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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리뷰

[TIG 퍼스트룩] 이런 재탕은 환영이야, '매스 이펙트: 레전더리 에디션'

방승언(톤톤) 2021-07-26 10:03:49

 

세상은 넓고 게임은 많습니다.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 16년 역사의 게임 전문지 디스이즈게임에서 어떤 게임이 맛있는지, 맛없는지 대신 찍어먹어드립니다. 밥먹고 게임만 하는 TIG 기자들이 짧고 굵고 쉽게 여러분께 전해드립니다. TIG 퍼스트룩!


디스이즈게임이 이번에 소개할 게임은 고전 RPG의 ‘리마스터’ 작품, <매스 이펙트: 레전더리 에디션>(이하 <레전더리 에디션>)입니다.

2007~2012년에 출시된 <매스 이펙트> 시리즈는 RPG 전문 개발사 바이오웨어의 ‘명작’ 중 하나로 평가받습니다. 논란이 많던 최종 엔딩을 제외하면, 거의 모든 부분에서 소비자와 평단의 극찬을 동시에 받았습니다. 국내의 경우 한국어 지원이 되지 않아 그 명성이 덜했지만, 열성 팬들에 의해 3부작이 전부 번역되는 등 나름 확고한 컬트적 인기를 누리기도 했습니다.

10여 년 전을 풍미했던 작품인 만큼, 스토리를 포함한 주요 콘텐츠에 대한 분석과 평가는 기존에 이미 많이 이뤄졌습니다. 따라서 이번 퍼스트룩에서는 <레전더리 에디션>의 주요 ‘변경점’들을 중심으로, 이 게임이 기존 팬과 신규 팬에 각각 어떤 가치를 줄 수 있을지 살펴봤습니다.

 




 

  

# 눈에 편해진 그래픽, 그러나 어쩔 수 없는 ‘세대 차’

<매스 이펙트> 시리즈의 그래픽은 경쟁작들과 비교해 준수한 편이었지만, 부자연스러운 라이팅 등에 대한 불만은 당시에도 있었습니다. 특히 주요 인물의 표정이 잘 드러나야 하는 장면에서 그림자나 바이저 반사광이 얼굴 상당 부분을 가려버리는 등의 문제가 많이 발생했습니다.

<레전더리 에디션>은 모델링·광원·VFX 개선, 울트라 와이드 비율 지원, 프레임레이트 증가 등 대대적 업그레이드로 비주얼이 많이 향상됐습니다. 특히 컷신 연출에서 인물 표정과 각종 이펙트가 이전보다 깔끔하고 분명하게 표현돼 눈의 피로가 훨씬 덜합니다. 말끔해진 그래픽을 자랑하기 위한 ‘포토 모드’가 추가되기도 했습니다.

‘맑아진’ 바이저의 모습
전에 없던 ‘포토 모드’도 추가됐다

 

하지만 일부 유저는 강렬한 명암 대비에서 오던 ‘특유의 분위기’가 사라졌다며 불만을 표하고 있습니다. 또한, 캐릭터 얼굴에 오히려 생동감이 줄었다는 평가도 간혹 있습니다.

 

한편, 애니메이션은 많이 개선되지 않아 아쉽습니다. 특히 인물들이 대기 상태에서 완벽한 ‘차려 자세’를 취하는 모습이나, 컷신 직후 캐릭터 애니메이션이 ‘튀는’ 등의 모습은, 요즘 트리플A 게임에서는 거의 찾아보기 힘든 퀄리티 이슈입니다.

 

기존 팬들이라면 소소하지만 확실한 비주얼 발전에 나름의 만족을 느끼며 플레이할 수 있을 듯합니다. 그러나 신규 유저들은 엉성한 애니메이션, 일부 텍스쳐 품질 한계, 환경 그래픽의 디테일 부족 등에서 강한 ‘세대 차’를 느끼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대기 상태의 캐릭터들은 여전히 매우 경직돼있다

 

 

 

# 뚝딱거리던 전투 시스템, 나아진 건 알겠는데…

<레전더리 에디션>의 전투 시스템 개편은 주로 1편 분량에 집중돼있습니다. 1편은 14년 전 작품인 데다 3편과 비교해도 5년이라는 작지 않은 시차를 두고 있는 진짜 ‘고전’입니다. 특히 1편 개발 당시 바이오웨어에게 슈팅 장르 노하우가 별로 없던 탓에, 건플레이의 완성도는 크게 떨어집니다.

다행히 이 점에서 많은 개선이 이뤄졌습니다. 우선 저격 류 총기의 과도한 화면 흔들림이 삭제됐고, 전반적인 조준선 정확도가 크게 높아졌습니다. 또한, 더 이상 병과에 따라 총기 종류가 제한되지 않아 ‘n 회차 플레이’ 없이도 모든 총기를 두루 써볼 수 있게 됐습니다. 전에 없던 헤드샷 시스템도 추가되면서 전투의 쾌감이 배가됐습니다.

그러나 이는 모두 2, 3편의 시스템을 1편으로 확장한 것에 지나지 않아, 전반적으로 현세대 슈터 게임에 준하는 극적인 퀄리티 향상은 없으며 불편한 점도 아직 많습니다. 엄폐물에 숨는 ‘커버’ 시스템은 "전반적 수정이 있었다"는 개발진의 말이 무색하게도 아직 반응이 느리고 어딘지 일관적이지 못해 불편합니다. 일부 총기의 반동은 플레이를 방해하지는 않으나 보기에 부자연스럽습니다, ‘무기 휠’을 이용한 총기 교체 시스템도 영 현대적이지 못합니다.

 

1편에는 없었던 헤드샷 시스템이 추가됐다

 

 

 

# ‘체감’ 힘든 여러 개선 사항들

지난해 바이오웨어는 <레전더리 에디션> 개발을 발표하며 “원작의 고유한 게임성을 건드리지 않으면서 현세대 게이머가 쾌적하게 즐길 수 있는 게임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인벤토리 관리, 경험치 획득량, 스킬 밸런스, 탄약 드롭률 등 여러 부분에서 ‘현대적 플레이 감각’을 위한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러한 개선점들의 ‘체감 효용’은 약한 편입니다. 여기에는 크게 두 가지의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는 ‘원작이 너무 오래됐다’는 단순한 사실입니다. <매스 이펙트> 시리즈는 10여 년 전 게임이기에, 올드팬들도 당시의 게임 시스템을 디테일하게 기억하지는 못합니다. 이 때문에 리마스터판과 비교해 무엇이 그대로이고, 또 무엇이 나아졌는지를 단박에 알아채기도 어렵습니다.

둘째는 현세대 게이머들의 전반적 기대치 향상입니다. 트리플A 게임들은 그간 이용자 편의성을 증진하는 방향으로 꾸준히 발전해왔고, 크고 작은 시스템적 혁신도 많았습니다. 이 때문에 <레전더리 에디션>에 새로 도입된 편의적 요소들은 사실 지금 세대 소비자들 눈으로 보면 조금 당연하게 느껴지는 것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큰 발전으로 여겨지지는 못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불필요 아이템을 ‘쓰레기’로 태깅할 수 있는 기능. <레전더리 에디션>의 여러 개선점 중 하나지만, 현세대 RPG에 와서는 당연한 시스템 중 하나가 되어버렸다.

 

 

 

# ‘리메이크’ 아닌 ‘리마스터

하지만 <레전더리 에디션>은 ‘리메이크’가 아닌 ‘리마스터’라는 점을 꼭 상기할 필요가 있습니다. 리마스터는 주로 오래된 게임을 ‘불편 없이’ 다시 즐기게 해주는 데 초점을 맞춥니다. 게임의 뼈대만 유지한 채 현시대에 맞게 처음부터 재창작하는 ‘리메이크’ 와는 엄연히 방향성이 다릅니다.

그런 기준으로 보면 <레전더리 에디션>은 기획 의도에 부합하는 수준의 퀄리티를 충분히 가지고 있습니다. 1편의 악명 높은 탐사 차량 ‘마코’의 조작감, 낮은 해상도와 프레임 레이트 등, 그대로 두었다면 플레이 경험을 분명 망가뜨렸을 중대한 단점들을 폭넓게 조정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런 노력의 결실인지, 오픈크리틱 비평가 추천율 95%, 스팀 유저 평가 ‘매우 긍정적’(90%)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6만 6,000원이라는 가격은 부담스러울 수 있으나, 3부작 및 DLC가 한 편 가격에 거의 다 포함됐다는 사실(데이터 소실 문제로 DLC 하나만 제외됐습니다)을 고려하면 분량 대비 가격 메리트도 나쁘지 않아 보입니다. 훌륭했던 원작의 ‘재경험’을 원하는 올드팬, 혹은 원작을 해보지 않았으나 고전 게임 플레이에 큰 거부감이 없는 신규 유저들에게 추천하고 싶습니다.






▶ 추천 포인트
1. 3부작과 DLC를 한 편 가격에
2. 폭넓은 시스템 발전
3. 원작의 장점이 그대로

▶ 비추 포인트
1. 감출 수 없는 ‘옛날 느낌’
2. 완전히 해결 안 된 일부 문제점
3. 정식 한국어화 미지원
4. 변하지 않은 엔딩

▶ 정보
장르: RPG, 액션, 슈팅
개발: 바이오웨어
가격: 6만 6,000원
한국어 지원: O (유저 패치)
플랫폼: 스팀, 오리진, PS4, Xbox One

▶ 한 줄 평
명작 RPG의 성공적 재탕,
‘그때 그 재미’ 되살리기에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