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4일 블리자드 코리아가 한국 매체들을 대상으로 시즌2 신규 영웅 ‘라마트라’의 시연 행사를 개최했다. 전 세계에서 텍스트 형태로나마 해당 내용을 보도하는 것은 한국이 최초다.
현재는 테스트 빌드이기 때문에 세부적인 수치는 최종 버전에서 변경될 수 있다. 그러나 영웅의 기본 콘셉트와 플레이 감각을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었다. 몇 차례의 경기를 진행하며 느낀 특징과 첫인상을 간단히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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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마트라는 바스티온과 같이 두 가지 폼을 넘나들 수 있는 영웅이다. 기본 형태는 원거리 공격과 아군 보호가 가능한 ‘옴닉 폼’이다. 시프트키로 변신하면 8초간 근거리 전투와 적진 돌파에 더 적합한 ‘네메시스 폼’으로 변신하면서 추가 방어력을 얻는다. 변신은 중간에 다시 시프트로 해제할 수 있으며, 재사용 대기시간은 현재 기준 8초다.
각 폼에 따라 스킬셋도 달라진다. 먼저 옴닉 폼에서의 좌클릭 기본 공격은 ‘공허 가속기’다. 작은 투사체 조각들의 흐름을 적에게 발사하는 형식으로, 탄 스프레드는 거의 확인되지 않으며 대미지를 줄 수 있는 거리 제한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기본 DPS가 강력하지 않기 때문에, 유효한 포킹이나 적 사살을 원한다면 되도록 치명타를 노릴 필요가 있다.
우클릭으로는 대상 위치에 방벽을 생성한다. 약 30m의 상당한 원거리까지 방벽을 설치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방벽에는 기본 체력 외에 지속 시간이 있다. 좌우 너비는 시그마의 방벽과 비슷하지만, 시그마와 달리 지면에 설치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2층, 공중에서의 공격에는 취약한 편.
네메시스 폼의 좌클릭 기술명은 ‘응징’으로, 주먹을 내지를 때마다 전방의 짧은 거리에 직선으로 충격파를 발생시킨다. 충격파는 전방의 적을 통과해 뒤에 있는 적을 맞출 수 있으며, 방벽 뒤의 적에게도 대미지를 입힌다.
응징의 기본 대미지는 높지만, 공격 속도는 느린 편이다. 더 나아가 좌우 반경을 넓게 휩쓰는 라인하르트의 망치와 달리, 전방의 원기둥 형태로 ‘발사’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근거리에서 샷건 종류의 무기를 사용하는 것과 같은 감각으로 정확히 겨냥해야만 대미지를 줄 수 있다.
우클릭을 누를 경우 양 팔로 얼굴을 가리는 자세를 취하며 전방에서 오는 피해를 대폭 감소시킨다. 우클릭에는 재사용 대기시간이 없는 대신 이동속도가 느려진다. 실전에서 해당 스킬을 발동시킨 라마트라는 조금 과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생존력이 올라간다. 3~4명의 적을 마주한 상황에서도 해당 스킬 사용 시 체력이 크게 줄지 않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첫 번째 공통 스킬은 E 키로 발동하는 ‘탐식의 소용돌이’다. 포물선을 그리는 나노 구체를 던져 발동시키며, 닿은 지면을 기준으로 일정 반경 폭발 대미지를 주는 원형 역장을 발생시킨다. 역장 안에서는 대미지를 입게 되며, 이동 속도가 크게 줄어든다. 소전의 E 스킬(분열사격)과 비교해 지속시간과 범위는 비슷해 보이고, 감속 효과는 더 컸지만, 대미지는 더 낮다.
탐식의 소용돌이의 두 번째 주요한 특징은 공중에 떠 있는 캐릭터를 아래로 빠르게 끌어내릴 수 있다는 점이다. 최대 유효 높이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통상적인 ‘2층’ 높이의 캐릭터에게 적용 되는 것이 확인됐다. 효과는 즉시 발동하며, 하강 속도 역시 빠르다.
궁극기 ‘절멸’은 네메시스 폼으로 변해 자신의 주변 일정 반경 내에 지속 대미지를 주면서 기본 공격(응징)을 계속 가할 수 있는 기술이다. 기본 대미지는 크지 않지만, 반경 내에 적이 있다면 끊이지 않고 네메시스 폼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대미지 잠재력은 크다.
시간 관계상 테스트는 ‘같은 영웅도 환영’ 룰을 적용해 5대5로 3~4경기로 진행되었다. 이상적인 1:2:2 조합은 자주 나오지 않았지만 몇 차례 체험은 가능했다.
제작진의 설명대로 라마트라의 핵심은 보유 스킬의 재사용 대기시간을 체크하면서 변신과 진입의 타이밍을 정확히 계산하는 데 있다. 엄폐물을 낀 대치 상황에서는 방벽과 원거리 공격으로 포킹을 주고받다가, 큰 대미지를 줘 적 진형을 무너뜨릴 기회, 혹은 아예 적을 1~2명 처치할 기회가 포착될 때 변신해 진입하는 방식으로 플레이가 이뤄졌다.
변신 상태에서는 강력한 공격이 가능하지만, 공격 범위가 짧고 이동속도가 느리며 덩치가 커지기 때문에 접근까지 상당한 리스크가 발생한다. 지형지물의 알찬 활용과 ‘진입 각’의 명확한 계산이 필요함을 알 수 있다.
변신의 더 큰 리스크는 아군 보호에서 발생한다. 우선 변신 상태에서는 방벽을 다룰 수 없다. 또한 우클릭을 이용한 방어는 자신의 생존에는 도움이 되나, 이동속도 제한 때문에 아군의 보호에는 활용이 어려운 편이다.
결과적으로, 진입 시 확실하게 적진을 붕괴시키지 못한다면 자신과 아군이 위험해질 수 있는 구조다. 이때 도망치는 적을 묶어 보다 확실한 처치 기회를 마련해주는 ‘탐식의 소용돌이’는 큰 도움이 된다.
탐식의 소용돌이는 이외에도 여러 방면에서 빛을 발한다. 적 용검 등을 잠시나마 억제하는 데도 유용하며, 엄폐물 뒤의 적들에게 위치 사수의 부담을 주기에도 효과적이다. 그러나 대미지가 크지 않아 분열사격만큼의 효과는 발휘하지 못했다.
라마트라는 확실히 ‘손을 타는’ 영웅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주기적인 변신으로 적진에 유효타를 자주 가하지 못한다면 대치 상황에서 이쪽의 진형이 먼저 무너지는 상황이 자주 연출될 듯하다.
이를 위해서는 양쪽 메커니즘 모두에 대한 이해와 숙달, 지형지물의 활용, 전세 파악에 근거한 적절한 변신 타이밍 포착, 일정 수준의 에임, 성공적 진입을 위한 아군과의 긴밀한 협조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숙련된 유저가 이용했을 때 기획된 최대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을 듯하다.
특히 2편의 경우 한 팀 경기 인원이 5명으로 줄고 아군과 적군 모두 한 자리에 뭉쳐있는 경우가 이전보다 훨씬 더 많아졌기 때문에, 일정 범위 내 적의 결집을 강제로 해제할 수 있는 E 스킬과 궁극기는 모두 그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보인다.