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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LCK 올 프로팀도 좋지만... '언성 히어로 올 프로팀'을 소개합니다!

손가락질을 찬사로 바꾼 '언성 히어로'들에게 박수를

에 유통된 기사입니다.
이형철(텐더) 2021-08-17 17:49:04

스포츠에는 늘 빛나는 별이 존재합니다. 호나우두나 리오넬 메시가 대표적인 예인데요, 이들은 단순한 선수 이상의 영향력을 자랑하며 시대를 상징하는 아이콘이 됐습니다. 하지만 그 뒤에는 그들이 빛날 수 있도록 팀을 받쳐준 '언성 히어로'들도 있습니다. 그들 없이는 지금의 메시, 호나우도가 존재하기도 어려웠을 겁니다. 이에 더해, 소속팀의 성적과는 별개로 제 몫을 해낸 선수도 적지 않죠.


이제 막 정규시즌을 마친 LCK도 마찬가지입니다. 많은 이의 시선은 '쇼메이커' 허수, '쵸비' 정지훈, '페이커' 이상혁과 같은 슈퍼스타들에게 쏠려있지만, 조금만 시선을 돌려보면 꽤 많은 선수가 눈에 들어옵니다. 소속팀의 저조한 성적에도 불구하고 자기 역할을 120% 이상 수행한 선수도 적지 않으니까요.


모두가 라인별 최고의 선수를 선정하는 '올 프로팀'에 집중한 지금, 디스이즈게임이 조금은 색다른 올해의 팀을 선정해봤습니다. 우려를 박수로 바꾼 선수들을 모은 '언성 히어로 팀'이 바로 그것인데요, 성적이나 주목도를 떠나 기대치를 상회하는 활약을 펼친 선수들을 라인 별로 꼽아봤습니다. 화려한 조명은 없지만, 누구보다 열심히 경기에 임한 '언성 히어로 올 프로팀'을 만나보시죠! / 디스이즈게임 이형철 기자

 

본 콘텐츠는 디스이즈게임과 오피지지의 협업으로 제작됐습니다.

 



 

# TOP: 그의 불꽃은 마지막임에도 뜨거웠다! '칸' 김동하

 

롤드컵 디펜딩 챔피언 담원기아의 2021년은 시작부터 썩 순탄치 않았습니다. 지난해 좋은 활약을 펼친 탑 라이너 '너구리' 장하권이 중국 FPX로 떠났기 때문이죠. 물론, 당시 담원기아(구 담원 게이밍)는 특정 선수 한 명에 의존하는 스타일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하지만 다섯 명이 톱니바퀴처럼 움직였음을 감안하면 너구리의 이탈은 꽤 큰 전력 누수가 될 거라는 우려도 적지 않았던 게 사실입니다.  

 

때문에 '칸' 김동하가 담원기아에 입단했을 때, 몇몇 팬은 상당한 우려를 표했습니다. 과거 그가 킹존 드래곤 X와 T1에서 좋은 활약을 펼친 건 인정하나 중국에서의 폼이 너무나도 좋지 않았기에 너구리의 공백을 메울 수 없을 거라는 목소리도 높았죠.

 

오피셜이 뜰 때만 해도, 팬들은 기대보단 우려 섞인 눈빛으로 칸을 주시했다 (출처: 담원기아)

 

 

하지만 칸은 우려를 딛고 2021년 내내 좋은 활약을 펼쳤습니다. 소속팀이 폭주했던 스프링 시즌은 물론, 다소 휘청였던 MSI와 서머 시즌에도 꾸준히 좋은 경기를 펼치며 팀을 지탱했기 때문이죠.

 

그중에서도 서머 시즌은 '칸 없었으면 어쩔 뻔했냐'라는 소리가 나올 만큼 인상 깊었습니다. 당시 담원기아는 MSI 결승에서 분패한 뒤 서머 시즌에서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었습니다. 원거리 딜러 '고스트' 장용준이 컨디션 난조에 빠짐에 따라 쇼메이커와 '캐니언' 김건부가 미드와 정글을 떠나 다른 라인으로 출전하는 상황이 펼쳐지는 등 팀 내적으로도 굉장히 어려운 시기를 보낸 점도 뼈아픈 부분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담원기아가 순위 경쟁에서 크게 뒤처지지 않은 건 칸의 활약 덕분이었습니다. 칸은 제이스, 비에고와 같은 공격적인 카드부터 상위권 팀이 좀처럼 다루지 않았던 오른 등 색깔을 가리지 않고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며 묵묵히 소속팀을 이끌었습니다. 칸이 <리그 오브 레전드> e스포츠 판에서 노장으로 분류되는 '26세'임을 감안하면 누구도 예상치 못한 그림이 펼쳐진 셈입니다.

 

칸은 올해로 선수 생활에 마침표를 찍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나이도 나이인 데다 여러 매체를 통해 직간접적으로 은퇴 의사를 밝혀왔기 때문이죠. 따라서 2022 롤드컵은 선수 생활의 '마지막' 국제대회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과연 칸은 멋진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까요?

  


 
# JUNGLE: 전임자의 흔적 '삭제'한 크로코와 '다크 나이트' 블랭크 

  

2019년 위너스와 브리온 블레이드(현 프레딧 브리온)에서 활동한 '크로코' 김동범은 이렇다 할 족적을 남기지 못했던 선수입니다. 가끔 번뜩이는 활약을 펼치긴 했지만, 그것만으로 LCK의 주전 정글러가 될 수 없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죠. 일각에서는 리브 샌드박스의 주전 정글러였던 '온플릭' 김장겸이 징계를 받지 않았다면 크로코가 영입되지 않았을 거라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블랭크' 강선구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2018년까지 T1에서 활약한 건 인정하지만, 이후 한 수 아래로 평가되는 일본 리그에 진출했기에 다소 기량이 떨어졌을 거라는 우려가 속출한 탓이죠. 특히 T1에서의 마지막 시즌에 보여준 '심각한 기복'은 KT 팬들의 근심을 깊게 만든 원인이었습니다.

  

크로코는 온플릭의 '백업'이라는 평가가 많았던 선수다 (출처: 라이엇 게임즈)

블랭크 역시 기대보단 우려가 많았던 영입이었다 (출처: 라이엇 게임즈)

  

 

그렇게 시작된 2021 시즌, 두 선수는 세간의 우려를 불식시키는 멋진 활약을 펼쳤습니다.

 

온플릭의 빈자리를 메꾸기 위해 영입됐다던 크로코는 전임자를 완전히 벤치로 밀어내며 리브 샌드박스의 상승세를 이끌었습니다. 실제로, 크로코는 스프링 시즌 POG 500점을 획득하며 팀 내 최다 POG를 차지했으며, 2021 LCK 올해의 루키로 선정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습니다. 공백을 메꾸기 위해 영입된 정글러가 선봉에서 팀을 지휘한 셈입니다.

 

블랭크는 자신이 아직 죽지 않았음을, 좋은 의미의 '다크 나이트'임을 다시 한번 증명했습니다. 

 

올 시즌 KT는 블랭크를 포함해 '보니' 이광수, '기드온' 김민성 등 총 세 명의 정글러를 활용했지만, 블랭크가 나오지 않은 경기에서는 운영 및 경기력에서 치명적인 문제점을 노출했습니다. 그만큼 팀 내에서 블랭크가 차지하는 비중이 컸음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죠. 여담으로 만약 KT가 시즌 내내 꾸준히 블랭크를 활용했다면 포스트시즌 판도도 크게 달라졌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드네요.

 


 
# MID: 모두가 안 된다고 했지만... 프레딧의 에이스, '롤킹' 라바

 

2021년 '라바' 김태훈의 키워드는 부활이었습니다. 라바는 스프링 시즌부터 프레딧 브리온의 주전 미드 라이너로 활동하며 두 시즌 내내 빼어난 경기력을 선보였습니다. '유망주'로 평가된 데뷔 시즌의 임팩트를 어느 정도 찾아온 해로 평가할 수 있는 셈이죠.

 

그의 상승세는 지표로도 잘 드러납니다. 

 

라바는 스프링 시즌만 해도 10분까지의 골드, 경험치, CS 차이는 물론 15분까지 CS 리드 확률이나 분당 대미지 등 대부분 지표에서 리그 하위권을 맴도는 '평범한 하위권 미드 라이너'였습니다. 하지만 서머 시즌에는 10분 골드 차이(7위), 경험치 차이(3위), CS 차이(6위), 팀 내 대미지 비중(1위), 분당 대미지(3위) 부분에서 비약적인 성장을 이뤄냈습니다.

 

올해 라바는 말 그대로 듬-직한 '롤킹'이었다 (출처: 라이엇 게임즈)

 

 

2017년 LCK에 데뷔한 라바는 락스 타이거즈에서 빛나는 활약을 펼치며 향후 리그를 이끌어갈 보석 같은 선수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라바는 2019 서머부터 주춤하기 시작했고, 결국 2020년부터 추락하고 말았습니다. 정든 미드 라인을 떠나 원거리 딜러라는 새로운 옷도 입어봤지만 그 역시 신통치 않았죠. 

 

프레딧 브리온으로 이적하는 과정도 너무나 험난했습니다. 한화생명e스포츠에서 보여준 경기력이 워낙 처참했던 만큼, 많은 이는 입을 모아 '라바는 안된다, 왜 라바를 영입했는가'라며 최우범 감독을 향해 날 선 비판을 쏟아냈습니다. 하지만 최우범 감독은 라바의 간절함을 믿고 그를 주전 미드 라이너로 낙점했고, 결과는 대성공이었습니다.

 

최종 성적을 떠나 라바의 2021년은 선수 개인은 물론, LCK에 있어서도 꽤 의미 있는 한 해가 될 전망입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최악의 미드 라이너로 꼽히며 은퇴 위기에 몰렸던 선수가 멋진 반전 드라마를 써 내려간 셈이니까요. 많은 이의 손가락질을 박수갈채로 바꿔버린 라바가 향후에도 좋은 경기력을 뽐낼 수 있기를, 그리고 제2, 제3의 라바를 꾸준히 볼 수 있길 바라봅니다.

 


 
# ADC/SUPPORT: 실패한 선수였던 '레오'와 초짜 신인 '딜라이트', 소속팀을 이끌다

 

지난해 리브 샌드박스(당시 샌드박스 게이밍)에 입단한 '레오' 한겨레는 올해 초까지 '루트' 문검수와 치열한 주전 경쟁을 펼쳤지만, 결과는 썩 좋지 않았습니다. 어렵게 경기에 출전한다 한들 결정적인 순간에 잘리는 모습이 자주 노출됐을뿐더러 치명적인 실수가 이어졌기 때문이죠. 결국 그는 스프링 시즌 2라운드 로스터에서 말소됐고 끝내 팀과의 계약도 종료됐습니다.

  

샌드박스 시절 레오는 고개를 떨굴 때가 더 많았던 선수로 기억된다 (출처: 라이엇 게임즈)

 

 

그래서인지 아프리카 프릭스가 레오를 영입할 때의 여론도 썩 좋지 않았습니다. 기존 원거리 딜러 '뱅' 배준식이 부진했음에도 불구, 확실한 상수로 보기 힘든 선수를 데려왔기 때문이죠. 실제로, 레오는 2018년 T1에 입단한 뒤 프로 4년 차에 접어들었지만 이렇다 할 임팩트는 남기지 못했던 평범한 선수였습니다. 이룬 것 없이 연차만 쌓여가는 서글픈 '중고신인'의 길에 접어들고 있었던 셈이죠.

 

하지만 레오는 서머 시즌을 통해 데뷔 후 처음으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냈습니다. 화려한 임팩트를 쏟아낸 건 아니지만, 팀이 필요로 하는 순간에 소금 같은 활약을 펼치며 아프리카 프릭스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끌었죠. 레오는 올 시즌 40경기 이상 출전한 원거리 딜러 중 분당 대미지 4위, 대미지 기여율 3위를 기록하며 자신이 좋은 원거리 딜러가 될 자격이 있음을 증명했습니다.

 

이제 레오에게 남은 건 18일부터 펼쳐질 포스트시즌입니다. 결과에 따라 롤드컵 선발전이라는 엄청난 기회가 주어질 수도 있는 만큼, 어쩌면 레오의 프로 생활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경기가 될지도 모르겠네요. 

  


 

'딜라이트' 유환중은 이번 기사를 통해 소개된 선수 중 유일한 신인 선수입니다. 그 흔한 챌린저스 경험도 없는 진또배기 신인에 해당하죠. 그럼에도 딜라이트는 프레딧 브리온의 서포터로 활약하며 좋은 경기력을 뿜어냈습니다. 신인인 만큼 기복 있는 모습을 노출하기도 했지만, 고점이 확실했다는 점은 긍정적인 요인이었습니다. 항상 적극적으로 플레이메이킹을 시도한다는 점 역시 많은 이의 호평을 끌어냈습니다. 

 

올 시즌 딜라이트는 팀 내에서 이니시에이팅과 오더 등 굵직한 역할을 수행했습니다. 실제로, 그는 올 시즌 40경기 이상 출전한 서포터 중 가장 높은 킬 관여율(73.4%)을 기록했으며 평균 시야 점수에서도 리그 최상위권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경험이 일천한 신인 선수임을 감안하면 놀라운 스탯을 기록한 셈이죠.

 

딜라이트의 첫 번째 LCK는 '일단' 막을 내렸습니다. 이 어린 선수가 써 내려갈 새로운 LCK가 과연 어떤 모습일지, 그리고 지금 보여준 잠재력을 그대로 이어가 또 다른 전설을 만들어갈 수 있을지 관심을 갖고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딜라이트의 LCK는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했다 (출처: 라이엇 게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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