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95년 1편이 발매된 후 15년이 넘는 세월 동안 팬들의 사랑을 받아 온 <커맨드앤컨커>(이하 C&C) 시리즈의 최신작 <C&C 4>가 북미에서 출시됐다. (한국은 4월 중 발매)
이번 4편은 시리즈의 본편이라고 할 수 있는 ‘타이베리움 연대기’의 완결작이라고 알려졌기 때문에 출시 전부터 게이머들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해서 <C&C 4>가 출시된 2010년 3월 16일은 유구한 역사와 전통을 가진 한 시리즈가 수렁에 빠진 날로 기록될 전망이다. 특히 <C&C> 시리즈의 팬이라면 결코 만족할 수 없는 신작, 아니 완결작이라고 믿고 싶지 않은 최종편, 그것이 바로 <C&C 4>다. /글: 디스이즈게임 필진 에젤라인(Nephlite), 편집: 현남일(Gasstong) 기자
완결작에서 게임방식 대폭 변경
<C&C 4>는 역대 그 어떤 <C&C>와 비교해도 확실한 차별점을 갖는다.
일명 ‘크롤러’ 시스템으로 불리는 이 방식은 기존의 실시간 전략시뮬레이션(RTS) 방식에서 ‘건물’과 ‘자원’의 개념을 없애고, 대신 한 대의 기지형 유닛(크롤러)과 다른 병력들이 함께 맵을 돌아다니는 시스템을 말한다.
게임을 시작하면 FPS 게임에서 병과를 고르듯 공격/방어/지원 형으로 구분된 3종류의 크롤러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전통적인 RTS에서 ‘기지’란 유닛 생산의 주체이며, 중요한 방어거점이다. 한편으론 가장 중요한 공격 목표이기도 하다. 자연스럽게 플레이어는 언제나 적 기지 공격과 아군 기지 방어를 함께 신경 써야 한다.
그런데, <C&C 4>의 이동기지인 크롤러는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고, 파괴돼도 30초면 아무런 대가 없이 다시 생산해서 배치할 수 있다. 자체적인 전투력도 뛰어나서 후방지원용으로 이만한 유닛이 없다.
이렇다 보니 유저들은 언제나 크롤러를 끌고 다니면서 전투를 치러야 한다. 더 이상 공격과 방어를 나누는 것은 의미가 없다.
크롤러는 이동형 거대기지로 다른 병력들과 함께 맵을 누비게 된다. 기존의 RTS처럼 한 곳에 박아 놓고 유닛을 생산해서 보내기만 한다면 기동성과 효율 문제로 결코 이길 수 없다.
게다가 모든 유닛들은 ‘생산시간’ 개념만 남아 있을 뿐. 모두 공짜로 생산된다. 시리즈 전통의 자원인 ‘타이베리움’은 유닛의 업그레이드에 필요한 광물로 개념으로 바뀌었고, 수집 방식은 굉장히 간편해졌다.(아무 유닛이나 보내도 수집할 수 있다.)
따라서 플레이어는 더 이상 하베스터가 돌아다니며 자원을 채집하는 모습을 볼 필요도 없고, 자원의 수집과 체계적인 유닛의 생산·관리 때문에 고민할 필요도 없다.
어떻게 보면 굉장히 신선한 시스템이다. 소위 말하는 ‘정통 RTS(Old School RTS)’의 최대 난점 중에 하나였던 복잡한 자원·유닛 관리를 단순화해서 진입장벽을 낮추려는 의도였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C&C> 시리즈가 다름 아닌 ‘정통 RTS’ 방식으로 성공한 게임이라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 시리즈 고유의 게임 방식을 상징성이 큰 ‘완결편’에서 완전히 벗어 던졌다는 것은 팬들에게는 호평보다는 비난의 대상으로 다가온다.
타이베리움을 모아서 업그레이드 포인트를 모으면 유닛을 강화할 수 있다.
그나마 완성도가 뛰어났다면 어느 정도는 용납됐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정말 아쉽게도 <C&C 4>의 새로운 방식은 아래에서 설명할 여러 허점들로 인해 결과적으로 패착이 되고 말았다.
[캠페인 ①] 스토리 라인 - 붕 떠버린 채 진짜 이대로 마무리?
<C&C 4>는 타이베리움 연대기의 마지막 이야기를 다룬다고 해서 ‘스토리’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도 높았다. 국내에서 <C&C>의 마니아를 자처한다는 이들 역시 4편에서는 게임성보다 스토리에 대한 관심이 높다고 말할 정도였다. 우선 이 부분을 먼저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다.
FMV 연출 자체는 역대 최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C&C 4>는 시리즈 전통의 FMV(Full Motion Video, 실사 영상)를 통해 영화 같은 연출로 스토리를 풀어 나간다. 시리즈 마지막답게 영상 퀄리티는 굉장히 훌륭한 편으로, 기존에 지적됐던 카메라 워크의 단순성이나 미션 브리핑 위주의 내용이 많이 개선됐다. 연출도 한층 극적이다.
GDI와 NOD, 어떤 진영을 선택해도 스토리의 중심은 플레이어인 ‘사령관’(Commander), 그리고 NOD의 총수인 ‘케인’(Kane)이다. 사령관은 전쟁으로 불구가 된 GDI의 고급 장교지만, 케인의 기술력에 힘입어 시력을 되찾은 것을 계기로 GDI와 NOD 사이에서 갈등하게 된다.
시나리오가 진행되면서 플레이어는 케인의 진정한 정체에 한 발짝씩 다가서게 된다. <C&C 4>는 ‘케인 일대기’의 마지막을 천명한 만큼 보여줄 것은 모두 보여주겠다는 제작진의 의도가 엿보인다. 케인 역할을 맡은 배우 ‘조 쿠컨’의 카리스마 연기는 절정에 달한다.
제임스 대령은 어렸을 적 스크린에게 가족을 잃고 증오심에 가득 차 있다.
하지만 <C&C 4>의 스토리 전개에서 칭찬할 부분은 여기까지다. 아쉬운 점이 너무나도 많다.
가장 큰 단점은 시나리오가 전작들과 너무도 동떨어져 있다는 것이다. 거의 연결이 안 된다고 보일 정도다. 전작의 극적인 스토리가 어떻게 연결되어 나갈지 기대하던 팬들에게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식이겠지만, 이것이 현실이다.
기존 시리즈들의 주제였던 타이베리움은 이제 장식물로 전락했다.
사소한 요소는 그렇다고 치자. 문제는 전작을 관통했던 스토리의 핵심 요소들은 전부 다 잘려 나가고 거의 언급조차 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전작 <C&C 3>에서 지구를 무자비하게 침공하던 외계종족 ‘스크린’(Scrin), 그리고 확장팩 <케인의 분노>에 등장해 케인의 자식뻘로 엄청난 존재감을 과시하던 사이보그 컴퓨터 ‘리전’ 등은 어떻게 된 것인지, 4편에서는 속 시원하게 설명되지 않는다.
<C&C 3>에서 모든 음모를 성공시킨 뒤 ‘승천’을 눈앞에 둔 것처럼 행동하던 케인도 <C&C 4>에 와서는 주춤거리고 있을 정도다.
스크린 타워가 가동되면 세계는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
이야기의 연결고리만 이상한 것이 아니다. <C&C 4> 자체의 스토리 전개도 어색하다. 가장 큰 이유는 미션 수가 너무 적다는 데 있다. 4편에서 플레이할 수 있는 미션은 모두 17개. 그 중에서 튜토리얼 미션 3개를 제외하면 NOD와 GDI의 실질적인 미션은 각각 7개씩이다.
전작 <C&C 3>의 경우 30개가 넘는 미션을 준비하고 있던 것에 비하면 상당히 초라한 수치다.
튜토리얼 미션 3개를 클리어하면 NOD와 GDI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너무나 짧은 미션의 구성.
적은 수의 미션은 필연적으로 스토리 연결고리의 약화로 이어진다. 이 정도 미션 수로는 등장인물의 움직임이나 사건을 개연성 있게 표현하기 어렵다. 영상을 밀도 높게 제작해 적은 미션의 공백을 채우려고 했던 것으로 보이지만, 아무래도 한계가 있다.
이는 수많은 미션으로 스토리의 세부 흐름을 정밀하게 표현했던 전작과는 정반대의 모습이다. <C&C3>의 싱글 미션이 화려한 코스 요리를 조금씩 음미하는 섬세한 느낌이라면, <C&C 4>는 큼직한 3분 햄버거 스테이크를 숟가락으로 자르는 듯 투박한 느낌이라고 할 수 있다.
저렇게 거대한 적을 파괴하는 미션도 존재한다.
한글화는 비교적 잘 되어 있지만, 몇십 초짜리 자막을 한 줄에 몰아 넣는 것은….
[캠페인 ②] 너무나 단순한 진행, 납득하기 어려운 미션 구성
크롤러 시스템의 가장 큰 패착은 게임이 너무나도 단순해지고, 전략성도 낮아졌다는 점이다. 이것이 가장 크게 드러나는 곳이 바로 싱글 캠페인이다.
크롤러는 혼자 두지 맙시다.
플레이어는 하나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귀찮게 큰 그림을 그릴 필요가 없다. 어느 미션을 하든 눈앞의 적만 상대하면 되고, 후방을 걱정할 필요도 없다. 기지가 병력을 졸졸 따라다니는데 후방을 걱정할 필요가 있을까?
유저들은 그저 그때 그때 주어지는 미션 목표들을 수행해 나가기만 하면 된다. 얼마 되지도 않는 미션들이 대부분 이런 식이기 때문에 결국 캠페인의 몰입도는 심하게 떨어진다.
임무 도중 특정 조건을 만족하면 훈장을 받게 된다.
그렇다고 해서 미션 난이도가 적절한가 하면 그것도 아니다.
전반적으로 아주 어렵고(진행의 단순함과 난이도는 별개의 문제) 한 없이 쉬운 미션이 나오다가도 뜬금 없이 ‘이걸 깨라고 만들었나?’ 싶은 정도의 난이도를 가진 미션이 등장하기도 한다. 한 마디로 제멋대로다.
막강한 최종보스를 기본 유닛만으로 부수라고?
또 한 가지 납득이 되지 않는 것은, <C&C 4>의 주요 시스템으로 홍보됐던 ‘플레이어 레벨’ 개념이 멀티플레이나 스커미시 뿐만 아니라 싱글플레이 미션에도 연동된다는 사실이다.
플레이어의 레벨은 최대 20까지 올릴 수 있는데, 레벨이 올라갈 때마다 상급 유닛이나 방어탑, 지원기술을 얻을 수 있다.
죄다 잠겨 있으니 흥이 나질 않는다.
대부분의 RTS는 미션을 진행할수록 잠긴 유닛을 사용 가능하도록 만들어, 최종 미션에 다다르면 모든 유닛과 건물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C&C 4>는 아니다. 스커미쉬나 멀티 플레이를 하지 않는다고 가정하면 최종 미션까지 달성할 수 있는 레벨은 7~8 정도. 이는 2단계 유닛 일부를 생산할 수 있는 수준이다.
저급 유닛으로 최종 미션의 막강한 적을 상대하려고 했으니, 난이도가 급격히 오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렇게 되면 유저들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사실상 ‘미션 난이도: 쉬움’ 밖에 남지 않는다.
싱글 캠페인 미션을 두 번이나 깼는데 최종유닛 잠금이 풀리지 않았다. 길고도 험한 길….
이렇게 어처구니없는 경우를 방지하려면 먼저 멀티 플레이나 스커미쉬로 레벨 20을 달성한 후 싱글 캠페인을 즐겨야 한다. 하지만 싱글 캠페인을 목적으로 멀티플레이 혹은 컴퓨터와의 스커미시 대전을 수십 차례 거치는 것은… 말할 것도 없지만 상당한 시간이 걸리고 지루하다.
[멀티플레이 ①] 같은 진영 대결 불가, 1:1 가치는 낮아져
<C&C 4>의 온라인 서버에서 플레이어는 1:1에서 5:5까지 지원되는 멀티플레이 게임을 즐길 수 있다. 모든 게임은 NOD와 GDI의 대립구도로 구성된 ‘도미네이션 모드’로 진행된다. 같은 진영 간의 대결은 불가능하다.
도미네이션 모드라는 이름이 붙어 있지만 별로 다를 것은 없다. 기지의 개념이 사라지고 모든 병력이 공짜로 생산되는 크롤러 시스템은 멀티플레이에서도 건재하다.
다만, 뭔가 고유의 목적을 수행해야 이길 수 있던 싱글 캠페인과 달리, 도미네이션 모드는 승리 조건이 간단하다. 맵에 배치된 타이베리움 컨트롤 네트워크를 점령하거나 적 유닛을 파괴하면 일정량의 승리 포인트가 지급되는데, 이 포인트를 먼저 2,500점 모은 진영이 승리한다.
쉽게 설명해서 FPS 게임의 진지 점령 게임 모드, 딱 그 규칙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승리의 열쇠, 타이베리움 컨트롤 네트워크.
<C&C 4>의 도미네이션 멀티플레이는 대부분 3:3 이상, 보통 5:5로 진행된다. 소수전은 상대적으로 인기가 없다.
1:1 대결에서는 맵에 흩어져 있는 타이베리움 코어와 컨트롤 네트워크를 일일이 점령하려면 손이 너무 많이 가고, 병력이 분산되어 싸움다운 싸움은 해 보지도 못 하고 작은 교전만 하다가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래서는 전략성도 떨어지고 재미가 반감될 수밖에 없다.
개인이 움직일 수 있는 유닛의 수가 적은 점도 1:1이 외면 받는 원인 중에 하나다. 1:1 대전의 최대 인구수는 90에 불과하다. <C&C 4>에서 가장 작은 유닛이 인구수 3을 차지하는 것을 감안하면 터무니없이 적은 수다. 가장 작은 유닛도 30기 정도밖에 운용할 수 없다는 소리다.
이러한 경향은 후반으로 갈수록 점점 심해져, 인구수 10~12를 차지하는 3단계(tier) 최종 유닛이 등장하면 개인이 컨트롤할 수 있는 병력은 8~9기에 불과하게 된다. 5:5 대전에서는 개인의 최대 인구수가 50으로 감소하지만, 5명이므로 같은 맵에서 최대 250 인구수의 유닛으로 혈투를 벌일 수 있다.
[멀티플레이 ②] 확 떨어진 긴장감과 전략성
크롤러 시스템의 위용(?)은 멀티 플레이에서도 어김 없이 발휘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멀티 플레이의 긴장감이 확 떨어진다는 것이다.
여러분, 이거 다~ 공짜인 거 아시죠?
앞에서 설명했듯이 <C&C 4>에 등장하는 유닛들은 모두 공짜다. 파괴되고 또 파괴돼도 다시 생산하면 그만이다. 심지어 크롤러조차 파괴돼도 30초가 지나면 재배치할 수 있다. ‘죽으면 또 뽑으면 그만’이라는 사실은 심리적으로 굉장한 여유를 부여한다.
위기 관리의 묘미가 없어진 부분도 긴장감을 떨어뜨린다. 과거 기지와 자원 관리 개념이 있던 시절을 예로 들면, 테크트리를 올리거나 자원을 확보해 적이 사용하는 전략에 대항안을 선택하는 묘미가 있었다. 하지만 건물도 없고 자원도 없는 지금의 <C&C 4>에서는 당연하게도 그런 재미가 없다.
유닛간 상성이 명확해 상황 판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대신 <C&C 4>에서는 ‘순간의 판단’과 ‘정밀한 유닛 컨트롤’이 굉장히 중요하다. 유닛의 상성이 꽤 복잡하고 병력간 대결구도가 게임 내내 끊이지 않고 이어지기 때문에, 상황에 맞는 유리한 카드를 꺼내는 말초적인 재미도 제법 괜찮은 편이다.
다만, ‘전략과 전술’을 연구하는 것이 최대 재미이기도 한 RTS 장르에서 순발력과 컨트롤만 강조된다는 것은 양날의 검과 같은 결과를 낳기 마련이다.
미완의 시도, 기대만큼 큰 실망 |
결과적으로 <C&C 4>는 ‘하필이면’ 시리즈 마지막 편에서 게임성의 변화를 시도했다가 이것도 저것도 아닌 결과물이 나와 버렸다.
시리즈 완결편이라고 하면, 기존의 게임성을 극대화해서 유종의 미를 거두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리고 <C&C>를 좋아하는 게이머들은 모두 그렇게 되기를 바라고 있었다. 하지만 개발을 맡은 EA LA 스튜디오는 기존의 게임성과 전통을 무시하고 새로 설계하는 악수를 두고 말았다.
카메오로 출연한 배틀캐스트 사회자들. 그런데 배틀캐스트도 이제 끝이라고….
(사회자가 EA를 나갔다.)
크롤러 시스템으로 대표되는 색다른 플레이 스타일이 ‘재미 없다’는 뜻이 아니다. 분명 이 시스템은 나름대로 장점도 있고, 기존의 RTS와는 다른 재미를 선사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 완성도가 너무나도 떨어진다. 무엇보다 이것이 ‘C&C로서의 재미와 즐거움이었는가?’ 라고 묻는다면 ‘그것은 아니다’라고 단언하겠다.
스토리와 게임방식 거의 모든 면에서 <C&C 4>에 <C&C> 후속작, 완결편으로서의 가치는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단 한 가지, 케인이 스토리의 중심에 있다는 점을 제외하면 말이다.
10년이 넘는 긴 세월 동안 ‘케인’ 역할을 맡아 카리스마 연기를 펼쳤던 조 쿠컨의 노고가 무색하게도, 그의 마지막 모습은 붕 뜬 게임으로 빛이 바래고 말았다.
안녕, 케인….
<레드얼럿 3>의 협력 미션, <C&C 3>의 데이터베이스 같이 전작에서 호평을 받은 요소가 재활용된 것도 없고, 계승된 전통도 제로에 가깝다. 그렇다고 해서 뒷맛이 개운한 스토리 전개가 있는가 하면 그것도 아니다.
여기에 콘텐츠의 볼륨은 정통 시리즈가 아닌 확장팩급 분량을 선보일 정도로 터무니없이 적고, 전반적인 밸런스는 급조된 티가 너무 심하게 난다.
게임 자체만 놓고 보면 그럭저럭 평작은 된다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C&C> 타이베리움 연대기 완결작으로서는 기대만큼 실망도 크다. (타이베리움 연대기의 최종장만 아니었더면 이런 신선한 게임도 나올 수 있구나 하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을지도 모르겠다.)
개인적으로 시리즈 팬의 입장에서 어떻게든 <C&C 4>를 옹호해 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다. 하지만 이리 보고, 저리 봐도 결과적으로 <C&C 4>는 “프랜차이즈 관리를 엉망으로 하면 그 결말이 어떻게 되는지를 똑똑히 보여 주는” 좋지 못한 사례로 남을 듯하다.
정말 “아쉽다”는 말 이외에는 할 수 있는 말이 없다.
케인의 마지막을 기리며… 힘을 통한 평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