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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리뷰

PC용 DJMAX의 화려한 부활, 트릴로지

PC용 ‘DJMAX 트릴로지’ 리뷰

모다모다 2009-01-19 22:10:11


국산 음악 게임의 대표주자라고 할 수 있는 펜타비전의 <DJMAX> 시리즈가 최근 <클래지콰이 에디션> <블랙스퀘어> <트릴로지>의 신작 3개를 잇따라 발매해 음악 게임 유저들을 즐겁게 하고 있다. 이 중에서 유독 눈에 띄는 신작이 바로 <DJMAX 트릴로지>(DJMAX Trilogy, 이하 트릴로지).

 

<트릴로지> PC 온라인이 아닌 PC ‘패키지’로 개발된 게임이다. 특히 PSP 최신작 <클래지콰이 에디션>과 <블랙스퀘어>로 대표되는 ‘메트로 프로젝트’ 와는 전혀 별개의 작품으로 개발 되었기 때문에 많은 기대를 모았다. /디스이즈게임 필진 모다모다




※ 트릴로지의 계보

<트릴로지>는 최근 아케이드 및 PSP용으로 발매된 ‘메트로 프로젝트’와는 계보가 다른 게임이다. 프로듀서만 해도 메트로 프로젝트의 신봉건 프로듀서(Ponglow)가 아닌, 이철희 프로듀서(Forte Escape).


<트릴로지> <DJMAX 온라인> PSP <DJ MAX 포터블> 1편 및 2편의 후속작(+총집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만큼 아쉽게도 메트로 프로젝트 게임들과 직접적인 교차점은 없고, 신곡 역시 거의 겹치지 않는다. 하지만 서비스가 종료된 <DJMAX 온라인> 및 포터블 게임들의 음악을 모두 PC로 즐길 수 있으며, 오직 <트릴로지>만의 신작을 맛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보다 ‘다이나믹해진’ 음악 연주

 

<트릴로지>는 기본적으로 PC로 즐길 수 있기 때문에 많은 유저들이 <DJMAX 온라인>을 떠올리고 게임을 시작할 것이다. 하지만 <트릴로지>는 분명 <DJMAX 온라인>과는 확연하게 다른 점이 많다.

 

와이드 및 고해상도의 지원으로 한층 큰 화면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고, 기본이 되는 노트 시스템도 4/5/6/7/8키를 지원하기 때문에 확실히 다른 느낌을 준다. 특히 노트 시스템은, 굳이 비교를 하자면 <DJMAX 온라인>보다는 <DJMAX 포터블>에 가깝다.

 

무엇보다 [스페이스키]가 피버 발동키로 바뀜에 따라 같은 곡의 5키라고 해도, 과거의 온라인 게임과는 다른 느낌을 맛 볼 수 있다.

 


고해상도 지원으로 시원시원한 화면을 볼 수 있다.

 


같은 5키 모드라고 해도 <DJMAX 온라인> 때와는 배치가 다르다.


그렇다면 ‘연주감’은 어떨까? 결론적으로 <트릴로지>의 노트를 하나하나 치다 보면 과거의 시리즈에 비해 훨씬 다이나믹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과거 온라인 버전에 없었던 피버(Fever) 시스템(1) 덕분에 초보자라고 해도 마음만 먹으면 1만 단위가 넘는 콤보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여기에 100콤보나 500콤보가 넘어가면 감탄사 같은 효과음이 계속해서 나오기 때문에 짜릿함이 터진다.


전반적인 노트 어레인지나 싱크로율 역시 매우 만족스럽기 때문에 흡사 실제 음악을 연주하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노트가 음악의 적재적소에 배치되었다고 해야 할까? 베테랑 개발자들의 연륜(?)이 느껴지는 부분이기도 하다. 

1: 일정량 노트를 치면 게이지가 쌓이고, 게이지가 꽉차서 발동시키면 최대 5배까지 콤보가 곱해지는 시스템, PSP 버전에서는 있었지만 PC 버전에서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



■ 역시 노래 라인업은 최고!


음악 게임은 이런저런 요소들이 참신하고 잘 만들어져 있어도, 결국 본질은 음악이다. 그리고 <트릴로지>의 경우는 “역시나”라는 말이 나올 만큼 음악들이 높은 완성도를 보여 준다. 기존에 선보였던 음악들 또한 리마스터링을 통해 음악을 높였으며, Someday, ‘바람의 기억’ 같은 신규 음악들은 귀에 착착 달라붙는다.

 

BGA(음악 뒤에 흐르는 애니메이션) 또한 높은 완성도를 보여준다. Someday같은 음악은 중간중간 게임을 쉬면서 BGA를 감상할 수 있도록 되어 있어 게임 하는 내내 눈까지 즐겁다.

 


SOMEDAY의 한 장면… 알고보면 영장 받고 잠수탄 남자 찾아해매는 여자의 노래다.

 


STOP의 경우는 BGA가 아케이드 버전 <DJMAX 테크니카>와 전혀 다르다.

 

 

■ 중독성 있는 게임 구성

 

<트릴로지>에는 과거 온라인부터 PSP 시절의 음악, 그리고 오직 <트릴로지>에서만 만날 수 있는 신규 음악들까지 굉장히 많은 곡들이 수록 되어 있다. 하지만 유저들이 이런 음악을 처음부터 모두 플레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열심히 게임을 해서 레벨을 올리고 해금조건을 만족시켜야만 추가곡들을 즐길 수 있다.


보통 기존의 음악 게임들은 이런 추가곡의 해금조건이 단순한 ‘레벨업’ 에 의해서만 이루어졌기 때문에 단조로운 면이 있었다. 음악 게임에서조차 레벨 노가다를 하는 느낌이라고 할까?

 

사실 엄밀히 따지자면 <트릴로지> 역시 마찬가지다. 하지만 다른 음악 게임과 차별화되는 점은 레벨업 과정도 즐길 수 있도록 배려를 했다는 사실이다. 중간중간 유저들에게 적절하게 동기 부여를 해주는 측면은 좋았다.

 


다양한 앰블럼들을 모으는 재미… 인데, 이 앰블램들의 의미는?

 

가령 프리 플레이 모드에 하나의 음악을 등록을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스테이지 모드에서 해당 곡을 클리어를 해야한다는 선행 조건이 붙는다. 때문에 처음에 유저들은 스테이지 모드에서 몇몇 곡들을 플레이 하다 보면 저절로 레벨이 오르게 되고, 간단한 해금 조건을 만족하게 됨에 따라 게임에 숨겨진 요소들을 하나하나 찾아가게 된다.

 

그리고 스테이지 모드에 신곡을 추가하기 위해서는 플레이 카운트를 올리거나, 미션을 클리어해야 한다. 이를 위해 미션 모드와 스테이지 모드를 병행하다보면 자연스럽게 레벨이 올라가고 새로운 미션이 해금된다. 그러면 다시 새로운 미션을 수행하고….

 

이와 같이 <트릴로지>는 여러 요소들이 서로 유기적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되면서 플레이어들은 점점 게임에 빠져들게 된다.


■ 신비주의 해금조건?


우스갯소리지만 펜타비전 개발진들이 과거 <EZ2DJ>를 만들던 시절부터 고수해온 정책이라면 바로 ‘신비주의’를 꼽을 수 있다.


무슨 소리인고 하니, 이런 저런 해금요소들을 숨겨 놓고는 해금에 대한 힌트를 거의 알려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금도 ‘SE찬가’ 같은 곡은 정확한 해금조건이 알려지지 않았으며, 때로는 유저들의 실수(?)에 의해 밝혀지거나 비공식적인 루트를 통해 알려지는 경우가 많았다.


<트릴로지>에서도 역시 각종 아이템 해금에 대한 정보가 거의 주어지지 않았다. 일단 무조건 많이 하고 많이 깨면 대부분의 아이템은 해금이 가능하다지만, 너무 막연하다. FAQ에 “죽을 거 같은 데 어떻게 사나요?”라는 질문에 “숨쉬면 살아요” 같은 답변이 올라와 있다는 느낌이랄까?

 


아니… 그러니깐 왜 새로운 히든곡이 출현하게 된 건가요?

 

물론 하나하나 찾는 재미도 있지만 지나친 신비주의로 인해 오히려 유저들을 짜증나게 하는 역효과가 일어났다는 느낌이다. 전반적인 힌트 정도는 공개를 하는 게 좋지 않았을까?

 

또한 아이템을 해금하게 되면 그냥 단순히 획득 안내 매세지가 나오고 끝나버린다는 것도 아쉽다. “레벨이 상승해 신곡이 출현했습니다” 같은 해금의 이유 정도도 같이 적어 주었으면 어땠을까?

 

그나마 다행인 것은 대부분의 아이템들은 초보자들도 시간을 투자하면 95% 이상 구경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노래 해금인데, 노래의 경우는 비교적 쉬운 난이도의 미션 클리어와 레벨 상승에 따라 단계적으로 해금된다.



프리모드와 restart 기능을 이용해서 콤보를 내면 초보자일지라도 만 단위 콤보는 쉽게 낼 수 있다.


뮤직비디오 해금을 위해서는 해당곡 4,5,6키의 모든 난이도를 클리어 해야 한다.



■ 튜토리얼, 그리고 미션 모드

 

어느 정도 음악 게임에 익숙한 유저라면 <트릴로지>를 하는 데 있어 별다른 적응 시간을 거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초보자는 <트릴로지>를 처음 접하면 “뜬금 없는데?” 같은 생각을 어쩔 수 없이 하게 된다. 튜토리얼이 없기 때문이다.


물론 <트릴로지>의 주요 타겟층이 어느 정도 음악 게임에 대한 소양(?)이 있는 사람이라지만, 초보들을 위해서 튜토리얼 정도는 만들어 주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또한 튜토리얼에도 여러 가지 패턴 연습을 넣어서 미들유저들도 체계적인 플레이를 통해 실력을 향상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었으면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튜토리얼을 대체하는 미션 모드. 하지만 그 난이도가….

 

물론 미션모드가 어느정도의 교육기능을 담당하기는 한다. 하지만 무언가 체계화된 교육 시스템이라기보다는 이미 교육된 유저들을 대상으로 치는 중간고사/기말고사(-_-) 같다는 느낌이 든다.

 

초반 미션이야 대부분 어느정도 노력을 통해서 클리어가 가능하지만, 후반부 미션으로 갈수록 난이도가 은하철도 999를 타고 안드로메다를 향해 떠나버리기 때문에, 후반부 미션은 아예 태생부터가 다른 세계인 하드코어 유저가 아닌이상 클리어가 불가능하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후반부 미션을 통해 해금되는 아이템들이 게임 컨텐츠를 즐기는 데 있어서,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는 점 정도일까.

 

  

■ 2% 부족한 인터페이스, 노트배치

 

<트릴로지>의 인터페이스는 전체적으로 화려하고 직관적이다. 하지만 몇가지 아쉬운 점들도 있다, 일단 키보드 인터페이스부터 짚어 보자. 게임은 키보드로 할 수 있는 작업들이 극히 제한 되어 있다. 메뉴이동이나 곡 선택부터가 마우스로만 되어있고 키보드를 이용한 컨트롤은 지원하지 않는다.

 

자신의 데이터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공간도 없다. 그 동안의 플레이 데이터에 대한 종합적인 분석이라거나 획득한 아이템의 개수와 비율들을 보려면 일일이 하나하나 카테고리 탭과 페이지를 넘겨 가면서 확인을 해야 한다. 은근히 각 메뉴 사이에는 로딩(?)도 있기 때문에, 이러한 정보들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지원을 해 주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화려하고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는 <DJMAX>만의 장점. 하지만 잘 보면 의외로 불편한 부분들도 곳곳에서 보인다.

 

노트배치의 경우, 앞에서 말한 것과 같이 다이나믹함을 잘 살리고 있기는 하지만, 가끔 키보드가 망가질 듯 배치의 노트가 보인다는 점이 옥의 티로 아쉬움을 남긴다.

 

홀수 키 모드(5,7)에서 가운데 노트를 연타하는 패턴은 이해한다고 쳐도, 가끔 한쪽 구석의 키보드를 막 눌러야 하는 노트가 나올 때는 한숨만 나온다. 이걸 완벽하게 처리를 할 수 있는 사람은 드물뿐더러, 있어도 키보드의 수명을 단축시켜야 하나 하는 고민에 빠지게 된다. (특히 후반부 해금곡인 Nightmare의 경우에는 그 절정을 달린다)

 

 

■ 하드코어 유저만을 위한 네트워크 모드

 

패키지 공략을 마친 유저들, 그리고 큰물을 경험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네트워크 모드가 있다. 네트워크 모드를 통해 엠블럼을 획득하거나, 자신이 보유하지 못한 곡을 획득 할 수 있는 좋은 시스템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문제는 네트워크 모드가 지나치게 하드코어 유저 중심으로 맞춰져 있다는 것이다. 그래도 온라인 게임들은 어느 정도 고수와 초보가 공존하는 길을 모색하기 마련인데, <트릴로지>는 “우리는 패키지 게임이니까”라며 아예 작정하고 하드코어 유저들 중심으로 네트워크 모드를 만들었다는 느낌이다. 실제로 현재 게임의 네트워크 모드는 레벨 10 이하의 유저를 찾아 보기가 정말 힘들다. 


고수 중심으로 흘러들어가는 네트워크 모드.



강한 좌절감과 도전의욕을 느끼고 싶다면…

 

 

■ DJMAX 온라인의 빈자리를 대신할 신작


앞에서 말한 몇 가지 점들을 제외하고라도 <트릴로지>를 세밀하게 보면 아쉬운 점들이 많이 드러난다. 개인적으로 가장 아쉬운 점 중 하나는 역시나 최근 발매된 ‘메트로 프로젝트’ 작품과의 연관성이 거의 없다는 점. (특히 ‘STOP’을 제외하면 메트로 프로젝트의 신작을 전혀 만나 볼 수 없다)

 

그리고 왜인지는 모르지만 <DJMAX>의 랭킹 서비스인 ‘플래티넘 크루’ 서비스에서 유독 <트릴로지>만 지원하지 않는다는 점 등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또한 전체적으로 ‘리듬게임에 어느 정도 아는’ 미들유저와 마니아들 중심의 게임성을 선보이기에 초보자들이 접근하기에는 다소 장벽이 느껴 진다는 점 역시 아쉬움으로 남는다.

 


<DJMAX 테크니카>의 플레티넘 크루전용 모드 화면. 최근에 나온 <DJMAX> 시리즈 중 유독 <트릴로지>만 플래티넘 크루 서비스를 지원하지 않는다.



복사방지를 위해 <트릴로지>는 반드시 패키지에 동봉된 USB키를 삽입해야만 게임을 즐길 수 있다. 하지만 만약 분실하면… 보상 받을 길이 전혀 없다.

 

기대가 크면 아쉬움도 많은 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릴로지>는 방대한 볼륨과 완성도 높은 음악 게임을 원하는 유저, 그리고 <DJMAX 온라인>의 서비스 종료를 아쉬워하던 유저들에게 가뭄의 단비와도 같은 게임이다.

 


OST와 일러스트 엽서는 정품 구입동기를 부여하고 소장가치를 높여준다.



최종 해금곡 Nightmare. 이 노래 해금하려면 얼마나 많은 노력을 들여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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