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전드 오브 룬테라' 모바일도 확장팩도 좋지만, 높아진 진입 장벽은?
1일 <레전드 오브 룬테라>가 모바일 버전과 신규 확장팩 '밀려오는 파도'로 정식 출시했다. PC에서 모바일로 게임 플랫폼을 확장하고, 빌지워터를 테마로 한 확장팩을 통해 기존 유저와 신규 유저 모두를 잡겠다는 심산이다. 특히, 독립 클라이언트로는 라이엇게임즈의 첫 크로스 플랫폼 게임이기도 해 라이엇게임즈 입장에서는 의미가 깊다.
하지만, 라이엇게임즈가 모바일 플랫폼으로 낮춘 신규 유저 진입 장벽이 새로 소개된 추가 콘텐츠로 체감상 훨씬 높아져 우려를 사고 있다. <레전드 오브 룬테라>는 기존 카드 게임과 다르게 각 플레이어가 상대 행동에 '반응'할 수 있다. 훨씬 더 많은 선택지와 고민이 필요한 셈이다. 이런 점은 <하스스톤>으로 카드 게임을 시작한 많은 유저에게는 적응하기 어색한 부분으로 지적되곤 했다.
이번 정식 출시한 <레전드 오브 룬테라>를 모바일 버전과 확장팩을 중심으로 살펴봤다.
라이엇게임즈, 모바일 개발력 인정받나? 완벽한 수준의 이식 선보여
<레전드 오브 룬테라> 모바일 버전은 PC 버전을 완벽하게 이식했다는 인상을 준다. 오히려 다른 점을 찾기 힘들다. 이번 모바일 버전 역시 <전략적 팀 전투>처럼 작은 모바일 화면을 위한 UI 변경이 있지만, 대부분 PC UI와 동일하다. 전투 기록도 볼 수 있으며, 터치를 통해 특정 단어에 관해서도 살펴볼 수 있다. 또, 특유의 드래그를 통한 컨트롤도 모바일 버전에 구현됐다.
크게 변경된 부분은 카드 패다. <레전드 오브 룬테라> 다른 카드 게임과 달리 필드에 '전장 뒷줄', 소위 '벤치'가 있다. 전장 앞줄과 벤치 그리고 패까지 모두 구현하면, 총 6줄이 화면에 담기게 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라이엇게임즈는 오른쪽 하단에 패를 모아놨다. 대신 클릭을 통해 확대해서 볼 수도 있고, 바로 카드를 사용할 수도 있다. 다만, 카드를 잘 알지 못하는 신규 유저에게는 직관적으로 와닿지 않는 부분일 가능성이 크다.
모바일 최적화도 뛰어나다. 다양한 애니메이션과 사운드가 쉬지 않고 나오지만, 렉은 전혀 없다. 심지어 저사양 모바일 기기(에서도 문제없이 플레이할 수 있다. 여기에 모바일 화면 속에서 더 생동감 있게 구현되는 챔피언 레벨 업 장면은 PC버전보다 더 발전한 부분이다.
▲ 가장 크게 변한 UI는 카드패다. 평소에는 오른쪽 하단에 축소된 형태로 있다. 필요한 경우, 확대할 수 있다
▲ 모바일에서도 특유의 드래그 컨트롤을 할 수 있다
진입 장벽? 새로운 키워드 6개는 신규 유저에겐 새로 배울 것 6개
모바일 버전과 함께 선보이는 확장팩 '밀려오는 파도' 콘텐츠 구성도 확실하다. 120장이 넘는 카드와 11종의 신규 챔피언 등 정식 출시에 걸맞은 콘텐츠가 준비되어 있다. 또 <레전드 오브 룬테라>만의 카드 특징인 '키워드' 역시 6개가 새롭게 선보인다. 덱 강화를 위한 '폐기'와 '침몰'부터 '조율', '약점 노출', '정찰', 그리고 '약탈'까지 신규 키워드는 새로운 메타와 재미를 끌어낼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신규 유저에겐 높은 진입장벽이다. 신규 키워드는 신규 유저에게는 새롭게 배워야 할 규칙이다. 새로운 콘셉트를 가진 카드와 챔피언까지 고려하면, 게임을 정식 출시와 함께 시작하는 유저에게는 알아야 할 요소가 많아도 너무 많다. 당장 다른 카드 게임에서 볼 수 없는 벤치부터 이해하기 힘들 수도 있다.
진입 장벽은 <레전드 오브 룬테라> 베타 테스트 기간부터 지적받은 문제다. 기존 인기 카드 게임인 <하스스톤>과 다르게 <레전드 오브 룬테라>는 상대 차례에도 적극적으로 대응 플레이를 할 수 있다. 플레이어 턴은 온전하게 플레이어에 있던 <하스스톤>에 익숙한 유저라면 어색하게 느껴지기 쉽다. 앞서 언급한 키워드까지 고려하면, 적응해야 할 부분이 한두 개가 아니다. 이는 아직 확실한 유저층을 잡지 못했다고 평가받는 <레전드 오브 룬테라>에겐 흥행 불안 요소 중 하나다.
▲ 모바일과 PC 모두에서 설명을 볼 수 있지만, 설명이 있다고 이해한 것은 아니다. 신규 유저를 위한 접근이 필요하다
▲ 새로 추가된 키워드 6개. 신규 유저가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능력이 많다
더 가까워진 '레전드 오브 룬테라', 더 친절해질 수 있을까?
이제 <레전드 오브 룬테라>는 모바일 버전으로 더 쉽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이 됐다. 또, 라이엇게임즈가 코로나19 확산 속에서도 지속해서 패치와 업데이트를 적극적으로 이어가는 점도 긍정적인 부분이다. 심지어 개발진은 유저 피드백을 허투루 듣지 않는다. 베타 테스트 기간 동안, 획득 제한이 있던 보상을 무제한으로 변경한 것은 국내 유저 피드백을 바탕으로 내린 결정이었다.
문제는 카드 게임은 혼자 할 수 없다는 점에 있다. 기존 유저에게만 행복한 패치를 이어나가면, 긴 게임 수명을 기대하긴 힘들다. 특히, 단순히 <리그 오브 레전드> 세계관을 담았다는 점으로 어필한다면, 신규 유저는 더 기대하기 힘들 것이다. 신규 유저를 위한 더 친절한 콘텐츠가 필요하다.
▲ 모바일에서 만난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은 개발중인 롤 모바일 버전인 <와일드 리프트>에 관한 기대감을 더 커지게 한다
▲ "모두 공평하게" 세계관 소개 시네마틱 영상은 <레전드 오브 룬테라>의 또 다른 즐거움 중 하나다
다행스럽게도 <레전드 오브 룬테라>는 더 친절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개발진은 신규 유저를 위한 다양한 업데이트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정식 출시에 맞춰, 공식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게임 규칙 소개 영상은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 성우가 직섭 설명해 집중도를 높이기도 했다. 세계관을 설명하는 트레일러는 <리그 오브 레전드> 팬을 중심으로 좋은 호응을 받고 있다.
이런 노력이 신규 유저에게 얼마나 친절하게 느껴질지는 두고 봐야 한다. 어쩌면 '신규 유저'는 <레전드 오브 룬테라> 흥행에 단 하나 남은 퍼즐일지도 모른다. 은하라는 새로운 컨셉과 규칙으로 반등에 성공한 <전략적 팀 전투>처럼 <레전드 오브 룬테라>도 활짝 웃을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지금 <레전드 오브 룬테라>를 새롭게 시작하는 유저가 알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