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제공: 에픽게임즈]
에픽게임즈의 멀티 플랫폼 게임 <포트나이트>가 건설을 뺀 ‘빌드 제로’를 추가했다. 챕터 3 - 시즌 2를 오픈하면서 <포트나이트> 배틀로얄 역사상 처음으로 건설 없는 <포트나이트>를 즐길 수 있게 하더니 이번에 아예 정식으로 추가한 것이다.
배틀로얄 장르의 총싸움 게임이 여러 종류가 있지만, <포트나이트>가 다른 게임과 차별화되는 지점이 건설을 이용한 교전이었기 때문에, 건설이 없는 <포트나이트>인 ‘빌드 제로’가 어떤 느낌일지 궁금해 플레이를 해보기로 했다.
‘빌드 제로’는 <포트나이트>에 접속한 후 나오는 대기실 화면에서 ‘시작’ 위의 ‘변경’ 버튼을 누르면 나오는 디스커버 페이지에서 선택할 수 있으며, 클래식 배틀로얄과 마찬가지로 솔로, 듀오, 트리오, 스쿼드로 즐길 수 있다.
먼저 본격적으로 게임을 즐기기 전에 <포트나이트>에 다시 적응하기 위해 ‘전투 연구실’에 입장했다. 전투 연구실 역시 디스커버 페이지에서 접속할 수 있다.
전투 연구실은 기초적인 것을 학습할 수 있는 ‘튜토리얼’의 역할을 하는 곳으로, 정해진 순서를 따라가는 타 게임의 튜토리얼과는 달리 조작 방법과 사격, 파밍 루트, 아이템 사용 방법 등을 유저가 자유롭게 확인할 수 있다. 건설도 이곳에서 연습해볼 수 있다.
곡괭이로 건물을 해체하면서 재료를 모으고 건설을 몇 번 시도해본 후, 어차피 ‘빌드 제로’를 할 계획이라 그냥 총을 쏴보자는 마음으로 전투 연구실 속 봇을 찾아다니기 시작했다. <포트나이트>는 총기별 반동이나 탄도학 등 세부적인 부분에서 실사형 FPS/TPS 게임보다는 좀 더 캐주얼하게 즐길 수 있는 것이 특징이었다. 줌을 당기고, 조준점을 적에게 조준하고 쏘면 맞는다는 말이다.
조작 방법과 사격에 어느 정도 익숙해졌다 생각이 들어 전투 연구실을 나와 바로 ‘빌드 제로’로 매칭을 잡았다.
통상 배틀로얄 게임은 줄어드는 비안전지대를 피해가며 점점 좁아지는 전장에서 살아남는 것이 목표인데, ‘빌드 제로’는 건설 기능이 없다 보니 순수한 ‘샷발’로 상대를 처치해야 했다. 파밍 단계도 단순해졌다. 나무를 베고, 돌을 캐지 않아도 됐다. 무기와 탄약만 있어도 교전할 수 있었다.
예전 <포트나이트>에서는 내가 먼저 적을 발견하고, 먼저 총을 쐈음에도 불구하고 상대편이 눈 깜짝할 새 3~4층 높이의 건물을 올리는 것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대기실로 가는 경우가 많았는데, ‘빌드 제로‘에서는 그런 일이 생기지 않아 필자와 같이 건설 기능에 익숙하지 않은 플레이어들도 쉽게 적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총의 반동이 크지 않고, 장거리 사격 시 탄도의 영향도 크지 않아서 적을 맞추는 것은 그렇게 어렵지 않았다. 타 슈팅 게임에서 ‘샷발’이 좋다고 자부하던 지인들이 ‘빌드 제로’를 플레이해보고 꽤나 만족도가 높았다는 말이 피부에 와닿았다.
거기다 건설이 없으니 시야를 방해하는 구조물도 많지 않았다. 맵 구조물을 살펴보면서 움직임이 있는지 보면 됐고, 은‧엄폐가 가능한 곳 위주로만 체크해도 충분했다. 건설 기능이 없어 방어 수단이 줄었지만, 그건 상대도 마찬가지였다.
건설로 만든 구조물로 방어를 하는 대신 ‘빌드 제로’에서는 새롭게 추가된 외장 보호막이 방어막 역할을 해줬다. 외장 보호막이 먼저 파괴된 다음에 보호막과 체력에 피해를 받는데, 이 외장 보호막은 재충전이 가능하기 때문에 전투 중 외장 보호막에 피해가 있었다면 빠르게 충전을 해줘야 한다.
<포트나이트>가 챕터 3 - 시즌 2로 업데이트되면서 이동방식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는데, 기본적인 이동 속도가 빨라졌고, 더 빠르게 움직일 수 있는 ‘전력질주’와 전력질주 중 문에 부딪히면 문을 밀치고 들어갈 수 있는 ‘어깨 박치기’, 점프로는 올라갈 수 없는 높은 곳이나, 뛰어넘어 가기엔 너무 먼 곳에 착지할 때, 손으로 매달린 뒤 기어 올라갈 수 있는 ‘매달리기’ 등이 추가됐다.
이러한 이동방식의 변화와 함께 건설을 통한 은‧엄폐가 불가능해지면서 회피 기동 방법도 달라졌다. 전력질주를 통해 개활지를 빠르게 벗어나는 것도 가능했고, 전력질주 중 슬라이딩을 통해 은‧엄폐물을 찾는 것도 요긴했다. 특히, 언덕 위에서 장거리 사격이 가능한 무기로 적을 먼저 사격하다가 전력질주 중 슬라이딩으로 언덕 아래로 내려가는 것은 스태미너도 별로 들지 않는데 상당한 거리를 이동할 수 있었다.
언덕 위 구조물에서 상대의 위치를 파악하고 저격총으로 저격을 시도했다. 상대를 여러 방 연속해서 맞추지 못해 처치하지 못하면 상대는 체력을 회복할 시간을 벌기 위해 엄폐물 뒤로 이동해 체력 회복을 시도하는데, 슬라이딩을 이용해 거리를 빠르게 좁히고 산탄총 등 근접전에 특화된 총기로 체력을 회복하기 전에 마무리하는 것이 가능했다.
여기에 매달리기 기능을 통해 내 위치를 모르는 상대의 뒤를 잡거나 위로 올라가 총을 쏴 잡을 수도 있었다.
<포트나이트>에는 MMR 즉 실력 기반 매치메이킹 시스템이 적용되기 때문에 나와 비슷한 수준인 이용자들과 게임을 할 수 있도록 시스템적으로 도와준다. 이는 <포트나이트>에 막 입문하는 초보자들에게 아주 중요한 부분이다. 흔히 고인물이라 불리는 상급자들의 ‘학살’을 방지하고 비슷한 실력의 유저들끼리 실력을 겨룰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초보자들이 참가하는 매칭에는 AI봇이 투입되기 때문에 봇들을 잡고 파밍을 한다거나 일종의 ‘성취감’을 느낄 수도 있다. AI봇은 내 실력이 높아질수록 점점 보기가 어려워지는데, 주변에서 더 이상 봇처럼 행동하는 캐릭터를 볼 수 없다면 본인이 이제 어느 정도 실력이 됐다고 판단하면 된다.
오랜만에 <포트나이트>를 해봤음에도 불구하고 두 세 판 만에 왕관을 차지할 수 있었던 것은 MMR과 AI봇과 같이 초보자들을 위한 배려가 잘돼 있었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또한, 앞서 언급했던 전투 연구실 역시 튜토리얼의 역할을 톡톡히 하면서 좀 더 빠르게 <포트나이트>에 익숙해질 수 있었다.
많은 시간을 플레이한 것은 아니지만 <포트나이트>의 ‘빌드 제로’를 플레이해본 결과, 그동안 건설 스킬에 익숙해지지 않아 피로감을 느꼈던 기존 플레이어들이나 건설 때문에 입문을 망설였던 타 슈팅 게임 유저들의 진입장벽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건설이 없어졌다는 것은 단순히 총만 쏘면 된다는 부분을 넘어서 많은 건설 키와 복잡한 편집 기능을 몰라도 상관없고, 이는 교전과 생존 방식이 아주 간편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타 게임처럼 총기에 파츠를 부착해 업그레이드를 시킨다거나 병과별 특수 능력을 알아야 하는 필요도 없기 때문에 <포트나이트>의 수많은 콘텐츠를 쉽게 즐길 수 있는 기회가 된다.
특히, 슈팅이라는 부분에서 월등한 기량을 뽐내는 유저들이 많은 국내 특성상 ‘빌드 제로’는 건설이라는 부분의 실력 차이를 없애 <포트나이트>만의 유니크한 재미를 즐길 수 있고, 건설 모드를 즐겨 하던 플레이어들도 ‘빌드 제로’에서 색다른 재미를 경험할 수 있다.
초보자들을 위한 다양한 시스템에 ‘빌드 제로’가 더해진 <포트나이트>는 이제 더 이상 ‘건설’로 스트레스받지 않고 편하게 전투를 즐길 수 있는 배틀로얄 게임이 됐다. 또한, 빠른 업데이트를 통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이벤트와 독특한 아이템을 이용하여 <포트나이트> 특유의 재미를 제대로 경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