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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리뷰

확산성 밀리언 MARVEL? 넷마블의 MMORPG '마블 퓨처 레볼루션'

[리뷰] 마블 퓨처 레볼루션: 순한 맛 MMORPG

에 유통된 기사입니다.
김재석(우티) 2021-09-01 10:14:58
넷마블이 25일 글로벌 240여 개국에 신작 MMORPG <마블 퓨처 레볼루션>을 공개했다. 넷마블과 마블의 두 번째 협업으로 넷마블몬스터가 만든 게임이다. "마블은 잘못 건들면 큰일 나는데"라는 걱정과 "오픈월드에서 다 때려부수는 어벤저가 될 수 있다니"라는 기대를 품고 며칠간 게임을 체험해봤다.

<마블 퓨처 레볼루션>은 게임을 위해서 완전히 새로운 멀티버스 세계관을 제공한다. 마블 이야기 보는 것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부담 없이 해볼 만하다. 부담이 없는 이유는 이 게임이 동시대 모바일 MMORPG 중에서는 상대적으로 쉬운 구조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전 세계 마블 팬을 위한 배려로 보인다. 

하지만 MMORPG에 도가 튼 게이머라면 순한 맛으로 여겨질 수 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든다. 향후 덧입혀질 콘텐츠를 통해서 성장과 경쟁의 재미를 줄 수 있겠지만, 일주일 간 체험한 <마블 퓨처 레볼루션>에서는 MMORPG 플레이보다는 비주얼노블을 보는 감각이 강했다.

 

 


 

# 확산성 밀리언 MARVEL?

마블 유니버스에 깊은 애정이 있다면 <마블 퓨처 레볼루션>은 탁월한 선택이 될 수 있다.

<마블 퓨처 레볼루션>은 멀티버스 게임으로 차원 균열 '컨버전스'로 여러 지구의 어벤저스 멤버들이 모여 울트론, 모독(M.O.D.O.K) 등 빌런들과 싸운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MMORPG에 알맞게 녹아들도록 개조된 마블 유니버스라고 평가한다.

넷마블몬스터는 필드에서 사냥 중인 스파이더맨'들'이 어색하게 느껴지지 않도록 스토리 단에서 계속 신호를 보낸다. 아이언맨이 토니 스타크와 이야기한다던지, 이 블랙 위도우가 저 블랙 위도우랑 다른 지구에서 왔다는 설정을 내내 강조한다. 영화 속 슈퍼히어로들이 싸우질 않을 때는 계속 떠드는 것처럼, <마블 퓨처 레볼루션>의 인물들은 수다스럽다.

 


컨버전스를 시작으로 펼쳐지는 <마블 퓨처 레볼루션>의 대체 서사는 꽤 즐거운데 수집형 RPG였던 전작 <마블 퓨처 파이트>보다 더 내밀하고 개성 있는 이야기가 준비됐다. 게임 스토리에 집중하면서 플레이하는 유형의 게이머라면 만족할 만하다. 플레이어는 캡틴아메리카, 닥터 스트레인지, 스타로드, 스톰 등을 골라서 히어로가 될 수 있다. 로켓라쿤과 그루트는 귀엽다.

<마블 퓨처 레볼루션>은 마블 테마파크에서 펼쳐지는 영웅 놀이에 집중한다. 이 과정에서 스토리는 굉장히 중요한 요소로 부각된다. 게임을 플레이하기 전에 이미 뇌리에 강력하게 각인된 MCU(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때문에 몰입에 방해가 되지 않을까 고민했는데, 괴리감은 생각보다 크지 않았다. '로다주'를 묘하게 닮은 게임 속 토니 스타크의 모습을 보는 것은 재미있었다.

<마블 퓨처 레볼루션>의 스토리에는 마블 코믹스 소속 작가 중 한 명인 마크 슈머라크가 참여했다. 게임에 등장하는 플레이어블 캐릭터(PC)를 잠깐 체험하면서 A.I.M.과 겨루는 30분 가량의 튜토리얼은 기자가 근래 체험한 모바일게임의 도입부 중 가장 인상적이었다.

 

 


 

# 순한 맛과 싱거운 맛 사이... 얼마나 애착관계 형성할까?

그러나 마블 팬심을 거둬내고 게임을 바라보면 밋밋하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마블 퓨처 레볼루션>은 순한 맛 MMORPG다. 진라면 순한 맛도 팬이 있는 것처럼, 이 게임을 사랑한다고 해서 비난의 화살을 겨눌 순 없다. 불닭볶음면을 비볐는데 '진순'처럼 혓바닥에 자극이 하나도 오지 않는다면 문제가 되겠지만,​ 넷마블몬스터은 이런 순한 맛을 다분히 의도하고 만든 듯하니 '취향 존중' 영역이다.

기자가 체험한 <마블 퓨처 레볼루션>의 초반은 인상적이다. 특히 앞서도 언급했듯 튜토리얼은 굉장했다. 그러나 도입부는 잠깐이다. 챕터 2부터는 이야기와 이야기를 잇는 가운데에는 '몹 몇 마리 잡아오라'는 닥사형 퀘스트와 장판만 잘 피하면 되는 보스 페이즈가 들어있다. 

분초를 다투면서 보스 레이드 공략을 즐기는 성향의 게이머라면 <마블 퓨처 레볼루션>이 제공하는 액션은 밋밋할 것이다. 인스턴스 던전에 해당하는 블리츠에서 손맛을 잠깐 볼 수 있었지만, 대부분의 메인 미션은 다음 이야기를 보기 위한 징검다리 이상으로 다가오지 않았다.

 

 

게임의 풀 3D 그래픽은 뛰어났고, 오메가 플라이트 본부, 뉴 스타크 시티, 하이드라 제국은 멋지게 구현됐지만 정작 이 안에서 하는 일은 그간 셀 수 없이 많이 나온 모바일 MMORPG에서 하는 일의 반복이다. 수집, 강화, 뽑기 등의 요소도 두루 갖춰졌지만, 강해져야 할 이유를 찾지는 못했다.

<마블 퓨처 레볼루션>의 난이도는 상당히 쉬운 편으로 코어한 MMORPG 플레이어를 만족시키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느낌이다. '레볼루션'류 RPG에서 기능적으로 새로워진 것은 없는데, 거래소도 없고 길드 개념의 연합에 참여해서도 얻을 거리가 많지 않아서 솔로잉을 위한 설계로 다가온다. 그렇다면 MMORPG여야할 필요가 적어진다.

게임을 하다 보면, <제2의 나라>와 같이 여러 히어로를 두루 플레이하지 않고는 전체 레벨에 해당하는 스쿼드 레벨을 올릴 수 없다는 것을 자각하게 되지만, 반복 플레이의 매력은 없었다. 플레이 부담이 적은 MMORPG라고 생각해볼 수도 있지만, 마블의 존재 없으면 특징적인 장점이 부족한 MMORPG에 얼마나 많은 유저들이 애착관계를 형성할지는 의문이다.

 


  



# 넷마블의, 마블에 의한, 마블을 위한

 


<마블 퓨처 레볼루션>은 글로벌 시장에서 MMORPG의 저변을 넓히기 위한 시도로 보인다. 아직 모바일 MMORPG가 익숙하지 않은 유저들을 위해 순한 맛을 선택했고, 마블이라는 요소를 상당히 충실하게 집어넣었다. 적어도 아직까지는 심혈을 기울여 마블을 존중한 느낌이 난다. 넷마블의 훌륭한 미디어믹스 사례로 남을 만하다.

기자가 레벨 30을 넘길 때까지 과금 트리거는 발생하지 않았다. 팝업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시즌패스 구입 등을 권유했지만, 말 그대로 만화책을 보듯이 즐기는 MMORPG인지라 큰 부담을 느끼지 않고 게임을 즐길 수 있었다. 아이폰12 프로로 구동하고 기본 설정으로 게임을 플레이해도 발열이 평균 이상으로 발생해서 아쉬웠다.  

마블 팬에겐 만족스럽겠지만, 고도화된 육성의 재미를 추구하는 MMO 게이머라면 <마블 퓨처 레볼루션>은 넷마블의 핵심 브랜드 '레볼루션' 중에서도 싱거운 편에 속한다. 코스튬을 입히고 오메가 카드를 장착하고, 잠재력을 끌어올려서 전투력을 올리는 모델인데, 새로운 마블 이야기 구경하기가 성장의 목적처럼 보였다. 

전에 없던 새로운 이야기이니 흥미가 갔지만, 이야기와 이야기 사이에 '닥사' 구간이 적지 않은 피로감을 줬다. 거래소가 없고, 앞으로도 발생하지 않는다면 <마블 퓨처 레볼루션>의 과금 트리거란 만화책 넘기는 데 걸리는 시간을 단축시켜주는 용도로 이해될 듯하다. 이러한 기획이 마블 '찐팬'과 해외 게이머들에게 어떻게 다가올지 장기적으로 지켜볼 만하다.

개인적으로, 슈퍼히어로 감상이라면 극장에 가면 더 안전하고 편하게 할 수 있을 것 같다. 게임으로 이렇게 만들었다는 것은 (업계인으로서) 재밌는 일이지만, (마블팬으로서) 당장 <샹치와 텐 링즈>가 절찬리에 상영 중이고 근육질의 마동석이 출연하는 <이터널스>도 곧 개봉하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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