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 연봉, 꿈의 직업’이라는 슬로건을 걸고 이벤트를 개최하며 주목을 끌었던 <아이리스 온라인>이 오픈 베타테스트(OBT)를 시작한 지 보름이 넘게 지났습니다.
귀여운 그래픽의 <아이리스 온라인>은 ‘카드’를 테마로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는데요, 과연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는지 지금부터 살펴보겠습니다. /디스이즈게임 필진 밥사줘
카드가 필수인 MMORPG
<아이리스 온라인>은 ‘형식’만 놓고 보면 다른 MMORPG와 그렇게 많은 차이를 발견할 수 없는 게임입니다. 사냥을 하고, 캐릭터를 육성하고, 아이템을 맞추고, 다른 유저들과 PVP를 즐길 수도 있습니다. 다양한 던전이 준비되어 있고 거대한 보스 몬스터를 잡을 수도 있죠.
다만, 이 게임은 ‘카드’로 다른 게임과의 차별화를 꾀하고 있습니다. 에피소드1의 제목 ‘The Magician’은 타로카드 중 하나에서 딴 것인데요, 3월에 업데이트될 에피소드 ‘The Chariot’ 역시 타로카드 중에 하나입니다. 이처럼 <아이리스 온라인>은 카드들을 적극 활용한 시스템과 콘텐츠를 선보입니다.
우선 에피소드의 제목으로 쓰이는 타로카드는 언제든지 구입해서 점을 볼 수 있습니다. 점은 단순한 재미에만 그치는 게 아니라, 강력한 버프 효과까지 얻을 수 있어서 유저들은 언제 어디서나 타로점을 보고 있습니다.
<아이리스 온라인>에서는 누구나 점술가가 된다.
날개도, 바닥의 효과도 모두 타로 버프의 효과.
그리고 카드는 캐릭터에 장착해서 능력치를 추가하거나 아이템에 장착해 다른 옵션을 가진 아이템도 만들 수 있습니다. 아이템의 장착하는 카드를 보면 A, B, AB, O 같이 알파벳이 써 있는데, 각자에 맞는 카드만 장착이 가능하여 자신에 맞는 아이템을 만들 수 있습니다. 또한 유저들이 카드를 직접 제작을 할 수도 있어 서로 좋은 카드를 만드는 경쟁을 벌이기도 합니다.
아이템에 장착하는 캐쉬 이외엔 해체불가인 만큼 장착에 신중을 기해야한다.
또, 일정한 확률로 몬스터가 드랍하거나 카드 상점에서 살 수 있는 변신카드로 몬스터로 변신할 수 있습니다. 카드를 사용하면 유저는 모습 뿐만 아니라 스킬까지 몬스터가 돼서 몬스터의 특수 스킬만 써야 합니다.
카드만 있다면 보스 몬스터로도 변신이 가능하다.
<아이리스 온라인>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테마 던전은 레벨 15부터 들어갈 수 있습니다. 테마 던전은 다른 게임들의 레이드를 생각하면 쉬운데요, 다양한 테마의 분위기를 확실히 살리고, 몬스터들의 구성도 테마에 맞게 신경을 쓴 부분이 눈에 띕니다.
테마 던전은 매일 오전·오후 12시에 초기화 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하루에 2번 이상 들어갈 수 없습니다. 테마 던전은 나오는 몬스터들도 강력한 편이지만 대신 보상으로 나오는 아이템들이 좋기 때문에 유저들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서커스장이 테마인 테마 던전.
다만, 테마 던전은 ‘아이템’ 이외에는 얻을 수 있는 경험치의 양이 적다는 등 부수적으로 얻을 수 있는 요소가 많지 않아서 아쉽습니다. 현재 <아이리스 온라인>은 파티를 맺은 상태에서 아이템의 분배가 잘 되지 않는 상태이기 때문에, 아이템을 먹고 도망가는 일명 “먹튀” 유저가 많다는 것도 아쉽습니다. 이 부분은 시급히 정리가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테마 던전에서만 떨어지는 목마 아이템은 “먹튀”의 주요 대상이 된다.
<아이리스 온라인>은 대규모 PvP인 전장 시스템을 제공합니다. 한 가지 눈에 띄는 것은 PvP에 부담을 느껴서 ‘참여’ 자체를 꺼리는 유저들도 부담 없이 이 전장을 즐길 수 있다는 것입니다.
유저들은 별도의 전장을 찾아갈 필요가 없습니다. 특별한 제약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저 30분마다 자동으로 팝업되는 전장 참여창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참여할 수 있습니다. 각 전장은 레벨에 따라 나뉘어 있고, 참여하면 얻게 되는 ‘전장 포인트’로 특수 아이템을 살 수 있습니다.
참고로 참여할 수 있는 전장은 ‘플래그 매치’와 ‘데스 매치’의 두 가지입니다. 모두 이름 그대로 하면 되는, 간단한 규칙을 갖고 있습니다.
플래그 매치는 깃발을 뺏고 뺏기는 모드.
아쉬운 점은 현재 <아이리스 온라인>의 전장은 ‘전투하는 재미’보다 ‘아이템’ 그 자체가 목적이다 보니 기형적인 플레이가 나온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전장에 들어오면 무조건 ‘잠수’부터 하는 유저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기여도에 맞춰 전장 포인트를 지급하거나, 잠수하는 유저는 전장에 참여하지 못 하게 하는 등의 강력한 정책이 필요한데, 이런 요소가 없어서 나온 현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잠수하는 유저들 때문에 전장에서 지는 일도 많다.
많은 직업에 눌려 버린 밸런스
<아이리스 온라인>은 사용하는 무기에 따라 직업이 나뉩니다. 양손검, 이도류, 검방패, 총, 단도, 마법사, 프리스트 등 직업은 아주 다양한 편인데요, 막상 게임에 들어가면 유저들이 선호하는 직업은 매우 한정되어 있습니다.
직업에 따른 밸런스 격차가 크기 때문인데요, 가령 ‘단도’나 ‘마법사’는 월등히 좋지 않은 성능을 갖고 있어 잘 쓰이지도 않고, 파티에서도 홀대 받습니다.
딜레이가 길기에 효용성이 많이 떨어지는 마법.
홀대 받는 클래스가 전직한 후에 좀 나아지냐 하면, 오히려 특정 클래스는 강해지지 않고 더욱 효용성이 떨어지는 괴이한(?) 현상을 보입니다. 마법사 캐릭터의 경우에는 점점 더 효율이 없어지는 스킬에 못 견디고 프리스트로 전직하거나, 아예 특정 몬스터의 변신카드를 구입해서 해당 카드로만 사냥할 정도입니다.
반면 총 캐릭터의 경우는 강력한 대미지와 원거리 공격으로 인해 많은 유저들이 선호하고 있습니다. 또한 원거리에 적절하게 상대방을 움직이지 못 하게 만드는 스킬까지 있어 전장에서는 그야 말로 총 캐릭터의 잔치라고 해도 될 정도로 강한 면모를 보여줍니다.
어떤 유저는, 마법사는 25레벨부터 변신이 가능한 ‘니일’로 전직한다는 명언을 남겼다.
뒷심이 아쉬운 콘텐츠 구성
<아이리스 온라인>은 깔끔한 그래픽과 테마 던전 등 다양한 시스템, 그리고 특별하게 흠잡을 데 없는 콘텐츠를 갖추고 있습니다. 가볍게 즐길 만한 MMORPG를 찾는 유저에게 권할 수 있는 게임이죠.
그런데 <아이리스 온라인>을 계속 진행하는 유저들은 특정 레벨이 지나면서 밸런스의 문제를 느끼게 됩니다. 특히 25 레벨 이후에는 반복 퀘스트만 나올 정도로 콘텐츠 구성의 밀도가 급격하게 떨어진다는 데 실망하게 되죠.
현재 고레벨 유저들은 앞으로 나올 고레벨 테마 던전을 바라보며 묵묵히 같은 장소에서 레벨업을 할 뿐입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특정 레벨 이후에는 싫증을 느끼고 점점 다른 게임으로 이주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후반으로 갈수록 콘텐츠 구성이 단순해져서 쉽게 흥미를 잃게 된다.
OBT 시작 2주밖에 안 된 신작에 너무 많은 것을 바라는 것은 아니냐고요? 물론 그럴 수도 있지만, 게임의 콘텐츠 소비 속도가 빠르고, 유저들은 금세 지루함을 느끼는 것이 현실입니다.
지난 25일, OBT 보름 만에 첫 업데이트가 있었습니다. 40 레벨에서 들어갈 수 있는 테마 인스턴스 던전과 세력별 전장 탈것이 추가됐죠. 이걸로 갈증이 완전히 풀린 것은 아닙니다. 25~40 레벨 구간은 여전히 보완할 필요가 있습니다.
3월 중에 나올 두 번째 에피소드(The Chariot)에서 이러한 갈증과 아쉬움을 풀어줄 수 있을지 기대해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