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넓고 게임은 많습니다.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 16년 역사의 게임 전문지 디스이즈게임에서 어떤 게임이 맛있는지, 맛없는지 대신 찍어먹어드립니다. 밥먹고 게임만 하는 TIG 기자들이 짧고 굵고 쉽게 여러분께 전해드립니다. TIG 퍼스트룩!
<사라진 기념일>은 참 독특한 게임입니다.
과연 <사라진 기념일>은 어떤 게임일까요? 조그마한 개발사가 만든 이 게임은 과연 '돈을 주고 살 만한' 가치가 있음을 스스로 증명했을까요? 디스이즈게임의 퍼스트룩, 오늘은 팀 아보카도가 만든 <사라진 기념일>에 대한 이야기를 준비했습니다.
게임의 중심이 되는 이야기부터 살펴봅시다.
최근 출시되는 게임이나 영화의 악역들은 '나쁜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마냥 비난하기 어려운 그들만의 사연이나 매력을 갖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를 본 사람들은 "나쁜 사람이지만 불쌍하다,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다"와 같은 중의적 감정을 쏟아내곤 하죠. 반면, <사라진 기념일>의 '악역'들은 사연을 늘어놓긴 하지만 깊이가 얕았던 탓에 쉽게 공감하긴 어려웠습니다. 악역에 대한 매력이 아쉬웠던 이유입니다.
게임 플레이로 넘어가 봅시다. <사라진 기념일>은 주어진 화면을 직접 터치하며 상호작용하거나 이야기 진행에 필요한 증거를 수집하는 형태를 띱니다. 증거 중에는 단순한 터치로 찾을 수 있는 것 말고도 태블릿이나 노트북의 암호를 해독해야 하는 것도 존재하죠. 등장인물들의 사진이나 대화, 검색 기록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이렇게 수집된 증거들은 캐릭터와의 심문 과정에서 활용됩니다. 모든 인물이 남자친구의 사망과 엮여있는 만큼, 정확한 타이밍에 증거를 제시해가며 상대의 빈틈을 파고들어야 합니다.
<역전재판> 시리즈를 해보신 분이라면 너무나 친숙한 구조일 텐데요, 설령 그렇지 않더라도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증거 대부분을 손쉽게 찾을 수 있으며, 심문 과정도 그리 까다롭지 않은 만큼 게임의 난이도 자체는 그리 어렵지 않은 편입니다.
다만, 난이도를 떠나 플레이 과정이 다소 억지스럽게 느껴질 때가 적지 않았다는 점은 아쉬웠습니다.
게임 중 뿌려둔 떡밥들이 종장에서 하나로 연결되는 건 좋았지만, 이를 통과하는 과정에 대해서는 진한 아쉬움이 남았던 이유입니다.
이런저런 아쉬움이 남긴 하지만, <사라진 기념일>은 한 번쯤 플레이해볼 만한 게임입니다. 규모가 작은 개발사가 만들었을뿐더러, 가격도 굉장히 저렴하기 때문이죠. 기대치를 조금 낮출 수 있다면 누군가에겐 꽤 괜찮은 타이틀이 될 겁니다.
팀 아보카도에게도 <사라진 기념일>은 여러 교훈을 남겼을 겁니다. "게임의 규모를 키우는 게 무리였다면, 에피소드나 대화 선택지와 같은 부분에 조금 더 공을 들이는 게 나았을 것"과 같은 유저들의 피드백은 작은 개발사에겐 분명 피가 되고 살이 되는 내용일 테니까요. 부디 팀 아보카도가 다음 도전에서는 상기한 아쉬움과 소중한 피드백을 기반으로 더 좋은 게임을 만들 수 있길 바라봅니다.
▶ 추천 포인트
기대치를 낮추면, 꽤 좋은 선택지가 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