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트리브소프트에서 개발하고 서비스하는 <말과 나의 이야기, 앨리샤>(이하 앨리샤)가 지난 7일 두 번째 클로즈 베타테스트(CBT)를 마쳤습니다. <앨리샤>는 ‘말’을 소재로 하는 레이싱 게임으로, 이번 2차 CBT에서는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말과의 교감’과 ‘교배’ 시스템을 본격적으로 선보인다고 해서 관심을 모았습니다. 과연 <앨리샤>가 말하는 ‘말과의 교감’이란 어떤 것이었을까요. /디스이즈게임 현남일 기자
■ 앨리샤, 말과의 교감 및 교배 시스템 플레이 영상
※ 플레이 버튼(▶)을 누르면 감상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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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영상은 <앨리샤>의 2차 CBT 실제 플레이를 편집한 것입니다.
잔잔하게 감성 자극하는 교감 시스템
유저가 자신의 말에게 해 줄 수 있는 것은 크게 ‘씻겨 주기’와 ‘먹이 주기’ 두 가지 행동이 있습니다. 말은 오랫동안 경주를 뛰다 보면 각종 오물이 몸에 묻어서 더러워지고, 또 배고파하는데요, ‘말 관리하기’ 메뉴에서 각종 도구로 몸을 닦아 주고, 또 먹이를 줄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하면 말의 ‘청결도’와 함께 ‘친밀도’가 올라갑니다. 만약 청결도와 친밀도가 일정 수준 이상 올라가면 별도의 ‘놀아 주기’ 메뉴를 통해 말과의 친밀도를 대폭 올릴 수도 있습니다.
먹이를 받아 먹는 말의 동작은 매우 부드럽고 또 귀엽습니다.
그런데 이런 행동들로 친밀도와 청결도를 많이 올린다고 해서 유저가 엄청난 이득을 얻는 것은 아닙니다.
물론 수치를 끝까지 올리면 “경주시 추가 경험치 +20%”, “교배성공 확률 상승” 같은 보너스가 주어지긴 하지만, 그 밖의 다른 보너스는 “목장에서 이름을 부르면 말이 내가 있는 방향을 바라본다”거나, “경주에서 결승점을 통과할 때 보다 멋진 포즈를 취한다”와 같이 소소한 것들이 대부분입니다.
경주의 승부에 큰 영향을 끼치는 것과 같은 강력한 효과가 전무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온라인 게임의 기준으로 생각해 보면 미약한 효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친밀도가 높아지면, 목장에서 이름을 부를 때(클릭을 해도 됩니다)
그래도 <앨리샤>의 교감 시스템은 나름대로 매력적으로 잘 구성해 놨습니다. 자신과 함께 호흡을 맞추던 말이 어느 순간 각종 얼룩으로 더러워지면 자연스럽게 닦아 주고 싶은 게 사람의 마음이니까요.
또, 결승점을 통과할 때 평소에는 별다른 반응이 없던 말이 굉장히 멋진 포즈를 취하고, 목장에서도 아무 생각 없이 클릭했는데 말이 자신을 쳐다보고 친근하게 다가오면 괜스레 감동도 받습니다. 말 그대로 잔잔하게 감성을 자극한다고 할까요?
앞으로 친밀도 상승으로 등장하는 말의 액션이 보다 풍부해지고, 좀 더 다양한 방식으로 말과 교감을 나눌 수 있게 된다면 흥미로운 시스템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 것은 필자 뿐이 아닐 것입니다.
인챈트? 교배 시스템 첫 등장
2차 CBT에서 가장 주목을 받은 시스템인 ‘교배’는 말 그대로 말들의 교배를 통해 새로운 말을 얻는 시스템을 말합니다.
교배는 유저가 레벨 10이 되고, 4등급 이상의 말을 갖고 있으면 시도할 수 있습니다. 일정한 교배 비용을 지불하고 ‘씨수마’로 등록된 다른 유저의 말과 교배를 시도하면, 그 즉시 임신 성공/실패 여부를 알 수 있고, 성공하면 망아지를 얻게 됩니다.
참고로 <앨리샤>의 말은 암·수 구별이 없습니다. 판타지에 불가능은 없습니다. (@@;)
망아지는 초기 능력치와 외모에 있어서 부모의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특히 부모의 등급이 높으면 높을수록, 그리고 가능하면 부모 양쪽의 등급이 모두 높으면, 보다 좋은 능력치를 갖고 태어날 확률이 높습니다.
단, 교배 그 자체에 성공과 실패 확률이 있고, 임신에 성공한다고 해서 100% 좋은 말을 얻는다는 보장도 없기에 유저들은 좋은 말을 얻기 위해 계속 교배를 시도하게 됩니다.
자식마의 초기등급은 ‘등급이 낮은 쪽 부모 -3’에서 ‘등급이 높은 쪽 부모’ 사이에서 무작위로 결정됩니다. 가령 자신의 말 등급이 4이고, 씨수마 등급이 7이면 자식의 등급은 ‘1~7’ 등급 중 무작위로 정해집니다.
이런 교배 시스템은 RPG의 인챈트 시스템과 같은 임의성(랜덤)이 존재하고, 결국 ‘교배를 거듭하면 할수록 보다 높은 등급의 망아지를 얻게 된다’는 특징이 있기 때문에 중독성이 굉장히 강한 편입니다. 실제로 이번 2차 CBT에서는 많은 유저들이 캐릭터 꾸미기 등에 들일 돈(게임머니)을 대부분 교배 비용으로 지출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교배는 유저에게 ‘게임을 보다 오래 즐길 수 있다’라는 동기부여가 되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교배로 말들을 많이 얻을 수 있게 되면서 자신의 목장이 북적북적해지는 것을 보는 것도 또 다른 보람과 재미를 줍니다.
사실 냉정하게(?) 보면 감성과 담을 쌓은 시스템이라고 할 수도… (게임에서조차 신분이 대물림되는 세상… 엉엉)
다만 한 가지 염려되는 것은, 교배로 새로운 말을 많이 얻게 되는 대신, 실제로 게임에서 쓰이는 말은 많아 봐야 한두 마리라는 점입니다.
유저들이 <앨리샤> 같은 게임에서 육성과 교배로 재미를 얻으려면 일단 ‘높은 등급의 말’을 얻는 것도 중요하지만, ‘보다 다양한 특징을 가진 말들을 키워 보는 것’ 역시 아주 중요합니다. 그렇지만 2차 CBT의 <앨리샤>는 ‘등급’ 외에는 말의 가치나 특징을 판단할 수 있는 요소가 극히 적습니다.
다시 말해 지금의 <앨리샤>에서는 ‘다양한 특징을 가진 말들을 여러 마리 키워 보는’ 재미가 거의 없다는 뜻입니다.
물론 ‘민첩’, ‘용기’, ‘돌파’ 같은 말 고유의 스탯이 있기에 각각의 스탯을 다르게 분배한 말들을 여럿 키워 볼 수는 있지만, 사실 지금의 게임에서는 스탯이 1~2 정도 차이난다고 해서 유저들의 플레이 감각이 극적으로 바뀌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앨리샤>의 교배도 더욱 발전하겠죠. 다음에는 다양성과 의외성의 재미를 붙일 수 있는 요소들이 더해지기를 기대해 봅니다.
무조건 높은 등급일수록 좋다 보니, 그렇지 않은 다른 말들은 결국 경주를 한 판도 뛰지 못 하고 목장에 머물게 됩니다.
매니지먼트? 경마? 카니발 시스템 |
<앨리샤>의 2차 CBT는 교감과 교배 시스템 외에는 특별하게 추가되거나 크게 수정된 점이 없었습니다. 여전히 말을 타고 벌이는 경주는 박진감이 넘쳤고, 충분히 경주만으로도 일주일을 즐겁게 보낼 수 있는 수준의 높은 완성도와 재미를 선보였습니다.
한 가지 눈에 띄는 것은 ‘카니발’ 시스템의 등장입니다. 이는 유저들의 말이 무작위로 ‘카니발’에 등록되어, 다른 유저들의 말과 함께 대규모 경주에 참여하는 시스템입니다.
다만, 카니발 경주는 유저들이 직접 개입할 수 없고(진행 중인 경기를 관람할 수도 없습니다) 그저 다음날 카니발 결과를 메일로 통보 받는다는 것이 색다른 느낌을 줍니다.
카니발에 참여하면 말이 어떤 성적을 거뒀는지 다음날 메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비록 지금은 여러 가지 면에서 ‘미완성’이라는 느낌이 많이 들고, 특별한 재미를 주지도 못합니다. 하지만 앞으로 이 시스템이 어떤 식으로 게임에 적용될 지 지켜보는 것도 <앨리샤>의 유저라면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유저가 개입하지 않는 대규모 ‘시뮬레이션’ 방식의 대회라는 점에서 일종의 매니지먼트 시스템으로 확장될 수도 있겠죠. 또, ‘경마’와 유사한 형태로도 발전할 가능성도 충분히 보였습니다. 물론 선택은 개발진의 몫입니다.
미묘하게 맵의 밸런스가 많이 바뀌었고 숨겨진 길을 아예 막아 버린 초보자용 맵들이 등장하긴 했지만, 경주 자체는 1차 CBT와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이었습니다.
말과의 교감, 그리고 교배 시스템을 추가해서 주행 외에도 즐길거리를 갖춘 <앨리샤>. 다음 테스트에서는 무엇을 보여줄지 기대해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