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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리뷰

비빔밥 같은 음악 게임, 무브업

음악게임 <무브업>의 체험기

모다모다 2009-04-21 09: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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락소프트에서 개발하고 소리바다가 제공하는 <무브업>이 지난 3월에 오픈 베타 테스트(OBT)를 시작했다. 지난 2007년에 처음으로 공개한 이후, 1 6개월 만에 OBT를 시작한 이 게임은 소리바다를 통한 다양한 음원의 확보. 그리고 슈퍼주니어 같은 SM엔터테인먼트의 유명 가수를 통한 스타 마케팅으로 많은 관심을 끌었다.

 

그렇다면 게임만 놓고 봤을 때 <무브업>은 과연 어떤 작품일까? /디스이즈게임 필진 모다모다

 


생소하지만 익숙해지면 쉬운 연주방식
 

음악 게임에 있어서 핵심적인 부분으로는 무엇보다도 연주 그 자체를 꼽을 수 있다. 그리고 <무브업>은 일반적인 <비트매니아> 류의 노트 시스템과 <오디션>과 같은 박자 시스템이 혼합된 연주방식을 선보인다.

 

구체적으로 유저들은 하나의 시퀀스(Sequence)가 끝날 때까지 화면에 표시 되는 노트를 순서대로 눌러 없애야 한다. 다만 모든 노트를 정해진 타이밍에 누를 필요는 없으며, 오직 마지막 노트 1개만을 시퀀스가 끝나는 타이밍에 정확하게 눌러 마무리를 지으면 된다.

 

이런 방식은 처음에는 굉장히 생소하게 다가오지만, 한 번 익숙해지면 비교적 부담 없이 다가온다는 장점이 있다. 모든 노트를 정해진 타이밍에 누를 필요가 없기 때문에 정통 리듬 액션 게임이 아니라, <오디션> 과 같은 게임에 익숙한 유저들 역시 적응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다.

 

판정 시스템은 굉장히 직관적이다. 적어도 유저들이 판정을 납득하지 못하는 일은 없다고 봐도 된다.

 

게임은 굉장히 심플한 UI 디자인을 선보인다. 그리고 화면 가운데를 차지하는 시퀀스 및 노트의 크기는 굉장히 작은 편이다. 이 덕분에 유저들은 보다 여유 있게 배경화면 및 캐릭터들의 모션을 감상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유저가 너무 작은 부분에 집중을 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유저들은 게임을 하면서 약간의 짜증을 느낄 수도 있다. 또한 가운데 시퀀스가 작기 때문에 박자가 빠른 곡에서는 제대로 타이밍을 맞추기 힘들다는 문제점도 노출 되고 있다.

 

가운데 시퀀스 및 노트표시가 작아서 눈의 피로함이 더하다.

 

200여 곡에 이르는 방대한 양의 음원

 

<무브업>은 소리바다가 제공한다. 그렇다면 소리바다라고 하면 P2P 말고 떠오르는 것이 무엇일까? 바로 음악이다. 그런 만큼 게임은 최신가요들로 도배(?)가 된, 굉장히 방대한 음원을 자랑한다. 그것도 단순하게 최신가요만 있는 것이 아니라, 20대에게 향수를 불러오는 추억의 노래 및 팝송 등. 굉장히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선보인다.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는 선곡은 역시나 음악을 서비스하는 회사답다라고 평할 수 있다. 적어도 노래만 놓고 보자면 <무브업>은 국내에서 5손가락 안에 드는 음악 게임임이 확실하다.

 

다양한 신곡들이 업데이트 되고 있을 뿐 아니라

 

향수를 일으키는 곡들도 많이 포진 되어 있다.

 

 

실력과 플레이 시간을 모두 측정할 수 있는 계급 시스템

 

대학교에서 교수님들이 성적을 매길 때 상대평가과 절대평가를 고민하는 것처럼 음악 게임의 개발자들 역시 게임의 랭킹 시스템의 기준에 대해 고민한다. 상대평가와 절대 평가 등 이들 두 가지 랭킹 시스템은 서로서로 장/단점이 뚜렷하게 구별 된다.

 

가령 증가/감소가 있는 포인트제 같은 상대평가의 경우. 랭킹만 보다라도 유저들의 실력을 보다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지만. 라이트 유저들은 아무리 노력하더라도 사는 세계가 다른 고수들을 절대로 랭킹에서 넘어설 수 없다. (대표적인 예로 코나미의 온라인 게임 랭킹 시스템 E-Amusement가 그렇다)

 

그렇다고 플레이 카운트와 시간에 따른 포인트제 같은 절대평가를 도입하면, 실력은 제자리인데 레벨만 올라가는 문제가 발생한다. 레벨에 걸맞지 않는 실력을 가진 유저들(물렙) 역시 속출한다. (대표적으로 펜타비전의 <디제이맥스 테크니카>를 들 수 있다)

 

하지만 <무브업>은 명쾌한 방법으로 이를 해결하고 있다. 계급레벨을 서로 나누어서 유저의 실력과 폐인도(?)를 동시에 측정할 수 있도록 했다. 이 덕분에 유저들은 게임을 할 때 다른 유저들의 실력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레벨과 계급, 경험치 등이 동시에 표기된다.

 

 

다소 미흡해 보이는 완성도

 

<무브업>은 제법 오랜 기간 개발된 게임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게임을 플레이 하면 오래 개발된 게임답지 않은, 다소 부족한 부분들이 곳곳에서 노출 되고 있다.

 

일례로 게임 속에 등장하는 캐릭터(아바타)들은 굉장히 정적이다. 보통 <무브업> 같이 아바타를 중요시 하는 게임들은 일반 대기창이나 상점 같은 데서도 아바타를 한시도 가만히 놔두지 않는다. 가만히 서 있어도 눈을 깜빡인다거나, 기지개를 켠다거나, 의미 없는 행동을 한다는 식으로 여러 가지 장치를 둔다.

 

하지만 <무브업>은 그런 장치가 많이 미흡해서 게임을 하다 보면 무언가 어색하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가만히 있는 상태에서는 단순히 숨쉬는 정도만을 표현한다거나. 때에 따라선 미동조차 하지 않는 모습도 종종 볼 수 있다.

 

아직은 좀 밋밋한 채팅화면

  

그리고 연주 부분. 정확히는 키보드 입력을 보면 유저들을 위한 배려가 거의 보이지 않는다. 보통 요즘의 음악 게임들은 알게 모르게 유저들이 눈치 채지 못하는 여러 부분에서 정확한 입력을 할 수 있도록 도와 주는 시스템들을 많이 구현한다.

  

이 밖에도 게임은 몇 가지 자잘한 아쉬움들이 많이 보인다. 게임 초기화면에서 키보드 설정화면을 찾을 수 없다던가, (로비까지 가야 설정할 수 있다) 채팅 커맨드의 설명도 쉽게 찾을 수 없다. 또한 뜬금 없이 중간중간 배경음악이나 효과음이 나오지 않는 현상 역시 자주 발견할 수 있었다.

 

이 모션의 커맨드가 “벌서기” 라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 몇 명이나 될까?

 

캐릭터들이 모두 같은 동작을 취하기도 한다.

 

 
비빔밥 같은 게임성, 하지만 강력한 한 방이 없다.

 

필자가 <무브업>의 홈페이지를 처음 방문했을 때 느꼈던 것은 이것저것이 짬뽕된 종합선물세트를 보는 것 같다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이 느낌은 게임에 접속하고 플레이할 때도 그대로 이어졌다.

 

실제로 <무브업>은 자세히 들여다 보면 시중에 나온 수많은 음악 게임들을 벤치마킹했음을 알 수 있다. <오디션>의 박자 시스템. <비트매니아> 시리즈의 노트시스템, <디제이맥스 테크니카>의 스캐닝 판정바. <팝스테이지>의 아바타 배경. 심지어 <러브비트>에서 유명 해진 게임 모드까지.

 

이렇다 보니 결과적으로 <무브업>은 흡사 비빔밥과도 같은 게임성을 보여 준다. 물론 이것이 나쁘다는 뜻은 아니다. 여러 게임들의 시스템을 밴치마킹한 <무브업>의 게임성은 종합적으로 봤을 때 결코 나쁘지 않다. 다양한 음원을 지원하지만 300MB 정도로 굉장히 가벼운 클라이언트, ‘샤방샤방한 그래픽’, 연주감 등 <무브업> 만의 장점도 분명 존재한다.

 

하지만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간 강력한 한방이 없다는 것은 아쉽다. 음악 게임으로서의 완성도가 다른 게임을 압도할 정도로 뛰어나진 않지만, 나쁘지도 않다. 커뮤니티 기능도 크게 뛰어난 것은 아닌데 나쁘냐 하면 그것은 아니다.

 

음악 게임 마니아들의 입장에서도 나쁜 게임은 아닌데 더 이상 할 이유를 찾지 못하겠고, <오디션> 같은 게임을 즐기는 라이트 유저들 역시 마찬가지다.

 

물론 <무브업>은 이제 OBT 초기인 만큼 향후 다양한 업데이트를 통해 이 게임만의 강한 특성이 나올 수 있을 것이다. 향후 좀 더 발전 된 게임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어디선가 많이 본 듯한 방식의 게임모드 

 

게임의 모든 요소가 다 어디선가 본 듯한 것들로 채워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