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 게임 개발사 ‘아토믹토치’(Atomic Torch)가 개발한 PC용 멀티 플레이 게임 <크라이오폴>(Cryofall)이 지난 4월 초, 스팀(Steam)에서 얼리억세스를 통해 출시되었습니다.
사실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개발사의 작품이며, 그래픽 또한 구수하기 그지 없는(?) 2D인지라 그다지 눈에 띄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크라이오폴>은 모든 텍스트가 한국어를 지원하며, ‘2D 생존 게임’ 으로서 굉장히 아기자기하고 재미 있는 게임성을 선보이고 있어서 눈길을 끕니다. 특히 단순한 ‘자원 채집과 제작’ 요소를 넘어서 다른 유저들과 협업을 하거나, PVP 및 모험을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한국인들에게 딱 맞는’ 작품이라는 느낌까지 받을 수 있습니다.
# 미지의 행성에서 생존하라
<크라이오폴>은 미지의 행성에서 플레이어가 ‘살아남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게임입니다. 처음 게임을 시작하면 플레이어에게 주어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하지만 다행히도 행성의 환경은 지구와 흡사하기 때문에 주변의 여러 자원들을 채집하고, 먹을 것을 확보하며,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쉘터를 지어서 생존을 꾀할 수 있습니다.
게임의 비주얼만 보면 어째 아기자기한 2D 그래픽이라는 점에서 <스타듀밸리>(STARDEW VALLEY)가 연상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스타듀밸리>가 목장의 경영(과 노동)에 집중한다면 <크라이오폴>은 ‘생존’에 보다 집중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플레이어의 모든 행동은 야생의 동물들이나 다른 위협으로부터 자신의 몸을 지키고, ‘살아남는 것’과 연결됩니다.
일례로 캐릭터는 ‘허기짐’과 ‘갈증’ 게이지를 가지고 있으며, 시간이 지나면 게이지가 떨어져 사망에 이르게 됩니다. 그렇기에 게임을 막 시작한 플레이어의 최우선 목표는 허기짐과 갈증에 대한 대책을 세우는 것인데요. 일단 1차적으로는 필드에 널려 있는 다양한 ‘과일’, 혹은 ‘수구 열매’(물이 가득 들어 있는 가상의 열매)를 채집해 해결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과일이나 수구열매는 한 번 채집하면 같은 자리에서 새로 열리기까지 엄청나게 오랜 시간이 필요합니다. 게다가 이들은 먹지 않고 놔둔다면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부패하고, 오랜 시간이 지나면 상해서 먹을 수 없게 됩니다. 그렇기에 플레이어는 안정적으로 식량을 확보할 수 있도록 논밭을 가꿀 필요가 있고, 음식들이 상하지 않도록 냉장고 같은 저장시설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리고 논밭을 가꾸거나, 저장시설을 만든다면 이들을 외부의 위협으로부터 안전하게 지키기 위한 대책을 세워야겠죠? 나무를 모아서 벽을 둘러친다면 야생동물로부터는 지킬 수 있지만 보다 안전하게 지키려면 이제 철 같은 단단한 소재로 보호 시설을 만들어야 합니다.
이런 식으로 <크라이오폴>은 미지의 행성에서 자신의 생존을 위해 다양한 자원을 ‘채집’하고, 여러 제작품이나 건물을 ‘건설’ 하고, 야생동물이나 다른 플레이어 같은 외부의 위협으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한 여러 ‘생존방법’을 강구하는 형태로 게임이 진행됩니다. 그리고 그 과정은 하나하나가 묘하게 현실감 있으면서도 아기자기하기 때문에 그 재미가 살아 있습니다.
# 생존을 위한 다양한 스킬과 제작/성장의 재미
위에서도 말했듯이 <크라이오폴>처음 게임을 시작하면 플레이어에게 주어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렇기에 플레이어가 게임을 시작하자 만들 수 있는 제작품은 그리 많지 않은데요. 기껏해야 바닥에 떨어져 있는 돌과 나뭇가지 등을 묶어서 ‘돌도끼’나, ‘돌칼’ 같은 간단한 도구를 만드는 것이 전부입니다.
하지만 인간은 성장하는 동물이라고. 게임에서는 작은 물품부터 하나하나 제작을 하다 보면 ‘학습 포인트’를 받아서 각종 기술을 배워 좀 더 고난도의 제작품을 만들 수 있게 됩니다. ‘건설 1단계’에서는 나무 벽이나 나무 상자 같은 간단한 물건만 만들 수 있다면, 화학이나 공업 등 다른 기술의 단계를 올린 후에는 ‘자동문’, ‘냉장고’, ‘발전기’ 같은 보다 높은 기술단계의 제작품이나 시설을 건설할 수 있게 됩니다.
자신의 몸을 지킬 수 있는 무기 또한 마찬가지. 게임 시작 초기에는 칼이나 활 같은 원시적인 무기만 만들 수 있지만, 기술 레벨을 높이고 여러 자원을 채집하다 보면 ‘권총’부터 ‘머신건’, 심지어 ‘레이저 총’ 같은 최첨단 무기까지 만들 수 있게 됩니다. <크라이오폴>은 이런 식으로 차근 단계를 밟아서 자신의 캐릭터를 성장시키고, 보다 고난도의 제작품을 제작해 행성을 탐험하는 재미가 훌륭합니다.
# 다른 플레이어와 협력하거나, 경쟁하거나
<크라이오폴>은 4월 현재 버전 기준으로 멀티 플레이만을 지원합니다. 개발사에서는 추후 싱글 플레이 PVE 모드도 지원한다고 밝힌 상태지만, 현재로서는 하나의 월드(서버)당 최대 300명의 플레이어들이 동시에 자유롭게 생존 및 탐험할 수 있는 상태인데요.
그렇다 보니 사실 생존을 위해서 가장 신경을 써야 할 것 중에 하나는 역시나 ‘다른 플레이어’이기도 합니다.
기본적으로 이런 종류의 게임은 여러 유저들이 같이 협업하면서 생존방향을 모색하는 것이 더 재미있고, 보다 빠르게 터를 잡는 기본이 되는 법이죠. 일례로 특정 플레이어는 ‘사냥’에 집중해서 식량 확보 기술레벨을 빠르게 올리고, 다른 플레이어는 ‘채광’에 집중해 자원 확보에 힘을 쏟으며, 또 다른 플레이어는 ‘건설’ 기술레벨을 올리는 것에 집중해 효율을 극대화한다는 식입니다.
실제로 현재 <크라이오폴>은 디스코드 같은 음성채팅을 통해 전 세계적으로 음성채팅을 통한 파티 맺기가 활발하게 이루어져 있습니다. 만약 외국의 다른 플레이어와 게임을 즐기는 것이 낯설다면 주변의 친구나 지인과 함께 게임을 즐긴다면 더욱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겠네요.
물론 다른 플레이어는 이런 ‘협력’의 대상이 되기도 하지만, 동시에 ‘경쟁’의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크라이오폴>은 자유 PVP를 지원하기 때문에 다른 플레이어와 심심찮게 충돌이 벌어질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다른 플레이어와 협업을 하느냐, 혹은 PVP를 불사하고 경쟁하느냐는 철저하게 플레이어의 몫입니다.
결론적으로 <크라이오폴>은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아기자기한 생존 게임. 그러면서도 적당한 긴장감과 다른 유저들과의 멀티 플레이를 좋아하는 게이머들이라면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PC 게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한글로 즐길 수 있기 때문에 국내 유저들이 즐기는 데 언어의 장벽이 없으며, 2만 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으로 즐길 수 있다는 점 또한 플러스 요인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크라이오폴>을 만든 아토믹토치는 얼리억세스 출시 이후에도 꾸준한 지원을 통해 게임의 PVE 모드 등 다양한 요소들을 업데이트하겠다고 밝힌 만큼 생존 게임을 좋아하는 유저라면 한 번쯤 관심을 가져봐도 좋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