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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G 퍼스트룩] 메트로배니아에 깔끔한 픽셀 아트! 아는 맛이 더 무서운 법

김승준(음주도치) 2023-05-02 12:22:21
음주도치 (김승준 기자) [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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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G 퍼스트룩] 메트로배니아에 깔끔한 픽셀 아트! 아는 맛이 더 무서운 법

세상은 넓고 게임은 많습니다.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 18년 역사의 게임 전문지 디스이즈게임에서 어떤 게임이 맛있는지, 맛없는지 대신 찍어먹어드립니다. 밥먹고 게임만 하는 TIG 기자들이 짧고 굵고 쉽게 여러분께 전해드립니다. TIG 퍼스트룩!  

  

편의점 삼각김밥, 배달 앱 안의 자장면처럼 메트로배니아 장르는 게이머들 사이에선 매우 익숙한 맛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아는 맛이 더 무서운 법이죠. 새로운 지역을 탐험하고, 기능을 해금하면서 조금씩 그 세계와 이야기의 중심으로 다가가는 장르 특성 자체가 본질적인 재미를 쥐고 있기 때문입니다.

 

장르의 어머니 격인 ​<메트로이드> 시리즈 중에서도 20년이나 지난 작품을 다시 살려낸 <메트로이드 프라임 리마스터>가 지난 2월 출시 이후 호평을 받았던 것처럼,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이 장르를 사랑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매력적인 스토리와 깔끔한 픽셀 아트까지 얹어진다면 아는 맛이라도 한 번은 손이 가는 그런 메뉴가 되곤 합니다.

 

3월 15일에 출시된 <버널 엣지>(Vernal Edge)는 이런 익숙함을 자극하는 메트로배니아 게임입니다. 출시 하루 만에 스팀 리뷰 56개 중 85%가 긍정 평가인 '매우 긍정적' 게임이 됐습니다. <버널 엣지>에는 어떤 매력이 있었던 걸까요?

 

 

  

#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고...

  

주인공 '버널'은 하늘 위에 떠 있는 섬 '해리콧'을 탐험합니다. 목표는 자신의 과거를 알아내기 위해 아버지를 찾는 것. 버널은 기억 상실증에 걸린 로봇 체르빌의 도움을 받으며 해리콧 왕국을 지배하고 있는 알로에 교단과 맞서 싸웁니다. 

 

버널이 들고 있는 큼직한 검, 입고 있는 옷은 모두 아버지 소유였거나, 아버지의 흔적이 남아있는 물건들입니다. 함께 다니는 로봇 체르빌도 마찬가지죠. 이야기의 모든 조각들은 아버지를 향하고 있지만, 버널은 어째선지 아버지를 매우 증오하고 있습니다. 도대체 어떤 과거가 있었던 것일까요?

 

주인공 버널은 하늘섬 사이를 오가는 비행선에서 호기롭게 교단과 싸워보지만

폭풍에 휘말려 한 섬에 떨어집니다. 버널의 여정은 여기서부터 시작되죠.

 

<버널 엣지>의 특징 중 하나는 원하는 순서대로 섬을 진행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일정 구간 이상 진행해야 나오는 섬들도 있지만 지도에 보이는 섬들 중에서는 원하는 곳부터 진행해도 무방하죠. 여러 번 방문해야 하는 특정 섬들을 제외하면 하나의 섬에서의 모험은 그 섬에서 해금하는 기능으로 진행할 수 있게 완결성을 띄고 있습니다. 

 

하지만 모험의 자유를 얻은 만큼 이야기가 선형적으로 진행되지 않다 보니, 정보가 곳곳에 파편화되어 있다는 인상을 주긴 합니다. 대신 모험 중간에 한 번씩 등장하는 로봇 체르빌과의 대화나 NPC와의 대화들이 스토리를 하나의 줄기로 다시 붙잡아 줍니다. 과연 버널은 알로에 교단과의 싸움과 자신의 과거를 찾는 모험을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을까요?

 

아버지를 찾아 떠난다는 대전제 외에도 매 구간마다 열쇠를 찾고 손잡이를 찾는 등의 단기 목표가 주어집니다.

첫 번째 섬을 클리어하면 비행선 하나를 무단 점거하게 되는데, 이 때부터 원하는 섬을 골라 진행할 수 있습니다.

 

 

# 먹어 보니 땡초김밥, 불짜장이었다

결론부터 먼저 말하면 <버널 엣지>의 전투와 모험은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맵에서 숨겨진 요소를 찾아내고 능력을 해금해 가보지 못한 곳을 향해 나아간다는 메트로배니아 게임의 베이스를 충실히 따르고 있지만, 그 중간중간 꽤나 많은 장애물들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독이 든 보라색 방울이 잔뜩 도사리고 있는 섬은 환풍기를 찾아내 작동시켜야 막힌 구간을 진행할 수 있는데, 이 과정에서 독이 퍼진 구역을 이동하는 발판의 속도에 맞춰 지나가야 하는 파트가 있습니다. 독 방울에 닿으면 체력이 많이 닳기도 하고, 짧은 경직에 걸리기 때문에 발판을 따라가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다른 섬에서도 <소닉> 시리즈의 스프링처럼 닿으면 특정 방향으로 빠르게 밀어주는 기믹을 활용하는 구간이 있는데, 이때 발판이 버널을 쏜 방향 그대로 몸을 맡기고 있는 게 아니라 절벽 끝을 붙잡거나, 밧줄에 매달려야 가시에 안 부딪히는 파트가 있습니다. 독방울 섬보다는 덜 어려웠지만, 여러 차례 시도해야 넘어갈 수 있는 난이도인 것은 마찬가지였습니다. 왜냐하면 독방울과 가시 구간 뒤엔 세이브 포인트 없이 전투가 바로 이어졌기 때문이죠.

 

독 방울 구간 중 한 부분. 몇 번을 죽었는지 모릅니다.
굉장히 자주 보게 되는 게임 오버 장면입니다.

 

전투에서 버널은 검을 사용한 일반 연속공격, 차징 공격과 마법을 활용하는 스킬, 그리고 검의 파동을 적에게 던져 마킹을 남기고 추적하는 특수 공격을 모두 활용합니다. 점프 중에 공격하면 그 자리에서 체공하며 공격하기도 해서, 전투의 손맛은 확실히 느낄 수 있었죠. 하지만 적들이 보고 반응할 수 있을 정도의 적당한 속도를 가지고 있어도, 버널의 전투·이동 조작이 엄청나게 매끄럽지만은 않았다는 게 유일한 문제입니다. 

 

상대 공격을 막아내는 방어와 회피하는 대시가 있지만, 플레이어가 생각하는 것보다 조금 더 미리 움직여야 여유롭게 피할 수 있고 그렇지 않으면 적의 공격에 맞고 쓰러지기 일쑤였습니다. 그나마 패턴에 적응만 하면 충분히 깰 수 있는 난이도로 설정되어 있었던 점은 다행입니다.

 

단점을 잔뜩 나열한 것 같지만 실제로 플레이해보면 어려운 구간을 깨고 나면 돌아오는 성취감이 고난이도라는 단점을 모두 장점으로 승화시킵니다. 메트로배니아의 고질병인 불친절한 맵으로 플레이어를 길치로 만드는 문제도 <버널 엣지>에는 없었습니다. 물을 옆에 두고 마시며 먹더라도 맛있게 매운 건 참을 수 없죠.

  

공중에서 원거리 공격도 하는 적들. 보통 2~3마리가 한 번에 덤빕니다. 빨간색 원은 일반 공격을 차징 중일 때 뜨는 표시입니다.

몇 명의 적을 쓰러트렸는지... 처참한 전투의 흔적. 적이 연달아서 계속 나오는 구간도 있습니다.

 

 

# 매운맛 뒤의 성취감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이 글을 읽고 계신 분들 중에도 게임을 플레이할 때, 스테이지 안의 모든 요소를 하나도 빠트리지 않고 넘어가야 직성이 풀리는 100% 달성 중독자가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개인적으로 다른 메트로배니아 게임을 플레이할 때 매번 답답함을 느꼈던 부분 중 하나가 다음 능력을 해금하지 않으면 지금 보이는 맵에서도 어쩔 수 없이 비워두고 넘어가야 하는 구간이 존재한다는 점이었습니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 <버널 엣지>는 여러 섬 단위로 맵을 쪼개서 하나의 맵의 크기를 과도하게 크지 않게 설정했고, 다른 섬의 외부 요소를 많이 필요로 하지 않는 개별적인 완결성을 가진 구조를 보여줍니다. 덕분에 지나간 길을 또 지나가는 빈도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고, 이 섬에서 할 수 있는 건 다 했다는 성취감을 크게 남겨주죠.

 

다음 진행에 대한 기대감을 적절히 심어주는 것도 플레이어를 게임에 몰입하게 만드는 데 한몫을 하고 있습니다. 적절한 타이밍에 중요한 적이나 인물들이 등장해 여러 떡밥을 던져주고 가면서 게임을 계속할 원동력을 줍니다. 또한 <버널 엣지> 스팀 리뷰에서도 다수의 유저들이 언급했을 정도로, 픽셀 아트와 도트 그래픽이 매우 깔끔하기 때문에 이렇게 등장하는 캐릭터들이 주는 시각적인 만족도도 좋은 편입니다. 

 

흥미가 떨어질 법하면 등장하는 매력적인 캐릭터와 이야기의 떡밥

섬 하나의 단위가 크지 않고 맵이 직관적이라서 길을 잃을 일은 없습니다. 다만 진행이 어려울 뿐...

 

빠른 기동성을 맛볼 수 있는 구간에서는 가로 세로로 맵을 길게 배치해 시원한 이동을 더 느낄 수 있게 해주고, 스킬과 특수 능력을 얻는 구간을 적절히 분배해 다음에는 또 어떤 능력을 얻게 될지 관심을 가질 수 있게 만듭니다.

 

출시되는 게임은 많은데 정작 할만한 게임은 크게 없다 느끼는 당신, 오늘은 아는 맛이라도 맛있는 게임을 한 번 드셔보시는 건 어떨까요? 

▶ 추천 포인트 

1. 메트로배니아 장르에 충실하다

2. 섬 하나에는 하나의 완결성

3. 맛있게 맵다

4. 보기 좋은 도트 그래픽이 먹기도 좋다

 

▶ 비추 포인트

1.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전투 조작감

2. 그래픽에 비해 사운드가 빈약하다

3. 흥미롭지만 파편화된 스토리

4. 성취감과 스트레스 사이를 줄타기하는 난이도

 

▶ 정보

장르: 2D 메트로배니아 액션 게임

가격: 스팀 정가 18,500원

​한국어 지원: X

플랫폼: 스팀, 에픽게임즈 스토어, PS4, PS5, Xbox One, Xbox 시리즈 X·S, 닌텐도 스위치

 

▶ 한 줄 평

Vernal은 '봄 같은'이라는 형용사다. 
창밖을 보라. 봄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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