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넓고 게임은 많습니다.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 15년 역사의 게임 전문지 디스이즈게임에서 어떤 게임이 맛있는지, 맛없는지 대신 찍어먹어드립니다. 밥먹고 게임만 하는 TIG 기자들이 짧고 굵고 쉽게 여러분께 전해드립니다. TIG 퍼스트룩!
중세 판타지는 게이머에게 언제나 매력적인 소재입니다. 말해 뭐하겠습니까? 여러분의 갓겜 중에는 중세 판타지의 영향을 직·간접적으로 받은 게임이 하나라도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던전앤드래곤> 이래로 이 세계관은 너무 자주 쓰여서 때로는 지루하게 다가오기도 합니다.
"왕을 위해, 대지를 위해, 산맥을 위해, 용이 나는 푸른 협곡을 위해, 어둠의 군주를 물리칠 힘과 명예를 위해, 에메랄드 소드를 찾을 것이다!" 이 세계관은 잘 쓰면 '폭풍 간지'지만, 애매한 이해로 접근했다가는 코웃음 사기 십상입니다. 전문가가 너무 많기 때문이지요. (큰따옴표는 아래 노래의 가사입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게임은 이 매력적이고도 지루한 중세 판타지를 기반으로 합니다. 그 이름도 직관적인 <모험가 이야기>는 모바일 텍스트 어드벤처로 판타지 세계를 여행하는 모험가의 이야기를 그립니다. <서울 2033>의 중세 판타지 버전이라고 생각하면 좋을 듯합니다. 실제로 개발사 '스튜디오 휠'은 반지하게임즈의 <서울 2033>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다는데요. <모험가 이야기>는 <Life is a game: 인생게임>의 제작자의 후속작이기도 합니다.
쉽게 말하자면 <서울 2033>에 <던전앤드래곤> OGL(Open Game License)을 적용한 느낌이랄까요? 전통적인 TRPG의 주사위 시스템은 확률로 구현되어있습니다. 이 확률은 힘, 건강, 카리스마 등 6개의 능력치에 따라 높아질 수도 낮아질 수도 있습니다. 플레이어는 매번 모험가를 성장시키면서 스탯을 배분합니다. 무기, 방어구와 같은 장비와 락픽, 랜턴과 같은 보조 아이템도 있습니다.
플레이어는 랜덤하게 나타나는 이벤트 중에서 선택을 하면서 '위대한 모험가'가 되는 여정을 밟아 나갑니다. 여관에서 체력과 정신력을 회복할 수도 있고, 상점에서 물건을 사고팔 수도 있고, 던전에 들어가서 몬스터와 싸울 수도 있습니다. 곤경에 처한 NPC를 구해주는 소소한 이벤트와 모험가와 엘프의 갈등을 그린 메인 플롯도 나타납니다.
기자가 <모험가 이야기>를 해봤더니 킬링 타임으로 나쁘지 않은 듯합니다. 어려운 조작이 없으면서도 간편하게 할 수 있었죠. 부담 없이 즐기기 좋았는데, 무엇보다 텍스트의 가독성이 나쁘지 않았습니다. 적어도 이 게임을 하면서 못 쓴 글을 읽는 괴로움을 겪지는 않았습니다. F2P로 열려있으니 부담도 없었죠. 엄청난 달필의 실력은 아니었습니다만, 그 옛날 JRPG 느낌이 물씬 나는 픽셀 아트가 몰입감을 확 높여줍니다.
중세 판타지물에 이골이 난 게이머에게 <모험가 이야기>가 완전히 독창적이거나 새로운 것을 주지는 않습니다. 랜덤 이벤트의 종류도 많지 않다 보니 플레이가 반복되는 느낌이 빨리 오기도 합니다. 하지만 기획과 아트 측면에서 굉장히 눈여겨볼 만한 시작을 보여준 모바일게임이 아닌가 합니다. 그러니 일단 추천합니다. 무엇보다 공짜이기 때문에 심심하다면 부담 없이 접속해볼 만한 게임입니다.
▶ 추천 포인트
▶ 한 줄 평
<D&D> 오픈소스가 <서울 2033>을 만났을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