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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몬의 불량일기

지구를 보는 방식, 세상을 보는 방식

임상훈(시몬) 2011-04-22 13:39:00
시몬 (임상훈 기자) [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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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보는 방식, 세상을 보는 방식

오늘은 지구의 날.

여러분 머릿속에 지구는 어떤 모양입니까?

 

제 추측이 맞다면, 아마 이런 이미지 아닌가요?

 

 

세계지도를 처음 만난 날부터 쭉 이런 세계를 보아왔습니다. 서양 친구들에게는, 가운데에 유럽이 있는 지도가 일반적일 거고요.

 

3차원의 동그란 지구를 2차원의 평면으로 그려내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닙니다. 옛날에는 굳이 그런 지도를 만들 필요도 없었을 거고요.

 

그런 '니즈'는 16세기 본격적으로 발생했습니다. 대항해시대, 즉 아프리카 사람을 노예로 팔아 넘기고, 원주민을 죽이거나 복속시켜 그 땅의 보석과 곡물을 수탈하던 시대가 세계지도를 필요로 했으니까요.

 

그 시기 나온 지도 중 가장 유명한 것이 메르카토르 도법에 따른 녀석입니다. 그 후 400년 동안 우리 머릿속의 지구는 이 도법(또는 투영법)에 따라 그려지게 됐죠. 위의 지도도 당연히 메르카토르 도법에 따른 것이고요.

 

 

하지만, 지구의 실제 모습이 이럴까요?

 

위 이미지보다 각 지역의 실제 면적을 반영한 지구의 모습은 이렇습니다.

 

 

1980년 출간된 피터스 도법(또는 골-피터스 투영법)에 따른 지구의 모습이죠.

 

유럽의 식민지 개척(침탈)을 돕기 위해 만들어진 메르카토르 도법에서 유럽과 북미는 아프리카나 남아시아, 남미 등에 비해 훨씬 크게 보입니다. 지도를 만든 메르카토르가 식민주의자는 아니었지만, 지도의 쓰임은 많은 이들에게 왜곡된 세계의 모습을 각인시켰죠.

 

좌파 역사학자인 피터스는 실제 각 대륙의 면적과 가까운 지도의 모습을 그려냈습니다. 유럽이 아프리카에 비해 왜소하고, 북미는 아프리카의 3분의 2 정도 크기라는 사실을 우리는 이 지도를 통해 확인할 수 있죠. 피터스의 도법에도 한계는 있지만, 지도학 사전에 '피터스 이전'과 '피터스 이후'가 등재될 정도로 기존 지도의 근간을 흔들었습니다.

 

 

그런데, 또 다른 지구의 모습도 있습니다.

 

여기 나와 있는 지구도 틀림 없이 우리가 사는 세계의 모양새입니다.

 

 

1979년 호주에서 출판된 <수정본 세계지도>죠.

 

우리는 유럽과 북미가 상단에 표시된 지도에 익숙해져 있습니다. 아프리카와 남미, 호주 등은 늘 아래쪽에 있죠.

 

그리스 문화와 기독교 문화, 그리도 동양 문화까지 대부분 하늘은 신성하고 고귀한 영역으로 여깁니다. 수정본 지도를 만든 스튜어트 맥아더는 이런 상위/하위 개념과 우리가 봐왔던 세계지도의 모습이 연결돼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도 그런 생각에 일정 부분 동의합니다.

 

simo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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