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티비전과 인피니티 워드는 지난 5월 30일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를 발표, 이는 10월 25일 발매를 앞두고 있습니다. 고퀄리티 그래픽과 새로운 전투 모드 등으로 무장했다는 게임은 어떤 모습일까요? 이를 조금이나마 알아볼 기회인 '알파 테스트'가 지난 23일부터 25일(현지 시각)까지 PS4 한정으로 진행됐습니다.
이번 알파 테스트는 멀티 플레이 모드 중 신규 모드인 2:2 대전 '총격전'(Gunfight)을 담았습니다. 좁은 전장에서 소수 인원이 펼치는 긴박한 전투. 그 현장에 참여하고 느낀 소감을 정리했습니다. /디스이즈게임 박준영 기자
'총격전'은 2:2 대전을 기본으로 하는 소규모 전투로 40초간 진행됩니다. 게임에서 승리하는 방법은 총 3개로, 각각 ▲ 상대 팀원 전멸 ▲ 게임 시작 40초 후 생성되는 깃발 획득 ▲ 게임 시작 50초 후 전투 자동 종료 뒤 팀 체력이 가장 많은 곳 승리입니다.
이번 알파 테스트에서 플레이 할 수 있는 총격전 모드는 무기가 자동으로 배급되는 기본 모드와 유저가 직접 무기와 아이템을 획득해야 하는 'OSP'(On Site Procurement) 모드 두 가지였습니다. 양 모드 모두 장착할 수 있는 무기와 아이템 수는 동일하며, 'OSP' 모드에서는 벽이나 바닥에 놓인 아이템을 얻어 사용하게 됩니다.
'총격전'에서 유저는 주 무기, 보조 무기, 택티컬(Tactical) 아이템, 리썰(Lethal) 아이템을 사용합니다. 이중 택티컬 아이템은 적을 교란하는 섬광탄이나 연막탄 등이고, 리썰 아이템은 적을 공격하는 수류탄이나 지뢰 등입니다.
무기와 아이템은 기본 모드 기준으로 게임 시작과 함께 랜덤으로 지급되며, 이때 받는 건 모든 유저가 동일합니다. 마음에 드는 무기가 나왔다 하더라도 방심은 근물. 모든 무기와 아이템은 매치 두 판을 기준으로 다른 것으로 바뀝니다.
'총격전'에는 역대 <콜 오브 듀티> 시리즈 사상 가장 좁고 작은 규모를 자랑하는 맵 5개가 등장합니다. 이는 각각 ▲ 스택(Stack) ▲ 킹(King) ▲ 스피드볼(Speedball) ▲ 독스(Docks) ▲ 파인(Pine)입니다.
'총격전'을 플레이하며 느낀 점은 기존 <콜 오브 듀티> 시리즈 멀티 플레이에 비해 가볍게 즐길 수 있는 동시에, 전투 존재감은 여느 때보다 크다는 점이었습니다. 이를 숫자로 표현하자면 10점 만점 기준으로 평소 <콜 오브 듀티> 시리즈 멀티 플레이를 하면서 느꼈던 긴장감이 5~6 정도라 했을 때, '총격전'은 참가 인원이 적고, 10초 내외로 끝나는 전투, 좁은 전장 등 요인으로 인해 7~8 정도로 느껴졌습니다.
여기에 매치 두 판마다 지급되는 무기가 기관총, 산탄총, 저격총 등 구성이 다양한 건 물론, 때에 따라 보조 무기인 권총만 지급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런 구성은 상대 전략을 예측하지 못하게 만드는 동시에 유저 스스로도 새로운 무기에 따라 전략을 새로 짜야 하는 등 한 치 앞을 예상할 수 없게 만들었습니다. 긴장감이 상승한 이유는 여기에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콜 오브 듀티> 시리즈는 발매를 거듭하면서 전투 긴장감이 떨어지고 있는 게 아니냐는 평을 받기도 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시리즈를 사랑하고 꾸준히 플레이하는 기존 유저층이 두터워지면서 멀티 플레이에는 신규 유저가 끼어들 곳이 없는 이른바 '별들의 전쟁'이 되어간 지 오래였습니다.
신규 유저는 멀티 플레이 진입 시 총알받이가 되기 십상이었고, 기존 유저는 보이지 않는 사각지대를 찾아 숨어 싸우고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죽음을 피해갔습니다. 즉, 어느 순간부터 캐릭터가 죽었을 때 '아쉬움'보다 "이게 뭐지?"하는 의문이 먼저 들었고, 이로 인해 긴장감 역시 떨어진다는 평입니다.
이런 점에서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 속 '총격전'은 소규모로 진행되어 대부분 싸움이 가시거리 내에서 진행됐고 덕분에 전투가 매우 직관적으로 느껴졌습니다. '눈에 보이는 적을 쏴서 물리친다'는 FPS 게임 로직이 살아있는 느낌이었지요. 여기에 전장이 좁기 때문에 은·엄폐를 생활화한다면 방심한 적을 암살하기 쉽고, 무기가 일괄 적용되기 때문에 과거 시리즈에보다 상대 전략을 예측하기 쉽습니다.
이렇듯 적이 가시거리에 있고, 상대 전략을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인지 긴장감이 느껴지는 건 물론 캐릭터가 죽었을 때 아쉬움이 한층 더 크게 느껴졌습니다. "한 방만 더 맞췄으면 됐는데", "봤는데..." 등을 외치면서 말이죠. 이는 고퀄리티 그래픽과 실감 나는 사운드 때문일 수도 있지만, '내가 상대방을 물리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좁은 전장에서 순간 방심한 적을 봤다'는 자신감 때문에 한층 더 크게 느껴지는 거라 생각됩니다.
'총격전'에 구현된 5개 맵은 전체적으로 지형 규모는 비슷하나, 구조가 전혀 다르게 구성되어 있어 맵마다 다른 전략을 펼쳐야 합니다. 우선 '스택'과 '스피드볼'은 모두 전투 훈련장이라는 기믹은 같지만, 스피드볼은 평지가 주를 이루고, 스택은 고지대가 많아 적을 저격하거나 움직임을 파악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다음으로 공장 '킹'은 엄폐물이 많은 건 물론 오르내릴 수 있는 지대와 미로 같이 얽힌 컨테이너 구조로 인해 사각이 많습니다. 게임에 구현된 5개 맵 중 적을 발견하지 못하다 암살당하는 곳 중 하나지요. 때문에 긴장감 역시 모든 맵 중 가장 크게 느껴집니다.
숲속에서 싸우는 '파인'은 풀더미나 맵 가운데 위치한 컨테이너를 어떻게 활용하냐에 따라 다른 전투를 경험하게 됩니다. 이중 컨테이너를 활용한 전투를 펼친다면, 그 속이나 주변에 숨어 엄폐 후 적을 공격하거나, 혹은 속에 지뢰를 설치하고 적에게 일부러 도망가는 척 모습을 드러내 따라오게 만들어 폭발에 휘말리게 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독스'는 상대 팀을 향해 뻗어난 하수도와 그를 기준으로 양옆에 위치한 2층 건물이 특징인 맵입니다. 더구나 은·엄폐물 수가 다른 맵에 비해 저고 2층에 오른다면 시야가 확보되기에 적 위치를 한눈에 알 수 있어 5개 맵 중 가시거리 확보가 가장 용이한 곳입니다. 하지만, 2층에서 보이지 않는 건물 퉁이나 건물 속 사각지대, 하수도 등을 이용한다면 적을 암살할 기회를 만들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총격전' 5개 맵은 단순히 이름만 다르고 구성이나 특징은 비슷한 게 아니라, 저마다의 기믹과 특징이 살아있었습니다. 때문에 맵이나 무기에 따라 전략을 다르게 짜야 한다는 점 역시 플레이 흥미를 한층 더 돋워주는 느낌이었습니다.
정리하자면 '총격전'은 전투 시간이 짧고, 전장 규모와 싸워야 하는 적 수 등 규모는 작지만, 전투 재미는 확실한 콘텐츠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총격전'은 전장이 좁은 탓에 싸우지 않고 도망 다니거나 숨어있는 등 이른바 '버티기' 플레이를 하면 금세 목표물이 되기 마련입니다.
때문에 승리는 물론 생존을 위해서는 일단 총을 한 번이라도 더 쏘는 플레이를 펼치게 됩니다. 이렇게 유저를 전투에 참여하게 만들고 오로지 전투에만 집중하게 만들었다는 점 역시 '총격전'의 흥미로운 부분 중 하나였습니다.
이런 점에서 이번 알파 테스트는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 전투 시스템을 보여주고 게임이 얼마나 전투에 집중했는가를 알려주는 테스트였다고 생각합니다. 게임에는 이외에도 전통적인 6:6 대전, 10:10과 20:20 '화력전', 100명 이상 유저가 함께 모여 대규모 전투를 벌이는 신규 모드 '지상전'이 구현되어 있습니다.
다양한 콘텐츠가 구현된 만큼 과거 <콜 오브 듀티 4: 모던 워페어>가 그랬던 것처럼 이번 작품이 출시 후 FPS 시장을 흔들 수 있을지 기대됩니다.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는 오는 10월 25일 PS4, Xbox One, PC로 발매 예정이며, 공식 한국어화가 확정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