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세계대전을 무대로 한 <배틀필드 5>가 지난 5일(미국 시각), 오픈 베타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번 베타 테스트는 정식 발매 전 게임을 미리 체험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로, 싱글플레이를 제외한 ‘콘퀘스트’와 ‘그랜드 오퍼레이션’ 그리고 ‘타이즈 오브 워’ 등 멀티플레이 모드의 테스트가 이루어졌다.
<배틀필드 5> 개발진이 전한 이번 작품에서 눈여겨 볼만한 주요 요소는 ‘분대 시스템’의 강화와 물리효과 등이 주는 ‘사실성’ 향상이다. 개발진은 앞서 열린 쇼케이스에서도 두 요소가 핵심 재미라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두 요소는 정말로 게임 재미를 살리고 있을까? 그리고 베타 서비스에서 드러난 <배틀필드 5>는 어떤 모습일까? /디스이즈게임 박준영 기자
<배틀필드 5> 이번 베타 테스트에서 5개 챕터로 나뉘어 2차 세계대전 흐름을 부분 별로 느낄 수 있는 ‘타이즈 오브 워’와 16인부터 최대 64인까지 참여할 수 있는 ‘콘퀘스트’, ‘그랜드 오퍼레이션’의 3가지 멀티 플레이 모드를 선보였다. 아쉽게도 싱글 플레이 모드는 추후 정식 출시 버전에서 선보일 예정으로, 이번 베타 테스트에서는 즐길 수 없었다.
<배틀필드> 시리즈는 플레이어가 4가지 병과 중에 하나를 선택해서 전장에 뛰어들고, 팀의 승리를 위해 팀원들이 다 함께 협력해서 플레이하는 멀티 플레이를 선보인다. 그리고 이는 <배틀필드 5> 역시 마찬가지다.
구체적으로 게임에 등장하는 병과는 돌격병(Assailt), 의무병(Medic), 보급병(Support), 정찰병(Recon)으로 구별된다. 그리고 각 병과는 서로 사용 무기 등의 개성이 뚜렷하게 갈리며, 또한 일종의 액티브/패시브 스킬 개념이라고 할 수 있는 '특성'도 있기 때문에 자신이 플레이하는 병과의 특징을 잘 이해해야만 게임을 수월하게 플레이할 수 있다.
먼저 ‘돌격병’은 어썰트 라이플이나 세미 오토 라이플을 주 무기로 사용하며, 다른 분대원보다 체력 재생을 더 많이 할 수 있는 ‘전투 강화’를 특성으로 가지고 있다. SMG를 주로 사용하는 ‘의무병’은 팀원을 빠르게 회복시키는 ‘회복 주사기’를 가지고 있으며, ‘보급병’은 팀원의 탄약을 보급할 뿐만 아니라 특성 ‘요새화 전문가’를 통해 바리케이드 등 엄폐물을 더 빨리 건설하고 중화기도 설치할 수 있기에 팀 플레이의 핵심으로 손꼽힌다. 마지막으로 ‘정찰병’은 볼트 액션 라이플이나 스나이퍼 라이플을 사용해 적을 공격하며, 체력이 극도로 낮은 상황에서 더 빨리 달릴 수 있게 되는 특성 ‘전술 재생’을 통해 팀의 조커로 활약한다.
그리고 플레이어는 모든 분대원은 외모나 장비 등을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다. 다만 아쉽게도 이번 베타 플레이에는 외형 변경이 구현되어있지 않기 때문에, 정확히 외형 중 어떤 부분을 바꿀 수 있는지는 확인할 수 없었다.
게임의 기본적인 외형은 이러한 형태를 하고 있으며, 이제 게임 본편을 시작할 차례다. 하지만, 적군을 상대하기 전 기자는 뜻밖의 적을 먼저 만났다. 바로 ‘서버 불안정’이다. 자동 매칭을 수 차례 시도 했으나, 서버 불안정으로 번번이 접속 실패를 반복했다. 그렇게 매 게임 마다 5분 ~ 10분 정도 신경전을 벌이고 나서야 마침내 <배틀필드 5> 속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이러한 점은 베타라는 점을 감안해도 어쩔 수 없는 아쉬움으로 다가왔다.
가장 기초가 되는 ‘점령전’을 기준으로 <배틀필드 5>의 기본 게임 플레이는 전작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다만, 이번 작품은 분대 시스템과 ‘협동 플레이’가 전작에 비해 대폭 강화됐다는 점이 가장 눈에 띈다.
하지만, 이런 변화가 꼭 ‘좋은 점’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기존 <배틀필드> 시리즈 유저들에게는 ‘협력 플레이’를 강제한다는 점에서 엄청난 스트레스를 주기 때문이다. 더불어 세부적으로 보면 각 병과 별 밸런스 면에서 고개가 갸우뚱해지는 부분도 많다.
일례로 보급병의 경우 특성 ‘요새화 전문가’를 보면 성능이 애매하다. 보급병 유저들은 전투 중 '도구 상자'(일종의 건설 모드)를 통해 바리케이트나 창문 가림막 등을 다른 병과 유저들보다 굉장히 빠르고 쉽게설치할 수 있다. 하지만 쉬운 건설과 달리 전투에서 활용하는 건 굉장히 어렵다.
의무병의 경우에는 핵심 능력인 '회복 능력'이 다소 애매하다. 앞서 언급했듯 게임은 자동 회복량에 제한이 있으며, 의무병이 치유하기 전까지는 체력이 100% 복구되지 않는다. 그런데, 100%로 회복되지 않을 뿐, 체력은 자동 회복만으로도 70% 가량 오른다. 전투 중 치명상을 입어 즉사하는 경우가 많아, 회복되지 않는 잔여 체력은 전투 흐름을 바꾸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지 못한다.
<배틀필드 5> 개발진은 앞서 열린 <배틀필드 5> 쇼케이스에서 게임 내 물리 효과나 각종 요소들이 현실과 비슷하게 구현되도록 집중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게임은, 지반 상황에 따라 캐릭터 이동 속도가 달라지거나 폭발 위치에 따라 달라지는 폭발 흔적과 건물 붕괴 등. 사실성을 강조한 부분을 많이 발견할 수 있다. 슬라이딩이나 ‘누워 쏴’자세로 총을 쏘는 등 급박하게 돌아가는 전장에서 등장할 법한 현실적인 느낌의 동작도 구현했다.
그런데, 정작 전작까지는 있었던 '사실적인 요소'중 하나가 이번 작부터는 찾을 수 없다. 바로, '전차에 깔려 뭉개지는 자동차' 같은 오브젝트 간 충돌에서 나오는 '사실적인 물리효과'가 대폭 삭제된 것이다. 자동차 같은 오브젝트를 밟고 지나갈 수 없기 때문에 운전을 방해하는 요소가 많아져, 별것 아닌 곳에서도 길이 막히는 난처한 상황까지 생기고 있다.
게임 진행 중 각종 버그도 눈에 띄었다. 게임은 사망 직후 분대원 근처로 리스폰 되는데, 분대원이 전투 중이면 ‘전투 중’이라는 이유로 리스폰이 지연된다. 그런데, 분대원이 전투를 하지 않는 상황에서도 리스폰이 되지 않아 리스폰 장소를 애써 바꿔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
물리엔진 충돌 버그도 확인할 수 있었다. 벽에 시신이 끼거나 시신이 갑자기 요란하게 움직이는 것 정도는 흔하게 볼 수 있으며, 전차가 폭발한 직후 시신보다 전차가 먼저 사라져 시신이 공중에 떠있는 경우도 간간히 발견할 수 있었다.
<배틀필드 5>는 전반적으로 새로운 시도를 많이 했지만, 이번 베타 테스트에서는 아쉬운 점이 많이 도출됐다. 하지만, 베타는 베타. 개발사 또한 완성도를 위해 출시일을 연기한다고 발표한 만큼, 본편을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배틀필드 5>는 오는 11월 20일 PS4, Xbox One, PC로 발매될 예정이며, 전 플랫폼 한국어화가 확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