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파이 러시>가 있으니, 팀도 안전할 줄 알았다.”
<레지던트 이블> 시리즈의 아버지 미카미 신지가 자신이 이끌던 ‘탱고 게임웍스’ 스튜디오 폐쇄에 관한 소회를 밝혔다.
‘탱고 게임웍스’는 미카미 신지가 지난 2010년 설립한 제니믹스 미디어 산하 개발사다. <디 이블 위딘> 시리즈, <고스트와이어 도쿄>와 같은 작품들로 명성을 쌓았으며, 2023년 작 <하이파이 러시>를 통해 TGA ‘올해의 게임’ 후보에 오르는 등 좋은 성적을 거둬 왔다.
그러나 제니맥스 모회사 MS가 지난 5월 산하 여러 스튜디오와 함께 탱고 게임웍스 폐쇄를 결정하면서, 업계에는 적잖은 파장이 일었다.
폐쇄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미카미 신지의 퇴사가 지목되었다. 2023년 2월 신지는 특별한 이유를 밝히지 않고 탱고 게임웍스를 떠났는데, MS가 이를 탐탁지 않게 여겼으리라는 것. 실제로 MS의 Xbox 게임 총괄은 지난 6월 이뤄진 외신 인터뷰에서 폐쇄 결정에 대해 “ 스튜디오를 성공으로 이끈 요소가 현재 없어지지 않았는지 고민해야 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반면 신지는 <하이파이 러시>가 스튜디오의 존속을 담보해줄 것으로 믿고 회사를 떠났다고 밝혔다.
지난 6일 있었던 외신 IGN과의 인터뷰에서 신지는 “<하이파이 러시> 후속작을 계속 만드는 한 스튜디오가 무사할 것으로 생각했다. 애초에 내가 탱고 게임웍스를 떠난 이유였다”며 “스튜디오가 폐쇄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놀랐다”고 전했다.
<하이파이 러시>의 판매량은 공개되지 않았으며, 그 성공 여부에 관해서도 엇갈린 분석이 제시된다. 긍정적 유저 평가를 받았으나, MS의 게임구독 서비스 ‘게임패스’에서 제공되는 게임인 만큼, 실제 판매량은 기대 이하였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마케팅 없이 출시한 신규 IP임에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는 점에서 그 잠재력에 많은 기대가 걸렸던 것 또한 사실이다. 이러한 가능성을 포착한 크래프톤이 탱고 게임웍스 흡수를 결정하기도 했다.
지난달 크래프톤은 탱고 게임웍스 인력 50명을 고용하고 <하이파이 러시> IP를 인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크래프톤은 “탱고 게임웍스가 가진 게임 개발을 향한 장인 정신과 창의성에 대한 존중의 의미를 담아 일본 시장의 첫 투자로 탱고 게임웍스와 손잡았다”고 발표했다.
신지 또한 크래프톤의 결정에 안도했다고 밝혔다. 인터뷰에서 그는 “결국 잘 된 것 같다. 좋은 게임을 만들면 누구의 선택이든 받게 되어있다는 사실을 이번에 되새겼다. <하이파이 러시> 개발팀의 노고가 스튜디오에 새로운 운명을 가져다줬다. 인기 게임을 만드는 것보다는 좋은 게임을 만드는 것이 개발 스튜디오의 운명에 더 직접적 영향을 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