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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리뷰

논타겟팅 MMO의 재미를 느끼다, 테라

테라 2차 클로즈 베타테스트 체험기

정우철(음마교주) 2009-11-02 04:52:13

지난 10월 30일부터 11월 2일까지 <테라> 두 번째 테스트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사실 그 동안 논타겟팅 RPG는 몇 번 등장했습니다. 올해는 <C9>이 대표적인 논타겟팅 신작이었죠. 그런데도 <테라>의 논타겟팅이 이슈가 된 이유는 다름아닌 MMORPG이기 때문입니다.

 

FPS 게임처럼 조준하고 액션 게임처럼 캐릭터를 컨트롤하지만, 게임의 시스템은 MMORPG이기 때문에 기존과는 색다른 게임성을 갖고 있다는 <테라>. 과연 이 문구 그대로의 게임성을 선보였을까요? 직접 체험해 봤습니다. /디스이즈게임 정우철 기자


 

종족과 직업의 캐릭터성

 

<테라>에 처음 접속해서 캐릭터를 만들다 보면가지 특색이 보입니다. 하나는 전형적인 S 라인이 돋보이는 여성 캐릭터, 그리고 우락부락한 모습이지만 꽃미남은 아닌 남성 캐릭터입니다. 물론 귀여운 캐릭터도 존재하고요.

 

꽃미녀 캐릭터를 좋아하는 유저나 개성적인 캐릭터를 원하는 유저 모두를 만족시킬만한 구성입니다. 아직 커스터마이징이 완벽하지는 않지만 나름대로 원하는 모습을 만들 수 있기는 합니다. 하지만 이미 만들어진 프리셋을 선택하는 방식이라는 게 아쉽더군요.

 

개성적인 캐릭터와 예쁜 캐릭터가 공존합니다. 하지만 커스터마이징 프리셋 방식이라 필드에 나가면 비슷한 캐릭터들이 대부분이더군요.

 

커스터마이징을 할 때 경우의 수는 다양하지만 수많은 유저가 몰리는 MMORPG에서는 결국 비슷한 캐릭터가 필드를 돌아다니는 모습을 볼 수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실제 필드에서는 여성 캐릭터가 대부분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남성 캐릭터라고 해서 매력이 떨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아만이나 인간, 포포리 남성 캐릭터의 경우 '나는 강하다'라는 포스를 풍기는 외모도 인상적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여성 캐릭터를 존중(?)하기 때문에 하이엘프 사제로 캐릭터를 생성하고 플레이를 시작했습니다. (태어나서 한번도 남성 캐릭터를 만들어 본적은 없습니다.)

 

 

기본 시스템은 MMORPG

 

<테라>의 필드를 처음 접한 느낌은 일반적인 MMORPG와 다를 바 없다는 겁니다. 어쩌면 당연한 말이겠죠. MMORPG이니까요.

 

기본적인 유저 인터페이스(UI)도 비슷합니다. 화면 하단에 채팅창, 스킬단축키 창이 보이고 상단에는 캐릭터의 HP MP, 미니맵이 표시됩니다. 다른점이 있다면 논타겟팅 방식이기 때문에 존재하는 크로스헤어 정도입니다.

 

전체 인터페이스는 자신의 체력이 크게 보이고 가운데 크로스헤어가 존재하는 것만 빼면 다른 게임과 비슷합니다.

 

조작 역시 WASD 방식으로 움직이고 마우스로 시점을 이동합니다. 그러나 시점 이동 자체는 클릭한 뒤 움직이는 게 아니라 마우스의 움직임을 그대로 가져갑니다. 논타겟팅이니까요.

 

여기서 중요한 것은 [F]키의 활용입니다. 기본적으로 <테라>에서는 마우스 커서가 화면에 등장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NPC를 선택하거나 아이템을 루팅할 때 [F]키를 활용합니다. 캐릭터가 근처에 가면 선택가능한 NPC 등이 자동으로 활성화 되더군요. 물론 [Alt]를 한번 누르면 마우스로 선택할 수도 있습니다.

 

이외에 퀘스트를 받는 방식도 동일합니다. 느낌표(!)는 퀘스트를 주는 NPC, 물음표(?)는 퀘스트를 완료해 보상을 받는 NPC이고, 상점이나 스킬을 배우는 것도 같습니다. 논타겟팅 방식의 전투를 제외하면 MMORPG의 시스템을 그대로 가지고 있으니 튜토리얼은 크게 필요해 보이지 않더군요.

 

이제 물음표는 MMORPG에서 익숙한 기호입니다.

 

 

논타겟팅 전투의 색다른 맛

 

이제 필드에 나가서 전투를 하는 순간 기존 MMORPG와는 다른 손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기존의 MMORPG가 단축키를 이용해 스킬을 사용하고 기본 공격은 자동으로 이루어지는 반면 <테라>는 쉴 새 없이 마우스를 클릭하게 됩니다.

 

<테라> 단축키의 기본은 마우스 오른쪽/왼쪽 버튼, 그리고 스페이스바입니다. 보통 기본 공격 스킬을 마우스에 두고 힐이나 차지 기술을 스페이스바에 놓게 되더군요.

 

단축키 인터페이스는 마우스 클릭을 기본으로 논타겟팅 방식에 맞춰져 있습니다. 

 

많은 유저들이 사냥을 할 때 시행착오를 겪는 부분이 바로 몬스터의 타겟팅입니다. <테라>는 논타겟팅이기 때문에 몬스터를 공격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두 가지 조건이 맞아야 합니다. 방향과 거리가 맞지 않으면 헛손질을 하기 때문이죠. 그리고 레벨업을 하면서 추가되는 조건은 바로 범위입니다.

 

방향은 몬스터가 있는 정면을 향해야 하고 거리는 사정거리에 맞춰야 합니다. 사제의 경우 사정거리는 20m인데, 1m만 멀어져도 공격 스킬이 명중하지 않습니다. 이 조건은 몬스터가 유저를 공격할 때도 유효합니다. 기존의 타겟팅 방식이 자동차의 오토매틱 기어라면 <테라>는 수동기어로 생각하면 이해가 빠릅니다.

 

기본으로 몬스터와 거리를 표시해 줍니다. 간격을 얼마나 잘 파악하는지 여부가 중요!

 

 

오토매틱보다 수동기어가 운전하는 재미를 더 느낄 수 있듯이 <테라>도 사냥하는  재미가 남다릅니다. 여기에 어그로 개념이 포함되어 있어 탱커의 경우는 어그로 관리도 신경을 써야 하죠. 힐러도 오버힐을 자제하고 간격 유지에 힘써야 합니다.

 

결국 유저들은 몬스터를 공격하기 위해서는 쉴새 없이 움직여야 합니다. 컨트롤만 된다면 한 대도 맞지 않고 사냥하는 것도 가능할 정도니까요. 그러나 대부분의 유저들이 사냥하는 것을 보면 일반 타겟팅 방식을 그대로 따라가더군요.

 

덕분에 일부 유저들은 조작감이 않 좋다는 말을 많이 합니다. 어떻게 보면 유저가 게임에 익숙해지느냐, 아니면 게임이 유저들에게 맞추느냐 하는 문제일 수도 있겠죠.

 

뭐랄까요, <스타크래프트> 유저가 <C&C>를 플레이하고 조작 방식이 이상하다고 말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글쎄요… 개인적으로는 어색함과 조금의 불편함은 있었지만 조작감 자체는 만족스러웠습니다.

 

 

무빙 어택과 회피의 밸런싱

 

대부분 유저들, 특히 근접공격 직업은 몬스터를 앞에 두고 무작정 공격하는 모습을 테스트 기간 내내 볼 수 있습니다. 아직 논타겟팅 전투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러나 조금만 요령을 알면 논타겟팅 조작도 그리 복잡할 것은 없더군요. <테라>에는 [리액션]이 존재합니다. 몬스터가 강력한 공격을 하기 전에 특정 동작을 취하는 거죠. 보통 근접 공격 캐릭터에게는 회피 스킬이 존재해 이 타이밍에 맞춰 피하면 됩니다.

 

굴러서 돌진하는 적은 살짝 옆으로 피해주면 그만입니다.

 

사제처럼 회피 기술이 없어도 컨트롤만 된다면 가능합니다. 앞서 말한 방향/거리/범위만 파악하고 있다면 이를 벗어나면 그만입니다. 실제 사제로 플레이하면서 몬스터를 사냥할 때 몬스터의 기본 공격은 3~5m 정도만 뒤로 물러나면 피할 수 있더군요. 물론 몬스터의 리액션을 보고 공격 시점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한 조작입니다.

 

따라서 타겟팅 방식의 전투처럼 자리 잡고 1, 2, 3, 4, 5 등의 스킬 단축키를 누르는 단조로운 패턴에서 벗어나 재미있는 사냥이 가능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작감 면에서는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논타겟팅 방식이지만 무빙 어택이 없기 때문이죠.

 

무빙어택이 없어 무리를 짓는 몬스터는 조금 난감하기도 하더군요.

 

공격을 하기 위해서는 멈추어야 하는데요, 논타겟팅이기 때문에 계속 움직여야 합니다. 결국 이동 → 공격 → 이동 → 공격이라는 패턴에 잠시 멈춤이라는 조건이 포함됩니다. 공격의 리듬이 끊어지게 되는 주된 요인입니다. 만약 <테라>의 논타겟팅이 <C9>이나 <드래곤 네스트> 같았다면 어땠을까? 하는 상상을 하게 되더군요.

 

참고로 향후 <테라>에는 점프가 적용될 예정입니다. 점프가 도입되면 테라의 조작감도 상당히 바뀔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금은 공격하면서 단순히 옆이나 뒤로 뛰어서 위치를 바꾸지만 점프를 이용하게 되면, 중간 멈춤이 점프로 바뀌면서 끊임없는 액션이 가능할 전망입니다.

 

졸개들은 체력이 적기 때문에 범위 공격으로 대처가 가능합니다.

 

 

휴식의 개념과 타격감

 

한편 <테라>의 조작은 쉴 새 없이 클릭하고 이동해야 해서 오랫동안 하다 보면 피곤집니다. 그래서 일까요? 게임을 플레이하면 자연스럽게 쉬는 타이밍이 생깁니다.

 

무기의 내구도가 없는 대신 캐릭터에 내구도 개념인 컨디션이 적용됩니다. 0%~100%까지 컨디션 상태가 적용되고 이에 따라 캐릭터의 스탯에 보너스 혹은 감소를 보입니다. 플레이를 계속 진행하다 보면 컨디션이 줄어 들고 자연스럽게 마을이나 캠프를 찾아 재정비 시간을 가집니다.

 

컨디션을 조절하면서 아이템 정리와 잠시의 휴식을 즐길 수 있습니다.

 

물론 모닥불을 이용해 필드에서도 사냥 중간에 컨디션을 충전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더불어 부적을 태우면 HP, MP, 공격력 상승 등의 추가 효과를 볼 수 있더군요.

 

<테라>의 타격감을 이야기한다면 이펙트와 더불어 액션으로 보여 주어 꽤 괜찮은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타격감이라는 것이 말하기는 쉽지만 이를 표현하는 것은 쉽지 않죠. 개인적으로 타격감은 작용과 반작용이라고 생각합니다.

 

공격 당하면 넘어지는 등의 다양한 리액션이 존재합니다. 몬스터도 넘어지고 비틀거리는 순간을 잘 파악해 기회를 잡아야 합니다. 

 

때리면 맞는 대상이 어떻게든 이를 표현해야 하죠. 보통은 이펙트 효과로 표현하지만 <테라>는 액션으로 보여줍니다. 공격 당한 대상은 어느 정도 딜레이를 보여주고 심지어 넘어지기까지 합니다. 내가 때리고 있구나 라는 느낌을 갖게 만들더군요. 물론 아직 완벽하지는 않습니다.

 

적절한 이펙트와 더불어 액션이 보강된다면 <테라>의 타격감은 상당히 만족스러울 듯합니다.

 

 

아이템과 보조 아이템

 

<테라>의 아이템은 무기, 상의, 하의, 장갑, 신발, 반지, 귀걸이로 구분됩니다. 또 무기와 방어구에 슬롯이 있습니다. 슬롯에는 크리스탈을 넣어서 추가 효과를 볼 수 있는데요, 보통 무기에는 공격력 증가, 크리티컬 증가, 카운터 증가 등이 있고 방어구에는 HP, MP 회복, 방어력 증가 스탯이 추가됩니다.

 

무기와 방어구에는 슬롯이 존재하고 이를 통해 원하는 스탯을 보충하게 됩니다. 

 

이 크리스탈은 한번 끼워 넣으면 끝이 아니라 언제든지 빼고 다른 크리스탈로 대체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플레이 도중 언제든지 원하는 세팅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더군요. 물론 크리스탈을 교체하거나 캐릭터가 죽을 경우 일정 확률로 파괴됩니다.

 

또한 아이템 장착도 레벨제한이 있습니다. 아직 초반 레벨이라서 무기의 레벨에 따른 공격효율을 느끼는 것은 무리였지만 중반 이후에 무기 교체를 원하는 유저 채팅이 급증하는 것을 보면 무시할 수 없는 효과를 가질 것으로 봅니다.

 

 

갈수록 파티 플레이를 강요하는 느낌

 

<테라>는 플레이를 할수록 파티플레이를 강요하는 느낌이 강하게 듭니다. 8레벨 이후부터 개별로 나오는 몬스터보다 대장과 졸병으로 함께 움직이는 몬스터 그룹이 대부분입니다. 또 몬스터 끼리 링크되어 있어 주변의 몬스터도 같이 몰려드는 경우가 빈번합니다.

 

퀘스트 자체도 11레벨 이후에는 파티 퀘스트가 대부분입니다. 싱글 플레이가 안 되는 것은 아니지만 다른 게임들과 비교해서 싱글 플레이의 효율은 무척 떨어집니다. 대신 파티 플레이의 효율은 상대적으로 뛰어나더군요.

 

몬스터의 머리위에 마크는 상태를 보여줍니다. 근처의 동료를 불러 모으기도 합니다.

 

극단적인 싱글과 파티 플레이의 효율을 보이기 때문에 대부분 파티를 하게 됩니다. 문제는 시스템적으로 이를 너무 강요한다는 겁니다. 특히 사제의 경우 파티가 안 되면 11레벨 이후에는 성장이 느리게 이루어지더군요.

 

근접 캐릭터의 경우 물약으로 대체할 수 있다지만 힐러 계열은 공격력을 보충할 방법이 없어서 더욱 힘들게 플레이가 진행됩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비교적 파티가 잘 이루어 진다는 것인데요, 파티를 강요하다 보니 대부분 파티 플레이를 할 수밖에 없어서 인 듯합니다.

 

대륙 이동 후 대부분 파티 퀘스트입니다. 그래서 파티를 찾는 인원은 많은 편이죠. 

 

참고로 사제의 경우 파티 플레이를 하면서 힐링이나 버프에 신경을 써야 합니다. 계속 움직이면서 아군의 범위 안에 있어야 하기 때문이죠. 논타겟팅이다 보니 탱커나 딜러에게 힐을 하는 것도 그들의 움직임에 맞춰야 합니다.

 

따라서 향후 레이드 등의 콘텐츠가 나온다면 1파티 1사제 보다는 1파티 2사제로 지역 힐의 개념과 전략이 생길 것으로 예상됩니다. 물론 힐러의 컨트롤이 부족하면 파티 전멸도 빈번하게 나오겠지만요.

 

힐링이나 버프도 범위 안에 들어와야 효과를 봅니다. 주로 사제가 딜러나 탱커쪽으로 이동해야 하기 때문에 편한 직업은 아니더군요.

 

 

만족할 만한 퀄리티와 재미

 

이번 2 CBT에서는 하나의 계정당 20 시간의 플레이 타임이 주어졌습니다. 결코 짧은 시간은 아니지만, 어느새 시간을 소비하는 모습을 보니 지루함보다는 재미가 있는 편이었습니다.

 

계속적인 조작과 적절한 휴식을 요하는 논타겟팅 시스템은 예상보다 게임성에 효과적인 것으로 느껴집니다. 개인적으로 MMORPG를 할 때 지루하다는 생각을 종종 하는 편인데요, <테라>를 하는 동안에는 지루함을 느끼기 힘들었습니다.

 

그래픽과 게임성은 초반이지만 만족스럽습니다. 

 

마우스 클릭 조작에 익숙한 몇몇 유저들은 어려워서 흥미를 잃어간다는 견해도 보이더군요. 유저가 스스로 <테라>만의 플레이 방식을 찾도록 유도해 줄 필요가 있어 보였습니다. 특히 논타겟팅 조작 방식에 익숙해지기까지 얼마나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을지도 관건일 것입니다.

 

여담이지만 <테라>의 그래픽은 뛰어납니다. 사운드도 5.1 채널 분리가 잘 되더군요. 그래픽만 따진다면 아마도 지금까지 나온 게임 중에서는 최상위권에 속한다고 봐도 무리는 아닙니다.

 

 

문제는 PC 시스템 사양도 좋아야 한다는 겁니다. 아직 최적화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지만 PC 성능에 따라서 클라이언트 랙의 정도가 심각하게 보입니다. 대중적인 온라인게임이 되기 위해서는 향후 퀄리티를 유지하면서 어떻게 최적화를 할 수 있을지가 중요할 것입니다.

 

2차 CBT를 기준으로 지금의 완성도를 강화하고 최적화가 잘 된다면 <테라>가 가져올 파급 효과는 상당할 것으로 보입니다. 다음 테스트가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러고 보니 지스타 2009에서 보다 발전된 모습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생산과 채집 등 생활 시스템도 2차 CBT에서 적용되었습니다. 하지만 시간관계상 제대로 체험하기는 무리였습니다. 20 시간의 압박은 생각보다 크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