포인트
1. 쉬운 퍼즐
2. 느린 움직임
3. 일부 게이머에게는 무서울 연출
▶ 정보
장르: 1인칭 어드벤처
개발: 아웃 오브 더 블루 게임즈
가격: 20,500원
한국어 지원: O
플랫폼: PC (스팀), Xbox One, Xbox 시리즈 X|S
▶ 한 줄 평
가벼운 장르소설처럼 즐길 수 있는 어드벤처 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