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넓고 게임은 많습니다.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 15년 역사의 게임 전문지 디스이즈게임에서 어떤 게임이 맛있는지, 맛없는지 대신 찍어먹어드립니다. 밥먹고 게임만 하는 TIG 기자들이 짧고 굵고 쉽게 여러분께 전해드립니다. TIG 퍼스트룩!
2017년 출시된 <젤다의 전설: 야생의 숨결>은 다수 매체로부터 올해의 게임(Game Of The Year, 이하 고티)으로 선정된, 역사상 최고의 게임 중 하나로 꼽힙니다. 그런데 그 해 <젤다의 전설: 야생의 숨결>의 고티 독식을 가로막은 게임이 있습니다. 바로 오늘 소개할 <에디스 핀치의 유산>입니다.
<에디스 핀치의 유산>은 2~3시간 정도면 충분히 엔딩을 볼 수 있을 만큼 분량이 길지 않고, 실질적인 '게임 플레이'라 부를 수 있는 부분도 많지 않은 다소 '심플한' 게임인데요. 하지만 게임을 플레이한 기자는 표면적 분량 이상의 묵직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과연 이 소박한 게임이 어떻게 글로벌 인기 타이틀의 앞을 가로막았는지 살펴보도록 합시다.
스토리에 힘을 준 게임은 대부분 '레터 박스'를 통해 이야기를 제시하는데요. 글자들을 나열한 뒤, 적절한 영상과 음악을 통해 서사에 힘을 주는 형태가 대부분입니다. 물론 연출 방법이 영화처럼 화려한 구조로 바뀌고 있긴 하지만, 대사를 표현하는 레터 박스 자체는 예나 지금이나 크게 달라진 게 없죠.
<에디스 핀치의 유산>은 화면 전체를 활용해 대사를 연출하는데요. 이를테면 하늘에 글자를 띄우거나, 게임 내 등장하는 오브젝트를 통해 상황에 맞는 대사를 표기합니다. 이러한 연출은 대사뿐만 아니라 해당 상황의 스토리와도 연결된 만큼, 유저로 하여금 다양한 방법으로 이야기를 느낄 수 있게 합니다.
<에디스 핀치의 유산>은 주인공이 집안 인물들의 기구한 삶을 하나씩 소개해주는 구조로 흘러갑니다.
여러 인물의 이야기를 계속해서 소개함에도 불구하고 쉽게 지루함을 느낄 수 없었던 이유입니다.
이러한 연출들은 <에디스 핀치의 유산>에서 '메인 콘텐츠' 역할을 해냅니다.
길을 찾거나 퍼즐을 풀고, 상대를 제압하는 직접적인 플레이 형태의 콘텐츠 대신, 미스테리한 스토리와 눈길을 끄는 연출을 게임 전면에 배치함으로써 유저에게 '색다른 경험'을 제시하기 때문이죠. 한 마디 덧붙이자면, 풍부한 사운드와 함께 해당 장면들을 직접 경험해보시길 권합니다. 스크린샷으로 전해지는 느낌과는 확실히 다른 감동을 받으실 거에요.
연출에 대한 호평을 늘어놓긴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에디스 핀치의 유산>을 '필구 타이틀'로 보긴 어렵습니다. 실제로 이 게임을 플레이한 몇몇 지인들은 '게임이 다소 심심하다'는 의견을 제기했습니다. 기가 막힐 정도로 멋진 연출을 보여주긴 하지만, 게임이라기보다 3D 동화책에 가까운 느낌이었다고 말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디스 핀치의 유산>은 한 번쯤 해볼 만한 게임입니다. 이 타이틀이 여러 매체와 유저의 호평을 받고, 올해의 게임으로 선정된 건 그만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는 뜻이니까요.
언제부터인가 모든 게임이 비슷하게 느껴지고, 명작 소리를 듣는 게임조차 입맛에 맞지 않아 금새 손을 떼버렸다면 <에디스 핀치의 유산>을 한 번 플레이해보세요. 새로운 시선으로 게임을 바라볼 수 있게 해줄 겁니다.
▶ 추천 포인트
▶ 한 줄 평
연출만으로도 충분히 가치 있는 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