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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몬의 불량일기

추억의 상자들 도착하다

임상훈(시몬) 2011-04-11 23:35:22
시몬 (임상훈 기자) [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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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상자들 도착하다

얼마 전 TIG 아지트로 커다란 종이상자 5개가 배달됐습니다.

수신인에 적힌 제 이름 석 자.

 

 

도대체 무엇일까? 무척 궁금했습니다.

조심스레 상자 하나를 뜯었습니다.

 

상자를 가득 채운 비디오테이프들.

추억이 확 밀려나왔습니다.

 

신문사 사회부 기자의 꿈을 접고, 영화 감독 또는 드라마 PD를 하고 싶었던 시절.

무작정 영화를 봤고, 영화를 모았습니다.

 

군대 시절, 하루 일과의 시작과 끝은 도서관에 있던 영화 테이프를 공테이프에 복사하기.

압축녹화 기능을 이용해, 120짜리 테이프에 외국 영화 2편씩 담았죠.

 

 

제대 후엔, 폐업하는 비디오가게를 수소문하며 쫓아다녔습니다.

아르바이트 월급과 교환한 한국 영화, 중국 영화가 하숙방에 쌓이기 시작했죠.

 

 

꿈 많던 시절, 제 방의 한 벽면을 알록달록 채웠던 녀석들.

신문사에 들어가면서, 낙향하게 됐죠.

 

까마득하게 잊혀진 시간들.

영화 감독 대신 잠깐 영화 기자도 했지만, 스크린과 DVD에 정신이 팔려 있었죠.

 

10년 넘게 유배된 녀석들.

고향 집 수리를 틈타 예전 주인에게 돌아온 거죠.

 

상자 속에 봉인돼 있던 지난 날의 꿈들을 다시 뜯어보는 기분, 참 묘하더군요.

하나씩하나씩 빼내, TIG 휴게실에 차곡차곡 쌓았습니다.

 

휴게실 책장 왼쪽은 한국 영화를 비디오 제작사 별로 연도 순으로.

오른쪽은 중국계 영화를 영화배우 별로 제작 연도 순으로.

 

 

희귀한 비디오 플레이어가 아지트로 오면, 한 편, 한 편 다시 볼 요량입니다.

TIG 멤버들 중에서도 보고 싶어하는 친구들이 꽤 있더군요.

 

화질은 아마 좋지 않겠죠.

과거의 추억이나 꿈을 다시 품고 보는데는, 그런 화면이 더 없이 좋을 듯합니다.

 

여러분의 추억의 상자에는 무엇이 담겨져 있는지요?

 

simo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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