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하반기 처음 공개되며 화제를 모은 사우스포게임즈의 액션 로그라이트 플랫포머 <스컬: 더 히어로 슬레이어>(이하 스컬)이 지난 19일, 네오위즈를 통해 스팀 얼리 억세스를 실시했다. 게임은 출시 직후 '전 세계 최고 판매 게임' 탑 10에 진입하며 인기몰이 중이다.
<스컬>은 픽셀아트 형식으로 수준급 액션을 보여주며 데모 버전부터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았다. 그 결과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목표액의 1,100%도 달성했고 작년 글로벌 인디 게임 제작 경진대회(GIGDC)’에서 대상(일반부 제작 부문)을, BIC 페스티벌 어워즈에서 아트 부문 우수상을 받았다.
엄청난 새로움 또는 혁신은 아니나, <스컬>은 게이머라면 익숙한 로그라이트 장르에 적절한 독창성을 가미해 흥미로운 게임이 됐다. '살짝 비틀었다'는 표현이 적절할것 같다. 얼리 억세스로 출시된 <스컬>을 체험한 소감을 짧게 정리했다.
# 최약체 몬스터격인 해골, '머리'로 단조로움을 없애다
<스컬>은 성장형 액션에 집중했다. 일반적인 로그라이트의 경우에도 성장이 동반되기는 하나, 여기에는 반복 플레이가 매우 강하게 수반된다. 성장을 통한 체감(전투 위주의 경험)에서 반전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보통은 점진적으로 발전하기에 플러스 알파 형태의 체감을 하곤 한다.
그러나, <스컬>은 이러한 장르적인 특성을 마치 클리셰를 비틀듯, 생각보다 간단하면서도 매우 유쾌하게 변화를 가했다. 바로 해골의 머리를 교체한다는 개념이다. 일반적인 RPG에서 '주인공이 신체 부위를 떼서 교체한다'는 콘셉트는 다소 기괴스러울 수 있으나, <스컬>에서는 꽤 그럴법하게 받아들여진다.
자연스러운 탈부착(?)! 참으로 기발한 아이디어가 아닐 수 없다.
유저는 스테이지에 들어가기 전, 그리고 스테이지 곳곳, 또는 스테이지 도중 진입 가능한 상점 등 다양한 루트에서 머리를 획득할 수 있다. 머리는 일종의 '캐릭터'로 머리를 획득, 교체하면 그 캐릭터로 변신해 그에 맞는 플레이 스타일을 경험할 수 있다.
현재 <스컬>에는 20여 종의 머리가 추가돼 있으며 희귀도도 나뉘어 있다. 장르 특성상 게임의 전개가 제법 빠르기에, 다양한 머리를 수급하는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진 않는다(물론, 최대한 살아있다는 전제 하에).
다른 머리를 장착(?) 하면, 그에 맞는 캐릭터로 변신하고 움직임부터 스킬까지, 모든 것이 바뀐다.
머리의 수만 보면 다양성을 경험하기 힘들지 않을까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개발사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캐릭터 획득 시, 무작위로 스킬을 부여 받도록 설정했다. 물론 캐릭터 별 스킬의 수는 어느 정도 제한이 있기는 하나, 같은 머리라도 다른 스킬을 사용해볼 수 있다는 점은 나름의 변주라고 볼 수 있다.
무작위성이 반영된 전투는 그만큼 단조로움이 훨씬 줄어들었다. 여기에 최대 2개의 캐릭터를 서로 스위칭하며 플레이 할 수 있기에 근/원거리로 조합한다던지 등의 나름 고민도 해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습득하는 스킬 또는 아이템에 따라 스위칭 시 특수 공격도 발동돼 격투 게임의 태그 공격을 연상케 했다.
각 캐릭터의 개성은 천차만별이다. 단검을 들거나, 창을 든 해골부터 웨어 울프를 한 해골, <고스트 라이더>나 <갓 오브 워>의 주인공들을 연상시키는 해골까지 다양한 근/원거리 캐릭터로 구성돼 있다.
밸런스도 나름 잘 잡혀 있어, 어떤 캐릭터를 해도 그만큼의 성능을 체감할 수 있다. 원거리 캐릭터의 경우 바로 앞의 적만 타격하기에 몰려드는 적들에게는 취약하다. 물론 연타와 회피를 해가며 어떻게든 없앨 수는 있지만, 굳이 그럴 필요는 없다. 캐릭터가 다양하니까.
그만큼 '머리'는 게임에 있어 흔하지만 흔하지 않은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나름의 강점이다. 향후 게임이 어떻게 운영될지는 미지수이나, 좀 더 다양한 경로를 통해 머리가 추가된다면 게임을 즐기는 또 하나의 요인으로 오래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
# 덜 복잡한 스테이지, 액션을 강조하는데 한 몫 했다
게임이 액션에 주목을 받는 이유는 액션 자체의 강점도 있지만 덜 복잡한 스테이지 구성도 한 몫을 한다고 볼 수 있다.
맵에서 다른 맵으로 이동하려면 맵 안의 모든 적을 제거해야 하는데, 맵의 구성이나 적의 수가 유저가 피로도를 덜 느낄 정도로 잘 설계되어 있다. 물론 스테이지 진행도나, 보스/중간보스 등 정도에 따른 난이도는 다르지만, 전체적으로 늘어지지 않는 구성은 전투에 적절한 긴장감을 부여했다. 오로지 전투만 고민하면 되는 것.
보통 한 눈에 적들이 들어오다 보니 체력 손실 없이 맵을 공략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기 쉽다. 다른 적을 치유한다거나 혹은 먼 거리에서 마법으로 원거리 공격을 하는 적들은 1순위 처치 대상이다.
어떤 로그라이트 게임은 다양한 갈림길을 제공해 유저에게 선택지도 제공하지만, <스컬>같은 경우에는 선택에 따른 의미 보다 다양한 액션에 좀 더 초점을 맞춘 모양새다. 강점을 부각한다는 측면에서 보면 이 부분은 좋은 결정으로 보인다.
원거리 캐릭터의 경우, 맵에 있는 여러 구성물이 모두 타격되기에 원활하게 공격을 하려면 구성물을 먼저 제거하는 것이 필요하다. 자칫 공격이 가로막혀 아쉽게 죽게 된다면, 그보다 안타까운 일은 없으니까. 구성물이 별도로 구별되지 않는다는 점도 있고.
더불어, 맵 곳곳에 플랫포머 게임 특유의 숨겨진 루트로 샛길을 간다던지, 추가 골드를 얻는 등 나름의 즐길 거리도 들어 있어 자칫 단조로울 수 있는 맵을 즐기는 기회도 제공했다. 가고일 캐릭터 같은 경우, 일정 시간 동안 하늘을 높게 날 수 있어 나름 맵을 넓게 둘러볼 수도 있다. 물론 아이템을 얻지 않고 맵을 탈출했다고 해서 손해보는 것은 없다.
# 최약체 해골의 강한 매력, 출시일이 더욱 기대된다
<스컬>이 아직 정식 서비스 이전 단계기에 모든 것을 속단하기는 어렵지만, 스컬은 여타 로그라이트 게임에 비해 액션과 그런 액션을 채워주는 맵 구성에 있어서 나름의 강점을 잘 갖춘 것으로 보여진다.
앞으로 채워나갈 콘텐츠가 관건이다. 점점 늘어갈 머리에 대한 고민, 여러 머리들의 적절한 밸런스를 조절해 특정 머리가 나오지 않아서 무한정 메인 화면을 들락날락 거리지 않도록 하는 것도 필요하다. 또, <스컬>의 장점을 좀더 부각시켜 보스 러시와 같은 온라인 경쟁 요소도 또다른 즐거움을 제공할 것 같다.
네오위즈는 얼리 억세스를 통해 유저의 여러 의견을 반영해 6개월 내 정식 출시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오는 27일부터 미국에서 열리는 팍스 2020에도 참가해 현장에서 여러 유저에게 피드백도 받는다는 계획이다. 정식 출시 전까지 더욱 발전하는 <스컬>이 되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