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끼는 사람과 함께 즐길 게임을 찾고 있다면, 이 게임은 아주 좋은 선택지가 될 것이다. 왜냐? 카페에서 맘 놓고 꽁냥거리기도 쉽지 않은 시국 아닌가? 둘만의 다정한 '세이프 룸'에서 게임패드를 꼬물거리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 좋은 게임을 추천한다. 이름하여 <바이페드>.
그러나 여러분에게 세이프 룸이 없거나, 초대할 상대가 없다면? 굳이 수고를 들여서 이 글을 읽을 필요 없다. 어차피 여러분이 이 문장을 읽을 때면 기자는 조회수 1을 획득했다. 이것이 조회수의 부분적 생리. 지금부터 스크롤을 내리는 것은 이제 현명한 독자님들 몫이다.
그런데 하나 문제가 있다. 게임을 소개하는 전달자에게도 그런 여건이 마련되지 않았다. 그래서 이 글은 리뷰보다는 프리뷰에 가깝다.
<바이페드>는 2인 협동 퍼즐이다. 혼자서도 즐길 수 있지만, 애초에 둘이 하는 것을 상정하고 개발한 게임이다. <바이페드> 싱글 플레이는 미즈컨테이너나 서가앤쿡에 가서 혼자 밥을 먹고 나오는 것과 같다.
안 될 건 없지만, 썩 유쾌한 경험은 아니다. '프리뷰'라는 단서를 단 이유다. 둘이 먹어야 할 것을 혼자 먹었으니 제대로 쓸 수가 없는 것이다.
<바이페드>는 두 명의 플레이어가 외계 로봇 '에고'와 '힐라'를 조종하며 서로 도움을 주고받으며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는 퍼즐 어드벤처다. 바로 그것이 이 게임을 혼자서 하면 열 받는 이유다. "아 여기서는 이렇게 도움받으라고 만들어놨구나" 싶은 부분이 적잖이 눈에 걸리기 때문이다. 그것을 혼자 하고 있으면 소위 '현타'가 세게 온다.
게임의 차별점은 바로 특이한 조작 방식. 키보드와 게임패드를 함께 사용하여 플레이하는데 1P의 키보드는 WASD로 왼발, 마우스로 오른발을 조종하고, 2P는 게임패드의 양쪽 스틱을 쓴다. <바이페드>는 종횡, 입체적으로 움직이는데 아장아장 두 다리를 바쁘게 놀리는 튜토리얼로부터 시작한다. 제대로 걷지 않으면 게임이 진행될 수 없다. 2인 3각 경기를 하듯이 서로의 타이밍에 대한 깊은 이해가 없다면 이 게임은 적잖이 속이 터진다.
간결하면서 직관적인 유저 인터페이스는 확실히 좋다. <바이페드>는 걷는 법만 알면 추가로 복잡한 학습 과정을 거칠 필요 없이 게임을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게임이다. 협곡, 유적, 설산 등 다양한 배경이 마련됐으며 다양한 배경에서 흥미로운 기믹도 적잖이 담겨있다. A가 B를 밀어주면 B가 A를 위한 다리를 내려주는 그런 방식 말이다. 비유하자면 파티게임의 절대 강자인 '닌텐도'스러움이랄까?
<바이페드>는 원데이 게임으로 즐기기 적합한데, 실제 볼륨도 네다섯 시간이면 클리어할 수 있을 정도로 짧다. 물론 다른 퍼즐게임과 같이 뒤로 갈수록 퍼즐의 난도가 올라가기 때문에 두 사람의 '능지'를 실험하는 구간 역시 존재한다. 물론 이 시간은 두 사람에게 평균적인 게임 이해도가 있다고 상정하고 임의로 산출한 값이다.
이 게임을 하면서 싸움 트리거가 발생할 수 있는데, 그것이 기자가 이 게임을 추천하는 까닭이기도 하다.왜 그러지 않나? 연인과 등산을 함께 가보면, 그 사람의 인내와 배려 수치를 가늠해볼 수 있다고. 그렇다고 이 날씨, 이 시국에 불현듯 설악산으로 떠날 수 없을 노릇 아닌가? 국립공원의 대피소도 운영하지 않는단 말이다. 아무튼 전혀 알지 못하던 연인의 새로운 모습을 <바이페드>를 통해서 만날 수 있을 지도 모른다.
참고로 <바이페드>는 중국의 넥스트 스튜디오가 개발했다. 텐센트의 개발 스튜디오로 2018년 기준, 100여 명의 개발자가 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넥스트 스튜디오는 텐센트로부터 매출 압박이나 개발 지도를 받지 않고 독립적으로 개발 중으로 <데스커밍>, <미요울프> 등의 게임을 출품한 바 있다. 지금 추천하는 <바이페드>는 스팀에서 '압도적으로 긍정적', 메타크리틱 74점을 받았다. 한국어를 지원하지만, 스크린샷에서 볼 수 있듯 문자 자체가 많이 등장하지 않는다.
커플 여러분, 당신의 연인을 태그한 뒤 "이 게임 할래?" 물어보시라. 이 시국에는 특별히 더 아름다운 행동이다.
아니면.. 이른 봄날에 꿈처럼 다가올 미지의 인연을 위해서, 라이브러리에 <바이페드>를 넣어두는 건 어떨까? 그리고 미지의 그이에게 고백하는 거다. "나의 '힐라'를 기다리며, 이 게임을 플레이할 날을 기다려왔어." 제법 로맨틱하지 않은가? 아니면 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