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G와 SBSi에서 공동으로 퍼블리싱을 하는 온라인 격투액션 게임 <파이터스 클럽>이 지난 6월4일부터 7일까지 첫 클로즈 베타테스트(CBT)를 진행했다. <그랜드체이스>와 <엘소드> 등 다수의 온라인 액션 게임을 만들어온 KOG에서 본격 격투 액션에 도전하는 만큼 기대와 걱정이 교차하는 터. 지금부터 어떤 게임인지 알아 보자. /디스이즈게임 필진 베르니티
■ 친절한 튜토리얼, 뛰어난 접근성
1차 CBT로 처음 만난 <파이터스 클럽>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점은 ‘유저에 대한 배려’였다.
보통 격투 액션 게임은 초보자들이 적응에 많은 어려움을 겪는데, 튜토리얼은 그야말로 기본적인 조작법에 국한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파이터스 클럽>의 튜토리얼은 MMORPG의 단계적인 레벨 디자인을 보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매우 친절했다. 게임의 모든 요소를 차근차근 알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어 뚜렷한 차별점을 보여 준다.
튜토리얼은 게임의 핵심인 주변 오브젝트를 활용한 공격 및 변칙과 오토 타겟팅에 대해 상세하게 알려 준다. 기본적인 콤보부터 궁극의 콤보까지도 어렵지 않게 터득할 수 있다. 정신 없이 튜토리얼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캐릭터의 궁극콤보까지 익힌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직관적으로 따라가기만 하면 되는 화살표~
게임 중간에도 친절하게 표시되는 키 입력.
친절한 <파이터스 클럽>의 튜토리얼을 활용하다 보면 다른 유저와의 대결에서 좋은 실력을 보일 수 있을 것이란 자신감도 충분히 생긴다. 10분 정도만 튜토리얼에 투자한다면 결코 격투 액션 게임이 어렵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주변의 오브젝트를 이용하는 공격.
얼굴은 친절하지 않다(…).
<파이터스 클럽>의 1차 CBT에는 퀘스트 형식의 싱글플레이 모드도 준비되어 있다. 솔로잉 모드는 퀘스트를 깨 나가는 재미가 쏠쏠하며, 보상으로 게임 내 화폐도 착실히 벌 수 있다. 따라서 다른 유저와의 대전이 지겹거나 부담된다면 퀘스트를 주로 플레이하는 것도 나쁘진 않다.
■ 콘솔용 격투게임 같은 조작의 DSK 시스템
<파이터스 클럽>이 내세우는 특징 중에 하나가 바로 ‘DSK’(Digital Stick Keyboard) 시스템이다. DSK는 쉽게 설명해서 <철권>이나 <버추어 파이터> 같은 콘솔용 대전격투 게임과 같이 캐릭터의 ‘상단/중단/하단’을 세밀하게 공격하거나 방어할 수 있는 조작 시스템을 말한다.
지금까지 등장한 온라인 액션 게임(특히 쿼터뷰 시점)에서는 이와 같은 세밀한 조작이 불가능했다. 하지만 <파이터스 클럽>은 DSK 시스템 덕분에 콘솔용 대전격투 게임을 하는 감각으로 세밀한 액션을 즐길 수 있다.
상단/중단/하단을 골라가며 때릴 수 있다. 특정 부위를 집중 공격해서 ‘파괴’하면 대미지를 더 줄 수 있는 부위 파괴 시스템도 적용되어 있다.
하단공격을 하라!
하지만 DSK 시스템이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콘솔 대전격투 게임과 같은 세밀한 조작과 공격이 가능하다는 점은 분명 DSK의 장점이다. 문제는 이로 인해 콘솔 게임 특유의 ‘마니악한 조작’까지 그대로 가져와 버렸다는 것. 기존의 콘솔용 대전격투를 충분히 즐기고 조작 개념을 확실하게 이해한 유저와, 그렇지 않은 유저의 격차가 꽤나 크게 벌어졌다는 사실이다.
아무리 좋은 시스템이라도 대전격투를 처음하는 초보자들의 진입장벽이 높다면 결국 마니아 게임이 되어 버릴 수 있다. 게다가 이번 1차 CBT의 <파이터스 클럽>은 아직 캐릭터의 성장 개념이 스킬을 얻는 것 이외에는 전무해서 컨트롤의 차이가 승패로 직결되는 경향이 컸기에 초보자들은 적응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8방향의 움직임을 기본으로 깔고 시작하는 격투 게임에 대전액션의 패턴을 첨가한 점은 매우 실험적이면서도 참신한 시스템이다. 하지만 <파이터스 클럽>은 공격키와 방향키 두 개를 아주 세밀하게 조합해서 아주 기본적인 콤보부터 궁극의 콤보까지 구사해 내는 게임이다.
때문에 아무리 좋고 참신한 DSK 시스템이라도 정확하게 유저가 그 시스템을 이해하지 못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게임의 초반 적응력 및 집중력은 점점 하락할 수밖에 없고, 초반에 게임에 적응하지 못 한 유저들은 결국 <파이터스 클럽>에 흥미가 줄어드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DSK는 획기적인 시스템이다. DSK 시스템이 적용되지 않았다면 <파이터스 클럽>은 논란의 여지가 없는 '킬링타임용 게임'이 되었을 것이 뻔하다. 앞으로 초반 유저 진입장벽을 잘 파악해서 게임의 방향성을 정하고 중점적으로 게임 시스템을 보완 한다면 좀더 롱런하는 게임이 되지 않을까 한다.
집중적으로 맞은 부위가 위험하게 되면 빨간색으로 위험을 알린다.
때린 데 또 때리면 아프다. (ToT)
■ 갈림길에 서 있는 게임의 방향성
지금까지 온라인에는 수 많은 격투 게임이 나왔지만, 냉정하게 말해 성공했다고 할 만한 게임은 거의 없다. 가장 큰 이유라면 오락실과 콘솔용으로 등장한 전통 있는 대전격투 게임 특유의 액션과 손맛을 따라잡지 못 했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온라인 격투 게임이 가망이 없다는 뜻은 아니다. 온라인에는 콘솔에서 볼 수 없는 ‘커뮤니티’ 요소가 있고 보다 많은 유저들이 뒤엉켜서 놀 수 있다. 여기에 육성 시스템의 구현에 따라서는 몰입도를 비약적으로 높일 수 있다. 특유의 장점을 살리면 분명 온라인 대전 게임도 콘솔이나 오락실용 대전격투과 비교할 때 차별화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파이터스 클럽>은 어떨까. 결론적으로 1차 CBT에 드러난 방향성은 갈림길에 선 모습이었다. DSK 시스템을 통해 콘솔 게임 같은 조작을 선보이기는 했지만, 대전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타격감’은 콘솔 게임과 비교할 때 아쉬움이 남았다.
보통 타격감이 좋다는 게임은 몇 가지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유저의 눈에 바로 들어오는 시각적인 '비주얼'과 귀를 꽝꽝 때리는 폭발적인 '사운드'가 잘 배합된 게임이 일반적으로 타격감이 좋은 게임의 범주에 속하는데, <파이터스 클럽>은 비주얼 측면에서는 어느 정도 합격점을 줄 수 있겠지만, 사운드는 아직까지 부족한 점이 많아 보인다.
들리는 타격감, 사운드를 보완해야 할 필요가 있다.
사운드는 게임의 맛을 감칠나게 하는 양념이 되어야 하는데 기술을 쓰거나 강한 공격을 했을 때 나오는 캐릭터 고유의 음성은 찾아볼 수 없고, 단조로운 몇 가지 타격음과 음성만 지속적으로 반복되기 때문에 귀를 거슬리는 요소가 되고 있다.
여기에 온라인게임 특유의 커뮤니티 시스템이나 육성 시스템. 그리고 유저들이 지속적으로 ‘즐기고 놀’ 컨텐츠를 아직 확실하게 보여주지 않았다. 온라인의 특성인 육성과 성장 개념이 스킬의 업그레이드 정도로만 구현되어 있어 캐릭터를 성장시키고 변화시켜 남보다 강해지는 느낌이 부족했다고나 할까. 유저들이 계속 <파이터스 클럽>을 해야 할 이유를 제시할 필요가 있다.
비주얼적인 측면의 타격감을 중시하다 보면 사운드가 주는 타격감에 소홀하게 되는 경향이 발생하는 법. <파이터스 클럽>이 이러한 점을 잊지 않길 바란다.
‘확실한 손맛과 타격감을 제공하는 액션 게임’ 혹은 ‘캐릭터와 스토리가 살아 있으면서 플레이 동기 부여가 확실하게 되는 게임’의 두 가지 길 중에서 한 가지라도 확실하게 잡아야 한다. 다음 CBT에서는 이번의 반응을 토대로 더 좋은 성적표를 받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