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카팀에서 개발하는 멀티 플랫폼 게임(PC및 모바일 출시 예정) <소녀전선 2>가 지난 6월 29일부터 7월 3일까지, 첫 번째 비공개 베타 테스트(CBT)를 진행했습니다.
이 게임은 지난 2017년 한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큰 화제를 몰고 왔던 <소녀전선>의 정식 넘버링 후속작이라는 데서 많은 주목을 받고 있죠. 게다가 풀 3D 그래픽의 ‘턴제’ 전략 게임을 표방하고 있기 때문에, “대체 어떤 게임으로 만들어지고 있을까” 그 정체(?)에 대해 관심이 높습니다. 이번 CBT를 통해 공개된 게임의 모습을 하나하나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소녀전선 2>는 1편의 이야기가 끝나고 10년이 지난 후의 미래를 배경으로 합니다. 주인공은 1편에서도 활약한 ‘지휘관’. 즉 플레이어 자신이고, 지휘관은 현재 그리폰을 나와 용병단(아모스)을 이끌고 있는 상태입니다. 하지만 프롤로그 시점에서 일련의 세력에 납치되어 이송중이고, 이런 주인공을 ‘그로자’(OTs-14)가 주축이 된 전술인형들이 구출하면서 본격적으로 2편의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1편과 다른 점을 몇 가지 찾아보자면, 일단 <소녀전선 2>는 더 이상 ‘총기 모에화’ 게임의 콘셉을 따르지 않습니다. 전작의 경우 실존하는 총기명을 그대로 캐릭터 이름으로 사용했다고 하면, 2편은 ‘그로자’, ‘네메시스’ 등 전술인형 본연의 이름을 캐릭터명으로 사용하며, 심지어 아예 총과 관계가 없고 ‘검’을 사용하는 인형까지 등장합니다.
참고로 이번 CBT에서는 메인 히로인급으로 비중이 급상승한 ‘그로자’를 제외하면 등장한 인형들 대부분이 신규 인형들이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확실하게 1편과의 접점은 유지하면서도 ‘2편만의’ 차별화된 분위기를 선보일 것으로 전망됩니다.
캐릭터 일러스트의 경우, 전작은 다양한 외주 일러스트레이터가 참여해서 각각 개성 강한 2D 일러스트를 선보였습니다. 하지만 2편은 3D 모델링을 기반으로, 모델링과 크게 다르지 않은. 그리고 ‘화풍이 통일된’ 일러스트를 선보입니다. 다행히 인게임 3D 모델링도 그렇고, 일러스트가 확인된 몇몇 캐릭터들의 모습을 보면 딱히 1편과 괴리감이 느껴진다거나 어색하다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소녀전선 2>는 이번 CBT에서 게임의 여러 요소들 중 오직 ‘전투’ 하나만 테스트를 진행했습니다. 캐릭터 육성이나 수집 방법 등은 일체 공개되지 않았고, 총 3챕터 약 30여개의 스테이지를 플레이해볼 수 있었습니다.
1편은 사실상 실시간으로 진행되는 전략 게임이었다면, 2편은 순도 100% ‘턴제’에 기반한 3D 전략 게임으로 바뀐 것이 눈에 띕니다. 전투맵에는 총 4명의 캐릭터를 배치할 수 있고, 플레이어가 행동을 지정하면 지정한 대로 캐릭터들이 움직이고, 적들과 전투를 치르는 형태입니다.
굳이 비교하자면 <슈퍼로봇대전>부터 <전장의 발큐리아>에 이르기까지 온갖 턴제 전략 게임들이 떠오르는데, 가장 비교가 되는 게임이라면 역시나 <XCOM> 시리즈일 것입니다.
굳이 <XCOM> 이야기를 하는 것은, <소녀전선 2> 전략의 핵심이 바로 ‘엄폐물’ 개념이기 때문입니다. 맵 위에는 다양한 구조물들이 등장하고, 플레이어는 이를 ‘엄폐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엄폐물이 놓인 방향에 따라 적의 공격을 방어할 수 있고, 방어에 성공하면 회피 및 대미지가 엄청나게 경감되기 때문에 이걸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이 게임의 핵심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물론 이건 적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플레이어가 효과적으로 엄폐물을 공략하지 못하면 적에게 큰 대미지를 줄 수 없습니다.
엄페물 뿐만 아니라, 이 게임은 ‘고저차’ 개념까지 있어서, 높은 곳을 선점하면 보다 전략적으로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습니다.
'견제 사격' 개념도 있어서, 만약 사정거리 안에 적들이 들어오면 견제 사격을 가합니다. 사실 대부분의 클래스는 이 견제 사격이 그냥 연출적으로 무언가 보여주는 느낌으로 대미지를 못 주는 데 반해, 예외적으로 특정 클래스(머신건)는 견제사격으로 적에게 큰 대미지를 주는 것이 가능하며, 적들 중에도 특성에 따라서는 이 견제 사격으로 큰 대미지를 주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이러한 요소들 또한 전략적으로 활용해야만 합니다.
그리고 플레이어는 일종의 ‘플레이어 스킬’ 개념으로 '드론'을 활용한 전략 병기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사용할 수 있는 드론은 3가지로 각각 플레이어가 지정한 적을 2번까지 기관총으로 공격할 수 있는 기관총 드론, 특정 지역에 강한 미사일을 발사하는 미사일 드론, 그리고 강력한 방어 타워를 설치하는 드론까지. 이들 드론은 한 판에 정해진 개수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어떻게 전략적으로 사용하느냐에 따라 또 다양한 결과가 나올 수 있습니다.
참고로 인형들은 저마다 병과(클래스)가 나뉘어져 있는데, 1편과 마찬가지로 권총(HG), 라이플(RF), 돌격소총(AR), 샷건(SG), 머신건(MG). 그리고 2편만의 신규 클래스인 ‘블레이드’(BLD)까지 6종이 등장합니다. 이런 병과들은 1편과 유사한 형태로 그 특징이 나뉘기 때문에, 어떤 클래스를 어떻게 배치하느냐도 승패에 큰 영향을 끼칩니다.
가령 권총(HG)은 아군 지원 및 회복 능력이 있고, 돌격소총(AR)은 게임 중반부부터 한 턴에 2회 공격이 가능해지며, 라이플(RF)은 사정거리가 길어서 원거리 저격이 가능합니다. 여기에 샷건(SG)은 탱킹능력이 뛰어나며, 머신건(MG)는 순간적인 화력과 견제 사격을 통한 지역 제압 능력이 탁월하다는 식입니다.
신규 클래스인 블레이드(BLD)는 근거리 공격에 최적화되어있고, 자신의 공격 범위 안에 있는 적을 아군이 공격하면 이를 회수 상관없이 지원 공격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이를 잘 활용하면 강력한 보스를 한 턴에 일점사해서 쓰러뜨리는 것이 가능합니다.
여기에 <소녀전선 2>는 ‘클래스’ 외에 ‘상성’ 개념이 새롭게 추가되었습니다. 일반적인 미소녀 캐릭터 수집형 게임들이 자주 채용하는 ‘3속성+2속성’ 개념으로, 속성에 따라 들어가는 대미지의 양이 크게 차이 나기 때문에, 이런 부분까지 고려해서 전략을 짜야만 합니다.
전체적으로 <소녀전선 2>는 이번 CBT에서 제대로 된 ‘전략 게임’. 요즘 흔히들 말하는 ‘능지’ 게임의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실제로 게임의 다양한 요소들은 익히는 데 꽤나 시간이 필요할 정도로 복잡하고, 일부 스테이지는 정말 여러 번 ‘실패’를 겪어가면서 도전해야만 클리어 방법을 찾을 수 있을 정도로 난이도가 높았습니다.
물론 이번 CBT에서는 유닛 성장 요소가 막혀 있었기 때문에, 향후 정식 버전에서 캐릭터 육성이 들어가면 이 부분은 바뀔 수 있습니다. 하지만 CBT의 모습만 놓고 보자면 <소녀전선 2>는 확실히 ‘머리를 써야 하는’ 게임이 맞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서 ‘게임 다운 게임’을 원하는 유저들에게는 제대로 취향 직격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인상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다만 오해하면 안 되는 것이 <소녀전선 2>는 1편과 다르게 ‘콘트롤 게임’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전작은 실시간 전투였기 때문에 플레이어의 ‘콘트롤’이 게임에 끼치는 영향력이 정말 컸고, 이로 인해 각종 고난이도 콘트롤이 등장하는 ‘고인물’ 플레이가 가능했죠. 하지만 2편은 완전한 턴제 게임이기 때문에 그러한 요소는 없다고 봐도 됩니다.
결과적으로 <소녀전선 2>는 풀 3D 그래픽의 전략 게임으로 바뀌긴 했지만, 1편 특유의 느낌을 잘 살리면서도 ‘전략 게임’으로서 기본을 충실하게 따르는. 그런 작품으로 돌아왔다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게임은 2021년중 출시 예정인데요. 과연 정식 버전으로 유저들에 그 모습을 공개했을 때, 1편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을지. 그리고 게이머들에게 어떠한 평가를 받을 수 있을지 이후 행보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