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넓고 게임은 많습니다.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 15년 역사의 게임 전문지 디스이즈게임에서 어떤 게임이 맛있는지, 맛없는지 대신 찍어먹어드립니다. 밥먹고 게임만 하는 TIG 기자들이 짧고 굵고 쉽게 여러분께 전해드립니다. TIG 퍼스트룩!
스포츠는 게임 시장에 있어 '단골 고객'으로 꼽히죠. 실제로 <위닝>, <피파>, <MLB 더 쇼> 등 다양한 스포츠 게임 시리즈들은 출시될 때마다 수많은 팬의 눈과 귀를 사로잡으며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이러한 스포츠 게임은 크게 두 가지 타입으로 분류할 수 있는데요. 앞서 언급한 게임들은 모두 유저가 직접 선수를 컨트롤하는 게임입니다.
<OOTP 21>입니다.
<OOTP 21>은 전 세계 야구 리그 데이터를 제공하는 만큼, 눈에 익은 한미일 프로야구는 물론 대만이나 호주 독립리그 등 다양한 국가의 야구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물론 정식 라이선스를 보유한 건 메이저리그뿐이지만, 유저 패치를 통해 얼마든지 현실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도 <OOTP> 시리즈의 강점입니다.
앞서 말했듯 <OOTP>의 가장 매력적인 부분은 '관리자가 될 수 있다'는 점인데요. 특히 감독을 넘어 리그 관리자인 '커미셔너' 자리에 앉을 수 있다는 건 야구팬들에겐 너무나 매력적인 요소입니다. 야구 팬이라면 한 번쯤 꿈꿨던 '리그 규칙 수정'이나 '일정 조정' 등 내가 원하는 대로 리그를 운영할 수 있기 때문이죠.
조금 더 현실적인 부분에 관심이 있다면 특정 팀의 단장이나 감독 역할을 수행해보세요. 특히 <OOTP>의 단장 포지션은 야구팬들에겐 또 하나의 매력 포인트로 다가올 겁니다. 전략 전술에 개입하는 감독과 달리 단장은 팀을 위해 더 큰 그림과 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프리셋으로 제공되는 WBC(라이선스로 인해 대회 명칭은 다르게 표기됩니다)는 물론, 유저가 원하는 대로 참가팀과 개최 시기, 조 편성 등을 자유롭게 세팅해 완전히 새로운 대회를 만들 수도 있죠. 특히 국가 대항전뿐만 아니라 리그를 초월한 클럽팀 간 대회에도 개최할 수 있어서 이른바 야구판 '챔피언스 리그' 같은 꿈의 대회를 플레이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OOTP 21>의 야구 경기는 쿼터뷰 시점으로 전개됩니다. 유저는 1구 1구를 전부 지켜볼 수도 있고 그 공의 결과를 판가름하는 결정구만을 보거나, 이를 모두 스킵하고 결과만 확인할 수도 있습니다. 매니저 게임의 대표 주자 <풋볼 매니저> 시리즈와 비슷한 형태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득점권을 마주한 타자에게 번트 대신 믿음의 야구를 시전할 수도 있으며, 무사 만루에서 전진 수비로 승부수를 걸고 불펜 투수의 몸 푸는 시간을 벌기 위해 마운드에 방문해 투수와 이야기를 나누는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경기 운영에 관여할 수 있습니다. 마치 '진짜 감독'처럼 말이죠.
<OOTP 21>의 또 다른 핵심 콘텐츠는 유저가 육성한 팀과 선수들의 '스탯'인데요.
예를 들어, 이대호의 역사 탭에 가면 2020년 이대호의 성적뿐만 아니라 그가 데뷔 시즌에 올린 성적과 함께 KBO에서 통산 몇 개의 홈런을 때렸는지 등을 손쉽게 확인할 수 있죠. 누구도 궁금해하지 않을(?) 이대호의 통산 '도루' 기록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스탯 '구경'은 <OOTP 21>이 제공하는 또 하나의 특별한 콘텐츠입니다.
<OOTP 21>은 썩 괜찮은 야구 매니저 게임이지만, 한 가지 치명적인 문제로 인해 한국 유저들 사이에서 주류가 되지 못했는데요. 바로 '언어'입니다. 일례로 <풋볼 매니저> 시리즈는 <챔피언십 매니저 2002>부터 한국어를 공식적으로 지원하며 많은 유저를 확보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물론, 게임의 퀄리티에 대한 비판이 지속되고 있긴 하지만 기본적인 언어가 한글이라는 건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장점이죠.
냉정히 말씀드리자면 야구는 전 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스포츠는 아닙니다. 즉 야구 게임을 플레이하는 국가가 그리 많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어 지원이 안 된다는 건 너무나 아쉬운 부분입니다.
게다가 <OOTP 21>은 생각 이상으로 많은 양의 텍스트가 등장하는 게임입니다. 경기 중계는 물론, 선수에 관한 크고 작은 소식들이 굉장히 세세하게 전해지기 때문이죠. 이처럼 많은 양의 영문 텍스트가 등장하는 <OOTP 21>은 야구 규칙에 대한 이해도나 영어 숙련도와 관계없이 일종의 진입장벽 역할을 합니다. 모국어가 아닌 이상에야 그만큼의 피로도와 거부감이 생길 수밖에 없는 것이죠.
컴투스는 지난해 <OOTP> 시리즈 개발사 OOTP를 인수했는데요. 특히 OOTP 대표 마르쿠스는 디스이즈게임과의 인터뷰에서 "컴투스 현지화 팀의 도움을 받아 이미 한글화 작업을 시작했다"라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따라서 향후 출시될 <OOTP 22>는 전작에 비해 진입 장벽이 대폭 줄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한글 지원은 물론 다양한 KBO 게임을 개발한 컴투스와 손잡은 만큼, <OOTP> 속 KBO 역시 한층 개선된 모습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수년째 <OOTP> 시리즈를 즐긴 기자의 행복회로가 꿈틀대는 이유입니다.
기자가 처음 야구를 본 건 2005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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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곳에서나마... 나의 꿈을 이뤄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