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하반기부터 대형 게임사들이 앞다퉈 PC MMORPG를 내놓던 시절, 네오위즈는 2016년 <블레스>라는 새로운 IP를 야심차게 내세웠습니다. 당시 700억 이라는 큰 비용을 투입했지만, 여러모로 아쉬운 모습을 보이며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죠.
시간을 지나 네오위즈는 산하 라운드8 스튜디오에서 4년의 개발 끝에 <블레스> IP를 <블레스 언리쉬드>라는 이름으로 다시 선보였습니다. '판테라'와 같은 고유 종족과 외형 등 깊이 있는 세계관은 같지만, 내면을 살펴보면 전혀 다른 게임으로 구성됐다. 1분기 콘솔로 선보였습니다.
게임은 처음부터 콘솔형 오픈월드 MMO를 염두에 두고 개발됐습니다. 그 특징 중 하나가 바로 '액션'으로, 고정된 직업과 정형화된 전투에서 탈피해 회피와 적극적인 공격(또는 콤보)을 유도했죠. 콘텐츠와 조작을 별도로 고려한 전략은 좋은 반응으로 이어졌습니다.
성공적인 출시 이후, 네오위즈는 <블레스 언리쉬드>의 PC 버전 출시를 담금질합니다. 회사는 지난 21일부터 28일까지 FGT를 진행했고, 내년 1월 15일 1차 CBT, 1분기 내 파이널 CBT를 거쳐 상반기 론칭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절치부심 끝에 선보인 <블레스 언리쉬드> FGT를 체험한 소감을 짧게 정리했습니다.
# 버튼과 스킬로 조합하는 다양한 콤보 공격
서두에서 얘기했듯, <블레스 언리쉬드>의 가장 큰 변화이자 주목해야 할 부분은 '액션' 입니다. 게임은 나열된 스킬을 쿨타임에 맞춰 사용하며 벌이는 일반적인 전투와 달리, 분기에 맞게 마우스 좌/우 버튼을 눌러가며 조합하는 콤보 방식의 전투를 채용하고 있습니다.
최대 5개의 버튼을 입력해 조합하는 전투 콤보는 근/원거리 공격을 다채롭게 벌일 수 있도록 구성됐습니다. 5개 클래스로 구분되어 있지만 힐러/탱커/딜러와 같은 분류로 제한하는 것이 아닌 누구나 딜러가 될 수 있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가드나 힐 같은 일부 직업 스킬로 서로가 서포터 역할도 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선택한 버튼을 실시간으로 조합하며 적에게 끊임없는 콤보를 날려야 한다는 점은 전투를 꽤 역동적이면서 기존 MMO와 비교해 적극적인 전투를 벌이게 했습니다. 잡몹부터 보스 몬스터까지 말이죠. 게다가 보스 몬스터와 같이 강력한 적은 여러 공격 패턴을 가지고 있어 적절히 회피도 해줘야 합니다.
보통 이런 전투는 대미지를 좀 더 넣기 위해 콤보를 이어가느냐, 아니면 참고 피하는 것과 같은 상황을도 계속 고려하며 싸워야 합니다. 아무리 좋은 아이템을 가지고 있어도 조작이 안 되면 100% 제 성능을 발휘하기 어렵죠.
이런 조작을 감안해 적들의 이동이나 공격은 제법 조절된 느낌입니다. 타 게임이었다면 유저에게 맞는 즉시 적이 다가와서 마구 공격을 했겠지만, 게임은 유저 식별부터 전투의 템포가 살짝 느려 회피를 하며 공격을 이어갈 수 있습니다. 액션 캔슬이나 역경직 등 부가 요소도 있어 조작 난이도에 따른 스트레스는 무난한 수준입니다.
버튼 조합 공격 외 일반적인 스킬도 있습니다. 이는 아래 설명할 '블레스'로, 공격을 해서 모은 마나/기력을 사용해 좀 더 강력한 공격을 가하는 스킬입니다. 보스가 강한 공격을 벌이거나 스턴, 속박 같은 공격을 벌일 때는 타이밍에 맞춰 키를 입력해 벗어나야 하는 QTE도 넣었습니다.
# 조작의 깊이를 더했다. '블레싱' 시스템
유저는 스토리를 진행하며 성장할 수록 다양한 전투 블레스를 얻을 수 있습니다. 얻기 위해서는 강력한 보스를 처치해야 하는 등 적지 않은 시련(?)을 거쳐야 하지만, 블레스를 얻으면 좀 더 다양하고 강력한 스킬을 얻을 수 있습니다.
게임을 진행하며 개방하는 블레스는 물론 성능도 강력하지만, 좀 더 다양한 공격을 할 수 있다는 개념에 가깝습니다. 또 진행하며 얻는 스킬 포인트로 전투 블레스 내 스킬을 모두 개방하면 추가 능력치가 강화되므로 꾸준히 챙겨주는 것이 좋습니다.
메이지 기준으로 기본 블레스인 'Gift of Valor'는 냉기 위주 스킬로 구성되어 있지만, 두 번째 블레스 'Wolf's Mark'는 비전 스킬을 쓸 수 있습니다. 다만 블레스를 교체하기 위해서는 맵 곳곳에 있는 '제단'으로 가서 원하는 블레스로 바꿔야 합니다.
블레스 효과에 시너지를 일으키기 위해서는 장비도 고려해야 합니다. 특정 장비만 향한 일방적인 진행 보다 클래스와 착용한 블레스 시스템에 따라 다양한 장비를 착용할 수 있도록 유도했습니다. 채집과 몬스터 사냥으로 얻는 재료로 꾸준한 장비를 제작하는 것도 캐릭터 강화에 필수입니다.
# 캐릭터 성장을 위해서는 '제작'이 핵심
보통 MMORPG에서는 장비 획득, 성장을 위해 필드 사냥이나 던전 등 일부 반복 플레이를 요구하기 마련입니다. <블레스 언리쉬드>도 성장을 위해 일정 반복이 필요한 것은 맞지만, 이를 소화하는 방식에 다소 차이가 있습니다.
게임에서 성장은 곧 전투력(기어)을 올리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레벨업이나 좋은 장비를 착용, 강화해야 하죠. 여기까지는 일반적인 게임과 같아 보입니다만, 게임은 반복 플레이를 위한 파밍 보다는 더 제작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꾸준히 좋은 재료를 얻어 장비를 획득해야 강해질 수 있습니다.
제작을 위해선 필드 몬스터 및 보스 몬스터, 던전 등 여러 콘텐츠를 소화하며 재료를 모아야 합니다. 강화도 물론 중요하죠. 퀘스트 보상으로 얻는 장비 중 쓸모 없는 것은 꾸준히 모닥불에 가서 분해해 유물의 파편도 모아줘야 합니다. 여러모로 신경 쓸 요소가 많죠.
체감상 퀘스트를 이어가며, 장비를 강화하고, 높은 등급의 장비를 제작하는 순간 부터 대미지가 눈에 띄게 강력해지는 듯 했습니다. 1~2레벨 높은 적 역시 어렵지 않게 제압할 수 있었고요. 하지만 이러한 흐름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위와 같이 여러 콘텐츠를 신경 써줘야 합니다.
이 밖에, 던전 등 인스턴스 콘텐츠도 있지만 맵 곳곳에는 다양한 퀘스트가 놓여 있어 이 부분도 꾸준히 챙겨줘야 합니다. 각 퀘스트는 일정 시간만 생성돼 시간 내 소화하지 않으면 퀘스트가 사라져, 매일 챙겨줘야 할 것이 제법 됩니다.
이 밖에, PvP나 주요 콘텐츠 중 하나인 '유니온 등은' FGT인 탓에 아직 경험할 수는 없었습니다. 현재는 일부 콘텐츠 체험에 제한이 있었지만, CBT 단계에서는 즐길 거리가 더욱 많을 것 같습니다.
# 1차 CBT서 좀 더 완성도 높은 모습 보여주기를
좀 더 역동적인 플레이를 유도한 <블레스 언리쉬드>는 일단 좋은 시도를 한 게임으로 보여집니다. 특히 개발진이 유도한, '묵직하면서 강한 전투'는 의도대로 좋은 차별화 포인트로 생각됩니다.
다만 아직은 FGT 단계여서 조금은 아쉬운 부분도 여럿 보였습니다. 메인 퀘스트와 서브 퀘스트 등 수 많은 할 거리가 맵에 놓여 있지만 대부분 퀘스트 몬스터, 아이템 획득으로 종류가 많지 않습니다. 그나마 전투가 늘어지는 부분을 없애주기는 하지만 그래도 반복의 연속이라는 느낌은 강했습니다.
게임의 방향성이 최초 콘솔을 타깃으로 하고 있기에, PC 플랫폼에 대한 UI, UX 최적화도 좀 더 필요해 보였습니다. 메뉴를 선택하고 닫는 여러 부분이 꽤 번거로웠거든요. 아이템 분해를 모닥불에서만 할 수 있다는 점도 그렇고요.
전투 부분에 대한 밸런스 조절도 필요해 보입니다. 적과 끊임없이 공방을 주고 받다 보니 근접 공격이 빈번합니다. 이는 근거리 클래스에게는 다소 부담이 되죠. 보스 몬스터를 상대할 때는 위험 부담이 크죠. 반대로 원거리 클래스는 일정 거리를 두고 공격을 벌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합니다.
아직은 FGT이므로 콘텐츠 환경이 개선될 여지는 충분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평범한 MMORPG의 틀을 벗은 <블레스 언리쉬드>가 콘솔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둔 만큼, PC에서도 이러한 결과가 이어지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